신다애(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안녕하세요. C 신학대 다니는 애, 신다애입니다.
기독교에서 벗어난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하고 싶었던 저는 3월 10일에 행성인에 가입했고 18일에 정모에 처음 나가게 되었습니다. 기존 회원 분들이 먼저 친절하게 말을 걸어주셔서 행성인이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3월 31일, 학교에 반동성애 콘서트가 크게 열린 날, 행성인 사람들도 와줬습니다. 비록 제가 현장에 있지 않고 행성인 사람들도 밖이 아닌 안에 있어서 크게 실감은 못했지만 감동을 많이 받았고 고마웠습니다. 4월부터는 가입 전부터 관심이 있던 청소년 인권팀과 성소수자 부모모임에 참석했습니다. 막 육우당 추모제 준비를 시작하는 시기여서 자연스럽게 바로 활동을 시작했고 함께 준비하는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행성인에 완전히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5월 1일에는 메이데이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행성인을 통해 처음으로 성소수자 운동과 세월호 운동을 벗어난 현장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또 새로운 현장을 가게 된 것은 6월 21일 유성노동자와 연대하는 문화제가 있던 날입니다. 이날 처음으로 파업 현장에 참여했고 처음으로 앞에 나가서 발언을 했습니다. 학교 내 혐오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이날 정말 모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는 연결 되어 있음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7월부터는 우연히 행성인 인권캠프 기획단에 들어가게 되어 차별금지법에 대해 찾아보면서 차금법에 대해 많이 배웠고 캠프를 통해 성소수자 운동을 조금이나마 배우게 됐습니다. 행성인 덕분에 국가인권위에서 하는 조사에 참여하는 등 독특한 경험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활동이 제 삶의 큰 부분이 되자 8월 10일에 부모님에게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한다고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보수 기독교 집안이기 때문에 여전히 마찰은 있지만 덕분에 당당하게, 더 많은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9월부터는 HIV/AIDS 인권팀에서의 활동과 군형법 92조 6 폐지를 위한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배우며 활동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란 것을 느꼈습니다. 10월에는 거의 매일 성소수자 관련 활동을 했지만 현재는 쉬엄쉬엄 하고 있습니다.
행성인 덕분에 2016년을 정말 알차고 즐겁게 보냈습니다. 행성인을 유독 특별하게 만드는 몇 가지를 고르자면 사람, 교육, 공간 그리고 다양한 현장입니다. 행성인은 나이주의에서 벗어나려고 많이 노력하는 공동체입니다. 청소년이든 중년층이든 상관없이 초면에는 존댓말을 사용하고 친해지면 호칭 떼고 말을 놓습니다. 행성인에 가면 존중 받는 기분을 받아서 마음 상하지 않고 덕분에 저도 남아 있는 나이주의에서 벗어나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게 됩니다. 교육의 경우 회원 모임을 통해 자주 제공해줬습니다. 가장 좋았던 교육을 뽑자면 HIV/AIDS 인권팀에서 제공해준 교육입니다. 다른 팀이나 단체의 경우 신입 회원이 알아서 질문하고 들으면서 배우는 반면 HIV/AIDS 인권팀은 단 두 명, 세 명을 위해 일부러 자신들의 시간을 빼서 가르쳐줬습니다. 덕분에 HIV/AIDS의 의미 자체부터 약, 역사, 언론 등에 대해 배웠고 회의에 참여하기도 더 편해졌고 어디가서 다른 사람에게 정보 전달을 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교육 덕분에 기존 회원들과의 거리감도 좁혀졌고 적극적으로 활동에 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간의 경우 행성인 사무실 자체를 말합니다. 행성인 사무실은 상근자들이 일하는 방과 일정이 있을 때 사용하는 방 두 공간이 있는데 두 곳 다 너무나도 편안합니다. 방학 때 집에 있는 것이 불편해서 자주 나가려고 했습니다. 행성인 사무실은 일정만 없다면 회원이 몇 시에 가든, 무엇을 하든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고 상근자들이 일하는 방도 노크 없이 편하게 들락날락 할 수 있게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해줘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 개인적으로 행성인을 특별하게 해주는 가장 큰 것은 다양한 현장을 나간다는 것, 회원들의 운동 폭을 넓혀준다는 것입니다. 성소수자와 세월호에만 국한 되어 있던 제 관심 범위는 행성인을 통해 페미니즘, 노동, 철거, 장애인, HIV/AIDS, 전쟁, 군대, 낙태, 동물까지 넓혀지게 되었습니다.
저번에 글을 썼을 때와 지금 행성인을 향한 제 마음과 생각은 똑같은지라 그때 그 마지막 문장으로 글을 마칩니다. 지금처런 성소수자 이슈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고 어느 현장에 가도 행성인 깃발이 펄럭이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그 다양한 현장에 함께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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