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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행성인 활동가 편지

[활동가 편지] 내가 나로 살기위해서

by 행성인 2017. 2. 21.

별(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청소년인권팀)


 


안녕하세요. 청소년인권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별입니다! 저도 드디어 활동가 편지를 써 보네요. 저는 작년 여름에 처음 행성인에 왔고, 그 때부터 활동을 시작했어요. 몇 번 모임도 나가고 활동도 꾸준히 하다 보니 2017년 운영위원으로도 함께하게 되었네요.

 

저는 중학교 때 처음 바이섹슈얼로 정체화를 하면서 성소수자에 관한 자료들을 인터넷에서 마구 찾았어요. 그 과정에서 퀴어포빅한 말들을 엄청 보고 들었죠. 많은 자료를 접하는 가운데 성소수자 인권 운동도 접했어요. 나중에 커서 활동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인권단체에 취직하면 어떨까 싶어 근무하는 분들의 봉급은 얼마나 되나 찾아본 기억이 나네요. 어쩌면 이미 그 때의 꿈을 이룬 셈이에요.

 

행성인을 제대로 안 것은 세월호 1주기 때 시청 광장 행사를 갔을 때였어요. 사실 그 전에도  무지개 깃발을 발견한 적이 여러 번 있어서 저에겐 좀 친근했어요. 그런데 어떤 단체인지 몰랐다가 드디어 깃발에 쓰여 있는 글자를 읽은 거죠. 저는 퀴어지만 퀴어가 아닌 것처럼 사는 것에 염증을 느끼고 나대로 살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뜻 찾아가긴 좀 무서웠어요.

 

저는 퀴어 커뮤니티에서 손을 뗀지도 오래되었고, 딱히 동성을 만날 생각도 없었어요. 나중에는 남자친구도 생겼거든요. ‘남자친구도 있는 여성인 네가 무슨 퀴어야? 바이인거 증명해봐’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무서웠어요. 저 스스로도 ‘이런 내가 퀴어 당사자라고 하면서 가도 될까?’라는 생각을 했고요. 아주 바이포비아의 정석이죠. 그래도 힘들게 용기를 내서 신입회원모임을 나갔는데, 아무도 저의 정체성에 대해 추궁하지 않더라고요. 내가 바이임을 숨기지 않아도 되고, 진짜 바이인지 의심받지 않아도 되는 그 공간이 저는 편안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정을 붙이고 계속 활동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현재 저는 바이 프라이드 짱짱한 지옥의 바이전사가 되었답니다.

 

최근에는 마음이 맞는 분들과 함께 논모노(non-mono)분들을 위한 ‘논모노로그’라는 커뮤니티를 만들었어요. 바이뿐 아니라 하나보다 많은 젠더에게 끌림을 느끼는 모든 지향성을 가진 모든 분들을 위한 커뮤니티예요. 최근에 텀블벅을 성공했고 앞으로도 성소수자 인권포럼, 퀴어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등 활동을 계속 이어갈 계획입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모두들 퀴어한 한 해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