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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인 웹진 2024년 11월호 행성인 2024년 11월 활동스케치 & 회원가입 한마디  [HIV/AIDS 인권 주간 특집] 편지- 우리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앞을 향해 [HIV/AIDS 인권 주간 특집] 너 혹시 감염자야?  [HIV/AIDS 인권 주간 에세이] 내가 너의 곁이 되어줄 테니, 서툴러도 같이 걸어가자  [트랜스 추모주간] 정현입니다 -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동지들에게  [트랜스 추모주간] 당신의 이별은 당신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활동 후기] 성교육, '성'관계 맺기를 생각하는 시간  [회원에세이] 서울/2n/n글자/16n/오늘 홍대에서 술 한잔하실 분  [소수자 난민] 이주민과 연대하기 위해 더 고민할 것들 - 소수자 난민 운동의 관점에서  [회원에세이] 운동장의 시간을 기록한다는 것  [활동.. 2024. 11. 27.
행성인 2024년 11월 활동스케치 & 회원가입 한마디 오소리(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사무국장)   #1. 2024 제7회 인천퀴어문화축제  지난 2일 인천 부평대로 일대에서 제7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되었습니다. 올해 인천퀴어문화축제의 슬로건과 디자인 컨셉은 “거침없이 멈춤없이 오늘도 무지개 인천”과 “무지개 체크무늬”로, 현 정권 이후로 여러 위협을 마주하고 있는 가운데 서로 연대하며 맞서자는 메세지를 담았습니다.   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공동팀장이자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인 소하 활동가의 사회로 문을 연 축제에서, 오소리-소주 부부가 소송 당사자로서 무대에 올라 동성혼 법제화를 외치며 연대 발언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 오소리-소주 부부 발언문 보기더보기안녕하세요. 거침없이, 멈춤없이 올해로 일곱번째 개최되고 있는 인천퀴어문화축제에 발언의 기.. 2024. 11. 24.
[HIV/AIDS 인권 주간 특집] 편지- 우리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앞을 향해 코코넛 (행성인 HIV/AIDS인권팀)   사랑하는 친구에게, 잘 지내고 있나요? 날짜로만 치면 한가을인데 왜 이렇게 덥냐면서 반팔을 입고 다닐 때가 어제 같은데, 몇 주 만에 날씨가 급격히 변해서 이제는 다들 긴팔에 패딩까지 꺼내 입고 있어요. 저는 늦가을 감기를 호되게 맛보는 중인데, 부디 당신은 건강 잘 챙기기 바랍니다. 아직 12월도 되지 않았는데 한 해를 되돌아본다고 하기도 뭣하지만, 아무튼 제가 느낀 2024년은 쉽지만은 않은 한 해였어요. 개인적으로도 그랬지만, 그건 뭐 나중에 따로 만나 이야기하기로 하죠. 제가 1년 중 상당히 많은 시간을, 어쩌면 생계를 위해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시간을 쏟은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측면에서 봐도 그럴지 몰라요. 동성혼 관계인 부부의 건강보험 피부.. 2024. 11. 24.
[HIV/AIDS 인권 주간 특집] 너 혹시 감염자야? 한준 (행성인 HIV/AIDS 인권팀)     노콘섹스에 대한 짧은 이야기   나는 노콘섹스를 좋아한다. 고무 좀 덧씌우는게 뭐 그리 힘드냐 되물을 수 있지만, 그것들을 내 피부 위에 덧씌워야 하는지에 대한 절대적인 이유가 없는데 내가 먼저 행동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노콘으로 섹스할때가 꽤 있다. 그러다 웃픈 일이 하나 터졌다. 섹스 도중에 바텀이였던 난 그저 싫다며 콘돔을 빼려고 했는데, 상대방이 기겁하며 혼돈에 찬 표정으로 바라봤다. 딱 봐도 알 수 있는 노콘섹스 절대 불가 표정들. 강제로 빼고 한다면 그 또한 자신의 욕망을 멋대로 상대방에게 투사하는 폭력과 다를 바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콘돔을 끼고 했다. 그럭저럭 만족할만한 섹스였다. 평범한 모텔과 평범한 젤, 몸, 얼굴 등등... 2024. 11. 24.
[HIV/AIDS 인권 주간 에세이] 내가 너의 곁이 되어줄 테니, 서툴러도 같이 걸어가자 eppe    글의 첫문장을 어떻게 열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지면을 빌려 당신 곁에 우리가 있음을, 서툴러도 같이 길을 나아가자는 외침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싶다.    2017년에 열렸던 키씽에이즈살롱 프로그램 ‘PLFM 단‧짠‧매 라디오’에 사연을 접수 한 적이 있었다. 당일 현장에서 내 사연이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나오고, 해당 사연은 허핑턴포스트의 지면에도 실렸다.     이후 몇 명과 육체적/정서적 교류를 가졌는지는 모르겠고 언급할 필요도 없지만, 연애 관계를 유지하던 중 우연히 사랑하는 사람의 감염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 말고 다른 낮선이와 관계한 것을 생각하면서 감염 원인을 추적하는 일은 피차 서로에게 상처만 안길 것이다. 누구의 잘못도 탓도 하지 말고 현재 치료에 집중하기로, 그러니까.. 2024. 11. 24.
[트랜스 추모주간] 정현입니다 -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동지들에게 정현 (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안녕하세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현입니다. 저는 현재 바이너리 트랜스젠더 남성, 에이로맨틱, 에이섹슈얼로 정체화하고 있습니다. 아직 성확정수술은 못 했지만(ㅠㅠ) 5년 넘게 호르몬 주사를 맞고 있어요.  먼저 저의 성적 지향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저는 자신이 시스젠더 여성 헤테로로맨틱 헤테로섹슈얼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첫사랑이 바로 여자였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제가 시스젠더 여성이라고 정체화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동성을 좋아한다고 알았던 거죠. 현재 기준으로 마지막 연애가 4년 전인데 그때까지 연애 상대 성별은 다양했습니다. 시스젠더 여성도 있었고 시스젠더 남성도 있었고 트랜스젠더 여.. 2024. 11. 24.
[트랜스 추모주간] 당신의 이별은 당신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하루(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우리는 살면서 참 많은 인연을 만나고, 많은 것들을 잊으며, 소중했던 것들을 잃기도 한다. 최근에도 우리는 우리의 벗 중 한 명과 이별을 해야 했고, 그 소식을 들은 날의 충격은 아직도 마음 한 켠에 남아 무겁게 나를 짓누른다. 그는 수없이 많은 족적을 남겼지만, 나는 그가 있었던 자리에 서서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얼마나 무거운 짐이 그의 어깨 위에 있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가 단 몇 그램의 재가 되기 전에 그의 벅찬 짐들을 함께 나누지 못한 것들이 지금도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 이 자리를 빌어 이연수 활동가의 명복을 빈다.  소수자라는 것 성소수자 당사자로서, 특히 트랜스젠더로서 한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살면서 많은 이별을 할 각오를 해야만 한다.. 2024. 11. 24.
[활동 후기] 성교육, '성'관계 맺기를 생각하는 시간 짐승 (행성인)    때는 10월 후반, 활동하는 단체에서 성평등 교육을 준비하기 위해 뭔가 참고할 게 없는지 찾고 있었다. 성평등 교육을 처음 맡는데, 신입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지라 긴장되기도 했다. 마침 행성인에서 셰어랑 같이 플레저랩 성교육을 한다고 알림이 와서 바로 신청했다. 성교육과 성평등 교육이 같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참고할 게 많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행성인 사무실에 갔더니 낯익은 강사분(타리님)께서 열심히 피피티 자료를 강의하고 있었고, 여기저기 아는 얼굴들이 있어 반가웠다. 공간에 가득 들어차있는 성소수들과 섹스 얘기를 할 거라고 생각하니 부끄럽지만 재밌을 것 같아서 살짝 신났다. 그러나 초심자처럼 티내고 싶진 않아서 가만히 있었다.  첫 프로그램은 '섹스 A to Z'를 .. 2024. 11. 24.
[회원에세이] 서울/2n/n글자/16n/오늘 홍대에서 술 한잔하실 분 림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서울/2n/n글자/16n/오늘 홍대에서 술 한잔하실 분'요즘은 여러 사정으로 조신하게 지내고 있으나, 과거에는 저렇게 메시지를  올려 만날 사람을 찾기도 했다. 그래서 요즘 분위기가 어떤지는 잘 모른다. 다만 몇 년 사이에 크게 그 견고한 분위기가 바뀌었을 거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여기에서 말하는 분위기란 직접적이거나 노골적으로 섹스를 언급하는 것을 피하는 여성 퀴어 데이팅 어플의 금기에 대한 것이다. 여성 퀴어 데이팅 어플에서 섹스에 대한 노골적인 언급은 운영자에 의해 검열되기도 하고, 또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검열하며, 그 검열을 피해 우회적으로 표현된다. 그래서 탄생하게 된 웃기는 섹스의 대체어들이 존재한다. 다만 악용될 우려가 있어서 구체적으로 적지 못한다는.. 2024. 11. 24.
[소수자 난민] 이주민과 연대하기 위해 더 고민할 것들 - 소수자 난민 운동의 관점에서 남웅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행성인) 해당 원고는 2024 11월 26-27일 진행한 제 3회 전국이주인권대회 프로그램 '여전히, 그러나 새로운 길, 함께 걷다 II ' 에 발표한 토론문과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쓴 글입니다.       “주변에 나와 같은 무슬림 LGBT를 만나고 싶어요/ 만나고 싶지 않아요” 사이에서  사무실에는 종종 성소수자 난민들이 도움을 청한다. 더러는 사무실에 찾아오기도 하는데, 그들 중 몇몇은 언어가 통할 수 있는 동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일 먼저 얘기한 건 그가 자신과 같은 국가 사람은 아니었으면 하는 것이다. 난민으로 온 것이기에 금방 소문이 나기 쉽고, 들키면 커뮤니티에 배제되기 쉽고 추적당하기도 쉬우며, 본국에 돌아가면 금방 불이익과 위협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4. 11. 24.
[회원에세이] 운동장의 시간을 기록한다는 것 본 원고는 종로 3가에 위치한 전시공간 D/P에서 2023년 5월 2일부터 6월 10일까지 진행한 전시 《Bench Side》 도록에 기고한 글입니다. 《Bench Side》 전시는 기획 유닛 QF(하상현, 권시우)가 기획하고, 안초롱, 최고은, 김민훈, 이승일, 윤정의 작가가 참여했습니다.     남웅(행성인 HIV/AIDS인권팀)     어떤 데뷔 80년대 후반, J는 『선데이 서울』과 같은 황색 잡지에 가십처럼 등장한 ‘P 극장’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까먹지 않기 위해 세 글자를 입안에 사탕처럼 굴리면서 비슷한 철자의 극장들을 하나씩 찾고 지우기를 거듭하며 배회하던 시간, 그에게 종로는 이전과 같은 장소가 아니다. 알게 된 이상 돌이킬 수 없다. 범인(凡人)에겐 철저하게 타인의 영역으로 갈라쳐지는 .. 2024. 11. 24.
[활동가 연재] 상임활동가의 사정 기획의 말2024년 한 해 동안 '상임활동가의 사정' 연재를 시작합니다. 행성인 네 명의 상임활동가들은 종횡무진하며 단체 안팎에서 활동을 하는데요, 한 달 동안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무엇을 보고 어떤 것들을 고민하고 있는지 함께 만나봅시다.  지오 행성인 책읽기 소모임 완독에서 〈소년이 온다〉를 함께 읽었어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특별 선정 도서였죠. 사실 책을 산지는 좀 오래되었는데 막상  손이 잘 안 가는 책 중 하나였거든요. 완독에 다른 분들도 비슷한 마음이었더라고요. 5.18에 대해 이미 알고 있고 읽고나면 마음 안좋아질 게 뻔한데 꼭 읽어야 할까? 같은 마음에 차일피일 미뤄왔더라는 말이죠. 그런데 읽기를 참 잘했습니다. 5.18이라는 잔혹한 사건 안에 사람이 있었다는 걸 느.. 2024. 11. 24.
육아#31. 어디에나 존재한다: 필리핀 퀴어 친구들 2탄 기획의 말행성인의 오랜 회원인 여기동님이 필리핀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2015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남편의 나라로 가서 살림을 꾸리는 여기동 님은 딸 '인보'를 입양하여 육아일기를 쓰고, 최근에는 성소수자 연구들을 리서치하며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달달한 날, 할래윈 파티  우리 인보는 드디어 단것을 좋아하는 마니아가 되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사탕과 아이스크림입니다.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혀로 핥아 미감을 느낄 때 그 눈 빛은 황홀하기 그지없는 달달함입니다. “아~맛있다. 아~행복해요”라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집에서 사탕, 아이스크림 그리고 청량음료는 금지입니다. 단것을 일상에서 먹지 않도록 하는 저의 방식이지요. 단것들은 오로지.. 2024. 11. 24.
행성인 웹진 2024년 10월호 [활동스케치]  행성인 2024년 10월 활동스케치 & 회원가입 한마디 [추모 기획] 이연수 활동가가 남긴 웹진의 원고들과 추모의 기록 [추모 에세이] 찬 밤에 가을 비가 내립니다. 당신도 안녕하신가요? [추모 에세이] 이연수 활동가를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추모 편지] 연수에게 쓰는 편지 [이야기마당] 동성애도 배달이 되는 세상, 근데 왜 동성애자인 전 혼자인가요? [이야기마당] 내가 섹스를 잘 못하는 네 가지 이유 [회원 에세이] 맞기도 때리기도 싫지만 그래도 킥복싱 [회원에세이] 우리의 드리블은 준결승까지 갔다, 다음은 어디로 갈까? [활동가 연재] 상임활동가의 사정 육아#30. 어디에나 존재한다: 필리핀 퀴어 친구를 소개합니다 1탄 2024. 10. 22.
[활동스케치] 행성인 2024년 10월 활동스케치 & 회원가입 한마디 오소리(행성인 사무국장)   #1. 故 이연수 추모 지난 9월 29일, 행성인 회원 연수님이 먼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행성인은 연수님이 생전 활동했던 단위들(무지개예수,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과 함께 10월 3일, 향린교회 예배당에서 공동 추모식을 열었습니다. 추모식은 추모발언과 추모공연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행성인에서는 연수님이 활동했던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의 이안님이 대표로 추모발언을 하였고, 소하님이 인천퀴어문화축제 소속으로 발언하였으며, 소모임 몸짓패에서 추모공연을 하였습니다.    이어 10월 8일에는 행성인만의 추모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연수님은 행성인에서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큐리블, T&F, 몸짓패에 몸 담아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2024. 10. 22.
[추모 기획] 이연수 활동가가 남긴 웹진의 원고들과 추모의 기록 행성인 미디어 TF 편집부  행성인에서 누구보다 열심이던 활동가 연수님을 추모한 10월 8일, 행성인 회원들이 모여 그와 함께 활동한 추억을 나눴습니다. 활동에 대한 열정만큼 웃기고자 하는 열정도 높은 연수님은 자기주장이 강한 만큼 토론하면서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동료에게 힘을 주고자 했던 사람으로도 기억합니다. 함께한 기억들을 모아 애도와 추모의 모임은 '이연수 규탄대회'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문장마다 그리움과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어쨌든 당신은 그렇게만 당신을 기억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면서.  아래 행성인 추모행사에 참여한 이들이 남긴 메모와 더불어, 연수님이 행성인 웹진에 남긴 글들을 나눕니다. 어떤 필자들보다 웹진을 편집하며 많은 토론과 피드백을 주고받았던 이연수 님의 명복을 빕니다. .. 2024. 10. 22.
[추모 에세이] 찬 밤에 가을 비가 내립니다. 당신도 안녕하신가요? 이안(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 인권팀)   이 글을 보는 당신에게도 꼭 그런 사람이 있겠지요. 그립다는 말이 슬퍼지도록 떠난 이가요. 스스로 마침표 찍은 사람을 기억한다는 건 어떤 일일까, 막연하게 상상한 적이 있어요. 왜 그랬는지. 막상 마주하니까 감히 상상해본 적 없는 마음과 시간들이 파도처럼 밀려오더라구요. 부르지도 않았는데 몰아치고, 뭘 하다가도 갑자기 어딘가에 오도카니 서 있게 만들어요. 겨우 버티고 선 몸에 기억들이 부딪히고 부서지기까지를 반복해요. 그게 자꾸만 그러면요, 생각보다 그냥 그러려니 할 수는 없어요. 누가 그런 걸 연습할 수 있겠어요. 동지이기도 했고 친구이기도 했던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이 지면에 너무 사적으로 추억해도 되는 걸까 조금 고민했지만… 공동 추모식과 행성인 추모모임에.. 2024. 10. 22.
[추모 에세이] 이연수 활동가를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소하(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이 글을 쓰기로 했을 때 고민이 많았습니다. 고인을 기리고 기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미화만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느 지점에 점을 찍고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래서 좋았던 기억과 그렇지 않았던 기억 모두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다시는 사랑하는 이를 잃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고인을 기립니다. 연수, 행성인 분들, 그리고 이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여러분 사랑합니다.  안녕하세요. 저의 활동명은 ‘소하’입니다. 거스를 소(遡), 강물 하(河). 강물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뜻으로 저항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활동명은 연수가 지어준 이름입니다. 연수와는 작년 트랜스젠더 인권 단체 ‘조각보’의 트랜스젠더 자조 모임에서 처음 .. 2024. 10. 22.
[추모 편지] 연수에게 쓰는 편지 소연(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To. 연수 연수님, 잘 지내실 거라 늘 믿고 있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나버리셔서 한동안 너무 슬펐어요. 그렇지만, 연수님이 진짜 웃기고 열정이 넘쳤던 모습만 간직하려고 해요. 전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예전에 행성인 신입회원교육인가,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회의에 처음 오셨을 때 되게 낯가리셨잖아요.ㅋㅋ 그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저와 개그배틀을 벌일 상대라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같이 운동하고 놀 수 있어서 너무 즐겁고 고마웠어요. 연수님이 아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은연중에 연수님을 많이 의지했어요. 큐리블 모임 운영이 힘들 때도 대신 맡아서 풋살부장님 해주시고 거의 잠적(?)했을 때도 잘 챙겨주셨잖아요. 큐리블 마라톤 TF방에서도 웃긴 짤들, 위로의 짤들을 보고 많이 정말.. 2024. 10. 22.
[이야기마당] 동성애도 배달이 되는 세상, 근데 왜 동성애자인 전 혼자인가요? 10월호 이야기마당은 HIV/AIDS 인권팀에서 진행한 토크쇼 문란하고 싶지만 성병은 무서워>에 참여한 패널들이 자신의 이야기와 현장에서 나눈 토론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 쓴 글입니다.   한준(행성인 HIV/AIDS인권팀)  요즘 게이 친구들 사이에서 박상영 작가의 소설 이 영화와 드라마로 연이어 영상화가 되어 화제를 끄는 중이다. 영화 개봉 전까지만 해도 예고편을 보고서, 퀴어를 그린 장면은 사라진 채, 헤태로 여성과 게이 남성의 우정만 강조된 기만적인 작품이 아니냐?라며 논란이 일었다. 또 다른 누구는 아직 차별과 혐오가 가득한 이 사회에서 퀴어성을 가지고 상업적으로 흥행하기 힘들기 때문에 당연히 그 정도의 기만은 당연시해야 한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결국 우린 이성애가 점령한 사회에서 자본이라는 파도.. 2024.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