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에세이] 우리의 드리블은 준결승까지 갔다, 다음은 어디로 갈까?
소연(행성인 운동소모임 큐리블) 지난 10월 12일, 초가을의 더운 햇살 속에서 퀴어여성게임즈가 진행되었다. 큐리블의 오랜 숙원 사업이자 염원이었던 퀴어여성게임즈에 참여하게 되었다. 참가팀으로 등록하기 위해선 10명의 팀원이 있어야 했는데, 팀원을 모으는 것부터 어려웠다. 큐리블에서 정기적으로 풋살에 참여하는 사람은 나를 포함하여 지수, 소하, 슈미, 사비 5명이었다. 나머지 사람을 어디서 채워야하는지 고민을 하던 찰나에, 큐리블의 정신적 지주(?)를 맡고 있는 슈미가 발 벗고 나섰다. 지오, 평과, 엔진 그리고 다른 풋살팀에서 활동하는 3명을 초대하여 총 11명이 되었다. 경기 날, 나는 족저근막염으로 인해 참여하지 못하고 나머지 10명이 선수로 등록되어 경기에 참여했다. 슈미의 열정적인 리더십으로 ..
2024. 10. 22.
[회원에세이] 일터를 우리의 것으로. '러스콜영'이라고 들어 봤나?
코코넛(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얼마 전, 웬만한 한국인이라면 다 알 만한 화장품 및 건강식품 등을 파는 프랜차이즈 가게의 한 지점에서 알바를 시작했다. 그래, 올리브영이 맞다. 게이 4대 업종이라고 불리우는 러시, 스타벅스, 콜센터, 올리브영을 합쳐서 '러스콜영'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뒤에 편의점, 백화점, 미용실, 제모샵까지 합쳐서 '러스콜영 편백미제'라는 말도 있는데 나는 뒤에 네 가지는 들어본 적이 거의 없을 뿐더러 그것까지 말하면 글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러스콜영만 다루겠다) 올리브영은 퀴어들, 혹은 게이들이 많이 일하는 곳이라고 하지만, 딱히 내가 게이 수행을 하고 싶어서 올리브영에 알바를 구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올리브영에서 알바를 굉장히 많이 구하고 있었고, 매장의 위치, ..
2024. 9. 24.
[회원 에세이] 시간과 공간과 젠더와 섹슈얼리티를 넘나드는 누군가와 무언가- '닥터 후'
코코넛(행성인 HIV/AIDS인권팀) 나는 초등학생일 때부터 인생의 동력을 덕질로 삼고 살아온 사람이다. 가수, 영화, 드라마 등등 별의별 것을 다 덕질의 대상으로 삼았고, 한 번 입덕했으면 웬만해서 탈덕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누구나 알 만한 해리포터, 혹은 유명한 아이돌 그룹을 파 보기도 했고, 진짜 아무도 몰라서 사람들 여럿 모인 자리에서 얘기 꺼내면 갑분싸를 만들 만큼 마이너한 무언가를 파 보기도 했다. 9년 전, 중학교 3학년부터 덕질을 시작하던 당시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 있는데, 영국 드라마 '닥터 후'다. 고등학생 이후로는 영어도 닥터후를 보며 학습했고(덕분에 나는 한국, 미국, 영국 억양이 애매하게 섞인 영어를 구사하며, 미국인들에게서 싱가포르 억양 같다는 말을 들은 ..
2024.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