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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인 활동/활동 후기172

즐겁고 희망찬 분위기 속에서 느끼는 새로움 - 2011년 신입회원를 함께하는 디딤돌 모임 즐겁고 희망찬 분위기 속에서 느끼는 새로움 - 2011년 신입회원들과 함께하는 디딤돌 모임 안녕하세요. 저는 동성애자인권연대 신입회원 크리스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동인련 웹진이라는 곳에 글을 게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일단은 예정보다 많이 늦게 시작했지만, 그 대신 많은 분들이 와주셨습니다. 첫 순서는 다과와 자기소개였습니다. 형식은 이러했답니다. 쪽지에 2개는 자신에 대한 진실된 말, 1개는 자신에 대해 거짓인 말을 쓰는 것이었답니다. 그리고 종이쪽지를 빈 상자에 넣었죠. 그 다음 그걸 뽑은 사람이 읽어주고 누군지 맞추는 그런 형식이었구요. 맞춘 사람이 다시 종이를 뽑고 그것을 읽어주었답니다. 계속해서 폭소가 터진 그러한 시간이었어요. 왜냐구요? 신입 회원분들이 각각 자신.. 2011. 5. 17.
내 안의 편견을 한꺼풀 벗겨낸 소중한 시간 내 안의 편견을 한꺼풀 벗겨낸 소중한 시간 안녕하세요. 동성애자인권연대(이하 동인련) 신입회원 조은혜입니다. 제가 이렇게 회원이 되어서 웹진에 글까지 쓰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너무나 고맙게도 인연이 저를 이렇게 좋은 동인련 회원분들과 만나게 해주었네요. 제가 동인련을 처음 알게 된 건 2006년이에요. 비오던 날 ‘다함께’ 진보포럼 '전쟁과 혁명의 시대'에 혼자 가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동인련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을 발견한 거죠. ‘여기다!’하고 찾아가 강의실 뒤에 앉아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때 당시에는 성소수자를 처음 봤다고 생각했었는데요. 그때 느꼈던 감정이 '반가움'이었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설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집에 오자마자 동인련 홈페이지를 검색해서 즐겨찾기 .. 2011. 5. 17.
인권이 모락모락~ 피어났던 인권강좌, 모두를 위한 인권 식탁으로 초대받았던 행복한 그날 저녁. 인권이 모락모락~ 피어났던 인권강좌, 모두를 위한 인권 식탁으로 초대받았던 행복한 그날 저녁. 인권?! 고리타분하기도 하고 당연한 것 같은 인권! 생각해보니 동성애자인권연대도 인권 이름을 달고 활동하는 인권단체입니다. 그런데 정작 회원들과 인권이 뭔지, 인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찐하게 이야기해 볼 기회가 없었어요. 물론 우리가 차별과 억압에 저항하면서 이 일 저 일 벌이고, 또 회원들이 함께 모여 즐겁게 지내고 자긍심도 키우는 시간들 모두 인권을 위한 시간임은 당연한 거예요. 하지만 이번 인권 강좌는 그러한 활동들을 더욱 탄탄하게 다지고, 우리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차분히 돌아보기 위해 준비되었답니다. 강사는 ‘인권연구소 창’의 활동가이시자, ‘인권을 외치다’의 저자 류은숙님이에요. 인권문헌에 대한.. 2011. 4. 8.
대학 인권교육의 현실을 묻다 - <목사님이 들려주는 동성애 이야기> 강연 후기 대학 인권교육의 현실을 묻다 - 강연 후기 3월 17일, 내 심장은 다른 때보다도 더욱 터질 것 같았다. 그 날 아침, 집에서 눈을 뜨자마자 기쁜 마음을 갖고 평소와 같이 날 꾸몄다. 볶아버려 바뀐 내 머리를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이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생각하니 웃음이 났다. 바삐 움직여 영화 상영을 위한 기기들을 점검하고, 책상과 의자를 빌리고, 사람들과 연락하고. 준비를 했다. 그런데 겁이 덜컥 났다. 알 수 없는 두려움. 아무리 생각해도 그 무서움이 정의되지 않는다. 내가 뭘 무서워하고 있는지 왜 겁을 먹고 기죽어있는지도 모르는 채, 나는 멀리서 한신대학교까지 오고 있는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신대학교 성소수자 인권운동모임 고발자’의 포스터는 200장을 붙이면 거짓말 안 보태고 거의 5.. 2011. 4. 7.
‘차별없는’ 봄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의미 ‘차별없는’ 봄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의미 -2월19일 첫 번째 다달의 캠페인을 함께하며- 청계광장 앞을 지날 때마다 묘한 설렘이 있다. 마치 나를 반겨줄 것 같은 사람들이 광화문 사거리와 소라광장 앞을 가득 메울 것 같기 때문이다. 캠페인 장소로 가기 위해 종로1가역 버스 정류장에서 내렸다. 캠페인하기 적합한 날씨의 기운이 느껴졌다. 그리고 먼 곳부터 ‘모든 것을 다 이룬 듯한’ 함성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선택한 첫 번째 ‘다달’의 캠페인 장소가 ‘청계광장’이란 점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는 것 같다. 소라광장 근처는 여러 단체에서 나와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어 캠페인 장소를 찾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잠깐의 우려도 있었지만 ‘무지개색 파마가발’을 쓰고 유인물을 열심히 나눠주는 .. 2011. 3. 6.
<2010년 동인련 송년회 스케치> 2010년을 떠나며... 막 2010년이 시작되었을 때, 나는 달력에 적힌 ‘이공일공’이라는 숫자를 보고 마치 공상과학영화 같다고 생각했었다. 무엇보다도 그런 숫자로 카운트 되는 시대에 아직 살아남아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었다. 무엇인가 새로 시작될 것 같은, 그 시작을 보게 되는 것 자체가 감사하게 느껴지는, 그런 기분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 기대가 많았던 한 해였는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속눈썹에 닿을 듯 가까이 다가와 있는 서른 살을 맞이해야 했던 해였고, 동인련으로서는 좋든 싫든 새로운 변화들에 발맞춰 성장해야 했던 해였다. 여러 가지 아쉬움이 남지만, 지난 한해 우리는 꽤 성공했던 것 같다. 그런 2010년을 떠나보내기 위해 46명의 회원들이 망원동에 있는 민중의 집에 모여들었다. 동인련에 가입한지 이제 .. 2011. 1. 10.
동인련 인터뷰집『여섯 빛깔 무지개』출판을 준비하며 팍팍한 한국에서 살아가는 동성애자들의 목소리를 온전하게 담아내고자 하는 취지에서 동인련이 구상한 인터뷰집『여섯 빛깔 무지개』가 ‘아름다운 재단’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출판지원사업에 선정된 지도 벌써 4개월이 지났다.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꾸려진 출판팀이었지만 모두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놓고 개진하면서 머리는 단단해져갔다. 그리고 다행히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았던 그 맨땅은 염려했던 것보다는 물렁해서 한번 부딪쳐볼 만한 자신감도 얻었다. 그렇게 사람들의 노력과 여러 가지 행운이 겹쳐지면서 가장 큰 난관이었던 출판사와의 계약을 무사히 성사시켰다. 기꺼이 우리의 희생량(!)이 되어준 출판사는 진보적인 사회과학 서적을 내놓으며 인지도를 높여간 ‘시대의창’이었다. 우리가 애초에 기대했던 것보다는 ‘메이저급’.. 2010. 10. 19.
바람과 햇살이 스며드는 창하나..... . 친구들과 M·T를 간다는 건 유쾌한 일이다. 언제든 만나면 다정한 벗. 얼마 만에 느끼는 설렘인가? 최근 들어 모 강연회서 다시 만나 M·T 가자는 제의를 받았을 때 흔쾌히 승낙을 하며 내 자신이 예전보다 많이 적극적으로 변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왠지 모르게 편하다. 8월 21일 토요일 드디어 인천에 있는 ‘왕산해수욕장’으로 떠나는 날. 기다리던 동인련 M·T 첫날이다. 평소 같으면 몸과 마음이 지쳐서 하루 종일 깊은 잠에 빠져있었으련만, 신기하게도 이른 아침 나는 어느새 여행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정말 사람들과 즐겁게 놀다 오리라!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는 추억 하나 만들어 오리라!! 날 데리러 오기로 한 시간에 맞추어 준비를 하고 기다리는데, 핸드폰에 고요함만이 .. 2010. 9. 7.
동인련MT후기 -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한 한여름의 1박 2일 한여름의 더위가 작열하는 8월 21일, 1박 2일 일정으로 동인련MT가 있었다. 동인련에 가입하고 나서 처음으로 가는 MT인지라 기대감을 안고 이른 아침 집을 나섰다. 곧 사람들을 만나고, 출입국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인천공항을 지나서, 목적지인 영종도 왕산해수욕장 근처 펜션에 도착했다. 펜션에 짐을 풀고, 곧 첫 프로그램인 자기소개의 시간이 있었다. 이미 계속 봐 와서 친근한 얼굴들도 있고, 처음 본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1박 2일 동안 지켜야 할 기본적인 규칙들과 저녁, 뒤풀이, 그리고 다음날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정리할 임무분담을 한 다음, 엄연히 바닷가에 왔으니 바닷물을 몸에 적시지 않을 수 없어 근처 왕산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끝물이긴 하지만 휴가철인지라 해수욕장에는 많은 인파가 있었다. 근처 파.. 2010. 9. 7.
‘가짜 일반’에서 ‘게이’가 된 소중한 시간 - 2010 퀴어문화축제 : 퀴어퍼레이드 후기 2010년 6월 12일, 오늘을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에게 가장 큰 행사가 있었다. 바로 ‘2010 퀴어문화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퀴어퍼레이드’가 있는 날, 바로 그날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들떠있었겠지만, 나에게는 내가 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로 10년 만에 처음 참여하는 퍼레이드였기에 그 들떠있음은 더한 것이었다. 사실 바로 다음 월요일부터 기말시험이 있었지만, 그건 그날 퍼레이드에 참가하고자 굳게 마음먹은 나에게 아무런 걸리적거림이 아니었다. 날씨는 전날 밤부터 좋지 않았다. 새벽의 폭우가 지나가고 비가 잠잠해지나 싶더니 아침부터 빗줄기가 다시 굵어지기 시작했다. ‘이래가지고 행사가 제대로 진행이나 될 수 있을까?’하는 우려 속에, 시청을 지나 행사의 주.. 2010. 7. 4.
동인련 신입회원 프로그램 디딤돌을 다녀와서 적어본 나의 이야기 요 며칠 사이 습한 기운 때문인지 후덥지근한 한여름의 날씨가 조금은 누그러진 토요일이다. 비가 온다고 그랬던 것 같은데, 다행히 외출하기엔 나쁘지 않은 날이다. 그래도 여름이라고 이렇게 와 있는데, 주말임에도, 왠지 셔츠가 입고 싶어서, 드라이 클리닝한 후 옷장에 걸려있는 하얀 셔츠를 꺼내 입었다. 약도를 보니, 신축빌딩 3층이란다. 아무리 찾아봐도 신축빌딩은 없는데 도대체 어디 빌딩이란 말인가. 가방을 한 손에 들고, 약도를 들고 두리번거리니 어디를 찾아 오셨냐며, 신입회원 모임에 왔느냐며 친절하게 가르쳐 주시는 분과 함께 모임장소로 올라갔다. 오래간만의 이런 모임의 참석인지라 어색하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고, 대학 신입생 때, 학기 초에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어느 동아리를 가입할까 하며 기웃거리다 들.. 2010. 7. 4.
겨우 찾아온 봄날 올 겨울과 봄은 유난히 추웠다. 조금 따뜻해지나 싶으면 다시 추워지고, 다시 조금 따뜻해진다 싶으면 그 기대를 무참히 저버리는 날씨. 겪어왔던 수많은 겨울과 봄보다도 이번 겨울이 더 우울하고, 4월이 와도 즐겁지 않았던 것은 이 때문이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유난히 춥게 느껴지는 날씨도, 봄이 영원히 오지 않을 것만 같은 느낌도 단지 자신의 문제일 테니. 작년에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 많은 일을 겪었다. 처음엔 고민도 많았고, 나의 행동에 후회도 많았다. 혼자 괴로워하기도 했고, 방황도 많이 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방황중이다. 그러나 항상 드는 생각은, 이 모든 것이 나를 구성하는 경험이라는 것이다. 두렵고 불안하지만, 언제나 스스로를 변화시켜주는 원동력들. 이번 캠페인을 대하는 마음도 그 때와.. 2010. 5. 26.
'평인'이 만난 용산 그리고 종로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와 동성애자인권연대는 9월 중순부터 말까지 용산참사 유가족, 구속자 지원을 위한 모금 및 추석맞이 용산참사 유가족 및 수배 활동가와 성소수자들의 만남을 '종로, 용산을 만나다!'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모금운동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10월 2일 용산 참사 현장과 명동성당에서 각각 유가족분들과 대책위 활동가들을 만났습니다. 모금액은 446,000원이며 '이명박 정권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대책위)'에 전달했습니다. 동참해 주신 성소수자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0월 2일 추석 연휴 날이었다. 전날, 추석연휴가 다가온다는 사실에 기뻐 너무나도 신나게 논 나머지, 아침에 일어나기가 조금 버거웠다. 그래도, 오늘은 추석연휴의 시작이고, 추석연휴도 알찬 활동을 많이 하.. 2009. 10. 21.
[워크샵] 동성애자인권연대 워크샵 참가기 한국에 오기 전에 나는 한국에 온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LGBT 단체가 주최하는 워크샵에 참석하게 될 것이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연구 동료인 나영으로부터 워크샵 소식을 듣고 나서 처음에는 참가하기가 꺼려졌는데, 한 단체의 내부 회의에 내가 끼어드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차역에서 동인련 회원들을 만난 순간 나는 내 우려가 오해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들은 나를 아주 반갑게 맞아줘서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기차를 타고 워크샵 장소로 가면서 한국 LGBT 운동에서 동인련의 역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웠고 프로그램에 대해 들었다. 도착한 뒤에 짐을 풀고 동인련 회원들과 더욱 친해질 수 있었다. 우리는 함께 나머지 주말 동안 모두에게 안전한 워.. 2009. 9. 15.
[워크샵] 10억, 그리고 가치경매 8월 21일부터 23일까지의 동인련 워크샵, 그 두 번째 날인 22일에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었다. 2인3각 경기에서 평소에도 콤비라고 불리는 최씨와 같은 팀이 되어 원래 목적인 ‘잘 모르는 사람과 친해지기’를 충분히 달성하지 못한 것 같아 약간은 아쉬웠던 공동체게임이나 물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계속 비명만 질렀던 물놀이, 공동 1위였으나 마지막 문제에서 역전되어 아쉽게 끝난 LGBT퀴즈 등 재밌는 활동들이었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고 진지하게 참여했던 것은 가치경매였다. 가치경매에 대해서는 이미 몇 번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었다. 가상의 돈을 일정량 받고, 그 돈으로 20개의 가치 중 가지고 싶은 것에 입찰하는 것이다. 내가 그동안 참여했던 가치경매는 항상 주어진 가치에 비해 사람이 많아 모.. 2009. 9. 15.
[워크샵] 당신은 우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 퀴즈로 배워보는 동인련과 LGBT 운동의 역사 이번 여름 동인련 워크샵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퀴즈 대회를 열었다. 퀴즈를 풀면서 자연스럽게 동인련 활동과 LGBT 운동의 역사 등을 배워보자는 취지였다. 문제들은 모두 동성애자인권연대 활동, LGBT 운동과 관련된 쟁점들이었다. 시사 영역도 동인련이 관심 있거나 참여한 쟁점들과 관련 있는 것들이었다. 회원들은 조별로 나뉘어 함께 문제를 풀었다. 경험이 많은 회원들과 신입 회원들이 섞여서 자연스레 서로 모르는 것들을 알려줄 수 있었다. 문제는 모두 30개! ‘랑’ 독자라면 충분히 만점에 도전해 볼만 하다. 여러분도 퀴즈에 도전해 보시길! 1. 시사 돼지독감(신종플루)가 계속 확산돼 환자가 2천 명이 넘었고, 2명이 사망했다.(이 문제는 8월 말에 만들었다. 현재는 감염자와 사망자가 더 늘어났다.) 그러나 .. 2009. 9. 14.
내가 만약 하비밀크처럼 성소수자 정치인이 된다면? - 8월8일 무지개 놀토반 네 번째 시간 후기 여름방학 막바지에 접어든 8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었지만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짜증하나 없이 해맑은 얼굴로 모이기 시작했다. 한 명 두 명 모일 때마다 무지개 놀토반이 열리는 강의장은 시끌벅적해졌다. 춤을 추고 수다를 떨고 서로에 대한 애정표현도 소홀하지 않았다. 우리는 사람들이 편히 찾아올 수 있게 화살표를 함께 만들고 제목도 크게 꾸몄다. 간식과 김밥도 준비하고 강의장 의자와 테이블도 좀 더 편하게 바꿨다. 몇 회에 걸쳐 무지개 놀토반을 준비하다보니, 이제는 능숙하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고 누구하나 소홀해지는 사람 없이 작은 일도 함께 해 나갔다. 동성애자인권연대는 2009년부터 ‘무지개 놀토반’ 이라는 이름 아래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직접 만나.. 2009. 9. 14.
놀자. 친구야. _ 지난 8월 15일 열린 이반 놀이터 참가기입니다. 어릴 적에 나는 주택에 살았었다. 주택은 마땅한 놀이터가 없었고 나는 항상 동네 친구들과 차가 다니는 동네 골목에서 놀아야 했다. 그곳엔 놀이기구도 없었고, 보드라운 흙들도 없었지만, 우리의 골목은 우리의 공간이었다. 낮이면 우리가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우리들만의 공간이었다. 놀이터란 뭘까. 세상을 놀이터에 비유한다면, 성소수자들은 세상의 놀이터에서 소외되어 있는 셈이다. 우리의 공개적 공간은 만들어지기도 힘들고, 우리는 일반들이 만들어놓은 놀이터 속에서 그들인 것처럼 놀고 즐겨야 한다. 물론 그들의 놀이터는 우리에겐 재미없고 심심한 공간이다. 우리는 그들과 다른 놀이터에서 우리들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 특히 청소년들은 더 심하지 않을까. 온통 성인들.. 2009. 9. 14.
미래로 향하는 과거와 현재 * 2009 성소수자 진보포럼 스케치 ‘꿈은, 이루어진다.’ 내가 요즘 새삼 가슴에 아로새기는 말이다. 과도한 민족주의에 대한 반감과 스포츠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취향 탓에, 2002년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심드렁하게 텔레비전을 시청하던 내 모습을 떠올려 보면 참으로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이 당시 나에게 주었던 부정적 아우라를 떠나서 그 말 자체가 주는 긍정적 메시지에 더욱 기대게 된 것일까. 나는 요즘 ‘꿈은, 이루어진다.’고 믿고 싶다. 그 꿈이 이루어지긴 이루어지는 데 더디게 이루어진다거나, 꿈을 이루려면 여러 가지 험난하고 지난한 과정들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알지만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고 있다. 지난 7월 4일, 홍익대학교에서 동인련은 2.. 2009. 8. 7.
학교 가는 길 * 무지개 학교 놀이터 후기 불쑥. 예전에 학창시절에 학교 가는 길이 어땠었는지를 떠올렸다. 구불구불. 졸음 때문에 그렇게 보이던 길, 손에 쥐어진 버스표, 그리고 아직 섬유유연제 냄새가 남아있는 교복에 헉헉거리면서 투덜대게 무거웠던 가방, 다른 한손에 쥐어진 쳐다보지 않던 영어 단어장까지. 그렇게 학교 가는 길은 나에게 좋은 추억만의 길은 아니었다. 하지만, 매번 그렇게 힘든 것은 아니었다. 좋아하는 친구를 보러가는 날은, 또 재밌는 수업이 있던 날의 등굣길은 가끔 쑤욱. 힘이 나게 해주었다. 무지개 학교에 가는 길도 그랬다. 학창시절이 지나간 나이지만, 재미있는 수업과 친구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즐거운 발걸음을 만들어주었다. 그렇게 처음 나는 무지개 학교에 등교했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들 우.. 2009.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