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리(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만남
숨막히게 바쁘고 처절한 일상
어려운 시간들 속
그대들을 만나는 시간이 있다
시간은 힘든줄만 알았는데
그대들을 만나는 시간에는
마음이 편안해졌다
삶은 만남의 연속이라고들 합니다. 과거와 현재의 만남은 우리에게 행복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도 계속 여러분을 만날 생각을 하니 편안해집니다. 우리들의 만남은 그렇게 행복과 편안함을 줍니다. 어떤 시간이고 어떤 장소였을까요? 시간과 장소는 항상 달랐겠지만 그 만남들 속에서 내가 아닌 우리가 생겼고, 나의 행복이 아닌 우리의 행복이 만들어졌습니다.
내년에 스무 살을 맞이하는 행성인 내에도 많은 만남들이 있었습니다. 20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렇게 만들어진 행복과 편안함 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는게 아닐까요? 더 만납시다. 무지개 텃밭에서, 무지개 거리에서, 무지개 광장에서 계속 만납시다. 여러빛깔의 무지개처럼 다양한 우리가, 다양한 만남을 통해, 다양한 행복과 편안함을 지금보다 더 많이 만들어낼 것입니다. 벌써 기대되지 않나요? 우리의 또 다른 만남이.
아, 우리의 만남을 통해 만들어졌던 행복과 편안함은 그저 우리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모두 아시지요? 그 행복과 편안함은 세상의 것이기도 했습니다. 점점 더 행복하고 편안한 세상을 만들 수 있었으니까요.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행복합시다. 편안하게 지냅시다. 우리의 만남을 통한 행복과 편안함이 세상까지도 무지개처럼 아름답게 만들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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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운동이 성장한 데에는 어려움 속에 함께 해온 여러 성소수자 단체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행성인 웹진 '랑'에서는 11월호부터 '성소수자 단체 상임활동가와의 만남'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만남 첫 번째는 한국레즈비언상담소의 만다린님입니다.
지난 10월 29일은 노동자와의 만남의 자리였습니다. ‘전태일 평전을 읽는 밤’에 노동자들과 성소수자들이 함께 모여 연대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장난과도 같은 현실에 분노한 100만 명의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시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함께 내기도 했습니다. 민중의 분노는 전국에 울려 퍼졌고, 이 날 우리들의 만남은 역사에 기록되었습니다.
만남 후에 따라오는 이별은 언제나 아프고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11월 20일은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입니다. 작년 이맘때쯤 우리 곁을 떠난 K는 성별정체성을 고민하던 친구였습니다. 바쁜 삶 속에서 희미해져가는 기억을 붙잡기 위해, K를 떠나보내러 갔던 49재, 그 때의 순간을 기억해봅니다. 그리고 현실을 살아가는 트랜스젠더들이 겪는 어려움을 바라봅니다.
문화적으로 새로운 시도들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정은영 작가의 <변칙판타지>에서는 국극 배우와 게이합창단 ‘지보이스’가 만났습니다.
서로 다른 정체성을 지닌 이들의 만남은 항상 어떠한 변화를 가져옵니다. 그 변화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흐름은 삶을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그 변화를 기대하며 삶을 만남으로 채워나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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