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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386

내가 게이라는 것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누구나 스스로 자신을 규정하는 것이 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혹은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는) 그런 특성 말이다. 자신이 자신에게 가지는 이미지라고나 할까? 나에게도 그런 것들이 많지만 중요한 하나는 내가 게이라는 것이다. 내가 게이라는 것을 인정했을 때, 나에게 “나는 게이야!”라고 최종적으로 땅땅땅! 선고했을 때, 매우 기뻤다. 그것은 아주 묘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원래는 기쁜 일이 아니어야 했다. 나는 이성적으로 그런 감정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고 슬퍼할 감정적인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기뻤다. 웃음이 났다. 이 감정은 뭐지? 미심쩍었다. 하지만 “넌 죄책감을 가져야 해!” 라고 말하는 내 안의 사람을 비웃으며 거리낌 없이 웃었다. 내가 가졌던 게이의 이미.. 2012. 5. 3.
보통 사람이 보통 사람에게 [편집자]지난달 19일부터 26일까지 열린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행사의 일환인 '퀴어나잇'에 동성애자인권연대 조은혜 회원이 발언자로 초대받았다. 퀴어나잇은 일반관객과 퀴어 커뮤니티가 어우러져 성정체성과 다양성을 드러낼 수 있는 파티로서 기획됐다. 이성애자로서 성소수자 운동에 참여하는 이유와 자신의 바람에 대한 조은혜 회원의 이야기를 랑 독자들과도 함께 나누고자 발언문을 싣는다. 조은혜(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 퀴어나잇에 오신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 조은혜입니다. 제가 오늘 여기에 오게 된 건 지난 2월에 있었던 LGBT인권포럼에서 성소수자 운동을 하는 이성애자 섹션에 참여하게 됐던 게 인연이 되어 오게 됐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잘 이해가 안 되시겠지만, 저는 어려서부.. 2012. 4. 26.
[학기자의 하악하악] 레이디가가 내한공연과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 웹진팀 회의에서 나는 레이디가가에 대한 내한공연에 대한 글을 쓰기로 했다. 이주사가 이런 제안을 했을 때 난 선선히 쓴다고 했다. 편하게 그냥 기사 몇 개 검색해서 비슷하게 쓰려고 했다. 내한공연 반대 논평을 몇 줄 쓰고 영등위의 18세 이상 관람가 판정에 대해서 씹으려고 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보통의 기사처럼 말이다. 하지만 짜증나게 글을 쓸 수 없었다. 마감이 얼마 안 남아서 빨리 쓰고 싶었다. 일요일 밤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보다가 1시쯤에 잤다. 쓰는 것이 막막했다. 그리고 몇 줄 써도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메아리 같았다. 내가 쓰는 것은 누군가가 한말의 반사였다. 쓰고 지우는 것을 몇 번 반복했다. 강데스크의 “문제가 되는 사실 관계를 쓰고 거기서 이런 부분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 2012. 4. 6.
재경의 편지조작단 공지 술자리에서, 카페에서, 직장에서 마음에 드는 그/그녀에게 마음을 담은 편지 한 장 살포시 전해주고 싶었는데, 편지를 잘 못쓰시겠다구요? 걱정 마세요! ‘재경의 편지조작단’에서 유려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을 멋진 편지를 써드립니다. 친구와 그/그녀와 싸우고 화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구요? 차마 ‘미안해’ 세 글자가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구요? 걱정 마세요! ‘재경의 편지조작단’에서는 10년간의 편지 대필 경력으로 다져진 솜씨로,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과편지를 써드립니다. 주저 말고 사연을 보내주세요! 사연 보내실 곳: hydo48@gmail.com 웹진기획팀 재경 2012. 4. 3.
성소수자인권연대?! 성소수자인권연대?! 사실 동성애자인권연대란 이름을 바꾸는 것에 별생각이 없었다. 동성애자란 단어가 이해하기 쉬운 지점도 있고(성소수자가 뭔지 아는 사람들은 정말 적다), 어차피 많은 사람들은 트랜스젠더도 동성애자에 포함된다고 여길 것이므로(다들 여성스러우면 게이라고 하잖아), 성소수자나 동성애자나 큰 차이가 없다고 여겼다. 게다가 이름만 바꾼다고 동성애자를 제외한 다른 성소수자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기에, 활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참고로 동성애자인권연대의 소개나 원칙과 방향에는 동성애자만이 아니라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성소수자의 권리를 위한 곳이라고 되어있다. 무엇보다 나에게 익숙하고 정이 들어버린 ‘동인련(동성애자인권연대)’을 ‘성인련(성소수자인권연대)’이란 이상한 이름으로 바꾸고 싶지 .. 2011. 12. 22.
'그래서 뭐 어쩌라고' 크리스마스가 벌써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이 글을 쓰고있는 12월3일 2시30분, 시청 앞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점등식을 위한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그리고 대한문 앞에서는 어김없이 수문장 교대 의식이 열렸고. 광화문 부터 시청까지는 경찰의 차벽이 견고하게 세워지고 있다.) 크리스마스 하니 생각나는 이야기 하나.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에 캐럴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팝송이 영국의 팝 듀오인 Wham!이 부른 Last christmas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지? 아일랜드를 제외한 그 어느 나라에서도 1위를 차지해본적은 없지만 발표 이후 25년이 넘게 각종 차트에서 끈질기게 그 이름을 올리고, 크리스마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팝송. 지금 들어도 너무 좋은 이 노래를 쓰고.. 2011. 12. 21.
범죄가 아니다! 동성애: 범죄도, 저주도 아닌 선물 범죄가 아니다! 동성애: 범죄도, 저주도 아닌 선물 약 200년 동안 미국에서 동성애 행위는 구약의 ‘소도미’로 알려지면서 죄악시 되었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관점이 1950년대 미국법을 따라 제정되었던 군형법의 일부로서 남아있다. 한편, 처음에는 개별 주들 (1960년에 일리노이 주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 대법원이 미국법으로부터 이러한 이상한 법적 금지조항을 삭제했다. 그러한 법적 금지조항의 삭제에 대한 근거는 성인들의 합의를 통한 성적 활동을 관리하거나 개입하는데 있어 단지 국가나 주정부의 강압적인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동성인 두 사람이 사적인 차원에서 서로 성애적인 활동을 통해 기쁨과 안락함을 찾는다는 것은 그들 외에 그 누구도 상관할 바가 아니다. 물론 경찰이 관여할 바도 아니다. .. 2011. 10. 14.
하지만 나는, 전설이 될 거야 하지만 나는, 전설이 될 거야 소설 한편을 읽은 적이 있다. 고등학교 때였거나 스무 살 무렵이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책을 볼 리가 없었을 테니까. 소설은 외계인들이 지구를 점령하고 난 뒤의 이야기를 그렸다. 주인공은 한 여자였는데, 냉동인간이었다가 해동을 해서 다시 살아났다고 쓰여 있었다. 사람들은 지구인의 수가 줄어들자 냉동돼 있는 사람들을 하나 둘씩 깨우고 있었다. 당시 지구는 외계인이 점령하고 있었고, 지구인들은 동물원에 갇힌 채 외계인의 구경거리로서의 삶을 살고 있었다. 그 여자는 오래 전 미용사였던 것을 기억해내며 사람들의 머리를 잘라주었다. 우리 안에 갇힌 자신의 삶을 슬퍼하거나 비관하지 않고. 그리고 여자는 아무 말 없이 허공을 바라보는 눈빛이 무척이나 맑은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2011. 8. 5.
나. 나의 여자친구. 그리고 엄마와의 달고 쓴 여행의 기록 - 2편 암흑의 런던 암흑의 런던 – 만약 아직 요정이 있다면, 열에 일곱은 반드시 게이일 테지 여자친구와 엄마가 마침내 런던에 왔다. 그리고 나는 안개를 헤치며 저기 도버항에 이미 내려앉은 어둠의 기운을 아직 눈치 채지 못한 채, 한없이 순진한 마음으로 뒤늦게 런던에 입성했다. 간단히 정리하면, 처음 둘을 만난 순간은 반짝하게 기뻤지만, 이 셋의 여행은 도대체 우편엽서 사진처럼 진행될 수가 없었다. 오랜 만에 만난 여자친구와 엄마가 모두 반가웠지만, 도대체 아무것도 제대로 말할 수가 없었다. 나와 여자친구는 제대로 된 포옹도 하지 못한 채 절친한 친구와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수위를 고려하면서, 못 다한 이야기들을 풀어내었다. 다시 만난 기쁨과, 어찌해야 좋을지 모를 어색함과 긴장감이 거기에 함께 있었다. 그리고 저녁을 먹으.. 2011. 8. 4.
게이의 사랑에서 섹스를 해방하라! 게이의 사랑에서 섹스를 해방하라! 사와코와의 섹스가 사막에서 마시는 한 잔의 물이라면 엠마의 그것은 푹푹찌는 열대야 속에서 온 몸으로 뒤집어 쓰는 소낙비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핥아 마실지, 몸 속까지 푹 적실지, 어느 쪽을 선택하든 나의 갈증은 해소된다. -요시다 슈이치,, 73쪽 나는 이 글에서 게이의 사랑과 섹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쉬운 질문 하나를 던지겠다. 게이는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을까? 아마도 게이의 일차적 조건은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라는 사실에는 부정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물론 이 ‘사랑’에는 ‘섹스’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섹스가 배제된 남자 간의 사랑은 우정이나 의리, 전우애 등 상황에 따라 다른 여러 감정적 유대로 명명되거나, 혹은 그러한 감정적 유대들과 구분.. 2011. 8. 4.
테드제닝스 교수가 말하는 'Marriage Rights, 결혼할 권리' 'Marriage Rights, 결혼할 권리' 내가 6월에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동성 간의 시민 결합을 허용하는 새로운 법이 일리노이에서 발효했다. 내가 가르치는 시카고 신학대학 학생들 중 한명이 그 법이 발효되는 날로 넘어가는 자정이 되자마자, 몇 년간 함께 해 온 파트너와 함께 그 의식에 참여했다. 내가 한국에 있는 바람에, 내 아내가 이 아름다운 두 여성의 결합을 축하하기 위해 그곳에 참석했다. 우리는 아르헨티나의 활기찬 동성애자 기독교 모임에서 그들을 처음 만났다. 다른 두 친구들은 우리를 9월에 있을 언약식에 초대했다. 그 자리에는 그들의 부모도 함께 한다고 한다. 앞서 여성 친구들이 참여했던 시민 결합에는 법적 강제가 있는 반면에, 언약 서비스는 법적 효력이 없다. 이것은 그 젊은이들이 자신.. 2011. 8. 4.
감성청년, 동성애자인권연대를 만나다! 감성청년, 동성애자인권연대를 만나다! 처음 정욜님이 저에게 웹진에 글을 한번 써보는 것 어때요? 라고 권유하셨을 때, 응? 나한테 무슨 글을 쓰라고 하시는 걸까? 라고 약간 의아하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대체 무슨 글이요? 라고 반문했더니 신입회원의 동성애자인권연대(이하 동인련) 적응기 같은 주제로 한번 써보는 것 어때요? 라고 하셔서 지금 제가 이렇게 글을 적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29살 입니다. 내년이면 서른, 계란한판의 나이가 되는 이 시기에 제가 동인련에 후원회원으로 가입하고 최근 들어 오프라인 모임에 자주 참여하게 된 것은 아마 6월과 7월에 동인련 회원이나 CMS 후원 회원으로 가입하신 분들이라면 아마도 저와 비슷한 분들이 많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무래도 영화 을 빼고서 이야.. 2011. 8. 4.
[기고] 나는 ‘게이’ 황의건보다 ‘날라리 외부세력’ 김여진이 더 좋다. 황의건씨, 당신의 커밍아웃이 부끄럽습니다. 이 글은 인터넷언론 과 블로그에 기고한 글입니다. 커밍아웃한 게이, 패션 칼럼니스트 황의건씨가 배우 김여진씨를 비난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화제라고 합니다. 트위터를 하지 않는 저로서는 이 소식을 잘 모르고 있다가 최근 개봉한 게이 다큐멘터리 관객과의 대화 자리에서 뒤 늦게 이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혹시 영화 관객들의 조롱과 비난이 들리지 않았나요? 물론 게이라고 정치적 올바름을 모두 가질 순 없겠지만 당신의 커밍아웃이 부끄러운 건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은 당신과 같은 사회적 위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소소한 일상을 두려움 속에서도 즐겁게 살아가는 게이들이 등장합니다. 당신의 말 한마디 때문에 영화에 출연한 나조차 황의건씨의 말에 동조하.. 2011. 6. 27.
나. 나의 여자친구. 그리고 엄마와의 달고 쓴 여행의 기록 - 1편 프롤로그 나. 나의 여자친구. 그리고 엄마와의 달고 쓴 여행의 기록 1편 - 프롤로그 엄마와 여자친구와 함께 유럽 여행을 했다. 나는 고등학교 반 배정 고사 날 처음 만나서, 십년을 넘게 사귄 여자 친구가 있다. 우리는 몇 해를 함께 살기도 하였지만, 내가 한국에서 더 이상 살지 않게 되면서, 얼마 전부터 일 년에 4번 정도를 만난다. 아름답고, 가끔 집요하기는 하지만 똑똑하고, 사려 깊고, 계획적이고, 나를 멀리서도 통제할 수 있고, 경제적으로 능력 있고, 독립적이고 심지가 굳은 여자 친구 덕분에, 우리의 관계는 가끔 위태롭기는 하지만 여전히 뱃속이 간질간질하게, 마음 속에 그리움이 찰랑찰랑 차오르게 잘 진행되고 있다. 우리 엄마는 다른 엄마들처럼 나에게 시집가라는 소리를 이따금 하기는 하지만, 남들 앞에서는 .. 2011. 6. 27.
테드제닝스의 <예수가 사랑한 남자> 테드제닝스의 이 글은 6월7일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테드제닝스 교수의 인사말을 재정리한 것입니다. 번역문을 정리한 것이라 원본이 있지 못합니다. 표지'> 먼저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영광을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또한 오래 전부터 시카고신학대학원에서 훌륭한 학자이자 저의 친구 되어주었던 김창낙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민중의 투쟁과 열망을 신학적 성찰의 장으로서 일깨우는 데 많은 공로를 세우신 민중신학자 서광순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백소영 교수님과 정혜윤님께도 좋은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논란이 많을 수 있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용기 있는 결정으로 의 한국어판 번역을 지원해주시고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에도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더.. 2011. 6. 27.
제대 기념 선물 제대 기념 선물 제대 일주일 전 쯤, 나는 별 생각없이 뉴스를 보고 있었다. 화면을 보다가 지루하면 밑에 한줄 뉴스도 하나씩 읽곤 하면서. 헌법재판소 친일파 재산 환수 합헌 (‘와우, 잘 됐네. 그래야지’) 그 다음 한 줄 뉴스. 헌법재판소 군대내 동성애 행위 처벌 합헌 .................................................................................................................................어?..............................................................................군대 내................................... 2011. 4. 10.
위로의 편지 - 저는 아직도 따뜻한 봄날을 기다립니다 - 위로의 편지 - 저는 아직도 따뜻한 봄날을 기다립니다. - 이 글의 초고를 쓰는 3월 29일, 제가 있는 곳은 아직도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꽃피는 춘삼월이라 누가 그랬던가요. 작년 3월 말에도 눈이 왔다는 이곳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또 눈이 올 것 같습니다. 작년 이맘 때 ‘청소년 성소수자, 무지개 봄꽃을 피우다’ 캠페인을 준비할 때까지만 해도 한국에 이리도 사나운 날씨가 1년 내내 이어지는 곳이 있으리라곤 생각지 못 했습니다. 제게 3월 말은 남쪽에서도 꽃이 피는 때고, 4월은 만발한 벚꽃을 아쉽게 바라보며 시험공부에 매진하고 있을 때였으니까요. 입대를 한지 어느 덧 1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육우당이 떠나간 지는 8년이 흘렀고요. 제가 세상과 단절되면서 사는 동안 세상은 참 많이 바뀐 것 같은.. 2011. 4. 8.
군형법 제92조 합헌결정. - 3월31일 너무 끔찍했던 하루, 그리고 새로운 다짐 - 군형법 제92조 합헌결정. - 3월31일 너무 끔찍했던 하루, 그리고 새로운 다짐 - 헌법재판소 소장과 재판관들이 입장하자 영상 카메라가 돌아가고 사진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TV에서만 지나치듯 봤던 헌법재판소 풍경을 바로 앞에서 보고 있자니 처음엔 신기했지만 나중에는 엄숙함과 권위에 눌려 앞을 제대로 쳐다 볼 수조차 없었다. 2시부터 시작하는 헌법재판소 선고에 혹시나 방청권을 얻지 못할까봐 1시간 전부터 미리 와 있었다. 오는 버스 안에서 핸드폰으로 군형법 92조를 검색했다. 서대문 근처 한 교회에서 합헌결정을 위한 집단기도회가 예정되어 있다는 블로그 글이 검색되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먼저 와있던 교계 어르신들 덕분에 나는 방청권조차 얻지 못.. 2011. 4. 8.
10대 동성애자들 사이에서 벌어진 폭력사건, 과연 ‘10대 동성애’가 문제인가? 10대 동성애자들 사이에서 벌어진 폭력사건, 과연 ‘10대 동성애’가 문제인가? 지난 2월22일 우리는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인터넷 공간에 존재하고 있는 동성애자 모임을 탈퇴했다는 이유로 10대 동성애자 12명이 한명을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가했다는 사건을 접했다. 특히 혐오와 차별에 노출되기 쉬운 10대 청소년 동성애자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라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성정체성을 떠나 인간의 존엄을 파괴할 수 있는 그 어떤 폭력도 용납될 수 없고 존재해선 안 된다. 하지만 보도기사 대부분이 폭력이 발생한 원인을 진지하게 고찰하기보다 자극적인 현상에만 집착하고 있는 듯 보인다. 마치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학교생활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해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는 음지의 인터넷 클럽에 모이고 있고 정모를 통.. 2011. 3. 6.
게이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 이혁상 감독과 주인공 병권과의 수다 - 영상으로 담지 못했던 그동안의 과정과 다큐멘터리의 의미를 짚어보다 다큐멘터리 은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모임 연분홍치마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가 공동 제작한 작품이며 영화감독 준문, 종로에서 인생의 황금기를 맞이한 요리사이며 친구사이 G-Voice 멤버인 영수, 동성애자인권연대 욜, 병권의 삶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혁상 감독이 다큐를 통해 커밍아웃하며 4명의 이야기를 끌어가며 다섯 번째 주인공으로 출연하기도 하죠. 이혁상 감독은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모임 연분홍치마 활동가이며 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이기도 합니다. 은 2008년 늦은 봄 촬영을 시작해서 2010년 가을 완성이 되었고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부분에 초청되어 피프메세냐상을 받았고 한국독립영화협회에서 2010년 .. 2011.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