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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47

어디든 과거를 넘어 현재, 미래에도 우리는 여기에 있습니다 어디든 과거를 넘어 현재, 미래에도 우리는 여기에 있습니다 위 글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소모임 블로그와 동시 게재 되었습니다. 케이(전국퀴어모여라) 지난 8월 5일 라잇온미와 전퀴모, 한국성적소수자인권문화센터가 함께한 광주퀴어아카데미 해외 드라마에 꼭 잠깐이라도 나오는 성소수자가, 분명 어디에나 살아갈 우리가 유독 한국 방송이나 극장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감사하게도 최근 2년 사이에 정식 개봉한 성소수자 영화가 많아졌다. 그러나 캐롤, 로렐, 연애담, 데니쉬 걸, 문라이트, 런던 프라이드 등등 아가씨를 제외하고 이 모든 영화들이 내가 사는 지역에는 단 한 회도 상영되지 않았다. 이상하다. 2012년도에 개봉했던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은 분명 이 도시에서 봤었는데, 그 동안 이 동네에 무슨.. 2017. 8. 13.
퀴어라서 다행이다 - 울산성소수자모임 THISWAY 엔진 (울산성소수자모임 THISWAY ) 7월 15일 퀴어의 명절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다. 나를 포함한 우리 디스웨이 회원도 그날만을 기다려왔다. 게다가 이번 퀴퍼는 더욱 우리를 설레게 한다. 바로 퀴어버스를 운행하기 때문이다. 울산에서 처음으로 퀴어버스를 타고간다. 디스웨이가 생긴지 이제 2년, 회원은 30명 남짓한 단체에서 준비금만 100만원이 넘는 큰 사업을 할 거라 상상도 못했다. 이것은 연대의 힘이다. 울산은 성소수자인권의 불모지였다. 한국노동운동사의 1번지인 반면에 장애인, 여성, 청소년 그리고 성소수자 인권 운동은 출발이 늦었다. 그 가운데 성소수자 운동의 역사가 가장 짧다. 울산 퀴어들은 디스웨이가 생기기 이전에는 알음알음 알고 지냈을 뿐 지역사회에 드러나지 못했다. 그러나 한명의 용기있.. 2017. 7. 6.
[제 9회 성소수자 인권포럼] 이스라엘은 왜 ‘게이 천국’을 욕망하는가 : 초국적 LGBT 인권 담론, 자유주의, 그리고 핑크워싱(Pinkwashing) 탁수연 (Queer We Are) 퀴어들의 천국은 없다: 이스라엘의 핑크워싱 사회 서울 인권영화제 발제 1 텔아비브는 어떻게 '게이 천국'이 되었는가,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발제 2 핑크빛 이미지 세탁소 - 이스라엘의 핑크워싱 사례를 중심으로, 서울 인권영화제 발제 3 퀴어 딜레마? Not in our name?,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지난 2월 25일, 제9회 성소수자 인권포럼 부문 세션 중 이 진행되었다. 세 명의 발제자는 핑크워싱의 개념과 맥락, 이스라엘 핑크워싱에 대항하는 BDS (보이콧 boycott, 투자철회 divestment, 제재sanctions) 운동을 소개했다. 더불어 서울인권영화제 상영 취소를 비롯한 국내 BDS 운동 사례를 소개하고, 퀴어 당사자로서 이스라엘의 핑크워싱에 어.. 2017. 3. 16.
[활동가 편지] 대전을 무지개빛으로 레놀(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전국퀴어모여라) 어느 모임이든 철도에 관한 화제가 나오면, “음 그건 말이지…”라며 돌연 나타나는, 안녕하십니까. Lenor(레놀)이라고 합니다. 닉네임은 레노아라는 라틴어원의 섬유유연제 이름에서 따온 이름이지만, 모두가 저를 타이레놀의 레놀이라고 불러주시더라고요. 지금은 저를 기억하기 쉽게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수식어를 붙여주신 것 같아 무척 기쁩니다. 저는 현재 우리나라의 중심(=곧 퀴어의 중심이 될) 대전에서 살고 있구요, 전퀴모 대전지부(?)에 거점을 두고 소소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저를 소개하면, 철도와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입니다. 가끔 멋진 레즈비언분들을 보면 눈이 초롱초롱해지기에, ‘게즈비언’과 같은 맥락으로 ‘레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답니다. 한때는.. 2017. 3. 6.
연애, 그리고 퀴어니스 겨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우리가 퀴어니스를 표현하는 방법에는 몇 가지 패턴이 있다. 예를 들어, 사회가 규정한 젠더 역할에 어긋나는 젠더 표현을 하는 것이 있다. 그중 연애에 관련된 것이라면 동성인-혹은 그렇게 패싱되는-사람과의 연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모든 퀴어들의 정체성을 포괄하지도, 그리고 표현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바이섹슈얼, 혹은 기타 폴리섹슈얼, 팬섹슈얼 등의 연애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이것이다. 사회가 동성과 사귀는 사람은 레즈비언/게이로 너무 확고하게 상정하고 있기 때문에, 기타 지향성은 지워지는 경향이 있다. 이 기저에는 모노섹시즘, 즉 한 젠더에만 끌리는 것이 여러개의 젠더에 끌리는 것보다 우월하다, 혹은 그것이 정상적이다라는 생각이 깔려있다. 때문에, .. 2017. 2. 4.
[회원 인터뷰] 연구하는 활동가, 주원님을 만나다! 인터뷰 한 사람: 겨울, 오소리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인터뷰 받은 사람: 주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겨울: 안녕하세요 주원씨!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주원: 저는 밥을 천천히 먹고 연애가 너무 하고 싶은 주원이고요. 지금은 대학원 준비하고 있고, 딱히 어디 소속되어 있진 않아요. 활동하고 있다고 하기도 민망하지만 행성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정체화에 대해 얘기하면 좀 긴데, 일단 게이라고 하긴 하는데요. 저는 참 게이라는 말이 입에 안 붙긴 해요. 그냥 편의를 위해서 게이라고 해요. 남성을 대상화하고 남성을 좋아하고 제가 남성으로 패싱되고. 딱히 남성으로 정체화하진 않지만 제가 남성이 아닌 건 아닌거 같고, 그래서 이렇게 정체화하고 있습니다. 소속을 찾아 겨울: 행성인.. 2016. 12. 3.
영화 <연애담> 리뷰 - 한 문이 열리면 다른 문이 닫힌다 겨울(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 편집자 주: 본 글에는 스포일러성 내용이 다소 포함되어 있습니다. 은 주인공인 윤주와 지수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윤주와 지수가 만나고, 사귀면서 우여곡절을 겪는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비춰준다. 우리는 이성애중심적 로맨스의 정형화된 패턴을 이미 알고 있다. 영어로는 "Boy meets girl"서사라고 하기도 하는 이 전형은 소년이 소녀를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이 과정에서 소녀의 눈길을 끌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남김없이 보여준다. 이에 비춰 보면, 은 한국사회에서 레즈비언들이 연애하는 것의 전형적 서사를 구축했다고 할 수 있다. 시작은 지수가 신분증을 놓고 와서 담배를 사지 못해 쩔쩔매는 것으로 시작한다. 윤주는 .. 2016. 12. 3.
[현장르포] 국회헌정 Freak Show! - 청소년 및 청년 에이즈 감염 급증에 관한 정책 포럼 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지난 11일, 질병관리본부는 ‘2015년 HIV/AIDS 신고현황'을 발표했다. 눈에 띄는 건 한동안 감춰뒀던 신규 감염인의 감염경로가 공개된 점이었다. 반동성애 집단의 압력이 주효했던 것일까. 그간 저들은 에이즈가 동성애자의 질병이라고 공격하면서도 동성 간 성 접촉 비율이 공개되지 않아 기존 자료나 감염 성비를 바탕으로 심증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성소수자 운동진영에서도 감염경로의 통계는 중요했다. 과거에는 동성애자에게 낙인을 찍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지만, 최근 질병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커뮤니티 내부의 HIV/AIDS 실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감염경로를 확보할 필요가 생겨난 것이다. 결과는 2015년 전체 내국인 감염인 수 1018명 중 동성 간 성 접촉의 감염.. 2016. 8. 26.
마롱의 마롱쌀롱 <루카> - 어쩔 수 없이 마롱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종교를 향한 성소수자의 감정은 양가적이다. 종교는 혐오세력이 소수자들을 향해 휘두르는 무기가 되는 동시에 소수의 종교인들과 함께 소수자의 곁을 지키는 동반자가 되어주기도 한다. 이 소설이 종교와 퀴어를 다룬 소설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필자는 당연히 기독교와 퀴어의 뻔하다면 뻔할 수도 있는 관계를 떠올렸다. 그러나 윤이형의 [루카]는 기독교적인 종교보다도 를 다루었다. 소설에 사용된 기독교적 코드는 ‘다정하지만 슬픈 삶’이라는 종교와 ‘모든 어쩔 수 없는 것’들을 깊이있게 보여주는 도구이다. 딸기도, 루카의 아버지도 루카를 알 수는 없다. 딸기는 루카가 왜 루카인지 모르고 루카는 딸기가 왜 딸기인지 모른다. 한 사람 안의 온갖 다양성들을 낱낱이 캐내지 않고서도 연.. 2016. 1. 30.
젠더퀴어 - 이분법을 해체하고 흐르게하다 바람(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나는 14살 때 시스젠더 남성 동성애자(이하:시스게이)라는걸 알게 되었다. 6년 동안 성소수자 사회에서(또는 시스게이 사회에서) 소위 “끼”가 많고 벅찬(활동적인) 게이로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다녔다. 그러던 중 나는 시스게이 사회 내부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여성비하적 문화를 접하게 되었다. 가령 자신이 남성 동성애자이면서 본인을 종종 여성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상대방과 이야기 할때 “~년아”를 붙이거나, 시스젠더 여성의 생식기관을 성적으로 삼는 일부 시스게이 사회에 대해 막연한 불쾌감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때 참여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커뮤니티는 게이 커뮤니티였기에 20살 까지 그들의 문화를 바꾸려는 시도 없이 조용히 활동만 해왔다. 혼자라고 느.. 2015. 11. 9.
동성 간의 Eternal Bond를 꿈꾸며, 게임 내 결혼 시스템을 통한 어느 Gaymer의 욕망 점검기록 민수(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게임, 좋아하시나요? 일전에 다른 글에서 말씀 드렸듯이, 성 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투쟁하는 우리는 하나로 묶일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다른 점이 훨씬 더 많습니다. (혹시 읽어보신 적인 없는 분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잘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모두 다 가지가지인 상태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갑니다. 어쩌다 공통분모가 생기면 함께 부대낄 지점이 생기고, 그 지점이 사라지면 다시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여정이 삶이 아닐까 해요. 저의 여정에도 누군가와 함께 해 왔던 때가 수시로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일부는 ‘게임’이었습니다. 저는 게임을 좋아합니다. PC게임부터 시작하여 플레이 스테이션과 같은 콘솔에도 자주 손을 댔었고요,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과 오락실.. 2015. 10. 4.
[LETSSAY] 6월의 렛세이 렛세이어 빨강 차쨩 목소리만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희미하고 뿌연 사진으로 기억하고 있다. 단발과 컷트머리 사이의 애매한 경계, 은색 안경, 쭉 뻗은 콧대와 오밀조밀한 붉은 입술을 가지고 있었다. 키는 167.5라고 했다. 한사코 쩜오를 강조했다. 자기는 얼굴이 못생겨서 내세울게 키밖에 없다며. 하지만 나는 그녀를 만나 본 적이 없으니 그녀의 키가 정말 167.5인지 알 길이 없다. 그녀가 말을 할 때는 어떤 몸짓을 취하는지, 어떤 향수를 쓰는 지, 심지어 그녀의 진짜 이름조차도 알지 못한다. 낮고 깊게 울리는 목소리가 수화기에서 흘러나왔다. 너 참 예쁠 것 같아, 그녀의 목소리가 낮게 내 귓가를 간지럽혔다. 그녀를 만난 것은 한 채팅 사이트였다. 23살 차쨩이예요. 왜 차쨩인가요... 2015. 6. 19.
스톤월 항쟁과 자긍심 행진의 정신 호림(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자긍심 행진에 참여해 본 성소수자들은 누구나 각별한 첫 행진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처음 행진하던 날, 광장에서 거리로 첫발을 떼던 순간의 떨림, 함께 걷던 사람들의 벅찬 표정, 거리에 크게 울리던 음악소리, 울컥 눈물이 날 것 같던 순간을 나는 또렷이 기억한다. 내가 게이, 레즈비언,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퀴어임을 한껏 드러내며, 행렬을 함께 하는 수많은 성소수자들,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낮의 도심 거리를 걷는 순간의 해방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성소수자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 종교를 제 명분 삼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증오를 선동하는 이들이 활개 치는 사회에서 성소수자의 자긍심 행진은 즐거운 축제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가진다. 자긍심.. 2015. 6. 10.
[LETSSAY] 5월의 렛세이 렛세이어 빨강 피어오르다 12살이었나, 그 해 내 달력은 한 인테리어회사에서 받은 것이었다. 모던한 분위기의 침실과 부엌이 매달 교차했다. 그 중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7월의 부엌이었다. 화이트 톤의 모던한 수납장과 아일랜드 식탁, 무광 스테인리스 후드와 4구짜리 가스오븐, 그곳에서 만드는 음식은 어디 레스토랑에 내어놓아도 뒤지지 않는 맛이 나올 것만 같았다. 본격적으로 부엌에 들어간 것도 그 해였던 것 같다. 프라이팬 한 가득 달걀을 부쳐내서는 밥그릇에 올리고, 그 안에 볶음밥을 담아서 동그란 오므라이스를 만들기도 하고, 밀가루-계란물-빵가루를 차례로 묻힌 돈까스를 튀기기도 했고, 손에 하얀 밀가루를 잔뜩 묻히고 만두를 빚기도 했다. 전자렌지로만 쓰던 컨벡션오븐에 빵을 구워본 것도 그쯤이었다. 밀가.. 2015. 5. 21.
[LETSSAY] 4월의 렛세이 렛세이어 빨강 춤 낡은 집에는 먼지가 더 빨리 쌓이는 것만 같다. 수치화된 사실도 아니고, 관련 연구가 진행된 적도 없고, 내 지인 중 하나는 그럴 리가 없다며 손사래를 치기까지 했지만,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그렇다. 낡은 집의 창문이, 그 집의 오래된 거울이, 그 집의 텔레비전 화면이 더 뿌옇고, 더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그런 집에서 먼지는 얹혀 지내는 백수 삼촌처럼 불편하게 집안 곳곳에 들러붙어 있다. 어렸던 나는 스무 살이 되면 당연히 독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트콤 논스톱에 나오는 것처럼 예쁜 가구가 있는 원룸에서 아침에는 모닝커피를 마시며, 변신하는 세일러문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아름다워 질 거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달콤한 날들을 보낼 수 있을 거라는…뭐 그런, 장.. 2015. 4. 21.
국내 퀴어 팟캐스트 디제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2편 어나더미, 바람(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최근 몇 년 동안 퀴어 관련 콘텐츠들이 증가했습니다. 최근 1~2년 동안 각광받는 콘텐츠는 바로 '퀴어 팟캐스트'입니다. 말 그대로 퀴어들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입니다. 청취자들과 가깝게 이야기와 감정을 공유하는 퀴어 팟캐스트 디제이분들을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 했습니다. #3 - 보리 은 따뜻한 팟캐스트 방송입니다. 2014년 4월에 시작했으며 2015년 3월 현재 15화까지 업로드 되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7447 방송이 진행되는 전체적인 방향이나 포맷은 어떻게 되시나요? 팟캐스트 구성은 오프닝 멘트, 오프닝 곡,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 보리의 근황, 토크, 엔딩 멘트, 엔딩 곡이에요. 전체적인 분위기를 생각.. 2015. 3. 22.
[LETSSAY] 3월의 렛세이 빨강단숨 붉은 커튼, 닳은 의자, 두꺼운 사진집, 나무 창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카페 구석구석 오래된 담배 냄새가 배어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테이블에서 글을 쓰면서 담배를 피울 수 있던 곳이었다. 그래서 유독 예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왔었다. 기타 줄을 퉁기면서, 스케치를 하면서, 노트북을 펼쳐 놓고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내뱉은 하얀 날숨에는 각자의 꿈이 한 모금 씩 담겨있었다. 그러니까 그 꿈들이 카페 구석구석마다 진하게 스며들어서, 내 꿈도 한 번 뱉어보고자 담배를 더 피워 댔던 거다. 나는. 처음 담배를 피웠던 곳도 카페였다. 열다섯 살, 여중에 다니던 때였다. 우연히 짝이 되어 친해지게 된 아이는 여자 친구가 있다고 고백해왔다. 그렇게 어느 날 기어이 학원을 땡땡이치고 그 아이의 손에 이.. 2015. 3. 15.
동인련 운영위원회에서 회원들께 제안드립니다 동인련 운영위원회에서 회원들께 제안드립니다 동성애자인권연대(이하 동인련)라는 단체명이 동성애자만을 대표한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동인련의 지향을 더욱 잘 담은 이름으로 변경하고자 합니다. 동인련은 1997년 대학동성애자인권연합으로 출발하여 1998년 단체명을 변경한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동인련이란 이름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이름 변경에 관해서는 2012년 2월 총회 때 안건으로 올라간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변경을 제안했던 웹진글입니다.(http://lgbtpride.tistory.com/376) 2012년 총회 때 충분한 토론이 이루어지지는 못하고 한해 정도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자리를 만들어 의견을 모은 후에 다음 총회에서 결정하자고 결론이 났습니다. 2012년이 지나가면서 다른 활동에 치여, 단체명 변.. 2014. 9. 10.
“이상한 사람들 천지네” - 대구퀴어문화축제 후기 덕현 (동성애자인권연대) “이상한 사람들 천지네”, 이 말은 대구퀴어문화축제 하던 곳을 지나가던 사람이 한 말이다. 이 말을 듣는데 맞는 말 같더라. 이 세상은 이상한 사람이 정말 많은데 왜 다들 숨기고 살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정상’은 얼마 없고 ‘비정상’이 더 많은데 왜 다들 ‘정상’인 척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나는 이상함이 정상인 퀴어문화축제가 좋다.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올해가 6회째인데 올해는 성소수자 혐오세력들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보수기독교단체 몇몇은 퀴어문화축제가 이루어지는 장소 바로 옆에서 ‘동성애 척결! 동성결혼금지법 제정을 위한 기도회’를 하고 퍼레이드 차량 앞을 가로막기도 하였다. 방해에도 불구하고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신나고 즐겁게 진행되었다. 특히 올해에는 처음으로 퀴어버스.. 2014. 7. 17.
[LETSSAY] 7월의 렛세이 렛세이어 달 불그스름하게 부풀어 오른 모공을 바라본다. 몇 달째 깎지 않은 손톱을 세워 털을 잡아당긴다. 씁쓰름한 기분이 들어 다시 눈을 감는다. 존재의 서러움은 몸을 불려나간다. 생의 이유는 우울도 슬픔도 아니었으나, 어떤 이유일지라도 상실은 필연적으로 외롭다. 인간은 직립보행을 함으로써 동물이 아니 기로 한 거야. 포기한 건지, 상실한 건지 우리로서는 알 수 없지만, 동물이 아니기에 찾아오는 외로움은 누구도 환영하지 않을 것이다. 존재로서 서러워지는 인간의 숙명은 털이 퇴화한다는 것을 발견 했을 때 더 더욱 심화된다. 짐승의 손톱을 세운다. 야성의 털을 일깨운다. 그럼에도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스스로의 울부짖음을 잊고 조밀한 발음을 구사하라 강요당했고, 본질의 바탕을 잃도록 억지로 만들어진 이름.. 2014. 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