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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우울에 입맞춤 |25. 새 - 적의(敵意), 여기 長篇小說 金 飛 25. 새 - 적의(敵意), 여기 그래야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아무리 기억해내려 해도 그런 적은 없다. 아마도 나는 나를 구덩이로 밀어 넣은 보이지 않는 힘이 일말의 여지없이 ‘적의(敵意)’라고 믿었을 것이다. 깊이 빠진 나를 구해내기 위해 어떤 손이든 나를 움켜쥘 수밖에 없을 텐데, 놓으라고, 그건 폭력이라고 버둥거리며 스스로 더 깊이 매몰되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온전히 선의뿐이었나? 나를 구하려는 그 손이 내 몸을 찌르고, 나를 아프게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에 몰아넣을 때, 그러면 그 때 내 온 몸을 지배했던 고통은 가짜인가? 고통을 느낀 자로서의 내 감정과 통증은 의미 없이 얄팍하기만 한가? 구원이나 치유가 고통일 수밖에 없단 정의는, 고통은 곧 구원이고 치유란 .. 2015. 6. 10.
우리의 우울에 입맞춤 |24. 산 - 자유로운, 부유(浮游)하는 長篇小說 金 飛 24. 산 - 자유로운, 부유(浮遊)하는 사랑에 관해 생각하는 일은 그만뒀다. 그 마음을 폄하할 의도는 아니지만, 지금의 나에게 사랑은 쓸모를 잃어버린 것이었다. 지나간 것들이 그러하듯 문득 떠오르긴 하겠지만, 나는 이제 그걸 ‘자학’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아닌가, 자학을 한번 더 학대하는 일인가? 그럼 그걸 뭐라고 불러야하는 걸까? 직업교육원에서 수업을 듣는 일도 그만두었다. 아침 아홉 시부터 네 시까지 주로 엑셀이니 워드니 컴퓨터 관련 수업을 듣긴 했지만, 그 역시 지금의 나에게 쓸모 있는 건 아니었다. 주로 아주머니들이 많았던 수업은 즐겁고 경쾌했지만, 그 역시 지금의 나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남자가 이런 직업 교육을 받기엔 늦은 것이 아니냐, 학교 때 공부 안 하고 뭐 했느냐, 예.. 2015. 6. 10.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활동가 편지 - 수환(모리) 수환(모리)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운영위원) 회원 여러분 잘 지내고 계신가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활동가 수환입니다. 지난 한 주도 일이 참 많았죠? 당초 6월 13일로 예정되어 있던 퀴어문화축제가 성소수자 혐오 극우 세력들의 허위 집회신고로 장소를 잡지 못해 6월 28일로 늦춰졌었는데요, 다행히 6월 28일 퀴어문화축제의 서울시청광장 사용 허가는 났지만, 남대문경찰서로부터 축제 당일 거리 행진(퍼레이드)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남대문경찰서가 무책임을 넘어 성소수자 혐오를 조장하는 이들과 손을 잡은 정황이 드러나 성소수자들이 남대문 경찰서 앞에서 노숙 농성을 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기사: [미디어 오늘] 남대문 경찰서 앞 24시간 줄서기, 무슨 일일까)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성소수자차별반대.. 2015. 6. 2.
오소리의 미국 LGBT단체 방문기 ③ - 솔트레이크 시티편 오소리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교회의 교회에 의한 교회를 위한, 그러나 변화하는 도시 - 솔트레이크 시티 (Salt Lake City) 솔트레이크 시티는 미국 유타주(州)에 위치한 주도(州都)이다. 록키산맥 아래에 해발 1000미터가 넘는 곳에 위치해 있는 도시이다. 원래 바다였는데 지표가 융기하여 내륙이 되면서 염호들이 많아 도시 이름이 솔트레이크가 되었다고 한다. 솔트레이크 시티는 미국에서 자체적으로 탄생한 모르몬교의 본부가 위치한 곳으로 유명하다. 시민의 반수 이상이 모르몬교도일 정도로 모르몬교의 영향력이 큰 도시이며 매우 보수적인 도시로 알려져있다. 모르몬 교회가 있는 템플스퀘어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적인 아닌 협력자, 윈윈 전략이 필요할 때 - Utah Log Cabin Republicans.. 2015. 5. 28.
성북무지개한마당 "함께 사니 참좋다" - 사진 스케치 오소리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지난 5월 22일, 성북무지개행동 주관의 성북무지개한마당 "함께 사니 참좋다"가 성북구청 앞 바람마당에서 진행되었다. 성북무지개한마당은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마을주민들과 함께 벌인 한마당 잔치이다. 이 날 성북무지개한마당에서는 사업예산 불용과정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마을 성소수자들과 함께하는 연대의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더불어 주민감사청구 서명의 목표인원 달성을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오후 5시부터 7시까지는 성북무지개행동과 공동주최 단위인 성소수자 단체들의 각종 부스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오후 7시부터 9시까지는 무지개문화제가 진행되었다. * 다양한 부스 행사들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의 부스. .. 2015. 5. 23.
자비로운 날, 부처님 오신 날 코코샤넬/이창현(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이 세상의 만물은 만상(만 가지 서로 다른 모양)입니다. 우리의 삶은 다양하고, 서로 다른 모양으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현재는 혐오와 차별이 난무하고 있죠. 모양이 다르다고, 아니면 모양이 없다고 차별합니다. 금강경이라는 불경에서는 일체 중생을 분류할 때 태어나는 모양 사생으로 분류합니다. 사생이란 태생(모태 출생), 난생(알에서 태어나는 것), 습생(습기로 인하여 탄생: 지렁이), 화생(애벌레에서 나비로 변화하는 것), 이렇게 서로 다른 모양으로 태어납니다. 보통 사람은 모양이 있는 것 밖에 모릅니다. 또한 부처님은 남녀 차별과 신분 제도인 카스트 제도를 부정하셨습니다. 2600년 전 여성은 출가를 하여 수행자가 못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성이 출가 수행자가 되는.. 2015. 5. 21.
정체성이 밥 먹여주나, 알바비가 급한데 재성(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 2024년 6월 23일 0시 / 노량진, 서울 “편의점 알바가 이제야 끝났다. 내 나이는 서른 셋, 졸업하고 난 뒤 다섯 번째 알바를 하며 최저 임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노량진은 고시촌이라 강남에서 일할 때보단 확실히 돈이 굳는다. 역시 알바는 물가 싼 동네가 갑이다. 주변에서 가끔 언제 취직하냐고 하지만, 난 이제 그런 소리엔 무덤덤하다. 그냥 편의점 알바도 괜찮은 것 같다. 친구들도 다 알바생인데 뭐. 일하는 사이 친구에게 연락이 와 있었다. 다음주 토요일에 H2O 엔터테인먼트에서 하는 큰 파티가 있는데, 같이 가자는 연락이었다.. 2015. 5. 21.
실용적 사랑?? 김형근 [편집자 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 있는 4월은 육우당을 비롯한 많은 성소수자 동료들을 추모하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특별한 주간을 맞아 4월부터 웹진팀에서는 이라는 제목으로 장애인 성소수자 김형근님의 원고를 기획코너로 싣기로 했습니다. 장애인 성소수자로, 성소수자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김형근님은 스스로를 '외계인'이라 부르며 블로그를 통해 세상과 소통합니다.   저는 소개를 할 땐 항상 게이라고 밝힙니다. 상대가 어떤 반응으로 나오건 상관 없죠. 부정이건 긍정이건 그건 상대방이 감당할 문제지 제 문제는 아니니까요. 감당할 거 같다면 제 곁에 있어 줄 것이고 아니라면 뭐... 쫑이죠.  이해 못하는 사람이 이상한 거죠. 저는 그저 속일 것이 아니니까 말할 뿐이죠. 나이 많은 어르신이야 그런 걸 모른 .. 2015. 5. 21.
[LETSSAY] 5월의 렛세이 렛세이어 빨강 피어오르다 12살이었나, 그 해 내 달력은 한 인테리어회사에서 받은 것이었다. 모던한 분위기의 침실과 부엌이 매달 교차했다. 그 중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7월의 부엌이었다. 화이트 톤의 모던한 수납장과 아일랜드 식탁, 무광 스테인리스 후드와 4구짜리 가스오븐, 그곳에서 만드는 음식은 어디 레스토랑에 내어놓아도 뒤지지 않는 맛이 나올 것만 같았다. 본격적으로 부엌에 들어간 것도 그 해였던 것 같다. 프라이팬 한 가득 달걀을 부쳐내서는 밥그릇에 올리고, 그 안에 볶음밥을 담아서 동그란 오므라이스를 만들기도 하고, 밀가루-계란물-빵가루를 차례로 묻힌 돈까스를 튀기기도 했고, 손에 하얀 밀가루를 잔뜩 묻히고 만두를 빚기도 했다. 전자렌지로만 쓰던 컨벡션오븐에 빵을 구워본 것도 그쯤이었다. 밀가.. 2015. 5. 21.
우리의 우울에 입맞춤 |23. 데리다 - 그리워하며, 환대를 長篇小說 金 飛 23. 데리다 - 그리워하며, 환대를 “여보세요? 아, 아닙니다. 잘못 거셨어요. 아니에요, 전화 잘못 거신 것 같습니다.” “사장님 계십니까?” “예, 무슨 일이신데요?” “여기 가게를 내놓았다고 해서 찾아 왔는데요.” “아닌데요, 저희는 가게 내놓은 적 없습니다.” “사장님이세요? 아닌데… 건물 주인에게 아직 이야기를 못 들으신 건가요? 아, 아닌가? 박 사장이 아직 이야기를 하지 않은 건가? 이거 미안합니다. 나중에 확인을 하고 다시 오지요. 실례했습니다.” “뭐예요, 가게 내놨어요?” “아니, 아니야.” “근데 저 사람은 뭐야?” “모르겠어. 웬일이야, 내가 한 동안 모이지 말자고 문자 보냈는데, 못 받았어?” “오지 말라고 하면 오지 말아야 하는 곳인 거야, 여기? 치사하게 왜 .. 2015. 5. 21.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활동가 편지 - 민해리 민해리 (행성인 운영위원) 안녕하세요.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운영위원 민해리 입니다. 2013년부터 행성인과 함께 한지 어느새 2년이 흘렀습니다. 야근이 잦은 직장인이다 보니 아직은 운영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제 역할을 하지 못 하고 있네요. 앞으로 이 활동가 편지를 계기로 회원분들과 더 많은 자리에서 만나 뵙길 간절히 바랍니다. 지난 토요일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T DAY,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 Transphobia, 아이다호 데이)이었습니다. 1990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ICD)에서 동성애를 삭제한 날을 기념 하고자 한국에서도 매년 혐오 반대 캠페인을 통해 차별 반대의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성.. 2015. 5. 21.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활동가 편지 - 종원 종원(행성인 운영위원) 나치 독일과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해방된 지 70년. 가장 많은 희생을 치른 유럽에서는 지난주 승전 70주년을 기념하며 수천만에 이르는 희생자들을 추모했습니다. 하지만 나치 독일과 일본 제국주의가 격퇴된 후에도 파시즘과 인종주의는 또다시 부활하여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난 1930년대와 40년대에 많은 사람들이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수용소에 끌려가 학살을 당했다는 역사적 사실은 201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지금 전 세계는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징병제를 폐지했던 나라들이 다시 징병제를 부활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국가 간 군비 경쟁은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금융 주도 성장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국제 금.. 2015. 5. 21.
혐오를 멈춰라, 광장을 열어라 - 아이다호공동행동 후기 & 사진 스케치 글 - 현진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사진 - 조나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5월 16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IDAHOT(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 Transphobia) day를 기념하는 아이다호공동행동이 열렸다. 서울역 광장에서 진행된 이번 아이다호공동행동은 그 어느 때보다 큰 행사규모와 많은 참가 인원을 자랑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무지개 버스를 타고 전국 각지의 성소수자들이 찾아와 오월의 광장을 뜨거운 햇살이 아닌 저항에 대한 열정으로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채워주었다. 부스 행사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무지개 버스가 도착했다. 서울을 비롯한 각지의 성소수자들은 힘찬 발언과 멋진 춤 그리고 아름다운 노래를 통해 지.. 2015. 5. 17.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 랑 2015년 5월호 5.1 세계 노동절, 성소수자 노동권일터 안의 유령, 성소수자도 얼굴을 가지고 싶습니다형태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노동권팀) “새벽 세시, 고공 크레인 위에서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100여일을 고공 크레인 위에서 홀로 싸우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성소수자와 노동 2015.05.112015 세계 노동절 대회 사진 스케치글: 종원(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사진: 종원, 오소리(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지난 5월 1일 국제 노동자 연대의 날을 맞아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이하..연대 2015.05.03혐오로 얼룩진 부당해고를 고발하며이성근(알바노조 조합원) 저는 작년 대구 퀴어문화축제 때 자원봉사자로 참석 하게 되었습니다. 축제가 끝난 4개월 뒤인 10월,같이 일하.. 2015. 5. 11.
혐오에 저항하는 작은 몸짓 - 2015 아이다호 공동행동을 준비하며 마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운영회원) 2015 아이다호 공동행동 준비 소감에 앞서 작년 아이다호 때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봅니다. 저는 작년 4월 긴 망설임 끝에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처음 발걸음을 디뎠습니다. 하지만 한 달 밖에 지나지 않은 터라 아이다호는 미국의 아이다호 주와 관련된 날인가? 아니면 무슨 호수와 관련된 축제인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날 중요한 약속이 있던 것도 아니지만 저는 작년 아이다호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저에게는 시내 한복판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얼굴을 드러내고 참여할 만큼의 자신감이나 자긍심이 부족했습니다. 아이다호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Biphobia and Transphobia: I.. 2015. 5. 11.
일터 안의 유령, 성소수자도 얼굴을 가지고 싶습니다 형태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노동권팀) “새벽 세시, 고공 크레인 위에서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100여일을 고공 크레인 위에서 홀로 싸우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올 가을에는 외롭다는 말을 아껴야 겠다구요. 진짜 고독한 사람들은 쉽게 외롭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조용히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는 사람들은 쉽게 그 외로움을 투정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 계시겠죠? 마치 고공크레인 위에 혼자 있는 것 같은 느낌, 이 세상에 겨우 겨우 매달려있는 것 같은 기분으로 지난 하루 버틴 분들, 제 목소리 들리세요? “ 2003년 10월 22일 정은임의 FM 영화 음악 오프닝 멘트입니다. 귀족 노조라는 말이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정규직 조합원들을 공격하던.. 2015. 5. 11.
혐오로 얼룩진 부당해고를 고발하며 이성근(알바노조 조합원) 저는 작년 대구 퀴어문화축제 때 자원봉사자로 참석 하게 되었습니다. 축제가 끝난 4개월 뒤인 10월,같이 일하던 동생이 모든 알바생들과 사장,사모가 있는 회식 자리에서 제가 게이라고 아웃팅을 했습니다. 그 자리는 순간 조용해졌고 결국 나는 해고를 당했습니다. 현재는 임금 5개월 치를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사장이 해고한 이유는 제가 동성애자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매일 가게를 찾아가 해고에 대한 사과와 밀린 임금을 달라고 이야기를 하였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각종 혐오발언과 마음에 상처가 되는 말뿐이었고 결국 너무나도 분하고 억울해서 저를 아웃팅 시킨 동생도 동성애자라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동생은 지금 더 이상 동성애를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했고 결국 사장은 그 동생 말을 믿.. 2015. 5. 11.
그림자의 감정 소유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회원) 언젠가 지인들이 동성애를 두고 대화하는 것을 옆에서 본 적이 있다. 동성애 관련 뉴스 때문이었는데, 그날 회사 동료가 성소수자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불만이 있었지만 아직 커밍아웃한 상태가 아니어서 당사자로서 끼어 반박하거나 얘길 이어나갈 수 없었다. 하지만 얼마전 또 비슷한 일이 생기자 무척 화가 나서 잠을 못 이룰 정도가 되었다. 결국 며칠 뒤 나는 그를 불러, 일터 사람에게는 처음으로 커밍아웃을 하고 사과를 받았다. 사실 모욕당했다고 생각될 때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상한 경험이었다. 그동안 내 정체성은 줄곧 게이 퀘스쳐너리였고 게이로서의 삶은 바로 나의 삶이었지만, 그 삶은 마치 그림자와도 같아서 그것이 불편을 끼치는 .. 2015. 5. 11.
자유와 평등을 위해 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에 함께 하자 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운영회원)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사람들, 노동하는 유령들 동성에게 끌리고 동성과 연애를 하며 성관계를 맺는 사람들, 태어난 성별과 다른 성별로 살아가는 사람들, 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에 들어맞지 않는 몸으로 태어난 사람들이 있다.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성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오랫동안 그런 사람들은 이런 저런 이름으로 불렸다. 하지만 특별히 구별되는 인간으로 여겨지지는 않았다. 시대마다 사회마다 그런 사람들 또는 그런 사람들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다양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동성간 사랑을 고귀하게 여겼고, 여러 지역의 원주민 사회에서는 성별을 바꿔 살아가는 사람들을 신성하게 여겼다. 동성간 성관계를 처벌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특.. 2015. 5. 10.
저 멀리 보고 꿈을 향해 달려라 민아! 먼저 감사하고 고맙단 말부터 해야겠구나. 아빠의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맙고, 어릴 때 경제적으로 힘들어 잠시 떨어져 있었지만 건강하고 밝게 자라줘서 또 감사하다. 그리고 이제는 성소수자라는 특별한 선물로 다가와 아빠 곁에서 늘상 행복과 기쁨을 주는 존재로 서있네. 시간이 참으로 빠르게 지나온 것 같다. 작년 고2, 4월 초에 처음으로 커밍아웃을 하여 가족과 학교에 양성애자임을 밝혔지. 성소수자들이 우리의 평범한 이웃이자 자식들이라고,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들로서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인권을 가진 독립된 인격체로 보게 되었다. 동성과 결혼을 하거나 결혼 후 자식을 입양한다 해도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해의 깊이와 폭까지 생겼으니 말이다... 2015.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