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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인 활동/활동 후기

[소지인권아카데미 3기] 3강 숫자로 보는 성소수자의 삶

by 행성인 2018. 2. 1.

도영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여성모임)




3 <숫자로 보는 성소수자의 삶> 강의는 2014년 발간된 <한국 LGBTI 커뮤니티 사회적 욕구조사 주요결과> 보고서를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오프라인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의 총 참여자 4176, 유효 응답수는 3159명이다.


드러내기 - 주변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커밍아웃을 하고 살아가는지에 관한 항목들로 구성되었다.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들, 직장동료, 친구나 교사에게 커밍아웃한 비율과 더불어 아무도 모른다 의 비율은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았다.’ 가 전체 9.7%,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들 아무도 모른다.’ 20.3%으로 꽤나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정체성 숨김으로 인한 어려움에는 정신적 스트레스, 대화 배제 소외감, 더 잘 해야 한다는 압박 등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전체적으로 동성애자/양성애자보다 트랜스젠더가 더 큰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밍아웃은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으로서 살겠다는 선언, 나의 드러냄과 상대의 받아들임으로 완성되는 행위, 자신을 안전하게 하는 관계 안전망, 사회적 인식변화를 위한 대사회적 행위 등의 의미가 있는 만큼 한국의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성정체성과 성적지향에 대해 자유롭게 드러내지 못하는 지금의 현실이 반드시 달라져야 함을 느꼈다. 


동반자 성소수자들의 연애기간은 평균 30개월, 동거생활 만족도는 80.9%로 이성애자 커플의 동거생활 만족도보다 높은 것이 인상적이다. 또한 파트너 관계나 공동생활 유지에 가장 시급히 필요한 제도는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의 답변은 수술 등의 의료 과정에서 가족으로서 권리 행사, 국민건강보험 부양-피부양 관계 인정, 동성커플에게 입양 허용 순으로 높았다.   

 

심리상태 귀하는 행복합니까? 귀하가 LGBTI 라는 점은 전반적인 삶에 얼마나 중요합니까? 등의항목이 있었으며 그 중에서도 트랜스젠더의 자살 시도, 자해 시도 비율이 높은 것 또한 돋보였다. 후반 조별 논의 발표에서는 트랜스젠더의 높은 자살률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사회환경 – LGBTI가 살아가기에 한국 사회는 어떠합니까? 라는 질문에는 39.1%가 매우 안 좋음, 54.2%가 별로 안 좋음으로 전반적인 한국 사회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의외로 차별 폭력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는 절반에 못 미치는 41.5%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한국 사회 특성상 자신의 성정체성과 성적지향에 대해 드러낼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또한 차별이나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더라도 나의 성적지향/성별정체성을 알리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신고하지 않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정책/정치 한국의 성소수자들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정책적 이슈로는 차별금지법 제정, 동성커플에 대한 법적 결혼 인정, LGBTI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교육과정 마련 순으로 비율이 높았다. 또한 트랜스젠더는 법적 성별 변경을 위한 법률, 트랜스젠더와 간성의 의료적 조치에 건강보험 적용 순으로 높았다.


이 외에도 갤럽 조사결과 비교를 통한 시대별 인식 변화와 지역, 연령, 직업별 동성애/동성혼에 대한 인식도 파악할 수 있었다. 인상적인 점은 정치적으로 진보적 성향을 띤다고 볼 수 있는 광주/전라 등의 지역에서 의외로 동성애에 대한 긍정적 인식 비율이 낮다는 점이었다. 이것이 반영된 결과가 서울을 제외한 지역 퀴어문화축제의 개최순서가 아니냐는 의견 또한 기억에 남는다.

 

이번 강의를 통해 한국 성소수자들의 삶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접근을 할 수 있었다. 비록 아직 자신의 성정체성이나 성적지향을 드러내지 못하고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이 더 많은 세상이지만, 이런 조사들을 바탕으로 성소수자들이 받는 차별과 어려움에 대해 알리고 다른 사람들과 동등하게 갖고 있는 우리의 권리에 대해 더 크게, 멀리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