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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당36

애도의 기억, 무지개 봄꽃들의 시간- #2 다시 만난 무지개 봄꽃 남웅(행성인 미디어TF) 육우당의 이름 행성인은 19년동안 육우당의 이름을 부르며 추모했다. 현석이라는 이름보다 육우당을 쓰는 것은 비단 개인으로서 그의 자리 외에도 우리를 떠난 이들을 한데 묶어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다. ‘육우당’이라는 이름은 우리 곁을 떠난 다른 이들까지 포함하는 우산이 되었다. 하지만 그는 한 명의 개인이기도 하다. 육우당은 여섯 친구를 가리키는 아호의 의미만큼 상징적 의미가 크지만 이를 개인과 아주 분리할 수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육우당이 남긴 기록들에는 성소수자 혐오와 보수 기독교, 청소년보호법 등의 당시 사회적 이슈들이 포개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을 살아가는 활동가들은 육우당을 기억하면서 떠나보내고, 떠나보내면서(혹은 떠나보내기 위해) 기억한다. 육우당의 기.. 2022. 4. 29.
故육우당 16주기 공동행동_ 차별과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는 이상한(恨)문화제 사진 스케치 조나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지난 2019년 4월 27일 대학로에서는 故육우당 16주기 공동행동_ 차별과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는 이상한(恨)문화제가 진행되었습니다. "국가 통제에 저항하라!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행동이 당신의 삶을 기억하는 실천이다!"라는 기조 하에 오후 1시에는 각 부스 별 캠페인, 2시부터는 문화제가 진행되었는데요. 사진을 통해 그날의 이모저모를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2019. 4. 28.
성소수자이기에 좋은 점!! 에리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안녕하세요! 저는 좀 우울하고 무기력할 때, 종종 다른사람의 이야기, 특히 '좋은 기억'이나 '행복한 기억'을 듣고 싶습니다. 저 또한 퀴어/성소수자로서, 성소수자 정체성을 가지고 살면 얼마나 힘든 일이 많은지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제가 꼭 다른 퀴어/성소수자 분들에게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고(故) 육우당님의 추모문화제에서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성소수자이기에 좋은점을 써주세요." 라는 부탁에 많은 분들이 소중한 시간을 할애하여 지금까지 살아왔던 경험을 돌이켜보며 메시지들을 써주셨습니다. 그게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같이 메세지판을 만들고, 바람 때문에 날아가지는 않을지 계속 보고 있던 분들에게 또 감사하다는 말씀.. 2017. 5. 12.
모두에게 해피엔딩을 - 언제나 있으되 언제나 없는 이들을 기억하며 루카(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완연한 봄인 줄만 알았습니다. 따뜻한 주말을 보냈습니다. 쾌청한 하늘 아래 무지개 깃발을 드높이고 서울 시내를 걸었습니다. 목이 쉬는 줄도 모르고 구호를 외쳤습니다. 나름의 용기를 내어 입안에서만 맴돌던 노랫말을 흥얼거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주말은 서로가 서로를 발음(發音)하는 자리였습니다. 손에는 여성이 주어임을 선연히 상기시키는 문장들이 피어났고, 어떤 재주로도 ‘반으로 나누지 못할’ 목소리가 모여 깊은 숨을 빚어냈습니다. 봄이구나. 행진을 마치고 광화문 광장을 지나며 연거푸 나지막이 발음해보았습니다. 삼월의 첫 주말이었습니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뒤, 같은 옷차림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지난 주말을 보내고 맞은 첫 외출이었습니다. 집 밖으로 나오자 세차게 부는 바람에 .. 2017. 4. 13.
[행성인 20주년 기획] 행성인 역사 돌아보기 "그땐 그랬지" - 4월 편 2017년은 행성인이 2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97년, ‘대학동성애자인권연합(약칭 대동인)’으로 시작해 지금의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에 이르기까지 어떤 사건들이 있었고, 행성인은 무엇을 해왔을까요? 웹진기획팀에서는 행성인 20주년을 맞이하여 매월 정기발행 때마다 각 해당 월에 해당하는 주요 사건들을 정리해 여러분께 선보일 예정입니다. 오소리(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2003년 국가인권위 ‘청소년보호법 시행령 중 동성애 조항’ 삭제 권고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인권위 결정을 즉각 이행하라” 성명 발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국가기관이 청소년들에게 ‘동성애’를 권장하는가” 성명 발표 육우당, 한국 사회의 현실과 한기총의 성명을 비판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음 2004년 청소년보호법 시행령 청소년유해.. 2017. 4. 13.
[스케치] 故육우당 13주기 추모 캠페인 및 문화제 재연(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사람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 심장 깊숙이 총알이 박혔을 때? 아니. 불치의 병에 걸렸을 때? 아니. 맹독 버섯 스프를 먹었을 때? 아니야! 사람들에게서 잊혀졌을 때다.” 애니메이션 에 나온 유명한 대사다. 대사가 나온 장면은 원피스의 많은 팬들에게 작중 최고의 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데, 아마 누군가가 세상을 떠나도 그의 모습과 뜻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그 뜻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훌륭하게 표현해 내서 그럴 것이다. 2016년 4월 23일, 동성애자가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 우리 곁을 먼저 떠난 한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다. 2016년 4월 23일 오후 2시 4월 23일의 오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안의 푸르른 나무.. 2016. 4. 29.
[활동가 편지] 기억해야 하는 이유 김수환(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운영위원)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성소수자 부모모임과 성소수자 노동권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운영위원 김수환(모리)입니다. 25일은 육우당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지 13주기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광화문공동행동'과 함께 마로니에 공원에서 육우당 13주기 추모문화제를, 25일에는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기독인들과 함께 향린교회에서 추모기도회를 열었습니다. 육우당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청소년 회원으로 2003년 4월 25일 행성인 사무실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당시 청소년보호법 상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기준에 동성애가 포함되어 있었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를 차별로 판단하고 삭제를 권고했습니다. 이에 보수적인 교회들의 연합인 한국기독교.. 2016. 4. 26.
미숙한 색깔 씨엘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청소년인권팀) 눈에 띄는 행동이나 말을 하는 것, 대다수의 사람들과 다른 선택을 하는 것 등 다수의 사람들과 비슷한 길을 걷기를 요구받는 사회 속에서 평범함을 벗어나는 사람들은 선망의 대상이 되는 동시에 불편한 존재가 됩니다.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더욱 증폭 됩니다. 그 대상이 사회적 약자인 경우 불편한 감정은 조금 더 쉽게 표현될 수 있습니다. 폭력을 휘두르거나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겠죠. 폭력의 피해자 중 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국에서 청소년이란 어른들이 보호 해줘야하는 미숙하고 순수한 존재이고, 성소수자는 과거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관심을 갖는 포비아분들 때문에 여.. 2016. 4. 10.
청소년 시기를 보내거나 지나온 사람들의 이야기와 추모의 편지 청소년 시기를 보내거나 지나온 사람들의 이야기와 추모의 편지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바람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팀) 저는 청소년 성소수자입니다. 제가 동성애자임을 깨달은 건 14살 때였어요. 그때 저는 제가 게이라는 것도 몰랐지만 제 자신을 미워하는 마음이 커서 그런지 정체성을 부정하기도 하였죠. 저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어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상처도 받고 사랑도 하고 그랬죠. 지금 생각해보면 3년이라는 시간은 의외로 길었어요. 지금도 가끔씩 후회가 돼요. 조금만 더 자주 성소수자라는 단어를 접했으면 빨리 정체화를 하고 자신을 혐오하는 마음이 조금은 줄지 않았을까. 제가 커뮤니티에 나온 지는 어느덧 4년이 지나가는데 2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제가 아끼는 사람들이 .. 2015. 4. 8.
동인련 10월 정기회원모임 - 문학의 밤 후기 박선용 (제2회 육우당문학상 우수작 수상자) 이번 제2회 육우당 문학상에 ‘다리에서의 크리스마스’라는 작품이 우수작 수상을 하게 되어 ‘문학의 밤’에 참여하게 되었다. 문학의 밤에 대한 소식을 듣고 온갖 생각이 들었다. 거기서 뭘 하는 걸까? 인터뷰하다가 혀가 심하게 꼬여버리면 어쩌지 등등. 제주에서 출발할 때부터 긴장이 계속 되었다. 하지만 동인련 회원들을 직접 만나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부터 다른 수상자들을 만난다는 것이 꽤 큰 영광이었다. 서울에 와서 하루가 지나고 행사 당일이 되었다. 핸드폰 배터리도 없는 데다가 지명만 그나마 외우는 이상한 길치라 행사에 헤매지 않고 제때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 다행히도(?) 정확히 1시간 12분 정도를 헤매다가 겨우 찾았다. 5시가 조금 지나고, .. 2014. 11. 11.
사진으로 보는 청소년 성소수자 故 육우당 11주기 추모 주간 지난 4월 네 번째 주는 안타깝게 우리 곁을 떠난 고 육우당 11주기 추모주간이었습니다. 이에 따라서 고 육우당의 기억하고 청소년 성소수자 이슈를 다루는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4월 25일, 26일, 27일 3일간 연이어 추모기도회, 거리캠페인, 무지개 청소년 세이프 스페이스 후원을 위한 바자회가 열렸습니다. 사람들은 추모 주간 동안 함께 모여 웃고 떠들고, 서로를 위해서 기도하고, 거리에서 혐오와 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외치고,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해 지갑을 흔쾌히 열었습니다. 웹진팀은 이런 우리의 모습을 사진으로 모아봤습니다. 추모기도회 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고 육우당은 독실한 기독교인이었지만 호모포비아적인 일부 보수적인 기독교세력의 공격으로 인해서 괴로워했습니다. 이에 성소수자 기독교인이 .. 2014. 4. 30.
제2회 육우당문학상 심사평 홀로 있음을 두려워말고 홀로 있음으로 스스로를 자학하지 않으며 마음껏 노래하고 마음껏 쓰시라 김비(소설가, 제2회 육우당문학상 심사위원) 고독하지 않은 예술은 없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사회적 명성과 부를 얻는 예술도 가치가 있겠지만, 예술이 인간과 사회를 한 차원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기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 있다는 말은 그만큼 예술로부터 멀리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예술을 대중과 나 혹은 사회와 나 사이의 거리감으로 가늠하는 것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면, 언제나 새로운 것을 향해 나아가야하는 예술가의 숙명을 고려할 때 나와 나 사이의 거리감에 관한 것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나'는 이미 예술가 자신이 원하는 '나'가 아니며 그는 언제나 새로운 곳에 가 닿기를.. 2014. 4. 30.
육우당 문학상 우수작 - 어느 교실의 풍경 어느 교실의 풍경 배주호 "코끼리는 자신의 때가 다할 때쯤, 코끼리 무덤이라는 곳에 가서 홀로 죽음을 맞이한다고 한다는 말이 있지. 들어본 사람 많을 거야……." 하라는 수업은 안하고 또 딴소리 하고 있다, 저 사람. 국어 선생이면 국어를 가르쳐야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아니 고3 교실에 들어와서, 저게 무슨 장광설이냔 말이다. 언어영역 성적이 안 나오는 것도 짜증나 죽겠는데.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단다……." 물론 내 성적이 낮은 이유는 따로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내가 공부를 안 한다는 거? 지금도 내 국어 공책은 낙서로 가득 차 있고, 더 채워지고 있다. 백지를 버릴 수는 없으니까. 뭐 그래도 국어선생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속 편하다. "사실 이건 밀렵꾼들이 지어낸 이야기야. 상아를 .. 2014. 4. 30.
육우당 문학상 우수작 - 다리에서의 크리스마스 다리에서의 크리스마스 박선용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내가 어른이 되기 전에 맞는 마지막 크리스마스이브. 눈이 온다. 맞으면 마음속까지 치덕치덕해지는 싸락눈이 온다. 얼마 입지도 않았는데, 동물의 가죽을 엉성하게 뜯은 것처럼 낡아빠진 코트가 그나마 그 더럽고 미묘한 기분을 그나마 막아준다. 하지만 당장에라도 벗고 싶다. 눈이 코트 위에 앉아 녹으면 녹을수록 무거워져서 어서 벗고 싶다. 안 된다. 내가 가려고 하는 곳까지는 벗을 수 없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나름 힘들여서 다림질한 셔츠를 입었으니까. 마지막 순간이나마 깔끔한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던 마음으로 다림질한 하얀 셔츠니까. 방금 여자 친구에게 헤어지잔 말을 했다. 그 애는 뭔가 알고 있었다는 듯이 예전 크리스마스와는 달리 죄다 검게 입고 날.. 2014. 4. 30.
육우당 문학상 우수작 - 거리에서 거리에서 강요한 배가 고파서 그래, 사실 아파서인지도 모른다 손을 잡고 걷는 길 위로 수 만 개의 시선이 나를 무는 것 같아서 질식할 것 같다 그림자는 이미 발밑으로 숨어든 지 오래 네 손도 날 꽉 물고 있다 몸 전체가 너무 저릿한데, 백지 위를 걷는 기분이다 끝없이 발을 놀려도 자꾸만 주저앉게 돼 배가 고파서 그래, 네 손을 문다 흘러내리는 건 나와 똑같은 살이야 새싹같이 곱게 자리한 더듬는다 나를 앙 물고 있음에도 놓으면 사라질까, 놓으면 날아가 버릴까 네 입술은 나비를 닮았다 네 입에 나비 한 마리를 더 맞대면 거리 사람들이 나비와 날아가 버릴까, 입 맞추면 날아가 버릴 것 같다 꽉 잡으면 건네지는 한 마디의 신경 쓰지 마 2014. 4. 30.
육우당 문학상 우수작 - <2009.4.18 1950 - 2009.11.30 0142> 2014. 4. 30.
육우당 문학상 우수작 - 그렇게 우리의 시간은 익지 못했다. 그렇게 우리의 시간은 익지 못했다. 양진솔 1. 연락을 끊었다. 이곳으로 오며 한국에서 알고 지냈던 대다수와. 하지만 몇몇은 남겨두기로 했다. 그렇게 정리하고 정리해서 남겨둔 이들의 대략 120명에서 20~30명으로 팍 줄어버렸다. 알고 지내도 별 상관없는 사람들이 100여명이라니, 지우는 내내 신기하고 허탈해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렇게 주소록을 정리하다 보니 애매한 번호들이 몇 개 남고 말았다. 아, 이 번호들을 지워야 할지, 아니면 그냥 놔둬야 할지.. ‘삭제’에 대한 확인을 승낙하기가 어렵다. 겨우 번호 몇 개 때문에. 나는 그 번호들의 주인들을 찬찬히 떠올렸다. 그렇게 찬찬히 되새겨 보니 지우는 번호가 또 늘었다. 그러다 보니 또 줄어든 번호들을 보며 난 손톱을 자근자근 씹었다. 가족도 아니고 .. 2014. 4. 30.
육우당 문학상 우수작 - 물감옥 물감옥 비로 나는 너를 보고 있다. 5월, 축제가 있는 계절.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너는 굼뜨게 움직이는 중이다. 느릿느릿. 팔을 활짝 벌려 벽을 한 번 껴안았다가 떨어진다. 벽보가 삐뚤지 않게 제대로 붙었나 눈으로 가늠한다. 나는 사람이 콸콸 쏟아져 흐르는 학생회관 통로 한가운데 서서 그런 너를 보고 있다. 너의 얄팍한 윤곽을, 좁은 어깨를, 균형이 기운 골반을 본다. 인파가 어깨를 치고 스쳐간다. 숨쉴 틈 없이 밀려오는 사람들의 체취를 비집고 어디선가 비릿한 향이 풍겨 온다. 돌아선 그 애도 나를 알아 보았다. 향은 너에게서 온다. 독 같은 달콤함으로, 속이 메슥거린다. 네 뒤로 압정이 빠진 종이 한 귀퉁이가 덜렁거리는 게 보인다. 「안녕하세요 저는 성소수자입니다……」 고해 같은 글자가 고개를.. 2014. 4. 30.
제1회 육우당 문학상 당선작 <깊은 밤을 날아서> 작가와의 대화 제1회 육우당 문학상 작품집 출판 기념 문학의 밤 "깊은 밤을 날아서"에서는 당선작과 우수작 수상작가들이 참여해 낭독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 가운데 문학상 기획자 웅과 당선작가 이은미 씨의 대화를 지면에 소개한다. 웅: 인터뷰 기사를 보니 작품을 상당히 오래 전에 집필하셨다고 나오더라고요. 7년 전 쯤이었나? 사실 육우당문학상을 시작하고 아쉬운 점이 응모기간이 촉박해 작품을 쓸 시간이 별로 없었다는 건데. 접수를 받으면서 느낀 점은 육우당문학상을 노리고 쓴 글 같지 않았던 작품들이 많이 보였다는 거에요.(웃음) 뭔가 자기 고백적인 이야기들,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 작가님은 처음 어떤 동기로 쓰게 되신 건가요? 이은미: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어요. 초고는 소설 전공 시간에 과제로 쓴 .. 2013. 12. 25.
우리의 밤은 아직 깊다 - 제1회 육우당문학상 작품집 출판 기념 문학의 밤 후기 SB 죽은 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떠한 길을 걷다가 갔는지 잘 모른다. 그가 홀로 감당해야 했을 어둠의 깊이를 짐작할 수 없다. 육우당이 떠나고 이제 십 년이 지났지만, 우리의 밤은 아직 깊다. 그것은 아직 충분히 변하지 않았다. 삶은 계속되는 것이기에 우리들은 화려한 행진을 하고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지만, 그 모든 몸짓은 오늘날 우리의 삶을 두른 어두움의 깊이와 무관하지 않다.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의 결합은 어떤 이들에게는 너무나 평범한 일이니, 누구에게나 그리 되어야할 마땅한 것이다. 하지만, 그 마땅함은 우리로부터 너무 멀리 있어서, 누군가는 그들의 존재와 행복의 가능성을 넓은 광장에서 펼쳐보여야 했다. 그 현장에는 어김없이 혐오라는 이름의 오물이 뿌려졌다. 2013년의 한국이다. 그런 시절을.. 2013. 1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