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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정욜의 세상비틀기9

[기고] 나는 ‘게이’ 황의건보다 ‘날라리 외부세력’ 김여진이 더 좋다. 황의건씨, 당신의 커밍아웃이 부끄럽습니다. 이 글은 인터넷언론 과 블로그에 기고한 글입니다. 커밍아웃한 게이, 패션 칼럼니스트 황의건씨가 배우 김여진씨를 비난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화제라고 합니다. 트위터를 하지 않는 저로서는 이 소식을 잘 모르고 있다가 최근 개봉한 게이 다큐멘터리 관객과의 대화 자리에서 뒤 늦게 이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혹시 영화 관객들의 조롱과 비난이 들리지 않았나요? 물론 게이라고 정치적 올바름을 모두 가질 순 없겠지만 당신의 커밍아웃이 부끄러운 건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은 당신과 같은 사회적 위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소소한 일상을 두려움 속에서도 즐겁게 살아가는 게이들이 등장합니다. 당신의 말 한마디 때문에 영화에 출연한 나조차 황의건씨의 말에 동조하.. 2011. 6. 27.
군형법 제92조 합헌결정. - 3월31일 너무 끔찍했던 하루, 그리고 새로운 다짐 - 군형법 제92조 합헌결정. - 3월31일 너무 끔찍했던 하루, 그리고 새로운 다짐 - 헌법재판소 소장과 재판관들이 입장하자 영상 카메라가 돌아가고 사진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TV에서만 지나치듯 봤던 헌법재판소 풍경을 바로 앞에서 보고 있자니 처음엔 신기했지만 나중에는 엄숙함과 권위에 눌려 앞을 제대로 쳐다 볼 수조차 없었다. 2시부터 시작하는 헌법재판소 선고에 혹시나 방청권을 얻지 못할까봐 1시간 전부터 미리 와 있었다. 오는 버스 안에서 핸드폰으로 군형법 92조를 검색했다. 서대문 근처 한 교회에서 합헌결정을 위한 집단기도회가 예정되어 있다는 블로그 글이 검색되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먼저 와있던 교계 어르신들 덕분에 나는 방청권조차 얻지 못.. 2011. 4. 8.
10대 동성애자들 사이에서 벌어진 폭력사건, 과연 ‘10대 동성애’가 문제인가? 10대 동성애자들 사이에서 벌어진 폭력사건, 과연 ‘10대 동성애’가 문제인가? 지난 2월22일 우리는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인터넷 공간에 존재하고 있는 동성애자 모임을 탈퇴했다는 이유로 10대 동성애자 12명이 한명을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가했다는 사건을 접했다. 특히 혐오와 차별에 노출되기 쉬운 10대 청소년 동성애자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라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성정체성을 떠나 인간의 존엄을 파괴할 수 있는 그 어떤 폭력도 용납될 수 없고 존재해선 안 된다. 하지만 보도기사 대부분이 폭력이 발생한 원인을 진지하게 고찰하기보다 자극적인 현상에만 집착하고 있는 듯 보인다. 마치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학교생활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해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는 음지의 인터넷 클럽에 모이고 있고 정모를 통.. 2011. 3. 6.
2010.3.11 전남대 강의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는 KTX 열차 안에서. “과장님. 내일 저 시골에 내려가 봐야 해서 연차를 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나는 오늘 전라도 광주로 향했다. 지금은 저녁 6시부터 시작한 전남대 로스쿨 강의를 다녀오는 길이다. 서울까지 약 2시간 정도가 남았다. 밤 10시를 향해가고 있다. 열차 안에서 자면 서울까지 빨리 갈 수는 있겠지만 집에서 밤잠을 설칠 것 같아 결국 노트북을 꺼냈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자 덜컹거리는 기차에서 글이나 써보자는 심산이었다. 무엇을 써볼까 고민하다 오늘 전남대 로스쿨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마치고 난 소감을 적어볼까 한다. 전남대 인권법학회와 공익인권법센터를 공동으로 주최한 오늘 토론은 제목이 매우 흥미로웠다. ‘실제 성소수자가 들려주는’ 성소수자로서의 삶과 커밍아웃. 법학전문대학원 엘리베이터마다 붙어있는 이 .. 2010. 3. 29.
장례식장의 이중풍경 회사에서 짜증나는 하루를 보내고 있었던 무렵 어머니로부터 할머니의 부음을 알리는 전화가 왔다. 지난 5년 동안 치매로 고생하셨던 할머니께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임종을 맞이하셨다고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께서 일하다 다치셔서 장례식장을 찾아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친척들은 이미 도착해 분주히 장례를 준비하고 있었다. 나는 고모부로부터 내가 3일 동안 해야 할 일을 전해 들었다. 장례식장 입구에서 부의금을 넣는 통을 지키면서 신발정리 및 오는 조문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하루가 참 길 것 같았다. 대부분의 게이, 레즈비언들이 그렇겠지만 나 역시 결혼적령기의 나이이다 보니 친척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껄끄럽다. 정말 성스러운(?) 집안 분위기 때문인지 몰라도 숨이 막힐 정도로 답.. 2009. 4. 28.
Part 3. 너의 꿈을 더해봐 : 동성애자인권연대 꿈 이야기 >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 '너, 나, 우리 랑' 10월 호 * 지난 8월부터 웹진 코너를 통해 동성애자인권연대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8월 회원이야기에 이어 9월 활동이야기, 10월 마지막으로 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때로 진부하게 보일 수 있는 이야기 시리즈가 독자 여러분께 어떻게 전달되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동인련을 잘 알지 못한 사람들에게 '아 이런 단체도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모든 면이 완벽하고 완성된 단체가 아니기에 10년 후 이 글을 다시 보게 되었을 때 과연 어떤 느낌이 들 지 벌써부터 설레기도 합니다. 다른 한편으론 멈춰 서 있거나 후퇴되지 않고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는 다짐도 해 봅니다. 어쩌면 이 글은 동인련.. 2008. 10. 30.
Part 2. 희망바라기 : 동성애자인권연대 활동이야기 동인련 웹진 "너, 나, 우리 '랑'" 9월호 * 지난 8월부터 웹진 코너를 통해 동성애자인권연대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8월 회원이야기에 이어 9월은 Part 2. 활동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세세한 활동을 소개하기보다 성소수자 운동을 한다는 것의 의미를 재구성해보고 모순이 넘치는 사회를 성소수자 시각에서 어떻게 분석해 낼 것인지를 초점에 두었습니다. 활동만을 놓고 본다면 이것만큼 진부하고 재미없는 것이 또 있을까 싶다. 쉽게 접근하기도 힘들고 가끔 보면 특정한 누군가의 독점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활동이 우리 삶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그것은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봉사정신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도전정신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2008. 9. 29.
4명의 게이들이 함께 떠난 4일간의 솔직 담백한 여행 이야기 정욜 4명이 모이기 전까지는 과연 여행을 갈 수나 있을까! 서울을 벗어날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만만한 삶을 살고 있지 않다보니 지나가는 말로 "같이 여행가자. 놀러가자."라는 말을 습관처럼 했어도 자동차에 몸을 싣는 순간까지 우리가 어딘가로 떠난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처음 가고자 했던 곳은 남도였다. 광주 망월동 묘지를 시작으로 강진, 목포, 해남을 거쳐 서울로 돌아오는 코스를 생각했다. 그 지역에 대해 아는 것 하나 없었지만 그냥 그곳에 가면 뭔가 볼 만 한 게 있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뿐 이었다. 빡빡한 여행 일정이 아니라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 늦게 일어난 데로 주변을 산책하며 쉬면되는 그런 여행을 원했다. 큰 욕심도 없었고, 그냥 조용한 곳에서 얽히고설킨 생각들을 정리하고 싶었다... 2008. 8. 25.
[6월호] 자연스러움과 자연스럽지 못함 - 비정규직 노동자와 성소수자 사이에서 '평등'을 말하다 ‘시간’, 나의 하루를 어떻게 하면 잘 쪼개서 유용하게 보낼까. 물론 오늘의 지나친 과음이 내일 계획된 모든 스케줄을 망가트릴 수 있어도, 주어진 시간동안 활동과 나의 삶을 위해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잘 쪼개서 사용할 지 늘 고민하게 된다. 촛불과 함께 밤새도록 지내다보면 다음날 회사를 가야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시간을 계속 확인하며 집으로 돌아갈 방도를 찾고, 퇴근 후 중요한 활동 회의를 가야하는데 회사동료들과 계획에 없던 회식자리라도 잡히기라도 하면 나로 인해 활동에 피해가 갈까 전전긍긍한다. 이제는 이런 생활에 이제 너무 익숙해져 회사 동료들은 가끔 날 보고 눈을 반쯤 감고 다니는 피곤맨이라고 부른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철저한 이중생활은 힘들다. 요즘엔 빈틈이 자주 보여 걱정도 된다. 회사에서 동인.. 2008.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