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편지
재경 (동성애자인권연대) 음악을 듣고 있어. 아마 네가 옆에 있었다면, 나는 이어폰 한쪽을 빼서 네 귀에 꽂아줬겠지. 그러면 너는 책을 읽다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말고 고개를 들어서 나를 보았을 거야. 곡이 끝날 때까지, 나를 바라보았겠지. 천천히 희미하고 환하게 웃었을 거야. 너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희미한 미소였어. 아마, 네 이름을 잊는다고 하더라도, 그 미소 만은 절대 잊지 못할 거야. 넌 절대 환하게 웃지 않았거든. 그 희미한 웃음만으로도, 난 그저 가슴이 두근거렸으니까. 그게 무엇이든지 널 내 곁에 두고 싶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계속 신경이 쓰였어. 너에게 환한 웃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나였으면, 나라면, 나여야만 한다고 중얼거리기 시작했었어. 그게, 너에게 갖는 마..
2013.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