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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인 웹진 2024년 10월호 [활동스케치]  행성인 2024년 10월 활동스케치 & 회원가입 한마디 [추모 기획] 이연수 활동가가 남긴 웹진의 원고들과 추모의 기록 [추모 에세이] 찬 밤에 가을 비가 내립니다. 당신도 안녕하신가요? [추모 에세이] 이연수 활동가를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추모 편지] 연수에게 쓰는 편지 [이야기마당] 동성애도 배달이 되는 세상, 근데 왜 동성애자인 전 혼자인가요? [이야기마당] 내가 섹스를 잘 못하는 네 가지 이유 [회원 에세이] 맞기도 때리기도 싫지만 그래도 킥복싱 [회원에세이] 우리의 드리블은 준결승까지 갔다, 다음은 어디로 갈까? [활동가 연재] 상임활동가의 사정 육아#30. 어디에나 존재한다: 필리핀 퀴어 친구를 소개합니다 1탄 2024. 10. 22.
[활동스케치] 행성인 2024년 10월 활동스케치 & 회원가입 한마디 오소리(행성인 사무국장)   #1. 故 이연수 추모 지난 9월 29일, 행성인 회원 연수님이 먼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행성인은 연수님이 생전 활동했던 단위들(무지개예수,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과 함께 10월 3일, 향린교회 예배당에서 공동 추모식을 열었습니다. 추모식은 추모발언과 추모공연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행성인에서는 연수님이 활동했던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의 이안님이 대표로 추모발언을 하였고, 소하님이 인천퀴어문화축제 소속으로 발언하였으며, 소모임 몸짓패에서 추모공연을 하였습니다.    이어 10월 8일에는 행성인만의 추모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연수님은 행성인에서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큐리블, T&F, 몸짓패에 몸 담아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2024. 10. 22.
[추모 기획] 이연수 활동가가 남긴 웹진의 원고들과 추모의 기록 행성인 미디어 TF 편집부  행성인에서 누구보다 열심이던 활동가 연수님을 추모한 10월 8일, 행성인 회원들이 모여 그와 함께 활동한 추억을 나눴습니다. 활동에 대한 열정만큼 웃기고자 하는 열정도 높은 연수님은 자기주장이 강한 만큼 토론하면서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동료에게 힘을 주고자 했던 사람으로도 기억합니다. 함께한 기억들을 모아 애도와 추모의 모임은 '이연수 규탄대회'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문장마다 그리움과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어쨌든 당신은 그렇게만 당신을 기억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면서.  아래 행성인 추모행사에 참여한 이들이 남긴 메모와 더불어, 연수님이 행성인 웹진에 남긴 글들을 나눕니다. 어떤 필자들보다 웹진을 편집하며 많은 토론과 피드백을 주고받았던 이연수 님의 명복을 빕니다. .. 2024. 10. 22.
[추모 에세이] 찬 밤에 가을 비가 내립니다. 당신도 안녕하신가요? 이안(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 인권팀)   이 글을 보는 당신에게도 꼭 그런 사람이 있겠지요. 그립다는 말이 슬퍼지도록 떠난 이가요. 스스로 마침표 찍은 사람을 기억한다는 건 어떤 일일까, 막연하게 상상한 적이 있어요. 왜 그랬는지. 막상 마주하니까 감히 상상해본 적 없는 마음과 시간들이 파도처럼 밀려오더라구요. 부르지도 않았는데 몰아치고, 뭘 하다가도 갑자기 어딘가에 오도카니 서 있게 만들어요. 겨우 버티고 선 몸에 기억들이 부딪히고 부서지기까지를 반복해요. 그게 자꾸만 그러면요, 생각보다 그냥 그러려니 할 수는 없어요. 누가 그런 걸 연습할 수 있겠어요. 동지이기도 했고 친구이기도 했던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이 지면에 너무 사적으로 추억해도 되는 걸까 조금 고민했지만… 공동 추모식과 행성인 추모모임에.. 2024. 10. 22.
[추모 에세이] 이연수 활동가를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소하(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이 글을 쓰기로 했을 때 고민이 많았습니다. 고인을 기리고 기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미화만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느 지점에 점을 찍고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래서 좋았던 기억과 그렇지 않았던 기억 모두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다시는 사랑하는 이를 잃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고인을 기립니다. 연수, 행성인 분들, 그리고 이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여러분 사랑합니다.  안녕하세요. 저의 활동명은 ‘소하’입니다. 거스를 소(遡), 강물 하(河). 강물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뜻으로 저항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활동명은 연수가 지어준 이름입니다. 연수와는 작년 트랜스젠더 인권 단체 ‘조각보’의 트랜스젠더 자조 모임에서 처음 .. 2024. 10. 22.
[추모 편지] 연수에게 쓰는 편지 소연(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To. 연수 연수님, 잘 지내실 거라 늘 믿고 있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나버리셔서 한동안 너무 슬펐어요. 그렇지만, 연수님이 진짜 웃기고 열정이 넘쳤던 모습만 간직하려고 해요. 전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예전에 행성인 신입회원교육인가,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회의에 처음 오셨을 때 되게 낯가리셨잖아요.ㅋㅋ 그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저와 개그배틀을 벌일 상대라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같이 운동하고 놀 수 있어서 너무 즐겁고 고마웠어요. 연수님이 아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은연중에 연수님을 많이 의지했어요. 큐리블 모임 운영이 힘들 때도 대신 맡아서 풋살부장님 해주시고 거의 잠적(?)했을 때도 잘 챙겨주셨잖아요. 큐리블 마라톤 TF방에서도 웃긴 짤들, 위로의 짤들을 보고 많이 정말.. 2024. 10. 22.
[이야기마당] 동성애도 배달이 되는 세상, 근데 왜 동성애자인 전 혼자인가요? 10월호 이야기마당은 HIV/AIDS 인권팀에서 진행한 토크쇼 문란하고 싶지만 성병은 무서워>에 참여한 패널들이 자신의 이야기와 현장에서 나눈 토론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 쓴 글입니다.   한준(행성인 HIV/AIDS인권팀)  요즘 게이 친구들 사이에서 박상영 작가의 소설 이 영화와 드라마로 연이어 영상화가 되어 화제를 끄는 중이다. 영화 개봉 전까지만 해도 예고편을 보고서, 퀴어를 그린 장면은 사라진 채, 헤태로 여성과 게이 남성의 우정만 강조된 기만적인 작품이 아니냐?라며 논란이 일었다. 또 다른 누구는 아직 차별과 혐오가 가득한 이 사회에서 퀴어성을 가지고 상업적으로 흥행하기 힘들기 때문에 당연히 그 정도의 기만은 당연시해야 한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결국 우린 이성애가 점령한 사회에서 자본이라는 파도.. 2024. 10. 22.
[이야기마당] 내가 섹스를 잘 못 하는 네 가지 이유 10월호 이야기마당은 HIV/AIDS 인권팀에서 진행한 토크쇼 에 참여한 패널들이 자신의 이야기와 현장에서 나눈 토론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 쓴 글입니다.   코코넛(행성인 HIV/AIDS인권팀)    제목으로 어그로를 끌어 보려고 했는데 성공했나 모르겠다. 사실 이 글의 주된 내용은 제목을 보고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내가 섹스를 잘 못 하는 이유에 대한 것일 예정이다. 잘 못 한다는 것에는 실제로 나의 섹스 빈도가 많지 않다는 것과, 섹스를 할 때 내가 그렇게 능숙하지 못하다는 것의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뭐, 두 가지 다 내가 추구하는 바와는 거리가 멀긴 한데, 그래도 나름 만족하면서 나쁘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다. 그래도 가끔씩은 궁금해지기도 한다. 내가 섹스를 잘 못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2024. 10. 22.
[회원 에세이] 맞기도 때리기도 싫지만 그래도 킥복싱 정우 (행성인 HIV/AIDS인권팀)   이 글은 (아마도) 킥복싱을 영업하는 글이다. 행성인 웹진의 지면을 빌려서 (인권 말고) 운동을 영업하는 글을, 그것도 게이가 쓰고 있다니. 만약 축구하는 게이와 비교하며 그쪽이 오히려 뻔하다고 말하면 주변의 축구게이 친구들(놀랍게도 축구를 좋아하며 무려 몸으로 실천하는 게이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들은 때론 본인이 축구하는 사실을 '일틱'의 속성으로 주장하기도 한다.)이 분개하려나.  아무튼 이 운동을 어림잡아 1년반 동안 꾸준히 해오고 있다. 보름 전에는 무려 대회에 참가하여 링 위에 오르기도 했다. 전부터 킥복싱에 대한 경험을 쓰고 싶었지만 감히 내가 이 운동을 욕보이게 될까봐 미루고 미루다 쓴다. 짧은 기간의 운동시간이고 고작 일주일에 2, 3일 나간 경험에.. 2024. 10. 22.
[회원에세이] 우리의 드리블은 준결승까지 갔다, 다음은 어디로 갈까? 소연(행성인 운동소모임 큐리블)  지난 10월 12일, 초가을의 더운 햇살 속에서 퀴어여성게임즈가 진행되었다. 큐리블의 오랜 숙원 사업이자 염원이었던 퀴어여성게임즈에 참여하게 되었다. 참가팀으로 등록하기 위해선 10명의 팀원이 있어야 했는데, 팀원을 모으는 것부터 어려웠다. 큐리블에서 정기적으로 풋살에 참여하는 사람은 나를 포함하여 지수, 소하, 슈미, 사비 5명이었다. 나머지 사람을 어디서 채워야하는지 고민을 하던 찰나에, 큐리블의 정신적 지주(?)를 맡고 있는 슈미가 발 벗고 나섰다. 지오, 평과, 엔진 그리고 다른 풋살팀에서 활동하는 3명을 초대하여 총 11명이 되었다. 경기 날, 나는 족저근막염으로 인해 참여하지 못하고 나머지 10명이 선수로 등록되어 경기에 참여했다. 슈미의 열정적인 리더십으로 .. 2024. 10. 22.
[활동가 연재] 상임활동가의 사정 기획의 말2024년 한 해 동안 '상임활동가의 사정' 연재를 시작합니다. 행성인 네 명의 상임활동가들은 종횡무진하며 단체 안팎에서 활동을 하는데요, 한 달 동안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무엇을 보고 어떤 것들을 고민하고 있는지 함께 만나봅시다.  지오최근 딸에 대하여, 대도시의 사랑법, 럭키 아파트까지 퀴어의 삶을 다룬 한국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하였습니다. 반가운 영화들을 보면서 주변 동료들과 이야기 나누는 재미가 쏠쏠해요. 각 영화마다 색깔과 주제가 달라서 작품마다 나누고픈 이야기가 풍성하지만 성소수자를 다루는 방식에 이전과는 다른 변화가 보이는 것이 세 작품의 공통된 특성일 것 같습니다. 이전에 영화 속 성소수자들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세 작품은 지속가능한 삶을 향해 있습니다. 성소.. 2024. 10. 22.
육아#30. 어디에나 존재한다: 필리핀 퀴어 친구를 소개합니다 1탄 행성인의 오랜 회원인 여기동님이 필리핀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2015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남편의 나라로 가서 살림을 꾸리는 여기동 님은 딸 '인보'를 입양하여 육아일기를 쓰고, 최근에는 성소수자 연구들을 리서치하며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모국에 늦더위가 찾아와 많이들 힘들었다고 들었습니다. 동지들 추석 명절은 잘 보내셨는지요? 저희는 잡채와 파전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며칠 전 한강 작가님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기뻤습니다. 사진에 비친 그녀의 모습과 잔잔한 음성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제 글의 대부분은 혐오와 차별에 맞서 날 선 글이 많은데, 저도 말하고 글을 쓸 때 그녀를 닮고 싶어 졌습니다.    사고 쳤다: 싹둑싹둑(?) 인보는 세.. 2024. 10. 22.
행성인 웹진 2024년 09월호 🎵 [활동스케치] 행성인 2024년 9월 활동스케치 & 회원가입 한마디 🎵 [캠프후기1] 2024 간다! 행성인 회원캠프 후기 🎵 [캠프후기2] 다들 이렇게 열심히 하기로 합의 된거죠? 행성인 캠프&행성인 자랑대회 돌아보기 🎵 성소수자 남성을 위한 성교육: 센조이, 항문질환, 성매개감염병 🎵 이 강의, 각잡고 찍어서 성교육 자료로 팔자! : ~성교육은 커뮤에서 배웠습니다~ 후기 🎵 [회원에세이] 일터를 우리의 것으로. '러스콜영'이라고 들어 봤나? 🎵 [회원에세이] 우정이라는 개 같은 이름 🎵 [활동가 연재] 상임활동가의 사정 🎵 육아#29. 어린이집 입학 2024. 9. 24.
[활동스케치] 행성인 2024년 9월 활동스케치 & 회원가입 한마디 오소리(행성인 사무국장)   #1. 간다! 행성인 회원캠프!   지난 7~8일, 행성인은 단양청소년수련원으로 회원캠프를 다녀왔습니다. 8년 만에 준비한 캠프인지라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30여 명이 참여한 캠프에서는 아이스브레이킹 게임부터 보물찾기, UCC만들기를 비롯해서 천하제일 행성인 자랑대회와 행성인 골든벨 등 하루가 모자를 정도로 게임과 미션으로 달렸습니다. 이것이 인권캠프인지 미션캠프인지 모를 정도로 웃고 떠든 꽉 찬 시간이었습니다.   저녁에는 자차를 타고, 기차와 오토바이를 타고 찾아온 참여자들도 있었습니다. 기후정의행진을 참여하고 달려온 이들도 뒤풀이에 함께 하며 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마다 팀과 소모임 활동에 집중하느라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어도, 한데 모여 노는 시간이.. 2024. 9. 24.
[캠프후기1] 2024 간다! 행성인 회원캠프 후기 라스(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여기에 오기까지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성'에 맞추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방황하는 시기를 겪었다. 미래를 상상할 때 무엇이 있을지 도저히 그릴 수 없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내가 무얼 하고 싶은지도 몰랐고 삶의 목적도 없었다. 초중고, 대학, 취업, 결혼, 육아… 사회가 제시하는 인생의 ‘올바른 길’은 끔찍하게만 느껴졌다. 그렇다고 해서 그 길을 벗어난 앞날에는 무엇이 있을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눈앞이 캄캄했다. 생각도 모르겠기에 닥친 문제와 걱정에서 멀어져 적당히 살아만 있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그러다 어느 날 나와 전혀 다르지만 비슷한 삶을 살아온 ‘퀴어’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를 우연히 만나.. 2024. 9. 24.
[캠프후기2] 다들 이렇게 열심히 하기로 합의된 거죠? 행성인 캠프&행성인 자랑대회 돌아보기 펠릭스(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나… 왜 여기있지..? 2024년 9월 7일 토요일, 오후 4시 전후 즈음.. 나는 어쩌다가 충북 단양의 산 속에 있게 되었더라? 시간을 더 감아보면 나는 어쩌다가 행성인의 문을 두드리고, 어쩌다가 오픈리 퀴어로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더라? 나는 왜 항상 답답해하고 화가 나 있었을까? 아니 다 필요없고 그래서 행성인 캠프에서 대체 뭘했지? 산발되어있는 기억들을 실타래를 풀 듯 다시 쫙쫙 펴가면서 이야기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지금부터, 서로 (행성인을) 자랑해라. 행성인 캠프. 내가 가본 캠프 혹은 그 비스무리한 거라고는 대학교 때 술이나 푸지게 마시고 다들 떡이 되어 돌아다니던 OT 혹은 동아리 MT 밖에 없었으니 비슷한 것이 아니려나 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 그래도 .. 2024. 9. 24.
성소수자 남성을 위한 성교육: 센조이, 항문질환, 성매개감염병 김민지 (행성인 HIV/AIDS 인권팀, 의사)   지난 9월 20일, 행성인 교육장에서 HIV/AIDS인권팀이 야심차게 기획한 성소수자 남성을 위한 성교육 행사가 열렸다. 문란하고 싶지만 성병은 무서워 ~성교육은 커뮤에서 배웠습니다~> 라는 긴 제목으로 열린 행사는 작년부터 성소수자 남성을 위한 성교육의 부재를 아쉬워했던 팀원을 위해 오랫동안 기획된 행사였는데, 나는 성소수자 남성을 위한 성교육에 그간 꾸준히 흥미를 느끼고 자료를 모으고 있었으므로 회의 끝에 성교육 세션의 진행을 담당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었다. 생각보다 많은 신청자 수에 긴장하기도 했고,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느라 막막해하기도 했지만 성황리(?)에 행사를 진행 후, 자료의 아카이빙을 위해 웹진에 이 글을 싣게 되었다. 행사를 위해 .. 2024. 9. 24.
[활동 후기] 이 강의, 각잡고 찍어서 성교육 자료로 팔자! : ~성교육은 커뮤에서 배웠습니다~ 후기 착한곰 (참가자 1)   행성인 HIV/AIDS 인권팀에서 활동하는 민지와는 생일이 같다는 인연으로 친해졌다. 둘 다 각자의 삶을 버텨내기만으로도 버거워서 한참을 못보다가, 7월 즈음에 시간이 맞아서 만나기로 했다. 밀린 이야기는 식당에서 끝나지 않았고 카페로 자리를 옮겨서도 지칠 줄을 몰랐다. 그러다가 민지가 어떤 행사를 기획하는데, 와줄 수 있냐고 물었다. 주제는 ‘안전한 섹스’와 ‘성병’이라고 했다. 호오... 이런 주제면 없는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가야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닐지🧐? ‘안전한 섹스’와 ‘성병’은 현대 도시인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아쉽게도 취급은 좋지 않다. 사람들은 섹스만 좋아하고, 섹스 후에 마추져야 할 수도 있는 것에 대해서는 굳이 알고싶어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전자.. 2024. 9. 24.
[회원에세이] 일터를 우리의 것으로. '러스콜영'이라고 들어 봤나? 코코넛(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얼마 전, 웬만한 한국인이라면 다 알 만한 화장품 및 건강식품 등을 파는 프랜차이즈 가게의 한 지점에서 알바를 시작했다. 그래, 올리브영이 맞다. 게이 4대 업종이라고 불리우는 러시, 스타벅스, 콜센터, 올리브영을 합쳐서 '러스콜영'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뒤에 편의점, 백화점, 미용실, 제모샵까지 합쳐서 '러스콜영 편백미제'라는 말도 있는데 나는 뒤에 네 가지는 들어본 적이 거의 없을 뿐더러 그것까지 말하면 글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러스콜영만 다루겠다) 올리브영은 퀴어들, 혹은 게이들이 많이 일하는 곳이라고 하지만, 딱히 내가 게이 수행을 하고 싶어서 올리브영에 알바를 구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올리브영에서 알바를 굉장히 많이 구하고 있었고, 매장의 위치, .. 2024. 9. 24.
[회원에세이] 우정이라는 개 같은 이름 * 해당 원고는 서울에 위치한 초이앤초이 갤러리에서 9월 4일부터 10 월 19일까지 진행하는 전시 을 바탕으로 한 평문입니다.    남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미술비평)  1이 글은 성토에서 시작한다. 그럴 수밖에 없고 그래야만 한다. 우정이라는 관계성과 그 가치에 대해 전시를 기획하고 있으니 글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은 직후, 과거에 겪은 몇몇 배신과 실망의 경험들이 스쳤지만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 객관적으로 글을 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럴 바에는 우선적으로 다소간 미화된 의미를 거둬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우정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소모적인 경합과 신경전에, 나아가 괴롭힘과 수탈에도 아랑곳하지 않음을 박아둔다. 얄팍한 믿음과 자기주문에 기반 한 관계로 우정을 바라보면서, 서.. 2024. 9.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