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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와 노동

[성소수자와 노동운동] 전노대에 성소수자가 나타났다!

by 행성인 2025. 11. 25.

산희 (행성인 성소수자노동권팀)

 

 

 

 

숨지 않고, 가려지지 않고, “우리도 노동자다”라고 말하기 위해 전노대에 섰다. 성소수자도 노동자도 부당한 해고에 화가 나고, 차별에 상처받으며, 존중받고 싶다. 해외 여러 노동조합에서 퀴어 대표 구조를 만들고 차별금지 지침을 채택하듯, ‘모든 노동자’에는 당연히 성소수자도 포함된다. 그래서 우리는 “여기에도 우리가 있다”고 밝고 당당하게 말하러 갔다.

 

행성인 노동권팀은 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2025년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여해 홍보물을 배포했습니다. 사실 성소수자가 노동 현장에 ‘나타나는’ 일은 전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행성인은 1997년 안보법·노동법 개악 반대 집회에서 무지개 깃발을 들고 나간 이후 꾸준히 노동 현장에서 존재를 드러내 왔습니다. 다만 올해는 기존의 “투쟁하는 노동자와 연대하는 성소수자”, “동지 곁의 성소수자 노동자”라는 메시지를 넘어, 성소수자와 노동자가 분리된 정체성이 아니라 한 사람 안에서 교차해 존재하는 현실을 강조하며, 바로 ‘우리 자신’이 성소수자 노동자임을 말하고 활동하는데 초점을 둔 것입니다.

 

부스에서는 참가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퀴즈를 통해 성소수자 관련 용어, 아시아 국가 중 동성혼 불허 현황, 올해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동성 동거인의 배우자 표기가 가능한지 여부, 성소수자 노동자의 낮은 정규직 비율과 고용 안정성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습니다. 무지개 깃발 자체는 더 이상 낯설지 않았지만, 참가자들이 직접 문제를 풀고 대화에 참여하며 성소수자 노동자의 현실을 체감한 경험은 의미가 컸습니다. 기존의 단순한 상징적 존재와 달리, 실제 삶과 노동 환경을 함께 이야기하는 방식은 올해 메시지의 취지를 한층 더 분명하게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달 노동권팀에 합류했습니다. 다양한 사회 현장을 접했지만, 노동 문제는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인사 업무를 수행하며 사측 관점에 익숙해지는 제 자신이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회사에서 트랜스젠더 직원이 화장실을 이용할 때 다른 직원들에게 반복적으로 질문이 이어진 상황에서는,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습니다. 결국 그분이 퇴사하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에게 실망했고, 이 일을 계기로 현장의 감각을 놓치지 않기 위해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참여한 전노대에서는 노동이 얼마나 폭넓은 사회적 의제와 연결되는지 생생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공운수, 건설, 금속, 교육, 서비스, 언론, 유통 등 전 산업 분야가 참여했고, 특히 유통 산업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매장 폐점 문제, 홈플러스 폐점에 국가가 책임 있게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외국인, 청소년, 고령 노동자의 고용 안정성 문제도 논의되며, 여러 이슈가 서로 맞물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사회안전망 격차와 팔레스타인 문제까지 다뤄지며, 노동이 폭넓은 영역과 연결되어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노동이 특정 산업이나 집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이·성별·정체성·국적·고용 형태를 넘어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 속에서 성소수자 노동자도 자연스럽게 포함되며, “모든 노동자 안에는 성소수자도 있다”는 점을 우리가 실제로 여기에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전노대를 통해 삶과 노동 환경 속에서 성소수자의 존재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며, 노동 현장에서 이를 함께 인식하고 이야기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공공성 확대와 차별없는 일터! 성소수자 노동자가 함께 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