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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와 노동

[2024 성소수자 노동권팀 활동을 정리하며] 올해 노동권팀은 무엇을 하고 살았나

by 행성인 2024. 12. 25.
기획의 말

2024년을 떠나보내며, 행성인 활동의 기둥인 활동팀들의 한 해 활동을 돌아봅니다. 성소수자노동권팀과 트랜스젠더퀴어 인권팀, HIV/AIDS인권팀의 이야기를 만나봅시다. 

 

 

슈미 (행성인 성소수자 노동권팀)

 

 

 

2024 성소수자 노동자 연속 인터뷰

 

2023년의 뜨거운 여름부터 성소수자 노동자 연속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성소수자 노동자 인터뷰는 ‘퀴어 커뮤니티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소위 ‘벽장’ 성소수자 노동자 만나기’ 였습니다. 그동안 성소수자 노동자 인터뷰는 정체성과 현장이 다양하게 구성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썼는데요. 이번에는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사는 성소수자 노동자도 기록해보자는 결의를 했습니다. 그래서 경상도와 울산에 사는 성소수자 노동자도 만났습니다. 말그대로 전국구로 움직인 시간이었습니다.

 

벽장 성소수자 노동자를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요. 이번에 연속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던 힘은 노동권팀 팀원들입니다. 이번 인터뷰를 앞두고 많은 팀원들이 자신들이 아끼는 친구들 목록을 전부 정리해왔습니다. 그리고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친구인지 미리 들려주었어요. 또한, 섭외까지 해주었죠. 그래서 이번 인터뷰에는 자신의 친구를 믿고 기꺼이 인터뷰 제안을 수락했다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이러한 노동권팀 팀원들의 숨은 도움으로 인터뷰가 처음인 분들과 밀도 높은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2024 성소수자 연속 노동자 인터뷰 내용이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확인해보세요

 

인터뷰 보러 가기

 

 

 

 

노동절 성명서 함께 쓰기

 

노동권팀은 5월 1일 노동절마다 함께 성명서를 씁니다. 함께 성명서를 쓴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요구합니다. 올해 각자 어떤 뉴스에 관심있었는지, 지금 기록해야 할 의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래서 성소수자 노동권팀은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치열하게 논의해야 합니다. 때때로 제가 노동권팀 팀장이니 노동 관련 척척박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사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굉장히 많은 순간에 실컷 헤매고 많이 고민합니다. 이때마다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노동권팀 팀원들의 존재가 언제나 감사합니다.

 


성명 읽으러 가기 

 

 

 

투쟁하는 노동자와 거리에서 함께 하기

 

노동권팀의 중요한 가치는 연대입니다. 그래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농성장에 찾아가고, 지지 현수막을 보내고, 발언을 하고, 집회에 함께 합니다. 올해에는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들과 함께 했습니다.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들과 관련된 좋은 뉴스 기사 하나 첨부합니다. 저는 현장 노동자라는 자부심이 있는데요. 아래 기사에 원래 노동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보는데 가슴이 찡-했어요 나의 노동을 사랑해서 민주노조를 만들어 일터를 바꾸려 했던 것인데 그 결과가 해고라니. 저의 일터에서 민주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많은 폭풍을 만났던 왕언니들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많이 울컥했었어요.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분들이 하루 빨리 현장으로 돌아가길 기원합니다.

 

더불어,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분들을 만나러 세종호텔에 갔는데 피켓들이 참 낡았더라고요. 그리고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 분들을 만나기 얼마 전에 일본에 사는 지인이 한국에 와서 우연히 명동에 갔던 적이 있었어요. 명동에 일본인이 엄청 많더라고요. 마침 제가 다년간의 우당탕탕 번역 경험으로 번역기를 잘 씁니다. 노동권팀 팀원들에게 문구를 추천받아 세종호텔 투쟁 천막에 일본어 피켓을 후원했습니다. 

 

온몸으로 겪은 세종호텔 잔혹사와 투쟁사 - 오마이뉴스

 

▲유니폼을 입은 해고 전 조합원들정리해고를 통보받고 파업에 들어간 조합원들 모습이다. ⓒ 스튜디오R ▲노동권팀에서 제작한 연대 피켓

 

 

 

성소수자 노동자들의 언어 모으기

 

그동안 다양한 자리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하는 성소수자 노동자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래서 2025년에는 성소수자 노동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형태의 모임을 진행하려고 열심히 모임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내년 모임 기대해주세요!

 

 

 

2024 성소수자 노동권팀 팀원들의 소감

 

성소수자 노동권팀은 다양한 사람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올해 함께 했던 노동권팀 팀원들의 소감을 짧게 들려드립니다.

 

평과 🐶

 

우선 인터뷰에 참여하면서는 역시 정체성은 삶에서 분리될 수 없고 노동과 함께할 때 또 다른 맥락에서 나타나는구나 싶었습니다. 성소수자 노동자 인터뷰 썸네일을 만들면서는 제법 뿌듯했어요. 내년 활동에서는 가능하면 더 많은 자리에 연대하는 모습으로 활동하고 싶네요.

 

엔진 🐱

저는 노동권팀 활동 2년차인데 예전에 인터뷰에 참여했던 경험으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다른 사람의 노동과 삶을 이해하는게 좋았고 저에게도 힘이 되었어요. 개인소감보다 바람을 말하자면 올해 노동권팀에서 만난 성소수자 노동자들이 앞으로 좀 더 안전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돈도 많이 버시길)

내년에는 조금만 의견내고 확실하게 책임지는 팀원이 되보겠습니다. 내년 노동절에는 온라인 퀴어노동자행진을 구현해보고 싶어요! 아직은 돈도 없고 기술도 없지만, 노동절에 쉬지 못하는 수많은 퀴어노동자들, 쉬지만 집회에 나가기 힘든 퀴어노동자들이 온라인에서 만나는 메타버스 행사를 기획해보고 싶어요! 노동절에 퀴어가, 퀴퍼에 노동자들이 점점 늘어 나길 바랍니다!

 

바람 🐭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있습니다. 저는 그러한 연결의 힘과 연대의 힘을 믿습니다. 더불어 각자의 현장에서 자신의 존재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드러내는 수 많은 성소수자 노동자들과 행성인 노동권팀이 한번쯤은 연결되어 차별없는 일터를 일궈가는 품앗이가 되어가길 바랍니다. 그러한 품을 각자의 사정이 닿는대로 같이 내어주시기 바랍니다. 행성인에 많은 후원 바랍니다.

 

모드 🐹

더 많은 성소수자 노동자들를 인터뷰하는 그 날까지 행성인 노동권팀과 함께하겠습니다!

 

펠릭스 🐼

사실 본격적인 활동을 해볼까 고민했던 게 꽤 길었는데 실제로 참여해보니 좀 더 일찍 시작할걸 생각했어요. 활동의 결과를 보면 지금보다 더 뿌듯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ㅎㅎ 

내년 프로그램을 일단 잘 마치기! 퀴어로서 나의 노동을 나는 어떻게 말할 것인지, 다른 이들은 어떻게 말하게 할 것인지 더 많이 고민하고 잘 마쳐보겠습니다. 일단 목표는 완주..!!!

 

심지 🐻

거리에서 광장에서 행성인 사람들 항상 만날 수 있어서 든든했던 한 해였어요!! 사실 근데 이번에 광장에 있던 수많은 시민들이 이전부터 많은 투쟁 현장에 함께 했더라면 좋았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저 역시도 노동권팀과 같이 다양한 현장들에 더 많은 관심 가지고 싶습니다 ~

 

지오 🐰

성소수자노동자 인터뷰가 잘 마무리되어서 기쁩니다. 현장의 이야기들을 모아가는 작업이 고되지만 보람도 있고 분명 에너지도 주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소수자 노동자들의 삶을 담아내는 활동들이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느슨하지만 단단한 힘이 노동권팀에 있는 것 같습니다. 내년에도 화이팅!

 

사루 🐻‍❄️

노동권팀 모임은 항상 가고 싶은 곳, 조금 풀어져있을 수 있는 편한 공간이었어요. 정리한 인터뷰가 기사화됐을 때, 서울퀴퍼 전날 친구를 데려와 술 한 잔 했을 때, 세종호텔 앞에 무지개 깃발을 띄웠을 때…뿌듯했고, 또 환대의 공간을 더 넓은 곳으로 넓혀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노동권팀 활동은 활동이면서도 동시에 치유의 경험이기도 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따뜻한 환대의 경험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에는 노동을 매개로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안과 밖을 연결짓는 활동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이어가고 싶습니다. 성소수자 활동은 다채로움을 무기로 세상을 바꾸는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채로움은 또한 다름이기도 하죠. 서로 다른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매개 중 하나가 노동이라고 생각해요. 게이든, 레즈비언이든, 트랜스젠더든,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이든 결국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다는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에…서로의 노동을 드러내고, 노동과 투쟁의 현장에 무지개 깃발을 띄우고…노동을 매개로 서로를 연결짓고 사람을 모으는 일을 해보고 싶어요. 내년에도 모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