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련(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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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맞이 역대 운영위원장의 글] 벌써 20년이네요
양지용(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초대 대표) 지난 20년을 훌륭하게 만들어 오신 행성인 회원 여러분과 실무자 여러분께 마음 깊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년 전인 1997년, 우리 사회는 지금과 많이 달랐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가 전무하다시피 했을 뿐 아니라, 성소수자에 대한 멸시와 차별이 당연하던 때였습니다. 여러분과 모든 기억을 함께 하지는 못했습니다만, 제가 겪은 것 이상으로 큰 어려움이 있었으리라는 것은 의심치 않습니다. 돌이켜 보면, 지금의 저라면 성소수자 인권단체를 만드는 일을 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우리가 해야 할 일에는 개인적인 문제와, 가족을 비롯한 사회의 문제가 함께 겹쳐 있고, 그것들을 함께 깨 나가고 풀어가야 해서 더더욱 힘든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2017.09.06 -
[20주년 맞이 역대 운영위원장의 글] 단체란 무엇일까
덕현(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전 운영위원장)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라는 곳에서 활동을 하면서 단체는 뭔지 궁금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고, 주장을 하고 비판을 받고, 어떤 역할을 요구받기도 한다. 누구에게는 공동체, 누구에게는 회사, 누구에게는 투쟁의 공간일 수 있는 곳.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질문들을 정리하고 싶었다. 1. 내가 처음 동인련(행성인의 옛 이름)이란 단체를 찾은 이유는 성소수자 인권 활동을 하고 싶었고, 어떻게 하는지 배우고, 같이 할 사람들을 찾기 위해서였다. 나와 같은 지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 그곳이 단체였다. 2. 동인련 15주년 기념 행사 때 예전 활동사진들과 이곳을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저렇게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열망들이 이곳을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
2017.09.06 -
대구, 쉼표 - 또 하나의 쉼터가 될 대구를 다녀오며
썅차이(전국퀴어모여라) ※ 편집자 주: 이 글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소모임 전국퀴어모여라 블로그에 중복 게재되었습니다. 대구에 다녀온 지 며칠이 흘렀습니다. 만 하루의 시간을 대구에서 보내며 어떤 기억을 선명하게 남았고, 또 어떤 기억들은 벌써 가물가물해지고 있네요. 그런 와중에 저에게 이번 전국퀴어모여라(이하 전퀴모) '대구, 쉼표'를 놀러가 퀴어클레이카드라는 프로그램을 하며 제가 속했던 1조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을 되새겨 보고, 한가지 키워드로 누군가에게 전하고자 한다면 [존재의 확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존재의 확인! 제가 막 서울에 살다가 대전으로 이사를 오게 됐을때, 당시 저는 어떤 소속이나 커뮤니티 활동을 하지 않고 있었기때문에 퀴어로 자신을 정체화하고 있는 사람들을 어디서 만나야 할지 몰랐..
2016.09.21 -
[스케치] 2015년 정기총회가 열렸습니다
글: 오소리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사진: 마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월 28일 오후 2시부터 인권재단 사람에서 동인련 총회가 있었습니다. 총회는 지난해 활동을 평가하고 새해의 활동기획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더불어 차기 운영위원장과 운영위원, 감사, 상근자들을 인준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번 총회는 단체명 변경 등 중요한 안건이 다루어지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동성애자인권연대 이름으로 열리는 마지막 정기 총회의 현장. 사진으로 여러분께 소개드리겠습니다. 총회 시작 전, 회원들이 오기를 기다리며 의자를 세팅하고 다과를 준비해 놓았습니다. 이번 총회 자료집은 노란색이네요! 회원들이 한 명, 두명 늘어나고 있네요. 자리가 가득 차길 기다리며, 2014년 한 해 동안의 동인련 활동을..
2015.03.12 -
[스케치] 동인련 무지개텃밭이 이사했어요~!!
오소리 (동성애자인권연대) 1월 20일 화요일. 동인련 사무실이 대흥동으로 이전하였습니다! 서교동에서 둥지를 튼지 딱 두 해가 지났습니다. 2012년 동인련 사무실 이전을 위한 무지개 텃밭 활동을 통해 마련된 이 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전한 대흥동 사무실은 이전 보다 조금은 넓습니다. 작지만 엘리베이터도 있습니다. 여러 접근권을 고려하고 고심하며 이전을 결정했습니다. 그럼 이사하는 날의 풍경을 한 번 같이 살펴볼까요? 약 열 명의 동인련 회원들이 와서 이사를 도와주었습니다! 이사하기 며칠 전, 미리 정리해둔 짐들입니다. 출판사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양의 책이 보이네요. 저 큰 짐차가 가득찰 정도로 짐이 많았어요! 짐을 모두 뺀 사무실과 교육장입니다. 짐을 모두 빼니 매우 넓어 보..
2015.01.21 -
2014 HIV/AIDS감염인 인권주간 ‘만나자 쫌!’ 사진스케치
웅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2014 HIV/AIDS감염인 인권주간의 주제는 ‘만나자 쫌!’이었습니다. 주제만큼이나 인권주간동안에는 기자회견과 증언대회, 연극, 문화제, 파티 등 다양한 만남의 장이 있었습니다. 이전에 비하면 규모도 커졌을 뿐 더러 질병당사자와 비당사자, 자조모임과 성소수자 인권단체 및 사회운동단체들이 공동으로 계획하고 진행했다는 변화가 있었지요. 인권주간은 11월 26일 기자회견과 증언대회로 시작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감염인의 치료와 수술을 거부하는 의료환경을 규탄하고 에이즈환자들이 편안히 갈 수 있는 요양병원을 만들어달라고 주장하며 복지부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이어진 증언대회에서는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좀 더 가까이에서 접하고 활동가들을 통해 ..
2014.12.08 -
에이즈에 대한 두려움, 거부감 그리고 궁금함
호림 (동성애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팀장) * 이 글은 지난 2014년 11월 15일 열린 ‘LGBT 상담 컨퍼런스’ 자료집에 수록된 글을 편집한 것입니다. 1. 들어가기 2010년, 동성애에 “반대하는” 보수 단체들이 동성애를 다룬 드라마 의 방영을 반대하며 주요 일간지에 게재한 광고문구 입니다. 이 문구는 2014년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박혀있는 가장 유명한 ‘반동성애’ 광고문구 입니다. 드라마 한 편 때문에 이성애자가 동성애자가 된다는 억지주장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코웃음을 칩니다. 하지만, ‘동성애자는 에이즈에 걸려 죽는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누군가는 두려움을, 또 누군가는 거부감을 느끼기 쉽습니다. “현대의 흑사병”이라는 무시무시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 질병, “죽음의 질병..
2014.12.08 -
동성애자를 팝니다
한빛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1. 질문 하나. 일반인에 비해 동성애자의 에이즈 감염률은 어떨까?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들의 단골 소재는 ‘에이즈’다. 일간지 광고에 등장한 “보고 게이 된 내 아들 에이즈로 죽으면 SBS책임져라”부터 최근 서울시민인권헌장 현장에 난입한 동성애 혐오 단체까지, 그들의 문구에는 ‘에이즈’가 빠지지 않는다. 이들의 주장은 사실에 근거한 것일까?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언론사 입사 준비반’을 수강하고 있는 언론인 지망생 26명을 대상으로 동성애와 에이즈 감염률의 상관관계에 대해 물었다. ‘(에이즈 환자 중 동성애자의 비율은) 낮을 것이다’ 라고 응답한 지망생은 26명 중 한 명(3.8%)에 불과했다. ‘일반인의 비율과 비슷할 것이다’ 라고 응답한 사람이 46.1%(12명)으..
2014.12.08 -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오소리(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지난해 9월 김조광수·김승환 커플이 결혼식을 올렸다. 많은 이들이 결혼식을 축하해주고 응원했다. 하지만 구청은 혼인신고를 거부했다. 이에 현재 소송을 준비 중이다. 둘이 함께 산다는 것을 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함이다.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 커플은 무엇 때문에 함께 산다는 것을 법적으로 ‘인정’ 받기 위해 부단히도 애쓰는 것일까? 얼마 전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에서는 다큐멘터리 상영회를 열었다. 는 미국 보스톤에 사는 오래된 레즈비언 커플인 선민과 로렌이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결혼식까지를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영화에서 로렌은 평범한 가족으로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여기서 ‘평범’이란 그저 남들과 똑같은 삶을 살아가겠다는 걸 뜻..
2014.11.11 -
오사카에서 만발한 무지갯빛 자긍심 축제, 간사이 레인보우 페스타 2014 〈Kansai Rainbow Festa 2014〉 참가 후기
민수 (동성애자인권연대) 혐오 세력의 가시화와 논문 준비로 인해 매년마다 충전하여 오던 무지개 자긍심이 올해는 유달리 빠르게 방전되어 하루하루를 허덕이며 보내고 있던 2014년 10월, 때마침 한글날 연휴기간에 맞춰 일본의 관서지방에 LGBT 퍼레이드가 열린다는 소식을 알게되어 정말 아무런 사전 계획 없이간사이 레인보우 페스타 2014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10월 11일 토요일, 라는 주제로 진행된 올해의 간사이 레인보우 페스타는 도심 한복판에서 아주 살짝 떨어진 오기마치 공원에서 열렸습니다. 차없는 거리의 좁은 도로에서 열려 다소 복잡하고 왁자지껄했던 서울에서의 퀴어문화축제와는 다르게, 넓고 여유있는 공원 운동장에 열려서 그런지 다소 조용하고 쾌적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처럼 기..
2014.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