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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404

[신임 운영위원 이야기] 3년, 그리고 3년, 그 뒤로도 쭉 김민지 (행성인 운영위원)  올해 행성인 운영위원이 되면서 총회 자료집에 활동경력을 싣기 위해 경력을 되돌아보았다. 오랜 시간이 지난 건 아닌데 가입 년도가 헷갈려 계기가 되었던 행사를 확인하고 팀 소통방에 처음 들어간 시점을 거슬러 올라가 체크했다. 행성인에 2021년 말에 가입, 2022년부터 활동을 시작했으니 3년간 활동 후 운영위원이 된 것이다. 시작 원점을 찾으려고 위로 위로 스크롤을 올린 소통방은 나눈 메시지가 정말 많고 길어서 그간 쌓인 시간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행성인을 처음 찾은 건 2021년 ‘성소수자 노동권 연속토론회-일터의 성소수자들, 노동권을 말하다!’  행사를 통해서였다. 퀴어 술집에서 자주 만나며 친해진 친구가 행사에서 발제를 한다며 권했는데, 온라인 행사라 참석을 위한 이동.. 2025. 3. 25.
[신임 운영위원 이야기] 까짓 거 한 번 해보죠 소하 (행성인 운영위원)  혼란과 혼돈이 지배하는 난세의 시기에 다들 안녕들 하신가요? 저는 소하입니다. 원래는 운영위원을 맡게 되어 각오 같은 것을 이야기하는 지면이었는데요. 각오를 이야기하자니 “까짓거 한번 해보죠!” 정도로 짧게 나올 것 같아서, 여러분이 저를 잘 이해하고 제 생각을 알 수 있도록 제 얘기를 늘어놓아 보려고 해요.   우선, 저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 거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저는 트랜스젠더 여성입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게임 기획자로 일했지만, 지금은 인권 활동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정체화한 지는 그렇게 오래된 편은 아닙니다. 19년도 하반기에 정체화를 하고 호르몬 치료를 시작했으니까 대충 5년 정도 됐네요. 외모도 남성인지 여성인지 .. 2025. 3. 25.
[신임 운영위원 이야기] 행성인 회원'상(像)', 초심을 떠올리며 영민 (행성인 운영위원)  2014년에 행성인에 첫 발걸음을 하고 그야말로 푹 빠졌습니다. 행성인이 태동한 이후로 어떤 회원들이 무슨 운동을 해 왔는지 그 역사가 너무 궁금했습니다. 현재 성소수자 운동에는 어떤 의제가 논의되고 있는지도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운영회의에 계속 참관하다 이듬해에 마침내 운영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충족하여 2015년도 운영위원으로 인준을 받았습니다. 중간에 생업에 치이기도 하고, 운동이 버겁게 느껴지는 순간이 오기도 했지만 2019년도까지 세 개 년도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행성인 회원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연령대는 20~30대인 것 같습니다. 이후에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활동이 뜸해져 얼굴 보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회원들이 늘어가는 것을 느꼈거든요. 하지만 저는 40.. 2025. 3. 25.
[신임 운영위원 이야기] 꿈을 이루겠습니다 이안 (행성인 운영위원)  다시 한 번 인사드립니다. 행성인에서 25년도부터 운영위원과 트랜스팀장으로 활동하게 된 이안입니다. 반갑습니다. 짧막하게, 또 편하게 이야기 나누도록 할게요. 운영위원으로서의 목표는, 행성인이라는 이름과 공간이 제게 그랬듯 많은 회원들에게 좀 더 ‘믿는 구석’이 되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성소수자 단체로서 보다 안전하고 즐거운 곳, 해야하는 일과 하고자 하는 일을 자유롭게 열심히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총회 자료집에 올라간 저의 올해 운영위 활동에 대한 다짐 문구입니다. 한 해 포부를 적도록 칸을 마련해주셨지만, 정답이랄 게 없는 그 작은 빈칸을 알맞게 채우는 일도 참 어렵더군요. 글쓰는 솜씨가 영 아닌 것도 한 몫 하지만요. 대단히, 대단한 일을, 대단하.. 2025. 3. 25.
[회원이야기] 내란의 시절, 이른 추억들 남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1계엄의 밤을 보내고 곧장 독감예방접종을 맞았다. 이번 겨울은 길바닥에 납세한다는 직감에 몸부터 챙긴 거다. 근자에 잘 낫지도 않는 독감과 몸살에 죽다 살아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간 제일 잘한 일로 꼽는다.  매주 광장에 나오는 일 자체는 문제될 게 없다. 동료 활동가들이 전면에 나서서 조직에 들어가 주요 집회와 행진을 기획하고 단식도 불사하는데 깃발 들고 나가는 것 정도야. 매일같이 집회를 나가면 평소 뜸했던 행성인을 비롯한 성소수 동료들도 자주 보고, 동료들도 자주 보고, 자주... 까지다. 판결이 늘어지는 일은 생각보다 고되다. 집회 초반에는 광장의 새로운 풍경에, 새로운 연대를 확인하는 일에, 발언자의 용기와 웅변술에 감탄했고 각성한 언어들을 아카이빙하겠다는 .. 2025. 3. 25.
[코코넛의 눈코입귀] 당신 눈앞에 퀴어는 풀만 먹습니다. 버티세요 코코넛(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평소에 술을 많이 좋아하는 편이다. 일주일에 8번 정도 술을 마신다는 게 과장은 아닐 거다. 학교 수업과 알바와 집회 등 이런저런 일정을 소화하고 나서 밤에 사람들과 함께 소주 마시는 게 삶의 몇 안되는 낙 중 하나인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 보면 사소하게 걸리는 게 하나 있다. 만 5년째 비거니즘을 지향하고 있어서, 일반 술집에 가면 생각보다 안주로 먹을 게 많이 없다는 점이다.  보통 메뉴에 가지튀김이나 감자튀김 같은 메뉴가 있으면 그걸 일단 시키고 본다. 감자튀김에 소주는 생각보다 많이 안 어울리는 조합이지만, 빈속에 술을 마시기에는 좀 그러니까 뭐라도 시킨다. 한국은 생각보다 비건 프렌들리하지 못한 나라이고, 그나마 식사를 할 때는 들깨수제비나 콩국수,.. 2025. 3. 25.
[문수의 지구여행기] #2. 서울, 게이 생활 문수(한국HIV/AIDS감염인인권연합 KNP+) 연재의 말게이들은 외계에서 온 것 같다.그래서 지구에 여행 온 외계인의 삶을 기록하는 심정으로 이 글을 쓴다.참…이 나이에 글을 쓸 줄이야, 가 아닌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이제야 풀어 보는구나,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남자로서가 아닌 게이로서의 내 삶을 솔직하게 기록해 본다.  1981년, 스무 살이 되었고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대형 소갈비 집에서 웨이터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강남 개발이 한창이어서 신사동 옆 반포나 잠실은 땅을 고르는 중장비 트럭들로 넘쳐났다. 분주함에 덩달아 마음이 들떠서인지 시골 게이의 서울 상경기는 잠깐의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순탄했고 즐거운 날의 연속이었다. 그 당시 갈비집에서 일하는 친구들과 함께 시간만 나면 동대문.. 2025. 3. 25.
[여기동의 레인보우패밀리] 육아#35. 거짓말, 게임앱, 산타 삼촌들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기획의 말행성인의 오랜 회원인 여기동님이 필리핀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2015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남편의 나라로 가서 살림을 꾸리는 여기동 님은 딸 '인보'를 입양하여 육아일기를 쓰고, 최근에는 성소수자 연구들을 리서치하며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딱 걸린 거짓말 며칠 전 아이의 거짓말이 딱 걸렸습니다. 아이가 화장실 세면대에 물을 틀어 놓고 찢어진 풍선을 갖고 놀고 있더라고요. “다 놀고 쓰레기통에 버리렴” 하니 “네” 라고 아주 쿨하게 대답을 했어요. 그런데 이 녀석 세면대 하수구에 그냥 버린 겁니다. 하수구가 막히면 대공사인데. 딱 걸리자, 마당으로 도망쳤어요. 비가 와서 바닥이 미끄러운데 그만 쿵하고 넘어졌어요 발등과 무릎이 까지고 바지에 온통 .. 2025. 3. 25.
[코코넛의 눈코입귀]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코코넛(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내가 이따금 나가는 모임이 있는데, 다름이 아니고 가톨릭 앨라이 아르쿠스의 월례 미사이다. 한국에 퀴어 당사자와 앨라이가 모여서 퀴어 정체성을 긍정하며 미사를 드릴 수 있는 장소가 그렇게 많지 않기도 하고, 사람들이 들으면 놀라겠지만 내가 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자 유신론자로 스스로를 정체화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스스로가 성소수자임을 받아들이기 전부터 젠더나 성소수자 등의 이슈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서 아르쿠스 미사를 나가기 시작했고, 퀴어 커뮤니티에 나오고 나서도 시간이 되면 아르쿠스의 미사나 워크숍 등의 행사에 참여했다. 얼마 전에는 미국의 포덤대학교에서 만든 퀴어 기도문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한국의 퀴어 당사자나 앨라이들의 이야기까지 수록된 책자를 만드는 아르쿠스.. 2025. 2. 21.
[문수의 지구여행기] #1 시골과 서울 연재의 말게이들은 외계에서 온 것 같다.그래서 지구에 여행 온 외계인의 삶을 기록하는 심정으로 이 글을 쓴다.참…이 나이에 글을 쓸 줄이야, 가 아닌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이제야 풀어 보는구나,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남자로서가 아닌 게이로서의 내 삶을 솔직하게 기록해 본다.  문수(한국HIV/AIDS감염인인권연합 KNP+)  경상도 시골에서 나고 자란 나는 볼 수 있는 남자라고는 동네 친구와 학교 같은 반의 친구들이 전부였다. 더구나 우리 동네는 집성촌으로 같은 성씨만 거주하는 마을이었다. 그 당시 아버지께서는 시골 우체부 직에서 퇴직해서 술로 나날을 보내고 계셨다. 아버지께서 노름과 술로 가산을 탕진해서 우리 집안은 가난 그 자체였다. 엄마는 일제 치하에서 소학교만 졸업했는데도 머리가 총명하셨.. 2025. 2. 21.
[여기동의 레인보우패밀리] 육아#33. 미운 네 살, 머리에서 뿔났네 기획의 말행성인의 오랜 회원인 여기동님이 필리핀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2015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남편의 나라로 가서 살림을 꾸리는 여기동 님은 딸 '인보'를 입양하여 육아일기를 쓰고, 최근에는 성소수자 연구들을 리서치하며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여기동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행성인 동지 여러분, 설 명절 잘 보내셨는지요? 저희 집도 한 살 더 먹는 떡국을 끓이고 잡채를 만들어 먹었답니다.  설날은 아이들에게 뭐니 뭐니해도 세뱃돈, 머니를 받는 날이지요? 그래서 인보에게 세배를 가르쳐 주었어요. 삼촌을 따라 절을 하여 세뱃돈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일 년간 저금통에 모은 동전과 세뱃돈을 가지고 은행에 갔습니다. 아이가 처음으로 은행 창구 언니에게 통장과 돈을 건네고 저금하는 훈.. 2025. 2. 21.
[코코넛의 눈코입귀] 광장의 게이가 보는 광장의 남자들 지난해부터 행성인 코코넛 활동가는 웹진에 매월 글을 쓰고 있습니다. 2025년부터는 코코넛의 글을 '코코넛의 눈코입귀' 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코코넛(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새해에도 집회마다 광장에 나간다. 추운 겨울에 몇 시간씩 찬바람을 맞으니까 육체적으로 피로하지만, 윤석열 체포, 더 나아가 구속이라는 기쁜 소식을 접하면 조금이나마 풀린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집결한 극우 세력이 법원을 때려 부수고 혐오 표현을 서슴없이 내뱉는 소식을 들으면 다시금 눈앞이 깜깜해진다. 이런 와중에 광장에 나와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는 이들, 혹은 발언 무대에 올라 스스로를 밝히는 이들이 누구인지 유심히 보게 된다. 다양한 성별과 계층과 연령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윤석열 탄핵 촉구라는 계기가 아니었다면.. 2025. 1. 19.
[회원 에세이] 연애와 활동 그리고 반성과 자기 돌봄 언저리에서 바람(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4년 12월 3일 계엄렴이 선포되었다. HIV/AIDS 인권팀 행사 참여 후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에서 X(트위터)를 하다가 소식을 접했고, 갑자기 겪은 소식에 몹시 당황스러웠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같이 살고 있는 룸메이트에게 소식을 접했는지 물어봤다. 룸메는 나의 걱정과 달리 덤덤하게 ‘어차피 금방 해결 될 일이다’ 라고 말하지만,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애인에게 연락했을때, 계엄령이 정확히 어떤건지 되물었다. 나 또한 계엄령이 정확하게 어떤건지 몰라 검색한 정보를 조합해 설명했다.  ‘헤엑 진짜 미쳤네’  설명을 마치고 애인에게 내일 퇴근하고 집회에 참여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애인은 의문을 품었지만, 그저 가야할 것 같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는 계엄령이 선포된 것보.. 2025. 1. 19.
[회원 에세이] 나의 퀴어 정체성 찾기 이현(행성인, 부산 주민) 앨라이 선언 꽤 외로운 학창시절을 보내왔다. 몇 년의 시간을 빼면 반에서는 늘 겉돌고 혼자 다니는 조용한 아이였다. 책을 읽거나, 휴대폰을 하거나, 네이버 블로그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으로 알게 된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다. 인터넷 생활은 익명으로 이루어져서일까, 내 주변에는 퀴어(성소수자)가 많았다. 레즈비언, 바이, 게이, 그리고 트랜스젠더친구들. 성 정체성이 어떻든, 성 지향성이 어떻든 그냥 친구들이 힘들지 않았으면 해서, 고민을 들어주다 보니 커밍아웃도 여러 번 받고.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그러니까, 성소수자가 얼마나 힘든 생활을 하는지, 그럼에도 열심히 살아가려 하는 그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응원해주고 싶었고 가능하다면 도.. 2025. 1. 19.
육아#32. 2025년 을사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기획의 말행성인의 오랜 회원인 여기동님이 필리핀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2015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남편의 나라로 가서 살림을 꾸리는 여기동 님은 딸 '인보'를 입양하여 육아일기를 쓰고, 최근에는 성소수자 연구들을 리서치하며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인보가 행성인 이모, 삼촌들께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큰~절 올려요.    동지 여러분, 연말연시 잘 보내셨는지요? 그리고 새해 소원도 비셨는지요? 저희는 아이 손을 잡고 성탄 미사에 다녀왔습니다. 한 해 동안 하느님께서 우리 가정에 베풀어주신 은혜에 감사드렸어요. 큰 사고나 환란을 입지 않게 보호해 주시고, 아이를 우리 부부 슬하에서 계속 키울 수 있게 양육권을 주셨지요. 그리고 부모의 마음을 담아 내년에도 아.. 2025. 1. 19.
[회원에세이] 거리의 크리스마스- 꺼지지 않는 목소리를 위해 코코넛(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연말을 맞아 시의성 있으면서도 뭔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그리고 연말에 맞는 글 주제가 뭐가 있을까 하고 행성인 웹진을 담당하는 남웅 활동가와 연초에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사실 지금 시의성이 있을 만한 주제라고 하면 하나밖에 생각이 안 나긴 한다. 그런데 뭔가 너무나 중요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주제여서, 나뿐만 아니라 12월 웹진에 원고를 보내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 얘기만 쓸 것 같았다. 하지만 며칠 전, 내가 경험한 12월에 대한 전반적인 기록을 써 줘도 좋겠다는 제안을 남웅 활동가에게서 받았다. 마침 나는 원고 작업을 시작조차 하지 않던 시점이었으므로, 원래 쓰려고 했던 이야기는 좀 더 나중으로 미뤄두고 제안받은 주제에 대해 글을 쓰기.. 2024. 12. 24.
[회원에세이] 연수에게 애벌레(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벌써 올해가 끝나갑니다.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시작한 지도 삼 개월이 지났고, 이곳은 가을과 겨울 사이 어딘가 쯤의 바람이 불어오는 날씨입니다. ​막 글을 다 썼습니다. 북미의 트랜스젠더 이론을 공부하면서 김비 작가님의 두 편의 소설을 분석하고 트랜스 페미니즘을 꿈꾸면서 썼습니다. 학술적인 글이었지만 개인적인 마음이 담기지 않을 수 없더군요.  연수의 브런치 글을 다시 읽었습니다. 동지들이 남긴 추모 글도 읽었습니다. 가끔 멈춰서 울었습니다. 조금 후련해진 다음에는 다시 썼습니다.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공부하고 연구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고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을 하고 글을 쓰고 연구를 해서 세상을 조금은 바꿀 수 있을까요. 이론적 언어를 .. 2024. 12. 24.
육아#31. 재롱잔치와 동성결혼 배우자로 등록하기 기획의 말행성인의 오랜 회원인 여기동님이 필리핀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2015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남편의 나라로 가서 살림을 꾸리는 여기동 님은 딸 '인보'를 입양하여 육아일기를 쓰고, 최근에는 성소수자 연구들을 리서치하며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행성인 동지들에게. 올해도 마지막 달을 맞이했습니다. 차분한 마음으로 정중동(靜中動)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계엄이 선포된 12월 3일, 서울의 밤, 그 밤에 동생 훈이와 전화 통화를 했어요. 훈이: 형 큰일 났어. 한국에 계엄이 선포되었어.나: 아니 뭔 소리야?훈이: 지금 여러 사람들에게서 전화가 와. 전화를 끊고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석열 정권이 지옥의 불구덩이에 뛰어드는구나, Go.. 2024. 12. 24.
육아#31. 어디에나 존재한다: 필리핀 퀴어 친구들 2탄 기획의 말행성인의 오랜 회원인 여기동님이 필리핀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2015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남편의 나라로 가서 살림을 꾸리는 여기동 님은 딸 '인보'를 입양하여 육아일기를 쓰고, 최근에는 성소수자 연구들을 리서치하며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달달한 날, 할래윈 파티  우리 인보는 드디어 단것을 좋아하는 마니아가 되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사탕과 아이스크림입니다.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혀로 핥아 미감을 느낄 때 그 눈 빛은 황홀하기 그지없는 달달함입니다. “아~맛있다. 아~행복해요”라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집에서 사탕, 아이스크림 그리고 청량음료는 금지입니다. 단것을 일상에서 먹지 않도록 하는 저의 방식이지요. 단것들은 오로지.. 2024. 11. 24.
[회원 에세이] 맞기도 때리기도 싫지만 그래도 킥복싱 정우 (행성인 HIV/AIDS인권팀)   이 글은 (아마도) 킥복싱을 영업하는 글이다. 행성인 웹진의 지면을 빌려서 (인권 말고) 운동을 영업하는 글을, 그것도 게이가 쓰고 있다니. 만약 축구하는 게이와 비교하며 그쪽이 오히려 뻔하다고 말하면 주변의 축구게이 친구들(놀랍게도 축구를 좋아하며 무려 몸으로 실천하는 게이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들은 때론 본인이 축구하는 사실을 '일틱'의 속성으로 주장하기도 한다.)이 분개하려나.  아무튼 이 운동을 어림잡아 1년반 동안 꾸준히 해오고 있다. 보름 전에는 무려 대회에 참가하여 링 위에 오르기도 했다. 전부터 킥복싱에 대한 경험을 쓰고 싶었지만 감히 내가 이 운동을 욕보이게 될까봐 미루고 미루다 쓴다. 짧은 기간의 운동시간이고 고작 일주일에 2, 3일 나간 경험에.. 2024.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