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양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무지개 텃밭 캠페인을 벌이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사무실 이전이라고 한다. 사무실의 참상을 고하고 후원을 얻어내기 위해 강양이 직접 나섰다.


※주의※ 이 사진들은 손 떨림에 대한 보정이 전혀 없다. 어플 다운 방법도 모르고 심지어 술 취하면 전화 거는 법도 까먹는 필자의 갤럭시S2 LTE로 찍은 것임을 알려둠.


1. 사무실까지



사무실이 위치한 아파트 들어가는 입구. 옆에 오토바이를 보면 알겠지만 꽤 계단이 꽤 높음에도 불구하고 난간 같은 안전장치는 없다. 역시 우리는 호기로운 기상을 가진 민족. 눈이 와서 미끄러진다면 뒤통수나 다른 신체부위로 호기로움을 느낄 수 있다.



우편물 함 위에 있는 국회의원이 줬다는 시계. 가까이서 보니...



김상현 국회의원이 준 시계라고 되어있다. 김상현 의원은 민주당출신 의원으로 6대 때 서울 서대문구 보궐선거로 당선되신 분이다. 이후 6-8대 14대-16대 국회에서 의원을 지내셨다. 첫 출마 당시 이력은 아이젠하워 대통령 내한환영 국민 위원장이었다고 한다. 다른 이력을 살펴봤는데 역시나 별 업적 없는 환영 같은 분이셨다.



2층 복도 전경. 주민들의 안전을 고려한 가스통(녹색) 배치가 눈에 띈다. 동인련 사람들은 담배를 복도에서 필 경우가 많아 더욱더 안전해 보인다.



복도 배전함에 붙은 치킨 전단지. 기사와는 관련이 없고 치킨이 먹고 싶어서 찍었단다.



2. 사무실 입구, 거실


 

신발을 놓는 곳이 좁아 보이지만 현관문을 열고 복도까지 신발을 놓거나 겹쳐서 놓으면 4-50명도 무리 없이 놓을 수 있다. 실제로 디딤돌 때 그렇게 한 전력이 있다. 물론 신발이 구겨지거나 더러워지는 건 전적으로 자기책임이다. 신발을 쓰레기통에 넣으면 60명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대신 깔창과 신발 끈을 분리수거 해야겠지만.



거실 전경. 이곳도 좁아 보이지만 디딤돌 때 수많은 인파가 운집했던 곳이다. 그러므로 사실은 넓다고 믿을 수 있는 곳이다. 믿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신앙에 비슷한 형태를 말한다. 디딤돌에 참가했던 필자는 편하게 척추 접는 법을 깨달았다.



거실에서 특기할만한 것은 많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 녀석이다. 에어컨에서 나오는 물을 받아주는 세숫대야. 동인련의 청빈함이 묻어나오는 장면이라 아니할 수 없다. 고요해보이지만 술 취한 회원이 발로 차서 엎지른다면 주위를 수영장으로 만들 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3. 화장실



화장실로 가는 문손잡이 친근한 미소를 짓고 있는 곰돌이가 우리를 반겨준다. 배는 검고 얼굴은 하얀 것으로 보아 판다로 추정된다. 이미 한번 뜯겨진 것을 고친 듯 양 귓구멍을 철사가 관통하고 있다. 뒤에 페인트칠에서 나타나는 괴리도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해준다.



화장실 문과는 매우 떨어진 화장실 스위치. 사무실에 처음 오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위치를 쉽게 알려주지 않는다. 수건이 좀 더 왼쪽으로 이동한다면 완벽한 은신을 보여준다.



물을 틀면 수도에서 물을 받는 게 아니라 생물의 혈관에서 물을 받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수도. 에일리언의 한 장면 같아 반갑다.



화장실 환풍기. 처음에는 날개에 털이 난 것처럼 보였는데 자세히 보니 먼지였다. 신비한 체험을 놓친 것 같아 아쉬웠다.



4. 회의실



회의실에 들어가면 눈앞에 들어오는 책장. 책이 많은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방을 일부러 작게 만든 것 같은 의심이 들 정도로 방이 작다. 특히 위에 쌓아놓은 책들이 특유의 현학적인 이미지를 잘 구축하고 있다.


 

에어컨 실외기 덕분에 열리지 않는 창문. 반대편 창문은 열 수 있다고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나마도 중간에 있는 화분 덕분에 시원한 느낌은 적었다.



5. 샤워실로 추정되는 곳



한 회원이 사는 방 안의 히든 플레이스. 창고처럼 느껴지겠지만 타일이나 방 배치로 봤을 때 원래의 용도는 샤워실로 추정된다. 샤워실임을 뒷받침 하는 증거가 있는데. 그건 노약자, 임산부, 끼스러운 게이들은 보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경고한다.



벽을 타고 내려온 저것은 곰팡이다. 벽면을 가득 채운 곰팡이가 샤워실을 뒤덮고 있었다.


이상 동인련 사무실의 이전 이유에 대해 실질적으로 살펴보았다. 우리는 이토록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일설에 의하면 충정아파트에는 심령적인 문제도 있다고 하는데 이야기하면 납량특집이 될 것 같아서 여기서 줄인다. 사무실 이전...해야 할 것 같다.



  1. 학인
    2012.08.06 22:52 [Edit/Del] [Reply]
    진실을 역설적이고 반어법적으로 풀어내는 강양 ^^ 킥킥 대면서 읽었네요. 재밌었어요. ㅎㅎ
  2. 2012.08.07 21:56 [Edit/Del] [Reply]
    ㅋㅋㅋㅋㅋㅋㅋ 들리는 말에 의하면 사무실에 혼자 있을 때도 스무 명의 영혼이 함께한다고^^ 기갈로 누르고 있는거래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정욜
    2012.08.08 16:46 [Edit/Del] [Reply]
    멋쨍이~ 강양군!! 동인련 사무실의 현실을 풍자적으로 묘사하니 ㅋㅋ 웃을수도 울을수도 없다는~
  4. 은혜
    2012.08.08 19:42 [Edit/Del] [Reply]
    악! 배가 검은 곰돌이와 에일리언!! 정말 살아있는듯해요 캬오
  5. 이경
    2012.08.09 15:59 [Edit/Del] [Reply]
    ㅎㅎㅎㅎ 사무실이 다시 보이네요!
  6. 강양
    2012.08.10 02:08 [Edit/Del] [Reply]
    첫삽개뽀인데...
    마감도 안지키고 시간에 쫒기면서 쓴 글이라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원래 생각은 건축법도 좀 보고 엘로드 가지고 수맥탐지도 좀하고 무당 데려와서 심령조사도 해보려 했는데.
    다음 삽개뽀는 무슨 주제로 할지 모르겠지만...
    디졌음 ㅋ
  7. 네 침은 성수가 아니니라
    2013.04.10 00:18 [Edit/Del] [Reply]
    ㄷㄷ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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