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소1 『중국에서 온 편지』- 경계를 흐리며 마롱(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이 짧은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화자의 이러한 자기 선언과 고백은 잊을 만하면 이야기 사이를 비집고 다시 나타난다. 이는 혼란스러운 화자의 상황에서 정체성 사이로 자신을 붙잡으려는 허망한 시도이며 그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고백이다. 아니, 어쩌면 ‘나는 부소’라는 이 고백마저도 믿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야기를 엮는 단어와 장치들은 절대 그 시대의 것이 아니다. 결국 부소라고 주장하는 화자의 이야기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화자의 진실성이 모호한 중얼거림으로 변한다. 그는 너무 오랫동안 떠돈 진나라 태자의 유령일 수도 있지만 사마천의 《사기》에 심취한 정신나간 유령일지도 모른다. 그의 이야기를 읽도록 이끄는 것은 픽션에 대한 믿음이 아닌 그의 혼란스러운 서술 .. 2015. 11.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