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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여행 계획] 밤에 뛰쳐 나가기 좋은 서울 여행지

by 행성인 2016. 7. 2.

l2lMrFox(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1] 남산

 

남산은 서울의 중심에 있는 해발 270.8 m 의 산이다. 약 40분 정도만 걸어 오르면 전망대에서 남쪽으로는 압구정부터 북쪽으로는 북악산에 이르는 넓은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특히나 남산 꼭대기에 위치한 서울의 랜드마크 N서울타워(오후 11시까지 운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백미이다. 한 인근에 명동, 이태원 등 번화가와 남산골공원, 남산식물원, 남산도서관, 국립극장 등 크고 작은 편의시설도 함께 위치해 있다는 것도 남산의 크나큰 장점이다.

만약 남산에 걸어 올라가는 것이 힘들다면 오후 11시 30분 까지 약 22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남산순환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오를 수도 있는데, 자전거를 타고 오르려면 반드시 국립극장 쪽에서 올라가 남산도서관 쪽으로 내려와야 한다.

 

 

2] 응봉산

 

남산이 너무 높게 느껴진다면 성동구에 있는 응봉산을 추천한다. 응봉산은 해발 95.4 m 의 나지막한 산으로 중앙선 응봉역에서 내리면 정확히 20분만에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또한 오르는 길이 남산과 달리 동네 공원처럼 되어 있어서 오르기가 좋다.


응봉산에는 유명한 것이 세가지가 있다. 매년 봄이면 응봉산을 뒤덮는 개나리, 응봉산 동북쪽에 위치한 암벽공원, 그리고 ‘야경’이다. 응봉산에서 서울숲과 동호대교 쪽을 바라보면 나타나는 야경은 이미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나 있다.


보통 응봉산은 응봉역으로 올라 옥수역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약 1시간 소요)가 유명한데, 더 빠르게 정상으로 오르고 싶다면 응봉산 북쪽에 위치한 응봉동아아파트 쪽에서 오르는 방법도 있다.

 

 

3] 세빛섬

 

그래도 어디에 오르는 것이 정 싫다는 분들에게는 ‘세빛 둥둥섬’ 을 추천한다. 세빛섬은 이미 퀴어문화축제 애프터파티로 우리에게 유명하다. 사람들이 세빛섬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405번이나 740번 버스를 타면 세빛섬 바로 앞에 내려 준다.


세빛섬의 가장 큰 매력은 형형색색 색을 바꾸는 섬과 섬 안에 있는 분위기 있는 식당들이다. 덤으로 바로 옆에 위치한 반포대교에서는 분수를 뿜어내어 운치를 더한다. 그리고 저녁 7시, 빠르면 저녁 6시쯤 뜨거운 여름 태양이 넘어가기 시작할 때면 예빛섬에서 다채로운 공연과 영상 상영을 하는데,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서 이를 관람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기도 하다. 또한 세빛섬에서는 ‘튜브스터’라고 하는 동그란 배를 타고 뱃놀이도 즐길 수 있다.

 

 

4] 뚝섬유원지

 

조금 더 유원지 같은 곳을 찾는다면 뚝섬유원지만한 곳이 없다. 앞서 소개한 세빛섬은 주변에 잔디밭만 있기 때문에 몸이 근질근질한 분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하지만 뚝섬유원지에는 축구장, 농구장, X게임장, 놀이터, 인공암벽 등이 있어서 운동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제격이다. 뿐만 아니라 유원지 한가운데에는 편의점까지 있어서 운동하다 출출해지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 뚝섬유원지 중심에 있는 ‘자벌레’에는 전시회가 열리는 홀, 작은 도서관, 생태박물관 등이 있다. 더 나아가 자벌레 아래서는 버스킹하는 뮤지션들이 종종 있기 때문에 운동신경뿐만 아니라 감성도 만족시킬 수 있다. 뚝섬유원지는 7호선 ‘뚝섬유원지’ 역과 연결되어 있어 교통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니 금상첨화이다.

 

 

솔직히 7월호 기획 주제가 ‘여행’이라고 들었을 때 많이 당황했다. 7월은 한여름이고, 내가 생각하기에 여름은 여행하기 가장 나쁜 계절이기 때문이다. 우선 봄처럼 꽃이 가득한 것도 아니고, 가을처럼 산천이 노랗게 물들거나 다채로운 축제가 열리는 것도 아니다. 또한 겨울처럼 우아한 설경이 있지도 않다. 둘째로 여름은 낮이 길어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게 큰 장점이지만, 그만큼 날도 더워서 지쳐버리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유명 피서지에 가자니 백사장 모래알만큼 많은 사람과 상인들, 흥겨움에 너무 취해 난동을 부리는 몇몇 사람들 때문에 휴식을 취하기는 커녕 마음만 상하기 쉽상이다.

 

그래서 그런지 몇몇 웹진 팀원들이 ‘가고 싶은 해외 여행지’를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내가 가보지도 않은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니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필자를 비롯하여 이 글을 보는 많은 분들이 해외에 나갈만한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분명 여름은 더위 때문에 지독한 계절이다. 특히 해가 지고도 계속되는 열대야가 사람을 괴롭힌다. 비단 열대야가 오지 않아도 집안에만 있기 답답한 때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해가 진 후에 잠깐 앉았다 오기 좋은 서울 여행지를 추천한다. 특히 서울 어디에 살든 자전거나 지하철로 1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곳을 선정했다.

 

나는 혼자 여행하기를 즐긴다. 혼자 여행하면 신경 써야 할 것도 줄어들고, 챙겨야 할 것도 별로 없어져서 짐이 가벼워진다. 또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오직 내 편의에 따라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물론 이 글에 있는 네 여행지도 본인이 혼자 가는 곳들이다. 하지만 둘, 셋, 그 이상의 사람들과 함께 가도 충분히 좋은 여행지이다.

 

무더운 여름날 위 네 곳에서 별이 땅으로 내려온 듯 한 야경을 보며 망중한을 즐기며, 일상의 피로도 풀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