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 (성소수자부모모임 상임활동가)

 

성소수자부모모임을 방문하는 성소수자 당사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바로 부모님께 어떻게 커밍아웃하면 좋을까요?’ 입니다. 성소수자부모모임의 공식적인답변은 커밍아웃에 옳고 그른 것은 없다. 각자의 상황에, 각자에게 적합한 커밍아웃이 있을 뿐이다이지만, 사실 이런 좋은 말씀들은 각각의 구체적인 상황들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늘 생각했어요. 그래서 성소수자부모모임에서는,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개발시켜 온 프로그램인 커밍아웃 워크샵을 새롭게 개편해 보았습니다. 본래 커밍아웃 워크샵은 미국 PFLAG API Rainbow Parents에서 성소수자 당사자들의 커밍아웃을 돕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을 한국의 상황에 맞게 번안한 것인데요, 조별로 이야기를 나누며 커밍아웃에 대한 고민과 두려움을 공유하며 서로를 북돋우고, 실질적으로 커밍아웃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툴을 얻도록 하는 것이 원래 프로그램의 방식이었습니다.

 

이번 개편에서는, 커밍아웃을 계획하는 대상을 부모로 한정하여 참가자의 수를 절반 이하로 줄이고, 각 참가자가 성소수자부모모임의 활동회원과 직접, 보다 더 깊이 소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커밍아웃이 보편적으로 어렵고 두려운 일임을 나누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는 커밍아웃이라는, 크고 두렵게 느껴지는 안개 같은 단어에 가려져 그 너머에 아주 개별적이고 현실적인 상황들이 자리한다는 사실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께 커밍아웃을 한다면 (정말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나는 지금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는 (현실적/정서적) 상태일까?’부터, ‘부모님이 내 커밍아웃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부모님은 어떤 손해를 입게 될까?’라는 질문까지, 아주 구체적인 질문들에 함께 대답하며 우리 각자가 커밍아웃에 있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정확하게 진단한다면, 커밍아웃에 대해 갖고 있는 모호한 두려움이 오히려 옅어질지도 모르니까요.

 

8월 커밍아웃워크샵 참가자들이 직접 적은 커밍아웃에 대한 키워드

 

저는 개인적으로, 막연하게 부모님께 커밍아웃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이 프로그램을 한 번쯤 참여해 보시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저는 부모모임에서 근무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의 질문들에 대답하며 제가 알지 못하고 있던 저의 어떤 생각들(커밍아웃이 왜 중요한지, 그냥 보편적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 말고 정말 저와 부모님의 사적인 관계에서 왜 커밍아웃이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하는지)을 알게 되었거든요. 그리고 부모모임에서 일하면서 얻은 답변과 마찬가지로, 제가 지금 내릴 수 있는 답은 나는 아직 커밍아웃할 준비가 되지 않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 부모님과의 관계가 만족스럽다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신다고 부모님께 완벽하게 커밍아웃할 수 있는 방법을 마법처럼 깨달으실 수는 없을 거예요. 혹은, 커밍아웃하지 않겠다는 결심이 굳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 커밍아웃하지 않는/못하는 상황에 대해 막연하게 슬픔과 불만을 품고 있는 것과 현재 내 상황에서 커밍아웃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파악하고 커밍아웃을 하겠다/하지 않겠다를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부모모임의 홈페이지와 SNS를 팔로우하시면 그때그때 프로그램 공지 및 신청 방법을 확인하실 수 있어요. 누구보다 빠르게 신청하실 수 있는 방법은, 부모모임에 후원회원으로 가입하시는 거랍니다^^

 

부모모임에서 일하면서 매일 하는 이야기가 부모님께 하는 커밍아웃이지만, 이 이야기는 해도 해도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대부분의 성소수자 당사자분들께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한 번쯤 직면해야 하는 고민이라면 부모모임의 커밍아웃워크샵에서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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