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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의 말] 봄과 함께 찾아온 3월의 웹진

행성인 활동/웹진기획팀 편집장의 글

by 행성인 2022. 3. 2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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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웅, 이드(행성인 미디어TF)

 

 

 

지난 송년회에는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눈밭을 뚫고 이십여 명의 회원들이 모였지요. 같은 공간에 모인 것도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여한 회원들에게 물었습니다. ‘내년에 행성인에서 무슨 활동을 하고싶나요?’ 

 

대다수 회원들이 다른 회원들을 만나고 싶다는 의견을 남겼습니다. 만나서 놀고싶고 여행가고 클럽가고 커피마시고 맛집가고 소풍가고싶다는 다양한 답이 나왔습니다. 그리움 가득한 답변들, 그 와중에 같이 인권운동하고 싶다는 이야기는 없더군요. 운동에 대한 부담은 회원들도 예외가 없구나 싶었습니다.

 

새삼 행성인의 일상은 무엇일지 궁금했습니다. 행성인은 활동단체지만 사람들이 모이고 서로 경험과 의견을 나누는 커뮤니티이기도 합니다. 행성인에서 활동을 만들뿐 아니라 서로 취미를 나누고 우정과 사랑을 만들기도 하지요. 우리는 교육과 세미나를 통해서만 아니라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 소소한 관계 위에서도 배우고 연결됩니다. 

 

코로나19는 만남들을 이어가는데 장벽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만남과 연결에 대한 갈망은 커져갔습니다. 

 

그 사이 언론과 방송에는 성소수자의 이야기들을 싣는 빈도가 많아졌습니다. 개인들의 활동도 다양해졌지요. 퀴어 출판물과 컨텐츠가 많이 생산되고 다양한 직종을 가진 당사자의 이야기가 소개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 곁을 떠난 동료들의 이야기가 미디어에 담기기도 했습니다. 성소수자는 이제 찬반논쟁의 프레임 너머 구체적인 삶을 보여주고 변화를 말하고 있음을 미디어도 지각하게 된 거죠. 

 

생산물이 많아지고 외연이 넓어지는 모습에 고무되다가도 이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더불어 미디어가 성소수자 노동자를, 트랜스젠더 동료의 죽음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 만족하면 되는 것인지도 의문이 들었습니다. 드러내는 시도 너머 우리가 어떻게 그려지는지 살피고 어떻게 드러나고 드러낼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사회를 살고 있고, 어떤 변화를 만들어갈지도 말이죠. 

 

행성인에는 변화를 꿈꾸는 많은 회원들이 있습니다. 저마다 일상을 살면서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 함께 모여서 변화를 꿈꾸고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변화의 과정에 손을 보태고픈 사람들, 바깥의 변화만큼이나 내부의 변화를 위해 만나고 배우며 토론하는 사람들. 행성인의 자부심은 회원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뽕이 짙다고요? 이제 입을 뗀 걸요.

 

성소수자는 노동과 교육, 가족 너머 전쟁과 기후위기 속에서 공존을 이야기하고 위기 속에서 어떻게 서로를 돌보고 나이먹어갈지 고민합니다. 국가와 사회에 무엇을 요구할 것인지, 어떤 제도를 요구하고 비판할 것인지 다른때보다 연결이 필요한 시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SNS만으로는 소화하기 어려운 토론과 수다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활동이 절실하기도 하고요. 서로를 연결하고 돌보고 지지하며 때론 차이를 확인하고 토론하며 접점을 만들어가는 시도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연이 넓어지는 만큼 우리가 무엇을 요구해야하는지, 어떤 변화를 말할지도 말이죠. 안팎을 아우르는 활동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서로를 연결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하면서 행성인은 2022년 미디어TF를 발족했습니다. 

 

미디어TF의 첫 활동은 웹진 정기발행을 재개하는 것입니다. 

 

행성인은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웹진기획팀을 운영했습니다. 매월 혹은 격월로 웹진을 기획하고 발행했습니다. 웹진 제작은 주제를 정하고 기획하는 활동 외에도 필자를 섭외하고 주제를 위한 토론과 세미나 진행도 포함합니다. 활동을 스케치하고 회원들의 이야기를 담는 웹진은 사실 이야기만큼이나 많은 사람들도 오가는 활동을 해왔지요. 

 

새로운 웹진 발간에는 미디어 모니터링과 회원여러분과의 만남에 비중을 싣고자 합니다. 성소수자 이슈가 많아지고 구체화되는 만큼 언론과 방송이 어떤 관점으로 성소수자를 그려내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과정에 성소수자 운동은 당사자들이 어떻게 그려져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제안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의제 중심의 이슈 말고도 회원들의 안부와 동정을 살피고, 다양한 주제로 의견을 나누며 토론할 수 있는 기획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시끄럽게 떠들고 행동하는 행성인들이 접면을 넓히는 자리를 꾸준히 만들 계획이에요. 

 

3월의 기획은 ‘대선’입니다. ‘국가’와 ‘사회’라는 거창한 단어가 아니어도 대선은 향후 5년 간 나의 일상을 다르게 만들 거라는 예상이 따라옵니다. 시련도 같이 나누자고 했던가요. 행성인 미디어TF에서는 개표 당일 번개를 진행하여 사전투표결과를 함께 보고 20대 대선에 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결과가 나온 직후에는 회원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대선을 평가하고 이후 운동을 전망하는 질문에 응답한 회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웹진에는 고정기획으로 언론 미디어 모니터링을 진행합니다. 이달의 최악, 최고의 기사와 사건을 꼽고 한달 동안 언론에 인터뷰하거나 기고한 행성인 회원들의 기록을 정리합니다. 이드 활동가의 언론 모니터링도 주목해주세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는 길을 만듭니다. 대선 직후 국민의힘 대표는 장애인 권리 예산보장과 장애인 이동권을 요구하는 투쟁을 두고 문명적이지 못하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발언권을 얻지 못하고 살면서 누려야 마땅한 권리도 인정받지 못한 이들은 맨몸으로 거리에 나와 공간을 점거하고 존재를 드러냅니다.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장 또한 다수에게 불편을 준다고 호도하지만, 기실 많은 이들이 공간과 제도의 변화에 뜻을 모으고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감각을 익히고 경험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미디어TF는 함께 길을 내자고 여러분에게 계속 신호를 보내고 응답을 요청할 것입니다. 

 

 

그리고…

 

미디어 TF는 현재 두 명의 활동가가 기획과 편집, 집필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의제를 성소수자 운동의 관점으로 보고 싶은 분, 행성인 활동과 접면을 넓히고 싶은 회원 분들은 미디어TF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엥 그런데 아직 행성인 회원이 아니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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