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웅 (행성인 미디어 TF)
2024년 12월 21일, 행성인 송년회 《사랑과 우정이 이긴다》를 진행했습니다. 3일 비상계엄 이후 긴장이 극도에 달하고 집회를 연이어나가는 상황에서 주변 단체들이 송년회를 취소하는 상황을 보면서 살짝 고민했죠. 그러다 14일 국회의 탄핵안 가결 이후 중장기전으로 정세의 대기가 달라졌습니다. 무엇보다 광장으로 나오는 성소수자 시민으로 살아가면서도 행성인 회원으로 그간의 활동을 돌아보고 수고의 인사를 나누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긴박한 상황에도 일상은 유지해야 하는 요즘이기도 하고요.
이번 송년회는 강남에서 열렸습니다. 대관료와 더불어 접근성과 규모를 고려해야 했어요. 여기에 행성인 소모임 '큐레센도'와 '몸짓패'가 공연을 한다고 하니, 무대에 집중할 수 있는 장소를 찾다보니 도곡로까지 가게 되었죠.
송년회의 시작은 연수 활동가를 추모하며 시작했습니다.
이어 사무국장이 한 해 활동을 브리핑해주었습니다. 매년 송년회에 사무국장 오소리가 한 해 활동을 영상으로 만들어 함께 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올해는 바쁜 정세 속에 만들 시간이 없었다고 하네요. 2월에 다가올 회원총회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하니, 그때까지 기다려보아요.
송년회 사회는 이안과 코코넛이 보았습니다.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을 봐왔는데요, 간간이 유머도 잃지 않는 활기넘치는 사회였습니다 (웃음). 두분 애쓰셨어요.
이번 송년회는 많은 부대행사만큼 선물도 푸짐했습니다. 회원들이 비회원인 지인을 데려오면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지난 캠프에서 진행한 이벤트 '나 이용권' 미션을 완수한 분들에게 선물을 주기도 했죠. 그밖에도 한해 회원모임을 제일 많이 나온 사람, 가장 멀리서 온 사람, 가장 최근에 가입한 사람들에게도 선물을 드렸어요.
이번 송년회는 공연도 알찼습니다. 행성인이 자랑하는 소모임 '몸짓패'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연수 활동가가 참여했던 소모임인지라 공연 중에 나눠주신 발언을 듣고 울컥한 분들이 몇분 계셨다고 해요.
이어 소소부부의 대법원 승소를 축하하며 케이크를 커팅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둘의 승리가 아닌, 사랑하고 부부로 인정받을 권리를 염원하는 모두의 승리임을 이야기하며 초를 불었어요.
그리고 이어지는 송년회의 꽃 시상식 - !
네 분야에 다섯 수상자가 있었습니다. 아래 상장문구도 함께 넣었으니 읽어보아요.
묵은샛별상 - 코코넛
행성인 주요 행사에서, 매일 웹진 지면에는 코코넛 님이 있었습니다. 저분은 누구냐고 묻는 이들도 있었어요. 더빠와 이태원클럽을 매일같이 들락거리는 줄은 알았어도 언제부턴가 이웃 단체와 연대체에서 두루 역할을 맡는가 싶더니, 최근에는 드랙쇼에 탄핵 집회 발언까지 하더군요. 당신의 소속을 묻는 이들에게 최애는 행성인이라 말한 것을 두고두고 기억합니다...
이 상을 드리기도 면구할 만큼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 코코넛님, 더 늦기 전에 응원의 마음을 담아 상을 드립니다. 오래 봅시다 동료여-
소모임 터줏대감상 - 몸짓패 민식님
위 사람은 2013년부터 몸짓 선생님으로 활동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과 성을 다해 몸짓패를 이끌어 왔습니다. 정이 많고 따뜻한 마음 한편으로 냉철하게 운동적인 관점을 가지고 몸짓과 더 좋은 무대 만들기에 진심을 다하여, 극내향인인 회원들에게 공연에서 표정연기까지를 주문하는 프로페셔널함까지 갖추었습니다. 몸짓패의 수준높은 완성도는 몸짓 선생님의 이와같은 노력에 비롯하는 바, 10년 넘게 소모임을 이끌어온 인내와 앞으로도 한결같이 몸짓패의 심장으로써 자리를 지켜주시기 바라는 당부를 담아 이 상을 수여합니다.
올해의 캠페인상 - 혼인평등조, 트티켓조
혼인평등조
이 팀은 어린이들에게 혼인평등을 알리겠다는 마음 하나로 두달 내내 브레이크가 없는 자전거처럼 질주했습니다. 그 결과, 두달 만에 직접 그린 그림들로 21페이지의 올컬러 자료집을 제작했습니다. 모두의 손목에 심심한 안녕을 전하며 내년에는 청소년을 위한 혼인평등 자료집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트티켓조
위 팀은 트랜스젠더에게 안전한 공간에 대한 비상한 관심으로 모두에게 필요한 트랜스 프렌들리 에티켓을 기획하여 끝없는 수정에 시달리면서도 멋지게 완성해냈을 뿐만 아니라, 활활 타오르는 열정으로 이를 알리는 많은 활동을 벌여 트랜스젠더 인권에 일조하고 행성인의 자긍심을 드높였습니다. 더 멋진 후속활동을 기대하면서, 자나깨나 트랜스를 외치며 함께했던 고 이연수 동지를 함께 기억하며 이 상을 드립니다.
후원부치상 - 김모드
위 사람은 올 한해 집회와 시위의 현장에서 단체의 활동을 알리고 후원가입을 독려하며, 행성인 회원 늘리기에 앞장섰던 활동가로서 24년도 후원회원 조직에 가장 큰 공을 세웠기에 이 상을 드립니다.
앞으로 있을 수많은 집회의 현장에서 올해와 같은 후원조직 선전꾼이 되어 행성인 회원 일천명 만들기에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더욱더 힘내주시길 바랍니다.
회원을 늘리는 김모드, 당신 곁엔 행성인
이어지는 큐레센도의 공연도 감명깊었어요. 얼마나 많이 준비했는지 공연으로 보여준 것 같았습니다.
올해 송년회는 70명이 넘는 분들이 함께했습니다. 행성인이 좀처럼 갈 일 없는 지역인데도 정말 많은 분이 찾아준 건 행성인이 매력적인 단체여서도 있겠지만, 계엄 이후 불안한 정국 속에 사람들이 함께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느끼기 위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로운 한 해도 연결의 감각을 잊지 않으며 함께 변화를 요구하고 행동하도록 합시다.
성소수 해방! 행성인 만세!
성소수자 차별도
윤석열도 없는 새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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