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권 (동성애자인권연대 청소년자긍심팀)




내가 19살엔 신경도 쓰지 않았던, 존재 하는 줄도 몰랐던 일들에 나와 같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앞서 관심을 가지고 변화를 꿈꿨던 한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올해는 그 사람의 안타까운 마지막을 추모하는 10주년 행사가 열린 해다.


19살이라는 나이의 이 청소년이 선택한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것이었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이번 행사는 청소년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모티브를 가지고 있었다. 작게는 청소년 성소수자 지지로 시작되었지만 나중에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의 성소수자, 그리고 사회에서 외면받고 차별 받아온 모든 소수자들이 한 곳에 모여서 자신이 여기 이곳에 자랑스럽게 존재함을 세상에 알리는 장이 되었다.


항상 이 조선땅에 나 홀로 게이라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껴온 나에게 그 공간은 굉장히 편안한 곳이었다. 모두가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당당했다. 차별 금지를 외치는 장애인, 노동자, 성소수자 모두가 내겐 닮고 싶은 모습이었다.


사실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 기대보다 두려움이 더 컸다. 예상보다 사람이 (특히 이성애자 커플이) 많았던 대한문에서 당당히 무지개를 달고 게이로 설 수 있는 용기가 부족했던 것도 있고, 스스로 오픈 게이가 아니라 사람들의 시선이 더 무섭게 다가왔다. 그치만 “그럼 쟤도 게이야?”라는 경찰의 굳은 시선에 주눅 드는 대신 누구보다 ‘끼로라’를 풍기며 눈 웃음 칠 수 있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4월 27일,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나는 육우당이 불러 모은 사람들 사이에서 당당하게 자랑스러운 조선의 게이로서 게이스럽게 게이일 수 있었다.

 

 

 



댓글을 남겨주세요

Name *

Password *

Link (Your Homepage or Blog)

Comment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