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인(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소수자 노동권팀, 민주노총)
저는 요즘 노동조합 활동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성소수자 노동자로 살아오면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활동을 노동조합에서 시도하고 있죠. 성소수자 노동권팀에서는 노동조합 대상 성소수자 인권 교육을 만드는데 함께 하고 있고, 알바노조에서는 얼마 전부터 시작한 성소수자 모임에 힘을 보탰습니다. 민주노총에서는 퀴어문화축제 공식 참가를 계기로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노동자들의 모임을 시도해보려 합니다. 아직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즐겁지만 그만큼 고민도 많습니다.
노동조합은 자본과 권력에 맞서 투쟁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여 기득권을 유지하는 세력과 싸우는 조직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노동조합을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일면 사실이라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노동조합은 한국사회에서 인권 의식이 가장 빠르게 높아지는 조직이기도 합니다. 노동조합은 억압에 맞서 '해방 세상'을 꿈꿉니다. 이때 억압은 자본가/노동자 관계에서 발생하는 억압만을 말하지는 않습니다. 젠더와 섹슈얼리티로 인한 억압, 가부장제도와 성별이분법도 포함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는 보통 성소수자가 경험하는 억압과 노동자가 경험하는 억압을 분리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둘은 사실 많은 경우 함께 합니다. 아마도 한국에서 성소수자 노동자가 일터에서 커밍아웃한다면 해고의 위협에 시달릴 것입니다. 많은 경우 성소수자 노동자는 더 쉽게 해고되고, 더 적은 임금을 받고, 더 취약합니다. 성소수자 차별이 고용차별이라는 억압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고용차별 사건을 들여다보면 성별,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 나이, 인종, 민족, 국적, 지역, 학력 및 학벌에 따른 갖가지 차별과 억압이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억압은 서로 교차하여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저는 이것이 성소수자 운동과 노동조합이 함께 연대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크렌쇼의 교차로 비유’라는 것이 있습니다. 억압의 상호교차성과 불평등은 단일한 요인에 비롯되지 않는 것을 나타내는 비유이지죠. 교차로에서는 억압도 교차하지만 사람도 교차합니다. 교차로에서는 사고도 발생하지만 만남도 발생합니다. 저는 이 만남 중 하나가 노동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조합은 다양한 노동자들이 만나는 공간입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여성노동자, 이주노동자, 청년노동자, 성소수자노동자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모두에게 열린 조직이 되어야 하고 모든 억압에 맞서는 조직이 되어야 합니다. 노동조합은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이 활동에 행성인 회원들도 함께하길 요청합니다.
요즘 날씨가 매우 무덥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얼굴과 등에 땀이 주르륵 흐르고 밤에는 열대야로 잠을 이루기 힘듭니다. 그런 당신에게 '빨간 맛' 같은 인권캠프 '교차로'를 권합니다. 행성인은 알바노조에서 주관하는 인권캠프 '교차로'에 불꽃페미액션,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과 함께 주최 단체로 참가합니다. 인권캠프 '교차로'는 서로 다른 정체성의 공통점을 찾고 연대의 의미를 모색하는 시간입니다. 행성인 회원분들도 많이 신청해주세요. 뜨겁고 답답한 반도의 여름의 끝을 아름다운 연대로 장식하세요!
<인권캠프 ‘교차로’>
불꽃페미액션, 알바노조,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가 함께 인권캠프를 준비합니다. 와아아~~ 2박 3일 동안 함께 인권에 대해 이야기하고, 고민을 나누고, 서로 다른 정체성의 교차점을 찾고 연대의 의미를 모색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인권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고 싶은 모든 사람 모두 모여요~~
[장소] 가은수련원 (경북 문경시 가은읍 원북리 268)
[일정] 2017년 8월 25일~27일(2박 3일)
[모집] 선착순 80명/ 신청 후 입금을 완료한 순서대로 선착순 마감합니다.
[주요 프로그램] 인권강연, 장애와 노동, 젠더규범과 차별, 청소년 노동과 기본소득, 노동 라운드 테이블
[신청링크] bit.ly/교차로참가신청
[참가비] 청소년 3만원 비청소년 5만원 / 입금: 국민은행 012501-04-240253 (예금주: 아르바이트노동조합)
*식사는 모두 채식으로, 숙소 및 화장실은 성중립으로 진행됩니다.
*수도권의 경우 버스를 운영하며, 수도권 외 지역의 경우 신청자 수에 따라 적절한 교통편을 배치하겠습니다.
*부분참가의 경우, 신청링크에 남겨주시면 픽업에 대해 전화하겠습니다.
주최_ 불꽃페미액션, 아르바이트노동조합, 청소년페미니즘모임,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문의_ 010.6590.0550 이가현(알바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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