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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

[인터뷰] 신임 운영위원 소유 인터뷰- 베이스 연주하는 IT노동자

by 행성인 2023. 2. 26.

진행 및 정리- 미디어TF

인터뷰이- 소유

 

2023년 새롭게 활동팀장과 운영위원이 된 무나와 소유의 인터뷰. 어떻게 팀장과 운영위원이 되었는지, 어떤 마음일지, 올해는 어떤 활동들을 해보고 싶은지 함께 나눠봅시다.

 

 

미디어TF(이하 '미')-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소유(이하 '소')- 안녕하세요. 올해부터 운영위원회에 합류하게 된 소유라고 합니다. 이전에는 주로 노동권팀에서 활동했고요. 독서 소모임 완독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IT 업계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고, 주말에는 밴드에서 베이스도 치고 있습니다. 같은 업계 분들과 저처럼 취미 연주를 하시는 분들에게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미- 올해 신임 운영위원이 되었습니다. 감상부터 물어보겠습니다. ^^ 

 

소- 이 글을 쓰는 현재 두 번의 운영회의와 한 번의 워크샵에 참여했는데요. 바쁘다는 핑계로 어쩌면 한걸음 뒤에서 바라봤던 운동을 아주 가까이에서 접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 설렙니다. 물론 긴장도 엄청 되는데요. 함께 나눠서 해야 할 일이 이야기될 때는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하기도 하지만, 인준을 요청드렸는데 물러서면 안되겠죠! 힘 닿는 만큼 해보려고 합니다.

 

미- 행성인 활동한지 10년 가까이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소유님은 남다른 활동기록을 가지고 있는데요, 2022년 행성인 정기회원모임에 모두 참여한 기록을 갖고 있어요. 2020년 송년회에서는 집회에 꾸준히 참여하여 상을 받은 것으로도 알고 있는데, 그동안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궁금합니다. 

 

소- 전 행성인에 오기 전에는 주로 노동조합에서 활동했었고, 그래서 행성인에 와서도 자연스럽게 친숙한(?) 노동권팀에 참여했던 것 같아요. 주로는 노동권팀에서 기획하는 행사나 성소수자 노동자 인터뷰 같은 사업에 참여했고, 행성인 차원에서 하는 활동들에도 참여했었습니다. 크게 기억나는건 서울시청 점거농성과 20주년 아카이빙 사업이지만 횟수로는 집회 참여가 가장 많았을 것 같습니다.

 

미- 행성인 10년 활동이 남다르긴 할텐데요, 행성인에서 활동을 계속 이어가는 동력과 배경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맞아요. 행성인 칭찬시간…)

 

소- 아까 자연스럽게 노동권팀에 들어오게 되었다고 했었는데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성소수자와 노동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해했답니다. 비록 저도 성소수자면서 노동자인 사람이지만 커밍아웃하지 못하는 일터처럼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성소수자들이 경험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예 모르기도 했었구요. 그러던게 활동과 그간의 기록을 보면서 성소수자들이 직장에서 경험하는 여러 차별들 뿐 아니라, 노동이란 게 나에게 있어서 무엇인가에까지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또 집회에 나갈때면 무지개 깃발을 올릴 때는 깃발의 의미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이 들고, 갈 때부터 가능하면 성소수자 노동자로서 여기 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하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평소 고민하지 않는 것들을 배우게 되는 것 같고요. 이렇게 늘 배우는 것이 있기 때문에 참여하지 못할 때도 뉴스레터를 보면서 멀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미- 오랜 시간 함께 활동해온 소유님에게 팀장과 운영위원 등 많은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소유님은 그때마다 반려를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어떤 이유였을까요?

 

소- 제안이 있었을 때는 내가 1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무언가를 책임있게 할 수 있을거란 자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니는 회사 일도 늘 간신히 해내는 쪽인데다, 저 자신이 감정적인 기복이 큰 편이기도 하고, 평소 하고 싶은게 많아 이것저것 벌려놓고 수습하기 버거워하는 편이라 나중엔 힘들어할 것이 눈에 보이기도 했구요.

 

미- 그럼 이번에는 어떤 연유로 수락하신 건가요?

 

소- 늘 거절만 하니까 죄송한 마음도 있었지만, 너무 내 판단만 하지 말고 다른 사람 판단도 믿어보자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늘 제 능력에 대한 불신이 있지만 저를 적임자라고 생각해주셨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구요. 지금은 제 성격이나 위치에서 경험하는 것들 중에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이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미- 운영위원이 되었으니 마음가짐이나 태도도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떠신가요?

 

소- 행성인에서 발행하는 글이나 기사를 볼 때 가능하면 드는 생각을 잘 포착하고 의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총회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 경험하진 못했지만 회원모임에 나갈 때 더 주의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많이 긴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 올해 행성인 운영위원을 하면서 세운 작은 목표나 방향이 있을까요?

 

소- 아까 여러 활동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2021년 이후로는 회사일이 많이 힘들어지기도 했고, 그밖에 여러 개인적인 상황이 겹쳐서 팀에서도 나오고 활동도 쉬고 있었어요. 그러다 다시 나오게 된 계기가 된게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국회 앞 단식농성이었는데요. 내가 여기 신경도 안 쓰다가 나중에 제정이 되면 아주 부끄럽겠단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회원 분들 중에는 저처럼 자주 야근하고 늘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운동에 귀를 기울이려고 하고 한편으론 일종의 부채감을 갖고 있는 분들도 많이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께 보다 쉬운 언어로 운동의 고민을 전달하고 일상의 아주 작은 실천부터 동참할 수 있는 문을 열어두는 것에 제 역할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 소유님은 IT 노동자이기도 합니다. 행성인의 PC를 비롯한 전자기기와 소프트웨어는 소유님의 덕을 많이 보고 있는데요. 그것 말고도 지금 행성인이나 성소수자운동의 미디어 활동과 미디어 환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을 것 같다는 문과적 생각이 듭니다. 그와 관련해서 관심사나 의견, 제안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소- 개인적으로 자주 포털에서 뉴스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는지라 언론에서 성소수자를 언제 어떻게 다루느냐에 관심이 아주 많았습니다. 티브이나 지면의 알만한 매체에서 무엇을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하는지 혼자 이것저것 공부해보기도 했구요. 그런데 요 근래에는 유튜브나 SNS에서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반면 플랫폼이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그만큼 언어를 갖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대해 미디어TF나 관련 활동하시는 다른 분들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미- 지금 행성인 활동에 필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소- 얼마 전 인권포럼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요. 길고 먼 시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운동이지만 거듭되는 퇴행과 무기력 가운데서도 변화를 기대할 수 있고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계기가 계속해서 필요한 것 같습니다. 몇일전 소소부부의 승소 소식이 정말 많은 분들을 기뻐하게 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무엇을 얼만큼 바꿔왔는지를 상기하면서요.

 

미- 앞으로 개인적인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홍보도 좋습니다. 

 

 

소- 다가올 행성인 아카데미에서 많은 분들을 새롭게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속한 밴드가 올해 9월에 공연을 할 예정인데 베이시스트로 처음 오르는 무대라 설렙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