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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회원 인터뷰

롹의 영혼, 청자팀 검은 소년을 만나다

by 행성인 2012. 9. 22.

모리(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2012년 9월 2일. 검은 소년을 만났다. 배가 고파서 먼저 밥부터 먹었다. 검은 소년은 면 요리를 좋아했다. 굳게 다문 입술, ‘검은 소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온통 검은 옷을 입고 온 그는 언뜻 보기에도 무언가 있는 사람 같았다. 그렇게 나는 그 검은 기운에 흡수되고 있었다.

(이 글은 인터뷰 후 모리의 머릿속에서 이해-분해-재구성 된 것임을 알립니다.)



자기소개 부탁해요

이름은 검은 소년이에요. 원래 검은 색을 좋아해서 충동적으로 10초 만에 지었어요. 학생이어서 제약이 많아요. 활동은 이번 퀴어문화축제 때 동인련을 보고 청자팀(청소년 자긍심 팀)으로 시작했어요.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음악. 학교 밴드에서 베이스를 맡고 있어요. 베이스를 친 지는 3년 정도 됐어요. 보통 딥 퍼플이나 와일드 체리의 곡 같은 하드락과 펑키를 연주해요. 전 롹스피릿(ROCK SPIRIT, 롹의 영혼 - 모리 주)이거든요. 검은색도 좋아해요. 개보단 고양이가 더 좋아요. 발랄하지 않고 얌전하거든요. 고양이 털의 느낌도 좋구요. 예전에 키운 적이 있어요. 또 히비스커스 블랜디(음료의 한 종류. 정확한 이름을 받아 적는데 애를 먹었다 - 모리 주)도 좋아해요. 외국인도 좋아해요. 아참, 그리고 제임스(제임스는 인터뷰의 요정입니다 - 모리 주). 제임스는 정말 소중해요.


방학 때 뭐 했어요

방학 숙제 하고 동인련 활동 했어요. 방학숙제는 뭐… ‘재미와 교훈을 담은 영상 찍기’나 ‘미술관 가기’ 같은 세속적인 것들이었어요. 싫었다. 동인련 활동은 이번에 얼음땡(청소년 성소수자 인권캠프) 준비하고 참가한 거. 아, 밴드도 했어요. 친구도 만나고. 영화도 봤어요. 뮤지컬 영화 좋아해요. 버레스크, 시카고, 헤어스프레이 같은 영화를 자주 봐요.


개학의 느낌

하루하루가 지옥 같아요. 방학 때 롹스피릿 헤어를 시전 했는데 개학해서 밀고 갔거든요. 그런데 밀어도 롹스피릿이 헤어에 약간 남아있어서 개학과 동시에 교무실에 불려 다녔어요. 두발 규정에 어긋난 건 아니었는데도 말이에요. 서울과 경기도엔 학생인권조례가 있지만 인천엔 없거든요. 게다가 저희 학교는 주변 학교보다도 규제가 심한 편이에요. 선생님들이 상담할 때 ‘뭐가 문제인지’ 알아내려고 이것저것 질문을 해서 커밍아웃을 해버렸어요. 그래서 지금은 학교 선생님 4명 정도가 알고 있고, 친구들은 3명 정도 알고 있어요. 다행히 별일은 없었어요.


학교에서 성소수자

저희 학교는 남학교여서 그런지 선생님들이 그런 말은 해요. “아직 ‘여자의 맛’을 못 봐서 그런 거”라고.


동인련 활동의 느낌 (아쉬운 점, 하고 싶은 일)

아직은 회의만 해봤어요. 좀 더 활동적인 것도 해보고 싶어요. 청소년이 종종 배제되는 것도 많이 아쉬워요. 그래도 뒷풀이는 좋아요. 밴드도 해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밴드. 계속 하고 싶어요. 어릴 적엔 과학자도 되고 싶었어요. 과학 잡지 같은 걸 많이 봤거든요. 사실 전 영재였어요. 책도 좋아해요. 보통 소설을 읽어요. 추리소설이나 싸이코가 나오는 소설. SM에 관한 책도 읽었어요. 판타지도 좋아해요.


열 아홉 살 차이 나는 남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크게 문제될 건 없어요. 중요한 건 두 사람의 감정이니까요.


롹스피릿 핑거(ROCK SPIRIT FINGER)



제임스에게 한마디

누구냐 넌. 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하길 바라.


하고 싶은 말

‘열 아홉 살 차이 나는 남자’가 누구죠?


인터뷰를 함께 해준 제임스에게 박수를 드려요^^


*제임스는 모두와 함께하는 인터뷰의 요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