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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회원 인터뷰

동인련의 새바람, 문화예술모임의 주역들을 만나다

by 행성인 2013. 3. 13.

재경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재경- 인터뷰를 맡은 재경이에요. 만나서 반가워요. 부담갖지 마시고 수다 떨듯이 재미있게 놀다 가면 좋을 거 같아요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Jason - 저는 스물 한 살 Jason이구요. 원래 저는 닉네임 쓰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데 공개적을 활동을 하다보니 아웃팅에 대한 걱정을 무시할 수 없더라구요. 그래서 쓰는 거에요. 고향은 영남권이구요. 저는 서울에 일찍 올라왔어요. 지방엔 정말 저 같은 애가 없었거든요. 제가 처음 서울에 놀러 왔을 때가, 한창 원더걸스 Nobody가 나오고, 소녀시대 Gee 가 나와서 스키니진이 엄청 유행했었어요. 고향에선 제가 스키니진을 입으려고 하니까 남자가 무슨 그런 옷을 입냐고 했어요. 그런데 서울에서는 모두 스키니진 입고 다니는 거에요. 그 때부터 서울에서 살고 싶어했어요. 어릴 때 질리도록 술먹고 클럽가고 많이 놀아서 그런지 이제는 놀고 싶다기보단 좋은 사람 만나서 가정을 꾸리고 싶어요.


재경- 로맨티스트다~


Jason - 제가 밥도 잘하고 김치도 잘 담가요. (웃음) 제발 괜찮은 사람이 빨리 나타났으면 좋겠네요. 이상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가진 Jason이었습니다.


오늘- 저는 원래 닉네임은 까르페였어요. 까르페디엠에서 따왔어요. 그러다가 한국말 닉으로 바꿔서 오늘이라고 해요. 저는 처음에는 제가 가진 성정체성이 뭔지 알지 못했고, 그냥 어색하고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중학교 때 처음 여자친구를 만났어요. 그러면서 이성애자는 아니고 바이라고 타협을 했어요. 그러다 라틴(청소년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갔는데 신세계였어요. 그때부터 라틴에 다니고 퀴어 퍼레이드에 고등학교 때 처음 갔어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평범한 바이인가보다 했어요. 처음에는 나도 그냥 부치인가보다 했는데, 키 큰 남자애들을 보면 부럽고 화가 났어요. 내가 가져야 할 걸 못 가진 것 같고. 고등학교 졸업할 때쯤 사귄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그땐 남자 교복입고 다녔거든요


재경 – 좋다. 되게 인기 많았겠다.


오늘- 근데 인기가 없었어요. ㅜㅜ (돌아와서) 그때 만나던 여자친구가 아웃팅에 대한 염려 때문에 나에게 여자같이 하고 다니면 안되냐고 했는데, 그게 싫었어요. 그 때 트랜스젠더로 정체화했어요.


Jason- FTM에 바이니까 더 그런 것 같아요.


오늘처음부터 다 설명해줄 수 없고 질문 들어오는 것도 힘들었어요. 솔직히 동인련에서도 가끔 소외감을 느껴요. 


왜 동인련에 가입하게 되었나요?


오늘- 기억이 잘 안 나는데, 3년인가 2년인가 됐는데


재경 – 정신이 혼미해질 때 누가 가입서를 내밀었나요?


오늘- 라틴을 통해서 동인련을 알게 됐는데, 나중에 개인적으로 재정 상태가 괜찮아졌을 때 같이 가입했어요.


Jason– 저는 처음엔 동인련을 잘 몰랐어요. 친구사이는 알았는데 동인련은 이름도 몰랐거든요. 친한 누나가 동인련 후원회원이에요. 그 분이 술 사줄테니까 동인련 후원의 밤 행사에 같이 가자고 해서 갔었어요. 그 때 술 한두 잔 하니까 욜씨가 가입서를 내미시더라구요. 저는 원래 진보정치에 관심이 있었고, 인권에도 관심있었지만 기회가 없었거든요. 그 때만 해도 제가 이렇게 동인련 사무실에 자주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동인련에 가입한 후로 너무 바빠졌거든요.


재경 – 연애는 하고 계세요?


Jason– 하고 싶은데 못하고 있어요.


재경 – 어떡해 Jason씨 연애 못할 것 같아.


Jason– 저는 애인이 생기면 다른 것에는 신경도 안 써요. 애인에게 제 인생의 모든게 다 집중되어 있어요.


오늘- 애인을 활동에 데려오면 어때요?


Jason– 정치에 관심이 있고 당원인 사람을 만나봤는데, 저랑 정치적 색깔이 완전히 다른 거예요. 그 때 느낀 거지만 애인 사이에서는 정치나 인권 얘기는 안하는 게 나은 것 같아요.


동인련 활동을 하면서 자신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오늘 – 일단, 일 년에 12만원씩 돈이 나가죠. (웃음) 저도 Jason과 비슷하게 고등학교 때부터 활동하고 싶단 생각이 있었는데, 대학 입학 뒤에 시간이 없어서 잘 못했어요. 이런 활동을 할 기회가 생겨서 좋아요. 성소수자 인권에 관심 가지면서 학생인권조례나 대학 자치 활동에도 관심 가지게 됐고 그게 가장 큰 변화였어요.


Jason– 동인련 활동을 하게 된 것 중 올해부터 가장 달라진 점은 너무 바빠졌다는 거예요. 잘 시간도 부족해요. 아침 여덟 시 회사 출근인데다가, 집도 멀어서 여섯 시에 일어나야 되구요. 또 평일 저녁에도 회의나 모임들이 많다보니 저녁 여섯시에 퇴근해서 활동하고 집 가서 관련해서 정리하고 하면 새벽 두세 시가 돼서야 자요. 좋았던 점은 아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는 거예요. 제가 좀 보수적이고 차별적인 생각도 많았는데 그런 면에서 많이 공부하게 된 것 같아요.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 만나보지 못할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동인련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오늘- 저는 사무실 바꿨을 때가 너무 기뻤어요.


Jason– 맞아요. 저도 충정로 사무실 갔을 때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톰이라는 친구랑, 라야씨랑 같이 갔었는데 유령 나오는 집이냐고 물어봤어요. 아무리 단체가 가난해도 그렇지 인간이 살만한 곳이어야 되잖아요. 복도 보고 너무 놀랐어요. 후원의 밤에 가서 돈을 낸 게 정말 잘했구나 하는 생각도 했고요. 또 후원의 밤 때 진선미 의원이 와서 인사한 걸 봤는데, 거대 정당 대선후보 대변인이 나와서 지지발언을 해서 놀랐어요. 왔다는 것만으로도 감동 받았어요.


오늘- 나도 충정로 사무실도 인상적이었어요. 다른 열악한 사무실들을 많이 봐서, 그래도 괜찮았어요. 새로 옮긴 사무실이 대로변에, 엘리베이터가 있고 문 열었는데 벽이 깨끗하고, 문예모임 인원이 다 들어가고 의자도 있고 너무 좋았어요.


문예팀 소개 부탁드릴게요


Jason - 정식 명칭은 문화예술모임이구요. 아직 웹진팀이나 청자팀 같은 동인련 정식 팀은 아니지만 편의상 줄여서 문예팀이라고 불러요. 다양한 예술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이 모여 있어요. 영화영상 제작하는 부, 밴드하는 부, 공연하는 부가 있어요. 앞으로 팀이 되고 커지면 동인련 큰 행사하면 디자인, 공연 총괄할 수 있는 팀이 되지 않을까 해요.


문예모임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다면? 갑자기 확 등장한 것 같아요.


Jason– 사실은 갑자기 만들어진 게 아니에요. 2012년 신입회원 디딤돌 모임 때 만난 사람들 중심으로, 꽤 오랫동안 모여서 얘기하고 있었어요. 저는 LGBT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게 문화 예술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디딤돌 모임 왔을 때 인권이나 정치 얘기는 많았지만 문화 예술 얘기가 별로 없어서 신입회원들끼리 뭉치자 해서 모여서 만들게 됐죠. 처음부터 뭉쳤었던 사람 중 현재까지 남아있는 사람은 라야씨랑 저에요. 나오다가 안 나오는 분들도 있고.


현재 활동하는 멤버들은?


오늘- 첫 모임에 나온 사람은 스무 명이 넘었어요. 적극적인 활동을 하려다 보니 기대와 맞지 않았다는 분들도 있어서 빠진 분들도 있어요. 활발하게 참여하는 사람은 열 명 정도 있어요. 아쉬운 점은 총괄하고 추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퍼포먼스부에 있다보니 그 중심으로 돌아가서 많이 아쉬운 것 같아요. 또 멤버들의 친구들 데려오는 경우도 있고 해서 동인련 회원이 아닌 분도 있어요. 활동하면서 동인련 회원으로 끌어 들이려구요.


문예모임은 추진력이 강한 것 같아요. 원래 매사에 이렇게 추진력이 강하신가요?


Jason– 이경 씨한테 올해 초 첫 제안을 하러 갔을 때 이경 씨가 육우당 10주기 행사를 같이 하면 좋겠다고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빨리 모여야겠다고 생각했죠. 처음 참여할 행사가 4월 말이니까 설렁설렁 할 수가 없어서 진행을 하다보니 그렇게 보였을 수 있어요. 원래는 되게 게을러요.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가요?


오늘- 솔직히 이렇게 금방 무대에 설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할 겨를이 없어요.


Jason– 맞아요. 지금 준비하는 것들도 많아서. (웃음) 일단 저희의 미래의 포부를 얘기해야할 것 같아요. 문예팀 처음 만든 사람들 중에는 후원의 밤에 처음 왔던 사람들이 꽤 많았어요. 그래서 비슷하지만 다른 컨셉의 후원 콘서트를 열면 좋겠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었어요. 우리 모임이 계속 가져갈 수 있는 큰 행사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고 문화적으로 동인련을 홍보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테니까요. 게다가 다른 활동가들의 부담도 덜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 저도 장기적이었으면 좋겠어요. 성소수자 중에 많은 사람들이 예술적 끼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팀의 장점이 있다면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놀 수 있다는 것이에요. 전 대학교 때 연극동아리 들어가려고 했던 게 남자 파트를 줄 거라고 해서였어요. 일반 사회에서는 힘든 게 있잖아요. 하지만 여기서는 뭐든 할 수 있으니까요.


Jason– 육우당 행사도 저희가 청자팀이랑 같이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 혼자서 단독으로 하기는 힘들겠지만 HIV/AIDS팀과 같이 에이즈의 날에 HIV 인권 파티를 한다던가, 노동팀과 노동절 파티를 한다던가 그런 콜라보레이션 행사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육우당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어떤 걸 준비하고 계신가요?


Jason– 추모곡으로 렌트 OST 중 따뜻하고 잔잔한 노래 한 곡을 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신나는 댄스곡들을 준비했는데 다 같이 함께 따라할 수 있는 곡을 준비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동인련에 바라는 게 있다면?


오늘- 좀 더 알려진 단체가 됐으면 좋겠어요. 친구사이, G-Voice하면 다 아니까요.


Jason– 게이커뮤니티에서는 정말 그렇죠. 또 동인련은 정치색도 있어서, 인권에 대해서 인권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일반들에게 얘기할 때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한 것 같아요.


오늘- 맞아요. 대중적인 방식이 필요한 것 같아요.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편하게 올 수 있고, 정치적인 얘기를 무섭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편하게 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정치적인 얘기를 무섭지 않게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시위 나가고 깃발을 날린다고 하면 정말 겁먹는 사람들이 많아요. 일단 사람들이 직접 동인련에 와봐야 우리가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 수 있으니까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는 게 필요한 게 같아요.



인터뷰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