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 '너, 나, 우리 "랑"' 손잡기는 동인련과 함께 연대하는 단체들의 소중한 글을 싣습니다. 

이번 6월호에서는 레인보우 깃발을 들고 거리로 나서면 만날 수 있는 성소수자들의 친구 한기연을 글로 만나봅니다.
 


 

한기연 _ www.sallim.or.kr

 

첫 만남

가슴 아픈 사실이지만, 동인련과 한기연을 이어줬던 것은 다름 아닌 육우당의 죽음이었습니다. 육우당의 소식을 전해들은 우리는 좀 더 일찍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자책 그리고 고인에 대한 미안함으로 괴로워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괴로움 속에서,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 할 수 밖에 없는 일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성소수자들을 정죄하는 목소리에 맞서, 모든 존재는 있는 모습 그대로 하나님께 사랑받아 마땅하다는 우리의 고백을 기독교 안팎에서 펼쳐내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5년 전 여름, 한기총 앞에서 함께 했던 추모예배와 집회들 속에서 한기연과 동인련의 연대가 시작 되었습니다.

 

쉽지만은 않았던 길

보수적인 기존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해오던 친구들에게 성소수자 연대 활동은 자신의 신앙을 반성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큰 도전이 되었으며, 이것은 지금도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올 때 마다 반복 되는 어려움입니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공동체의 성원을 잃기도 했으며, 서로 얼굴 붉히며 치열하게 맞선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험이 쌓이고 우리 고백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그 고백을 나누는 방법들을 하나씩 배워갈 수 있었습니다. 2004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강요된 침묵, 기독교 안의 동성애 입을 떼다”라는 주제로 현경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신학자들을 모시고 강연회를 연적이 있었습니다. 포스터와 플랑카드를 뜯기는 등 테러에 가까운 위협을 감수해야 했으며, 그동안 함께 했던 교계의 목사님들에게도 외면 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고립감 속에서도 “하나님은 동성애자들도 사랑하신다”는 우리의 고백을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연대와 성장

여전히 한기총을 비롯한 많은 보수기독교 세력들은 성소수자들을 향해 끊임없는 폭력들을 저지르고 있지만, 지난해 차별금지법 사태를 통해 기독교 내에서도 성소수자와의 공존과 연대를 고민하는 작은 흐름들이 만들어 지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우리의 시작이 한국 교회라는 척박하고 메마른 공간에 작은 변화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치열하게 우리 안팎의 목소리들을 하나로 모아내는 과정들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뒤돌아보면 잃은 것 보다는 얻은 것이 많았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의 삶을 지금 여기에서 구체적으로 살아내고자 하는 우리 한기연에게 성소수자 연대 활동은 우리 고백과 활동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안에서 다양한 성적 지향들이 있는 그대로 수용될 수 있게 되었으며, 우리의 관계는 서로의 다양함으로 이전보다 더욱 풍요로워 졌습니다. 동인련을 비롯한 성소수자들과의 만남은 우리에게도 관계와 공동체의 소중한 성장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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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차별금지법이 누더기가 되었을 당시 한기총 앞에서 진행한 기도회 _ 한기연 사이트 사진 갤러리 인용


함께 할 수 있는 이유

지금도 기독 단체와 성소수자 단체의 연대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일입니다. 지난해 차별 금지법 관련 연대 활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연대의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모든 기독교인들이 그렇듯이 우리의 모든 고백과 실천 역시 성경과 신앙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며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는 것, 모든 존재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심을 받았다는 것, 그리고 예수님은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상처받고 소외된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주길 원하신다는 것이 바로 우리의 신앙 고백입니다.

이러한 고백 위에서 우리는 판단과 정죄의 폭력 속에서 상처받고 아파하는 성소수자들의 ‘친구가 되는’ 지금의 따듯한 연대를 이어나갈 것입니다.

 

함께 내일을!

집회에서 무지개 깃발을 볼 때 마다 반가운 마음에 함께 간 친구들에게 동인련에 대해, 그리고 우리의 연대에 대해 이야기하며 육우당 추모제와 퀴어 퍼레이드도 함께 가보자고 이야기 하게 됩니다. 육우당 추모제와 퀴어 퍼레이드와 같이 지금까지 함께 해오던 활동들을 넘어 더욱 다양한 실천의 지점들을 공유해 나가길 기대해 봅니다. 소수자로서 상처와 아픔의 자리를 넘어, 그 상처를 따뜻한 공감으로 힘찬 연대로 바꿔내는 동인련의 활동은 우리에게도 자극과 도전이 됩니다. 그 누구도 존재를 판단 당하지 않는 세상, 차별당하지 않는 세상, 상처와 아픔에 귀 기울이며 서로를 치유하는 우애로운 관계로 얽힌 따뜻한 세상, 한기연이 고백하는 하느님 나라와 동인련이 바라고 꿈꾸는 세상의 모습이 결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기연과 동인련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기독교인들 더 많은 성소수자들과 함께 우리가 바라는 내일을 만들기 위해 더 큰 연대를 만들어 나갑시다.



* 동인련 깃발과 성소수자들의 친구 한기연 참가자들 _ 씨네21 사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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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와우
    2008.08.03 23:41 [Edit/Del] [Reply]
    이거 정말 대박이네요 ㅎㅎ
    종교로 인해 고통받는 이반들이 없었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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