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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오리 꽥꽥5

[기고] 성소수자가 철탑에 오른 현대차 비정규직에게 보내는 편지 - 성소수자가 현대차 비정규직과 '희망'을 말합니다 오리 (동성애자인권연대 상임활동가) 안녕하세요. 지난 1월 5일 희망버스 때 편지를 쓰고 두 번째네요. 그때 고마웠어요. 송전탑 아래 집회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용기 내어 드러내면서 함께하신 동성애자 동지들"이라고 말해주어서 고마웠어요.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계속 울컥울컥했어요. 아마 이름이 먼저 불린 적이 없어서 그랬나 봐요. '동성애자'라는 사람들은 항상 없는 걸로 여겨지거나, 있어도 애써 말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삭제돼 버리곤 했거든요. 차별금지법 때도 그랬고, 학생인권조례 때도 그랬고, 마포구 현수막 사건 때도 그랬거든요. 먼저 말해 준다는 게 나에게 그렇게 큰 것일지 몰랐어요. 듣고서야 알겠더군요. 이 편지는 언제나 어색해요. 나는 당신을 잘 모르거든요. 내가 아는 건 현대차 사내 하청은 불법.. 2013. 2. 7.
성소수자가 다니기 좋은 직장? 오리(동인련 성소수자노동권팀) 외국에는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들이 다니기 좋은 직장이 있다더라. 자주 듣는 이야기다. 국내에는 없을까? 찾아보니 IBM과 포스코가 있었다. 포스코는 윤리경영이라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홈페이지로 봐서는 뇌물 안 받고, 부정부패 없고,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고 이런 거 같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국제적인 기준을 참고하고, 다른 기업들을 벤치마킹하면서 윤리규범에 인권을 포함시켰다. 윤리규범 임직원 관련된 부분에 “인종·국적·성·나이·학벌·종교·지역·장애·결혼 여부·성정체성 등을 이유로 어떠한 차별이나 괴롭힘을 하지 않는다” 라는 문구가 첨가되었다. 궁금해서 윤리상담실에 전화로 물어봤다. 성정체성을 어떻게 생각하나 궁금했는데 “하리수 같은 사.. 2012. 11. 5.
국가인권위원회, 지금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길 바래 오리 (동성애자인권연대 노동권팀) 내가 동성애자, 트랜스젠더라고 차별을 받거나, 억울한 일을 당하면 어디로 가야 할까? 가족? 법원? 경찰? 인권단체? 신문고? 국가인권위? 법원이나 경찰에 찾아가기에는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으로 또다시 힘들어질까봐 두려움이 앞선다. 아무렇지도 않게 아우팅 할 거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지인들이나 인권단체에 말한다고 해서 과연 얼마나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그나마 국가인권위가 그런데여야 하지 않나? 싶지만, 국가인권위에서 성소수자 관련해서 뭔가를 했다는 소식은 잘 안 들리고, 오히려 외국의 동성결혼 합법화 소식이 더 크게 와 닿는 것 같다. 국가인권위원법에 성(性)적지향'에 의한 차별을 금지한다는 조항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정말 놀라웠다. ‘그런게 있었구.. 2012. 9. 24.
[오리의 인권이야기]연대하는 이유 본 칼럼은 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 오리가 인권오름에 연재한 글로서 오리와 인권오름의 동의를 얻어 웹진 랑에도 공동연재 합니다. 무지개깃발을 들고 찾아간다. “어디서 왔어요?” “동성애자인권연대요.” 잠시의 머뭇거림 후, 왜 여길 왔나? 하는 표정이다. 나도 뭔가 이유를 찾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된다. 성소수자가 찾아온 이유에 답해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 그것도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만한 대답을 해주고 싶은 마음. 그건 어디서 오는 걸까. 보통 대답은 “우리도 차별과 억압을 받고 있고, 당신들의 투쟁을 지지합니다. 약한 사람들끼리 뭉쳐야 이길 수 있습니다. 함께 합시다.” 정도로 끝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이렇게만 말하면 뭔가 안일하다는 느낌도 든다. 한때는 자본주의의 문제로 혹은 가부장제의 문제로 성소수.. 2012. 9. 24.
[오리의 인권이야기]나의 일상에서 인권적으로 가장 구린 지점 본 칼럼은 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 오리가 인권오름에 연재한 글로서 오리와 인권오름의 동의를 얻어 웹진 랑에도 공동연재 합니다. 글을 쓰겠다고 한 건 뭐라도 해야겠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그래도 (나름 나에게는) ‘있어 보이는’ 인권오름에 글을 쓰면 뭐라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거 같아서. 그런데 막상 쓰려고 보니,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싶었다. ‘다른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찾아봐야 하나? 이런저런 책을 읽어서 인권공부를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이번에는 시작을 기념으로 나의 일상에서 인권적으로 가장 구린 지점을 쓰기로 했다. 장애인 활동보조 일을 했었다. 시작은 “돈도 벌고, 장애인도 만나고”였다. 장애인과 만날 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고 싶었다. 비장애인처럼 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2012. 9.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