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대

[스케치] 유성 범대위 문화제 - 무지개 별똥별, 유성 노동자를 만나다

by 행성인 2016. 6. 29.

루카(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소수자노동권팀)


 

 


문화제 후기를 전하기 전, 여러분과 시 한 편을 함께 나누려 합니다.  

 

고귀한 유산

                                                                  송경동

 

 

내가 죽어서라도 세상이 바뀌면 좋겠다며
내어줄 것이라고는 그것밖에 남지 않았다는 듯
노동자들이 목숨을 놓을 때마다

 

죽음을 이용하지 말라고
보수언론들이 이야기한다

 

천상 호수 티티카카호까지 가는 뻬루의 고산 열차는
1870년 착공해 완공까지 삼십팔년이 걸렸다
공사 기간 중 이천명 넘는 인부들이 죽었다
중간 역도 없이 만년설 속을 열세시간 달리는데
딱 한번 이십분간 정차한다

 

사람들은 기차를 탄다고 생각하겠지만
어쩌면 이천명의 상여를 타고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죽음을 이용하지 말라고?
사회가 우리의 삶을 이용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면
누군가의 죽음을 특별히 애도할 일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선택해 내릴 수 있는
생의 정거장은 의외로 많지 않다

 


1.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지난 21일,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소수자노동권팀(이하 행성인 노동권팀) 주관으로 유성 범대위 문화제가 열렸습니다. 유성 범대위에 소속되어 있는 단체들이 번갈아가며 준비하는 문화제, 행성인 활동가들은 어떤 모습으로 노동자들과 함께 했을까요?

 

행성인 노동권팀 수환님의 발언

 

문화제의 시작을 연 건 행성인 수환님의 발언이었습니다. 행성인 노동권팀을 대표하여 이번 문화제가 어떤 시간이 되길 바라는지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얼마 전, 전 세계를 추모와 애도로 물들였던 올랜도 참사에 대한 이야기가 발언의 서두를 이루면서 다시금 모두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수환님은 올랜도 참사를 추모하면서 처음에는 슬프지도, 눈물이 나지도, 심지어 화조차도 나지 않았다면서, 자신의 공감 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셨다는데요. 그러던 중 사고가 조금씩 수습되고 희생자들의 이야기가 한 사람씩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어느 한 분의 이야기를 듣고는 눈물을 흘리셨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이야기에 수환님이 눈물을 흘리시게 되셨고, 그로 인해 어떤 것들을 느끼셨는지, 또 그렇게 느낀 바와 문화제가 어떤 연결 고리를 갖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백문이 불여일견. 수환님의 당시 발언을 지면으로 옮겨오려 합니다.  

 

“그 중에는 게이 아들이랑 같이 게이 클럽에 춤을 추러 간 어머니의 이야기도 있었어요. 아들 앞을 가로막아서 대신 총을 맞고 돌아가셨대요. 그 이야기를 읽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저는 동성애자인데요, 만약에 저희 엄마가 저랑 제 게이 친구들이랑 같이 게이 술집에 술 마시러 갔다가 그렇게 돌아가셨으면 어땠을까, 게이인 아들을 얼마나 지지하고 사랑하면 아들의 게이 친구들과 게이 클럽에 함께 춤추러 갔을까, 엄마와 같이 춤추던 아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런 게 마치 제가 겪은 일인 것처럼 마음속에서 크게 울렸어요.

 

공감이란 게 그런 것 같아요. 누가 어떻게 고통 받아도 그게 내 마음으로 느껴지지 않으면 그 고통을 나눠서 질 수가 없는 것 같아요. 그러려면 먼저 친해져야 할 것 같아요. 더 많이 만나고, 이야기하고, 술도 같이 먹었으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의 고통을 상상할 수가 없으면 그게 내 슬픔이 될 수가 없으니까요.

 

오늘은 그런 자리가 됐으면 좋겠어요. 조금 있다 할 프로그램에서 서로에게 궁금했던 거 정말 다 물어보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수환님의 발언은 다시 봐도 문화제가 어떤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지를 짧고 간결하게 잘 설명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고통을 마음으로 느끼고 나누기 위해, 더 많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친해지는 과정에 있어 이번 문화제가 소중한 한 걸음이 되길 바란다는 진정한 바람이 잘 드러나 있기 때문이겠죠?

 

저는 수환님의 발언을 듣고 이번 문화제가 ‘슬픔이 없는 십오 초’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갖게 되었어요. 인생을 긴 하루라고 생각한다면, 적어도 문화제가 열리는 이 순간만큼은 서로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슬픔을 딛고 설 수 있길 간절히 바랐거든요.

그렇다면, 과연 문화제는 우리의 이런 바람에 어떻게 답했을까요?
   


2. 또 다른 별에서

 

금속노조 유성아산지회 도성대 동지의 발언

 

수환님의 발언에 이어, 이번에는 금속노조 유성아산지회 소속 도성대 동지께서 유성 노동자들이 어떻게 투쟁해왔는지, 투쟁 과정에서 어떤 탄압과 고초를 겪고 계신지, 또 그러한 시련을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앞으로의 투쟁 계획 등을 발언을 통해 설명해주셨습니다. 문화제를 진행하는 와중에도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서, 어깨띠를 하고 자리를 지키거나 문화제 현장을 기웃거리는 현대차, 평소 언론을 통해 단신으로 접했던 유성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유성 노동자들의 투쟁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에서 자세히 소개될 예정이니, 참고해주세요!

 

 

3. 폐허를 인양하다

 

행성인 & 한신대 성소수자 인권모임 '고발자' 곱단님의 공연

 

두 분의 발언을 연이어 듣고, 다음 순서로는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행성인 회원임과 동시에 한신대 성소수자 인권 모임 '고발자'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곱단님께서 두 곡의 노래를 불러주셨는데요. ‘시대’라는 곡과 ‘노래여 날아가라’라는 곡이었습니다. ‘노래여 날아가라’는 지난 올랜도 참사 추모 때, 한 번 접해본 노래였기 때문에 남몰래 작은 소리로 흥얼거려 보기도 했지요. 노래로서 잠시나마,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땅을 꿈꿔볼 수 있었던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한 시간이었답니다.

 

 

4.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메인 프로그램 진행 중인 재윤, 이경, 홍종인 동지 사진

 

다음 순서로는 행성인 노동권팀이 야심차게 준비한 메인 프로그램, “다~ 대답해드립니다! 성소수자에게/유성노동자에게 꼭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재윤님, 이경님(행성인 노동권팀), 홍종인 동지(금속노조 유성아산지회)께서 답변을 위해 패널로 참석해주셨는데요. 서로에게 어떤 궁금한 점을 가지고 있었을지, 한 번 살펴볼까요?

 

성소수자에게 꼭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으로는 ▲ 성소수자가 무슨 차별을 받나요? ▲ 커밍아웃은 왜 하나요? ▲ 성소수자는 섹스를 어떻게 하나요? 등이 있었고, 유성 노동자에게 꼭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으로는 △ 유성기업, 현대차가 왜 노조 파괴에 열심인가요? △ 노조 탄압이 조합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 그럼에도 왜 노동조합을 하나요? 등이 있었습니다. 질문이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숨김없는 과감한 내용에 패널 분들이 다소 당황하시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답니다. 과연 세 분의 패널은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주셨을까요?

 

발언 중인 이경님

 

성소수자가 받는 차별에 대한 질문에는 일상의 전 부분이라는 키워드로 답변이 이뤄졌습니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자연스레 평등하게 누려야 하는 권리와 혜택을, 성소수자이기 때문에 누리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성토로 이어지기도 했는데요.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상에서의 커밍아웃을 실천하고 있다는 용기 있는 답변에는 지지와 응원의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또, 이 자리를 통해 민주노총이 성소수자 권리 실현을 위해 대내외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들을 수 있었고, 단순히 아쉬움을 토로하는 자리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시나브로 변화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성소수자는 섹스를 어떻게 하나요?”에 대한 이경님의 답변에 큰 울림을 받았는데요. 섹스의 방식을 설명하는 일은 어렵지 않으나, 그 전에 이러한 질문에 내포된 편견과 차별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말씀이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이성애자와 대화를 할 때는 ‘섹스’를 상대의 가장 중요한 지점으로 생각하지 않으면서, 성소수자와 이야기를 나눌 때는(또는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제일 먼저 섹스에 대해 말하는 사회가 과연 온당하다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셨지요. 편견 가득한 일부 혐오 세력에게 말 그대로 ‘우문현답’이 아니었을까요.

 

발언 중인 홍종인 동지

 

평소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유성기업, 현대차가 왜 노조 파괴에 열심인지에 대해서도 상세히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협력업체인 유성기업에서 노동조합이 힘을 얻고 괄목할만한 교섭력을 보이자 위기감을 느낀 현대차가 유성기업과 함께 노조 파괴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직장폐쇄와 부당해고 이후 언론 보도 및 국회 청문회 등을 통해 낱낱이 밝혀진 그들의 만행은 생각보다 저열했습니다. ‘가학적 노무 관리’라는 이름하에 노동자들에 대한 철저한 감시 체계를 작동시키고, 고소‧고발을 남발하여 노동자들의 목을 조여 오는 등의 행위는 도저히 상식 안에서 이뤄질 수 없는 행위였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 이 과정에서 노동자 한 분이 산화하시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죠.

 

그럼에도 노동조합 활동을 계속 하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거리로 나와 노숙 농성을 하면서까지 유성 노동자들이 얻고자 하는 것은 지극히도 당연한 것들입니다. 사람을 사람답게 대해 달라, 부당한 처우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상식적이고 당연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 왜 그런 일을 하냐고 물었기에, 그저 투쟁으로 답하고 계시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유성 노동자들의 투쟁은, 성소수자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활동하는 것과 참 닮아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요.  

 

메인 프로그램을 통해, 편견은 대상인 주체가 가지는 속성 중 극히 일부를 제멋대로 오역하고 부풀려 규정하려고 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생산하는 어휘로써 ‘문란한 성생활’이 작용하고 있다면, 노동자에게는 ‘불법’, ‘폭력’, ‘귀족노조’ 등이 덧입혀지며 그들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가지도록 만들고 있지요. 편견과 혐오의 타깃이 되어버린 우리들이 서로에 대한 장벽을 조금씩 허물고, 만나고, 연대하는 자리에 함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문화제 중 가장 감동을 많이 받은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제일 큰 감동을 받은 발언은 성소수자의 섹스 방법이 궁금하면, 더욱 친밀해지고 난 뒤 사석에서 알려주겠다는 재치 있는 답변의 마무리였고, 이 한 마디는 문화제에 참석한 모두를 웃음바다로 만들어주셨답니다. (웃음) 

 

 

5. 나는 너다 

 

발언 중인 신다애님

서로에 대한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푼 뒤, 다음으로 이어진 순서는 신다애님의 발언이었습니다. 다애님은 총신대학교 성소수자 모임인 '깡총깡총'에서 활동하고 계신데요. 최근 깡총깡총에 대한 총신대학교의 비상식적인 탄압 행위가 SNS를 통해 하나 둘씩 밝혀지면서 큰 논란이 되고 있지요. 다애님의 발언에 의하면, 모임 구성원으로 의심되는 학생에 대한 대대적인 감시, 색출 작업을 학교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고, 학생 개인의 SNS 계정을 감시하고 있다고 해요.

 

여러 가지 방식으로 탄압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탄압은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취급하는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재학생이 아니다’라는 말로 좁게는 총신대학교, 넓게는 기독교인 중 성소수자 또는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비성소수자 전체를 부정하는 현실에 강한 분노를 표현하기도 하셨고요. 존재하지 않는 존재로 치부당하는 행위는 노동자와 성소수자, 두 주체 모두 더 나은 삶을 위한 행동에 나설 때 부딪히는 가장 큰 벽 중 하나이기에 현장에 있는 모두가 공감해주셨고, 우리는 그렇게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답니다.          
 


6.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소감 나누기

 

모든 순서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문화제에 대한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회자이신 웅님이 적극적으로 질문 공세에 나서주신 덕분에 다양한 소감을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평소 잘 알지 못했던 성소수자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부터, 이번 기회를 통해 노동자와 성소수자간의 연대가 더욱 끈끈해졌으면 한다는 소망까지. 이번 문화제가 ‘나의 마음으로 상대를 느끼는’ 공감의 첫 걸음을 뗄 수 있도록 해주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소감을 나눈 이후에는 그보다 더 낯간지러운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문화제를 마무리하며, 서로가 서로를 안아주자는 것이었습니다. 서로를 안아주세요, 라는 말을 들은 이후에도 노동자, 성소수자 모두 서로에게 다가가는 것을 머뭇거렸습니다. 그러나 어느덧 우리는 벌써 서로의 곁에 다가와 있었습니다. 덕분에 따뜻한 품으로 서로를 감싸주었고, 밤의 한기를 덮는 온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농성장에서 진행된 뒤풀이

 

그날 밤, 유성 노동자와 성소수자의 만남은, 서로의 이름을 지어다 며칠은 곱씹고, 삼키고, 소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 같습니다. 쉽게 여운을 떨쳐낼 수 없어서였는지, 문화제 이후 진행된 뒤풀이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평소보다 어려웠던 기억이, 문화제가 있던 날 밤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드네요.    

 

 

7. 칠일이 지나고 오늘

 

현대자동차 진격의 날 / 고공 농성 중 경찰이 폭력적으로 침탈하는 장면

( 사진출처: 페이스북 페이지 - 유성기업 노동자들과함께 )


오늘(필자가 글을 작성한 날)로부터 문화제를 진행한지 딱 7일이 지났습니다. 무지개 별똥별이 현대자동차 본사 앞을 다녀온 이후, 유성 노동자들은 故 한광호 열사 산화 100일을 맞았지요. 산화 100일이었던 24일을 ‘현대차 진격의 날’로 정해 1박 2일 농성 투쟁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이날, 현대자동차와 유성기업에 책임 있는 대화를 요구하며, 금속노조 유성아산지회 윤영호 동지는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 망루를 쌓고 고공농성에 돌입하셨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의 폭력적인 침탈로 연대하던 노동자들이 연행되고 응급실로 실려 가시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도 현재 연행된 동지들은 모두 석방된 상태입니다만, 유성 범대위는 경찰의 폭력적인 대응을 규탄하는 동시에, 국내외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하여 기업의 노동자 탄압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화제는 하루로 끝이 났지만, 유성 노동자들의 투쟁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투쟁과 연대가 별똥별에서 무수한 별들로 빛날 수 있기 바라며,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더불어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설사 더디더라도, 별빛은 반드시 우리에게 닿을 테니까요.    


* 모든 부제는 시집의 제목을 빌려왔음을 알립니다. 1. 슬픔이 없는 십오 초(심보선), 2. 또 다른 별에서(김혜순), 3. 폐허를 인양하다(백무산), 4.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이제니), 5. 나는 너다(황지우), 6.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박준), 7. 칠일이 지나고 오늘(이성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