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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성소수자 인권침해를 말하다 _ 학교 내 아웃팅

청소년성소수자

by 행성인 2009. 7. 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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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으로 동성애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그것이 아웃팅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청소년들 역시 피해갈 수 없는데, 청소년의 경우 성인 동성애자들보다 정신적 피해를 입기 쉽다.


 나 역시 이번 6월에 학교에서 전교적인 아웃팅을 경험했다.

 올해 1월 1일, 큰마음을 먹고 일반인들과 조화롭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서로이웃에게만 공개했던 블로그를 전체공개로 돌려놓았다. 동성애자를 다룬 글들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있었고, 동인련 활동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2009년의 결심이 꽤나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고 있음에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와 모두 소통하는 것은 역시 무리였던 것일까? 나는 학교에서 세 가지 불이익을 당해야 했다.


 사건은 6월 8일, 학교 컴퓨터로 내 블로그에 방문하는 것을 같은 반 장난기 많은 학생들에게 들킨 것으로 시작되었다. 친한 친구들이야 내가 커밍아웃을 했고, 이미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 것을 몇 번 보았기 때문에 내 블로그를 보고도 별 반응이 없었지만, 일부 학생들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지나친 관심을 표현했다. 순간 당황하여 얼른 다른 사이트에 접속을 했지만, 학생들은 포스팅 제목에서 ‘게이시대’라는 단어를 포착한 상태였다. 이번 퀴어퍼레이드를 위해 RTQJ에서 구성한 프로젝트 댄스팀. 학생들은 곧바로 ‘게이시대’ 검색어를 통해 나의 블로그를 방문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날, 생일을 맞이했던 같은 반 친구의 부탁으로 한 달간 연습해왔던 Gee를 추게 되었는데, 이미 전날의 ‘게이시대’ 검색어는 전교에 퍼져 많은 학생들이 내 블로그를 본 상태였고, 춤을 추는 것을 보기 위하여 많은 학생들이 창문에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문제는 춤을 추다가 발생했다. 다른 반 소속의 모르는 학생이 다가와 더럽다며 침을 뱉은 것이었다. 정확히 뺨에 명중. 무지 화가 났었지만 생일인 친구를 포함, 모두들 즐기고 있었기에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이어나갔다. 이것이 내가 겪은 첫 번째 불이익이었다.


두 번째 불이익, 그 날 이후 쉬는 시간마다 생판 모르는 학생들이 내 주위로 몰려들었다. 춤을 한 번 더 춰달라는 부탁이라든가, 질문공세.


춤을 춰 달라는 것은 쉽게 거절할 수 있었고, 그다지 불편하지 않았다. 다만 질문이 심상치 않았다.


“그거 해봤어?”

“네가 여자 역할이야?”

“어떻게 해?”

“하면 X 묻지 않아?”


하나같이 전부 섹스에 대한 이야기들뿐이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형식적인 대답만 하고는 피곤하다고 엎드려버렸다.


질문으로 끝났다면 다행이었다. 아이들은 내가 신체적 접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알고는 가슴을 만져댔고, 발끈하는 나의 반응을 즐겼다. 또한 체육시간 전후에는 괜히 내 앞에서 하의를 갈아입었고, 심지어는 덥다는 핑계를 대며 속옷까지 벗기도 했다.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세 번째 불이익. 나는 인터넷상에서의 의사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하였다. 아웃팅이란 놈은 기세가 금방 꺾이지 않았고, 결국엔 담임선생님까지 내가 성소수자란 사실을 알게 되셨다. 문제는 이제 개인의 범위가 아니라 학교 전체의 범위까지로 확대된 것이었다. 게다가 나의 블로그는 어느 샌가 같은 학교 학생들의 악성 댓글로 더럽혀지고 있었다. 담임선생님과의 면담 끝에 당분간 블로그를 비공개로 해 두기로 했으나 억울한 마음에 전체공개 글을 하나 써뒀다. 결과는 악성 댓글의 도배. 논리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비난성의 댓글들을 보면서, ‘꼭 자신의 무지함을 이렇게 드러내놓아야 할까?’하며 한쪽 입술을 올렸다.

나는 이런 일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남들과 비교했을 때 도를 넘는다 싶을 정도로 낙천적인 성격이며,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 쉽게 상처받지 않고, 기분이 나쁘더라도 금방 풀린다.


다만 청소년 성소수자 모두가 나 같지는 않다는 것이 문제다. 많은 청소년 성소수자 친구들이 아웃팅 문제로 우울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친구에게 강간을 당한다든지, 자살기도를 한다든지 하는 심각한 상황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엄연한 인권 침해 피해이며, 대강 넘어가서는 안 될 일이다. 더 이상 대한민국의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아웃팅으로 인한 고통을 받지 않기를 바란다.





우주 _ 동성애자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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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 프로필 사진
    2009.07.06 17:08
    그래 우주형, 우주형말대로 청소션성소수자들이 상처받지 않을 수 있는 날들이 올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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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7.07 01:42
    그 바람을 위해서, 함께 노력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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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7.10 19:04
    큰 상처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우주가 보기좋아보여..^^
    우주의 말처럼 모두 우주같지 않기 때문에 학교에서 벌어질 수 있는 문제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아.

    앞으로 학교 내의 호모포비아적인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직접적인 노력들이 필요한 시기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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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2.08 00:02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