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7일 목요일.
나는 사무실에서 캠페인을 준비하게 되어서 무척 설레었던 것 같다.
"무지개 봄꽃을 피우다!" 이것이 이번 캠페인의 슬로건이었다.
캠페인에 쓸 꽃들을 오리는데 내가 얼마나 실수를 많이 했던지 지금도 많이 부끄럽다.
나팔꽃을 만든다고 했지만 촉수달린 괴물을 만들고, 해바라기를 만든다고 했지만 결국 또 문어를 만들고.그러나 토요일 날 캠페인의 무지개봄꽃 동산에 꽃이 하나씩 필 때 마다 내가 직접 오린 꽃들이 걸린다는 게 뿌듯했고 좋았다.(비록 실수는 많이 했을지라도...킁)
그로부터 이틀 후, 5월 9일 토요일에는 3시부터 육우당 추모 & 청소년 문화제 캠페인이 진행되었다. 40명에 가까운 동인련 회원들과 청소년 성소수자(주로 Rateen에서 온...)들이 참가했으며 마로니에 공원 외곽 쪽에서 서명을 받고 유인물을 나누어주었으며 피켓을 들고, 무지개 봄꽃을 피우게도 했다.
동인련 청소년 프로그램에 열성적으로 참여한 나로서는 즐겁고 기쁠 수밖에 없는 일이었겟지만, 사실 좀 겁도 나고 두렵기도 했다.
'이 길거리에 내가 아는 친구가 지나간다면?'
'엄마나 아빠가 나를 본다면?'
그래서 나는
"청소년성소수자들을 위해 비비디바비디 부"라고 씌여진 피켓으로 얼굴을 가리고 오래도록 서있었던 것 같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근처에 사는 친구가 오랜만에 나를 만나겠다고 연락이 와서 친구도 캠페인에 데려왔다. 친구는 무지개봄꽃을 하나 피워주고, OX퀴즈도 풀고, 나랑 수다도 떨었다.(킁 ;;)
캠페인이 끝날 무렵 발언대가 마련되었고 사회자인 Anima형의 진행아래 차례차례 많은 분들이 나오셔서 발언을 해주셨다. KSRSC 잘해보지님, 완전변태 마쯔님, 동인련 현을 비롯해 그밖에 다른 분들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아마도 캠페인 중 가장 감동적인 시간이 아니었을까.
캠페인을 정리하고 우리는 김밥과 음료수로 먹었다. 물론 김밥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김밥을 먹으면서 몇몇 분들이 일어나 그날 캠페인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말씀해주었으며 무엇보다 40명이라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캠페인에 참가하게 되어 참 좋았다는 것이 전체적인 평가였다.
김밥을 먹고 나서 나는 친구를 배웅해주었고, 동인련분들 쪽에 남아서 정리를 도왔다. 정리를 모두 마치고 우린 같이 예전에 황태구이정식을 먹었었던 식당에 가서 식사를 했고 그렇게 밤이 깊어져 나는 집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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