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란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활동가/감독)
행성인의 20주년을 너무나 축하드립니다.
2009년 1월 20일, 한국사회를 뒤흔들 만큼 비극적이었던 용산참사가 있습니다. 긴 투쟁 끝에 355일만에 장례를 치른 날이었습니다. 서울역에서 출발한 장례행렬이 한눈에 들어오게 촬영할 수 없을까 궁리하다가, 어느 건물 옥상에 올라가 촬영을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작게 들리던 상여소리가 점점 크게 들리고,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다섯 열사의 영정과 만장이 지나고, 이 비극적인 죽음을 애도하는 긴 행렬이 뒤를 이었습니다. 그리고 행렬 한가운데 무지개깃발이 보였습니다. 나도 모르게, “찾았다”라고 중얼거리면서, 더 자세하게 보기 위해 렌즈를 조였습니다. 문득 이런 집회 같은 곳에 가면, 무조건 ‘무지개 깃발’을 찾아 촬영하는 것이 나의 습관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늘은 무지개가 없나?’하면서 두리번 걸릴 때면, 언제나 저 멀리 무지개깃발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 깃발을 들고 있는 대부분의 경우가 동인련, 지금의 행성인이었습니다. 멀리서 보이는 무지개깃발이 반가웠고, 그 깃발을 들고 있는 행성인 활동가들이 든든했습니다. 요즘에는 인권침해 현장이나 투쟁의 현장에서 무지개 깃발을 찾아서 가까이 가보면, 행성인이 아닌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성소수자인권운동이 다양해지고, 넓어졌다는 뜻일 겁니다. 이러한 변화는 20년을 잘 싸워준 다양한 성소수자와 인권단체가 만들었고, 그 가운데에는 행성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행동하고 싸워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더 고생해주세요. 행성인의 20주년을 너무나 축하드립니다.
<행성인 20주년 응원파티 "항상 엔진을 켜둘게">
일시: 9월 16일(토) 오후 3시~10시
장소: 신촌 스튜디오 얌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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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차별과 혐오 없는 세상을 위해 저항하고 연대해온 행성인이 20주년을 맞았습니다! 9월 16일, 행성인 20주년을 축하하고 응원하는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행성인의 20년은 성소수자 인권을 위한 투쟁의 역사입니다. 차별과 혐오에 맞서 서로의 아픔에 귀기울이고 우리 목소리를 내면서 함께 싸워온 시간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행성인의 엔진은 바로 여러분들의 참여와 후원입니다.
9월 16일, 신촌에서 만납시다! 더 힘차게 투쟁할 수 있게, 행성인의 엔진이 되어주세요!
#행성인20주년응원해 #부릉부릉 #빙봉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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