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리(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사무국장)
#1. 서울퀴어문화축제
지난 6월 1일, 서울 을지로 일대에서 제25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되었습니다.
당일 오전 11시, 서울시청광장에서 성평등 도서 읽기 공동행동이 진행되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성평등 도서 열람 제한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원래 축제가 열려야 할 서울시청광장에서 성평등 도서를 함께 읽으며 다양성과 평등한 권리를 촉구하고자 기획된 행동이었습니다. 공동행동에 모인 참가자들은 무지개 착장을 하고 각자가 준비해온 성평등 도서 속 한 구절씩을 읽으며 서울시청광장을 무지개로 물들였습니다.
한편, 이번 서울퀴어문화축제에는 이스라엘이 자행 중인 집단 학살의 공범인 미국, 영국, 독일 등의 대사관과 시민들의 의약품접근권을 저해하고 탐욕적인 이윤추구만을 일삼는 길리어드를 비롯한 초국적 제약회사가 파트너십으로 참여하여 부스를 운영하였는데요. 이에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6월 1일 당일, 미·영·독 대사관과 길리어드를 향한 항의행동이 펼쳐 졌습니다.
먼저 미·영·독 대사관 부스 앞에서는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긴급행동”이 주관하는 항의 피켓팅이 진행되었습니다. 항의 피켓팅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퀴어는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반대한다!”, “미국, 영국, 독일은 학살지원 중단하라!” 등을 외쳤습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부스 앞에서는 “초국적 제약회사의 핑크워싱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 “HIV 감염인과 성소수자의 건강권은 돈벌이 수단이 아니다!”, “길리어드와 GSK는 약값을 인하하고 건강권 침해를 중단하라!” 등을 외치며 항의 피켓팅을 진행했습니다.
퍼레이드가 진행될 때는 두 집단 모두 각각 대오를 조직하여 퍼레이드 대열과 함께 행진하며 항의 행동을 계속해서 펼쳤습니다.
한편 행성인은 민주노총과 함께 부스를 운영하기도 했는데요. 부스에서는 배송 신청을 하면 근무 중인 직장에 행성인이 발간한 <성소수자의 직장 동료를 위한 일터 가이드북>을 행성인 이름으로 보내드리는 이벤트 “일터에 평등을 배달합니다”를 진행하고, 후원 리워드 증정과 각종 자료 배포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성평등 도서 읽기 공동행동, 미·영·독 대사관 항의 행동, 초국적 제약회사 항의 행동, 부스와 퍼레이드까지! 우리의 자긍심을 외치며 알차게 투쟁하고 즐긴 서울퀴어문화축제였습니다!
#2. 신입회원모임 디딤돌
지난 8일, 신입회원모임 디딤돌이 진행되었습니다. 디딤돌에서는 현재 나에게 가장 영향을 주는 조직(학교, 직장, 커뮤니티, 단체 등)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평등 체크 리스트를 작성해보는 시간, 행성인이란 단체와 활동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 나만의 책을 통해 나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 등 서로에 대해 알아보고 행성인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디딤돌에 참석한 참가자들은 “회원분들의 생각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덕분에 새로운 것을 많이 알고 돌아간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등의 평가를 남겨주었는데요. 앞으로 활동 현장에서 자주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3. 서울인권영화제
26회 서울인권영화제 “그래도 너의 곁에서 함께 싸울게”가 6월 13일(목) ~ 16일(일), 서울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행성인은 14일, 15일에 부스 프로그램을 운영하였고, 행성인 남웅 활동가와 호림 활동가가 각각 <귀귀퀴퀴> & <퀸의 뜨개질>, <사랑하니까 가족이지> 관객과의 대화에 이야기 손님으로 참여하였습니다.
#4. 회원 의무교육
지난 15일, 행성인 회원 의무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당일 오전에 내린 비로 매우 습하고 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에 참석해주신 분들이 계셔서 적은 인원이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알차고 내밀하게 진행된 교육이었던 것 같습니다.
회원 의무교육에서는 우리들이 바라는 변화가 달성된 미래를 상상하며 그때까지의 과제를 도출해보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요. 이번 참석자들이 바라는 변화는 '차별금지법 제정'이었습니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논의해보았는데요. 공청회 같은 현실적인 과정부터 차별금지법 제정 릴스 유행시키기나 퀴어 영화 천만 관객 달성 같은 재치있고 짜릿한 순간들까지 다채로운 상상들이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교육 시간에는 상상의 순간이었지만,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는 그날까지, 함께 행동하며 우리의 손으로 변화를 만들어냅시다!
#5. 이끔이 교육
지난 19일 이끔이 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끔이 교육은 운영위원, 활동팀장, 소모임장을 대상으로 연 1회 진행되는 교육입니다. 모임을 운영하고 회원들과 소통하면서 가지는 책임과 고민을 함께 나누기 위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단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례를 중심으로 역할극을 통해 원활하게 중재하는 팁과 체크할 것들을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시간을 통해서 상담 혹은 중재의 역할을 맡게 될 때 어떤 것들을 염두하면 좋을지 미리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6. 한국에서 살고 있는 퀴어들은 팔레스타인 퀴어의 생존과 해방을 염원하며, 팔레스타인의 완전한 해방을 위해 연대한다 Queers Living in Korea in Solidarity with Palestinian People
6월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을 맞아, 6월 20일 세계난민의날을 맞아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퀴어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선언에는 1044명의 이름이 (단체 89개, 개인 955명) 동참했습니다. 행성인은 선언 제안단체로 참여하면서 기자회견에는 남웅 상임활동가가 발언했습니다. 아래 발언 공유합니다.
▼ 남웅 발언문 전문 보기
당신의 이야기를 뉴스와 영화를 통해 들었습니다. 아니, 그건 당신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정확히는 당신의 터전과 가족이 파괴된 모습을 보여주는 참고영상과 이미지였습니다. 당신의 고통은 부수적인 피해 정도로 가볍게 다뤄집니다. 서구를 비롯한 많은 매체들은 하마스를 무장 테러집단 정도로 치부하며 당신을 핍박받는 피해자로 여깁니다. 그뿐입니다. 하마스를 박멸할 대상으로 삼으면서 당신들은 불행한 피해자로 여길 뿐, 정치적 주권을 가진 이로 다루지 않습니다.
당신이 사는 그곳은 성소수자를 단속하고 구금하는 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렇다고 당신이 이스라엘에 터전과 일터, 학교와 병원을 파괴하고 동료와 애인, 가족을 죽이고 몸을 부수면서까지 구해주기를 원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당신에게 그런 희생을 감내해서라도 구출 당해야 하는 존재로, 무슬림 사회에서 핍박받는 성소수자라는 틀에 가둬왔습니다.
몇해 전 봤던 이스라엘 영화는 당신이 접경지의 애인을 만나기 위해 팔레스타인 경비대의 감시를 피해 국경을 넘어 미등록 이주민이 되고, 애인의 지원과 보살핌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에 넘어온 팔레스타인 성소수자에게 복지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모든 걸 송두리째 파괴하는 힘을 가진 자의 기만이 이렇게 드라마가 되는구나 생각합니다. 그들은 그렇게 당신을 구제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선전하겠죠. 다행히 우리는 그것이 ‘핑크워싱’임을 배웠습니다.
뉴스와 미디어로 접하는 당신의 터전은 부서진 폐허 속에 먼지만 가득합니다. 멀리서 담은 사진 몇 장만 보고 당신의 삶이 사라졌다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팔레스타인 전역이 난민촌’이라는 쉬운 표현이 그곳을 살아가는 당신에겐 불편할 수 있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그 안에서 당신들은 꾸준히 이야기를 남기고 문장을 들려줍니다. 저는 그 행동들이 당신의 터전을 선언하는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제 주변에도 당신을 지지하며 침공 중단을 요구하는 행동이 많아집니다. 얼마 전 조직된 국제성명은 우리에게 국경을 부수고 거리를 점거하라고 요구합니다.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기업을 규탄하고 그들의 유통을 차단하라고 말합니다. 솔직히 이런 지침들은 저를 비롯한 시민에게 너무 먼 얘기고 지극히 어려운 요구로 들립니다. 읽는 이들을 더 냉담하고 무력하게 만들지 않을까 우려도 생깁니다. 이스라엘의 농산물을 불매하고 그들의 문화컨텐츠를 구매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저항을 소비에 국한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이미 한국의 기업은 이스라엘에 군사 물자를 팔고, 침공을 승인하거나 방관하는 국가 대사관이 성소수자 시민권을 지지한다며 축제에 나와 프라이드를 외칩니다. 이미 한국 퀴어들의 일상에도 당신의 터전이 파괴되는 일이 어떤 기만으로 은폐되고 세탁되는지 경험합니다. 무력함 속에서도 바득바득 거리에 나와 저항의 방식들을 고안하고 확산해야 하는 이유는 이미 차고도 남습니다.
지금의 발언과 선언의 힘은 미미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연대가 모일 때 물리적 규모 너머 힘이 증폭할 수 있다는 걸 믿습니다. 이 선언은 팔레스타인에 퀴어로 존재하면서 이스라엘의 침공과 학살을 무릅쓰고 남겼을 문장에 대한 작은 응답입니다. 당신이 살아 있을지 알 수 없는 참혹한 상황에도, 팔레스타인의 해방은 당신의 손짓과 숨결에서 시작할 것입니다. 그건 근래 일어난 침공과 지배에 반대했던 우크라이나와 홍콩, 미얀마 민중들에게도 갖는 같은 믿음입니다. 실패와 무력함에 압도당하면서도 해방을 열망하는 일을 퀴어의 삶이라 부르겠습니다. 폭력과 학살에 맞서, 당신의 해방을 가로막는 그 어떤 핍박에도 맞서는 문장에 손을 보탭니다. 작은 힘을 보태는 것이 또 하나의 연대일 것이라는 믿음으로 발언을 마칩니다.
👉 선언 및 기자회견+퍼포먼스 사진 보기: https://linktr.ee/PaleQueerKR
#7.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 활동가대회 “평등속으로”
지난 21~22일 홍익대학교 국제연수원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 활동가대회 “평등속으로”가 개최되었습니다. 행성인에서는 상임활동가 지오와 오소리가 함께하였습니다.
“평등속으로”는 차별금지법 놓인 자리를 짚어보는 토론을 시작으로, 혐오선동을 멈춰세우고 혐오에 대항하는 지지세력을 확대하는 사업을 함께 구상해보는 워크숍, 그리고 마지막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의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1박 2일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알차고 의미 있는 논의들 속에서 큰 힘을 받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논의를 바탕으로 앞으로 22대 국회에서 펼쳐질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에 많은 기대와 참여 부탁드립니다!
#8. 故 변희수 하사 순직 결정 및 대전현충원 이장 시민 추모대회
지난 23일 용산역 광장에서 故 변희수 하사 순직 결정 및 대전현충원 이장 시민 추모대회가 열렸습니다. 3년이란 긴 시간이 흐른 뒤, 차일피일 미뤄졌던 순직이 결정되고 대전 현충원에 안장되기 하루 전, 우리 모두가 끝까지 싸워 얻어낸 값진 승리를 격려하며 변희수 하사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하고자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행성인도 단체 추모위원으로 함께하였고, 당일에도 많은 회원 분들이 현장에 함께 하며 추모하였습니다. 그리고 24일, 대전현충원에서 안장식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부디 고이 잠들기를 바랍니다.
23일 추모대회에서는 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에서 활동하는 연수님이 변희수 하사와 같은 트랜스여성으로서 추모 발언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아래 발언문을 공유합니다.
▼ 연수 발언문 전문 보기
안녕하세요. 저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트랜스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연수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변희수 하사님을 어떻게 기억하고 계신가요?
저는 하사님과 직접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하사님이 처음에 기자회견을 통해 여성으로서 군복무를 계속 하고싶다고 발언하시던 모습이 기억에 생생합니다.
하사님은 너무나 멋지고 용감한 트랜스여성이자, 너무나 멋지고 용감한 한 명의 군인이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저 역시 트랜스여성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직업이 군인은 아니지만, 트랜스젠더 차별과 혐오라는 총탄이 빗발치는 이 사회에서 저는 매일매일 전쟁같은 삶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저에게, 변희수 하사님이 쏘아올린 대포같은 용기는 큰 위로와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비록 내가 남들과 달라도, 비록 내가 트랜스젠더여도 당당히 세상에 나와도 되는구나, 당당히 세상과 맞서도 되는구나 하는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런 하사님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누구보다 군대를 사랑했던 하사님이 강제로 전역당하게 되었을 때 얼마나 고통스럽고 절망스러우셨을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훌륭한 군인이던 하사님을 왜 국가는 무참히 버렸는지, 그 편협함과 오만함과 무지함에 너무나도 화가 납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유명을 달리하신, 변희수 하사님과 나이도 같으신 이예람 중사님의 평안도 바랍니다. 이예람 중사님도 훌륭한 군인이셨지만 이 남성중심적이고 폭력적인 군대 문화에서,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존엄을 짓밟혔습니다.
군대가 소수자를 배제하면서 오와 열을 맞출때, 누군가는 오열하고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2024년인 올해는 변희수 하사님 3주기입니다. 그리고 3년동안 많은 활동가들의 투쟁으로 인하여, 늦었지만 순직이 인정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었기에 기쁘지는 않습니다. 하사님이 살아생전에 혼자 외롭지 않도록 전우가 되어드리지 못한 것에 죄송한 마음입니다. 밀리터리와 게임을 좋아하셨다는 하사님, 지금 계신 곳에서는 즐겁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기갑의 돌파력으로 군의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버리겠다.” 하사님이 남기신 말씀입니다.
앞으로 더 이상은 트랜스젠더가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만으로, 소수자가 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홀로 외롭게 싸우지 않을 수 있도록 이 전쟁터 같은 사회를 기갑처럼 돌파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사님, 편안히 쉬십시오.
#9. 2024 무지개빛나는 마포동네퀴어위크
2024.06.23~30 동안 마포구 일대에서 마포동네퀴어위크를 진행했습니다. 행성인은 6월 23일 일요일 무지개장터에 참여하고, 이어지는 주간동안 성소수자 인권 증진을 위해 펼쳐졌던 지난 30여년의 성소수자 운동사를 사진으로 되돌아보는 <성소수자 운동사 사진전>, 나의 자긍심을 드러내는 나만의 프라이드 플래그를 만들어보는 <나만의 프라이드 플래그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 2024년 6월의 회원가입 한마디
- 민혁: 퀴어라는 단어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세상까지…
- 갈: 오랫동안 알고 또 관심을 갖고 있었던 단체에 늦게나마 가입합니다. 성소수자 권리를 위해 함께하려 합니다. 화이팅!
- 샘물: 성인이 될 날을 몇 개월(?) 남겨두고 있는 샘물입니다! 당사자로서 성소수자 인권에 관심이 많아 찾아오게 되었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
- 노혜성: 다른 회원들만큼의 회비를 납부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않아 가입을 오랜 기간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SNS를 통해 행성인의 다양한 활동들을 꾸준히 보다 보니 철판 깔고(?) 적은 회비로라도 가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 이번에 드디어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08 젠남 노혜성 드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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