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HIV/AIDS 예산안!

HIV/AIDS 감염인을 위한 예산인가?


서민희망예산? 서민절망예산!


이명박 정부는 6·2지방 선거 이후 파격적인 '친서민 정책'과 '공정사회 정책'들을 쏟아냈다. 김황식 총리가 대독한 국회 본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은 "내년 예산안은 공정사회와 더 큰 대한민국 실현을 위한 서민희망 미래대비 예산으로 편성했다"고 강조했다. 서민생활과 직결된 분야에 생애단계별, 취약계층별로 8대 핵심과제를 선정하여 '서민희망예산'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32조원의 예산을 보건복지부를 비롯 부처별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편성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309조6천억원 중 복지예산이 86조3천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라고 자랑한다. 그러나 복지예산 세부 내역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연증가분 및 주요한 법정의무지출 예산 4조1485억원을 제외하면, 실제로 2011년 복지재정 증가분은 정부가 밝힌 5조248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8763억원에 그친다. 서민경제와 가장 밀접한 복지예산은 사실상 1.1%에 불과하다. (마들경제연구소 분석)

» 2006~2011년까지의 복지재정 증가


‘서민희망예산’이라 말하는 2011년 보건복지부 예산 계획안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를 2만 7000명 감소시키고 생계급여 예산 32억원을 삭감했다. 또 의료급여 수급권자도 2007년 197만 8000명에서 2011년 172만 5000명으로 줄어들었고, 저소득 장애인 자녀학비 지원, 재산담보 생계비 융자, 양곡할인 등 저소득 취약계층의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이것이 이명박 정부가 이야기 하는 ‘서민희망예산’ 인 것이다.

HIV/AIDS 감염인을 위한 예산은 허울뿐.


에이즈 정책과 지원을 총괄하고 있는 질병관리본부 예산도 다른 복지예산과 다르지 않다. 2011년도 예산계획안을 보면 HIV/AIDS 감염인에 대해 정부가 얼마나 기만적인 태도를 보이는지 자세히 알 수 있다. 2010년 예산이 41억3200만원이었는데, 2011년도 예산 계획안은 43억 3200만원이다. 2억이 증가된 내년도 예산은 상담간호사 인건비 부분이 늘어난 것으로, 이 예산을 제외하면 예산 금액이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작년 예산안을 그대로 가져왔다. 그대로 베꼈다는 말이 더 적합하다.

현재 에이즈 예산은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나온다. 담배세의 0.6%가 이 기금으로 조성되는데, 일반예산이 아닌 기금으로 조성되다 보니 재정안전성이 수반되지 않는다. 복지부가 올린 에이즈 예산안도 어떤 근거로 예산안을 산출했는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HIV/AIDS감염인에게 꼭 필요한 지원사업인 쉼터 및 요양시설, 간병지원, 재가복지 등이 감염인의 구체적인 수요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예산인지도 전혀 알 수 없다.

올해 질병관리본부는 ‘치과에서 일상적 HIV 검사체계 개발 및 시범운영’과 관련한 학술연구 용역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하려다 인권/시민사회의 반발에 부딪쳤다. 이 연구는 감염인 조기 색출이라는 ‘질병관리본부’의 목표아래 진행된 연구로 국감에서 ‘질병차별본부’라는 말을 듣고서야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이 사업을 전면 백지화 하겠다고 했다. 질병관리본부의 2010년 학술연구 용역사업은 총 193개였는데, 이중 감염인 지원정책에 바탕이 될 만한 연구는 단 하나도 없었다. 정부 예산이 어떤 원칙을 가지고 어디에 쓰이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는 정부가 이야기하는 에이즈 예방을 위한 교육, 홍보와 상담 및 검진, 감염인 지원을 통해 에이즈에 대한 인식도 향상, 감염인 치료접근 및 치료순응도 향상, 에이즈 감염인 증가속도 완화는 무엇인지, 감염인에 대한 지원이라는 것이 감염인의 요구와 의견을 반영하고 있는지, 실체적 내용이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HIV/AIDS 감염인을 위한 현실적이고 적극적 예산 편성해야


HIV/AIDS 감염인은 가족과 직장, 가까운 지인들에게까지 버림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프고 위험에 빠진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에 감염인에게 쉼터와 병원에서의 간병 등은 그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이러한 감염인의 현실에 맞는 수준으로 예산을 적극적으로 편성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요양시설은 단 한 곳, 쉼터는 단 두 곳(부산, 대구) 뿐이다. 반면 정부지원 없이 가톨릭에서 운영하고 있는 쉼터는 인천, 서울, 꽃동네 이상 세 곳이다. 감염인의 숫자 대비 요양시설과 쉼터가 턱없이 부족하다. 그동안 운영되었던 대구쉼터는 2010년 겨우 1,500만원만 지원되어 운영자체가 굉장히 버거운 현실이다. 그나마 존재하고 있는 부산쉼터도 최대 1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데 그것도 쉼터 인원이 꽉 차게 되면 신체, 정신적으로 불편한 감염인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2010년 질병관리본부장에게 요구하는 HIV/AIDS 감염인과 인권/시민단체들의 입장 성명서 중)

또, 최근 몇 년 동안 질병관리본부가 에이즈 사업을 민간에게 위탁한 사업들이 모두 중도 해지되었다. 이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제대로 된 원칙과 책임을 가지고 파트너쉽을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정부 주도의 시설확충에 대한 의지가 미약함을 보여주는 것이며 정부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또, 감염인 일자리 지원사업 예산이 전년과 동일하게 동결되었다. 에이즈는 사회적으로 낙인과 공포가 심한 질병으로 감염인의 노동권은 박탈당하기 쉽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려는 자활이나 노동조건에 대한 지원 사업에 대한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대부분 일자리 지원사업은 다른 감염인의 호스피스나 간병 등 열악한 노동조건과 낮은 보조 인력뿐이다. 이는 사회적으로 감염인의 노동조건을 고착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감염인의 자활에 정부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4대강 사업과 부자감세에 들어갈 예산 HIV/ADIS 감염인에게 써라.

2009년 진보신당 관악구당원협의회 '에이즈 예산삭감 반대' 캠페인

2009년도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에이즈 감염인 수가 6,680명으로 2006년 4년 전에 비해 74%나 증가했으나 예산은 4년째 41억으로 증액 되지 않아, 사실상 명백한 예산 삭감이라 볼 수 있다. 에이즈 예산이 4년째 올해로 5년째 동결되어 감염인의 생활은 점점 더 고통과 위기를 맞고 있다. (실제로 많은 HIV/AIDS 감염인이 기초생활 수급자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4년 동안 부자들에게 100조라는 돈을 감세해주었고, 토목건설사들을 위해 4대강 사업에 지방예산을 합해 88조나 되는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이 돈이면 HIV/ADIS 감염인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에게 무상의료가 가능하다. 가진 자들과 힘 있는 자들에게는 이렇게나 관대한 이 정부는 가난하고 힘없는 취약계층과 에이즈 감염인들에게는 너무나 야박하다. 이것이 이명박 정부가 말하는 친서민, 공정한 사회인가?

이명박 정부는 에이즈 감염인 치료 및 예방을 위해 책정된 예산조차 동결시켰다. 이것은 정부가 강조하는 에이즈 감염인 지원과 예방에 대한 의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예산안에 대한 개선을 추진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부는 감염인의 지원예산과 일자리 사업예산, 간병지원을 위한 예산 등 현실적으로 대폭 증액이 추진되는 것으로 에이즈 예산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김정숙 _ 동성애자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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