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환자는 진료 받을 권리가 있다!

Posted at 2011. 8. 5. 16:09// Posted in HIV/AIDS

모든 환자는 진료 받을 권리가 있다.
: ‘특수장갑’이 아니라 ‘인권’이 부재, HIV 감염인 차별한 병원을 규탄한다.


“2005년 국가인권위에서 실시한 ‘HIV 감염인 및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환자 인권상황 실태조사’에서는 HIV 감염인 255명 가운데 55.2%가 의료기관에서 검사 또는 수술 순서가 뒤로 밀려본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감염내과가 아닌 다른 과 진료 시 의사에 의한 차별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53.6%였으며, 51.3%는 진료 거부 등이 두려워 의료시설에 감염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고 응답했었다.


S대학종합병원은 의료서비스 질 향상과 환자의 안전관리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JCI(국제의료기관 평가위원회)의 인증을 받은 병원이다. 그러나 HIV감염인에 대한 차별과 인권침해가 만연해 있어 평가가 되지 않은 후진적인 병원이었다.“

2011년 7월14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모습


HIV 감염인 김아무개(47)씨는 지난 2월, “지난해 대학병원에서 왼쪽 고관절 전치환술(인공관절 시술) 진단을 받아 수술을 요청했으나, 병원에서 HIV 감염인의 수술 시 필요한 특수장갑이 없어 수술이 어렵다는 이유로 수술 일정을 잡지 않았다.”며 수술을 거부한 서울의 S대학종합병원에 국가인권위원회 차별 진정을 냈다. 이에 대해 S대학병원에서 HIV 감염인의 수술을 거부한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조사 결과 HIV 감염인 수술용 특별장비가 필요하다기보다는 혈액 등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장비면 충분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해당 병원이 다른 의사들과 상의해 일정을 조정하는 등의 노력 없이, 환자의 수술 요청이 거듭되자 다른 병원으로 옮기도록 한 것은 HIV 감염인의 수술을 꺼린 것으로밖에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해당 대학병원장에게 비슷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인권교육을 할 것을 권고했고, 보건복지부장관에게는 해당 대학병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한국의 HIV/AIDS 감염인, 환자, 보건의료, 인권단체와 진보정당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환영하면서, 한국의 HIV 감염인 및 환자들이 진료거부를 당하는 현실의 심각성에 대한 내용을 알리고 S대학병원의 규탄과 복지부의 관리감독 강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건강나누리 감염인 활동가는 “HIV/AIDS 감염인이 진료거부를 당하는 사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많은 감염인들이 S병원에서 차별을 당했다. 이 병원 입구에는 ‘우리 병원은 AIDS 청정지역입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HIV감염인이 이 문구를 봤을 때 얼마나 위축되었겠냐. 병원입구에서부터 심리적 압박을 받았을 것이다. 그래서 진료실이 아닌 청소비품을 넣어두는 창고에서 치료를 받아야했고, 병실에 있는 수거함이나 식판에 HIV표식이 되어있는 스티커가 붙어있어서 다른 환자들과 달리, 주황색 폐기물 봉투에 싸서 내놓아야 했다. S대학종합병원은 HIV감염인을 제일 많이 진료하는 병원인데, 이 병원에서 진료거부가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또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최규진 활동가는 “S대학종합병원은 의료현장에서 자칭 최대, 최고라고 이야기하는 병원으로서 최초로 다빈치 수술을 한 병원이기도 하다. 다빈치 수술은 시스템 설치비만 26억원이고 1년에 기본 운영비만 천만원이 넘는 고가기계로, 이 수술의 비용은 대부분 천만원대이다. 이런 고가의 수술을 하는 병원에서 가격이 얼마 되지 않은 ‘특수장갑’이 없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특수장갑’을 핑계로 진료를 거부한 것은 S대학종합병원이 의료현장에서 환자들에게 명백히 인권침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레이가 활동가는 구하기 쉬운 ‘특수장갑’이 없다는 이유로 HIV감염인을 차별한 S대학종합병원과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도 관리 감독을 하지 않는 복지부를 향해 인권후진국인 이 나라에 차별이 없어지도록 차별금지법 제정이 꼭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이후 참석자들은 대형병원을 관리 감독하고 있는 복지부 의료자원 정책과 담당자와의 면담 시간을 가졌다. 이 담당자는 “인권위에서 차별 시정 명령이 내려와 확인중이다. 현재 서울시 의료기관 담당부서인 보건정책과를 통해 이 차별에 대한 사실 확인 공문을 보냈으며, 입법사항이 있을 경우 정당하게 처리하겠다. 또, 대한의사협회 / 병원협회 등 공급자 단체에 HIV감염인 차별을 금지하고 제반 의료기를 준비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면담을 요청한 감염인들에게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 하였다.


면담에 들어간 감염인들은 “26년 동안 S병원의 사례처럼 진료거부를 반복적으로 당해왔다. 복지부는 HIV감염인의 차별적인 현실에는 관심도 없고 또 잘 모르는 것 같다. 공급자 단체에게 협조공문을 보내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될 것이다. 오늘 지금 이 시간에도 S대학병원에서는 진료거부가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복지부에서는 HIV감염인의 차별실태 조사를 당장 실시하고 반차별적인 내용의 정책을 만들어 다음부터는 이런 인권침해와 차별을 당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말을 전하고 면담을 마쳤다.


김정숙 _ 동성애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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