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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란/까까한 문화담장

실용적 사랑??

by 행성인 2015. 5. 21.

김형근



 

[편집자 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 있는 4월은 육우당을 비롯한 많은 성소수자 동료들을 추모하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특별한 주간을 맞아 4월부터 웹진팀에서는 <까까한 문화담장>이라는 제목으로 장애인 성소수자 김형근님의 원고를 기획코너로 싣기로 했습니다. 장애인 성소수자로, 성소수자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김형근님은 스스로를 '외계인'이라 부르며 블로그를 통해 세상과 소통합니다.



  저는 소개를 할 땐 항상 게이라고 밝힙니다. 상대가 어떤 반응으로 나오건 상관 없죠. 부정이건 긍정이건 그건 상대방이 감당할 문제지 제 문제는 아니니까요. 감당할 거 같다면 제 곁에 있어 줄 것이고 아니라면 뭐... 쫑이죠.

 이해 못하는 사람이 이상한 거죠. 저는 그저 속일 것이 아니니까 말할 뿐이죠. 나이 많은 어르신이야 그런 걸 모른 채 사셨으니 그런 짓을 왜 하는 건지 이해하기 힘드실 거예요. 하지만 성에 대해 잘 안다는 요즘 2-30대도 막상 그런 이슈가 떠오르면 왠지 피하는 포즈를 취하고 보죠. 왜 그럴까요?

 제 생각으로는 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생각은 휴지 조각처럼 하찮은 것, 콘돔처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주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성은 밥과 같은 위치로 생각해야 합니다. 밥 먹는 문제가 더 크다고 보시나요? 물론 밥 없으면 살아지지 않죠. 그럼 성이 없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 해 보셨어요? 성욕이 없다면 그다지 큰 문제는 없을지 몰라요. 하지만 육체적인 교감과 쾌감이 빠진 인간의 삶이 과연 재미가 있을까요?

 모든 성은 재밌어야 합니다. 거룩한 성? 순수한 성? 그런 게 있을까요? 성을 종교적인 측면에서 보시지 않아야 합니다. 성은 사랑과는 다른 문제로 봐야 합니다. 밥 먹는 문제처럼 성 또한 자연스럽게 말로 나와야 합니다. 저와 당신들의 즐거운 성을 위하여 맘껏 말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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