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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육아7

육아#13. 아이와의 실랑이: 어찌해야 쓸까나, 핸드폰을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손 씻기와 쌈장 찍어 먹기 최근 아이의 행동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손 씻기 입니다. 예전에는 맘마를 먹이기 전에 물수건으로 아이의 손과 입을 닦아주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비누로 손을 깨끗이 닦고 맘마를 먹습니다. 손 닦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졸졸졸 흘러 나오는데 그 물에 손을 대면서 신바람이 나기 때문입니다. 손씻기는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건강 행위 이지요. 앞으로도 이 습관은 계속 가자꾸나. 언젠가 한번은 손을 씻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씻는다고 우겨 대서 물로만 씻어주고 “끝~”했더니 아니라고 손 사래를 쳤습니다. 이유 인 즉, 엄마 아빠처럼 손에 비누를 바르고 문질러야 한답니다. 손 씻자고 하면 싫다고 머리를 절레절.. 2023. 4. 24.
육아#12. 소대변 훈련: 아가야~쉬야 하자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필리핀에서 비가 내리는 우기는 10월부터 2월까지 약 4개월 입니다. 이 기간에는 아침, 저녁으로 매우 선선하고 가끔은 춥게 느껴집니다. 이제 우기가 끝났으니 햇볕이 작렬하는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가와 함께한 소소한 날들을 써내려온지도 어느덧 1년이 되었습니다. 세월이 유수와 같습니다. *인형 놀이와 동물 이름 부르기 인보의 쫑알대는 언어가 많이 늘었습니다. 완전한 문장은 아직 못하나, 단어를 하나씩 쫑알댑니다. 아이들이나 그림을 보고 ‘베이비 베이비’를 외쳐 댑니다. 자기보다 나이가 더 많은 언니, 오빠뻘 되는 아이들도 모두 베이비라고 부릅니다. 동네 언니들은 우리 집에 놀러와 인보를 데리고 인형 놀이를 해줍니다. 가끔 저 와도 인형을 데리고 소꿉놀이를 합니다. .. 2023. 3. 26.
육아#11.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었네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혀 안에 생긴 염증의 후유증 지난 해 아이는 첫 돐 즈음에 이앓이를 했습니다. 그런데 과거 이앓이 때 보였던 증상이 며칠 전 찾아왔습니다. 아이는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고 오랫동안 울다가 잠이 들었는데 중간 중간 깨서 울기를 반복했습니다. 그 다음날은 밥도 싫고, 분유도 싫고 물도 싫다 하여 아무 것도 먹지 못했습니다. 육아 경험이 많은 이웃이 망고와 달달한 사탕 그리고 약간 짭짤한 과자를 먹이면 좋다고 조언해서 시도해 보았습니다. 아이는 막대 사탕을 잘 빨아먹고 (나트륨 섭취를 위한) 약간 짭조름한 과자도 잘 먹더니 상태가 약간 좋아졌습니다. 그러던 중 아이의 입안을 들여다보니 혀 바닥에 염증이 생긴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앓이 보다는 아마도 구내염 때문에 이 녀석이 그리.. 2023. 2. 25.
육아#10. 크리스마스와 새해 맞이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집으로 컴백홈 새 해가 밝았습니다. 올 해가 토끼 해라고 하는데 토끼띠인 저에게 행운이 많이 찾아오는 그런 새해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난해 행성인으로부터 ‘올해의 작가상’을 받고 정말 기뻤습니다. 저희 집에 가문의 영광인 이 상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 큰 상을 이다음에 인보가 크면 육아 일기와 함께 선물로 주려고 합니다. 지난달에 찰스 아빠와 아기가 고향에 가서 입양 수속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이가 돌아오기 1주일전부터는 제가 초등학교 시절 소풍날을 기다리듯 하루가 왜 그리 더디 가던 지요. 이제는 아이가 없으면 살 수가 없을 것만 같습니다. 엄마 아빠 곁에서 오래도록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요즘 인보는 혼자서 숟가락으로 밥을 먹습니다. 그런데 먹는 거.. 2023. 1. 26.
육아#9. 놀이문화: 아가야 놀자!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법적 입양 수속을 밟으며 남편과 아이가 고향 마을에 간지 어느덧 한달이 되어갑니다. 아이가 없으니 그야말로 텅 빈 절 집같이 고요하기만 합니다. 혼자 지내며 저는 그동안 미뤄 놓았던 사진을 정리하고 사진 몇 장을 인화하여 새 앨범에 담아 놓았습니다. 낮이나 밤이나 아이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럴 때면 사진을 바라봅니다. 남편이 고향에 방문한 목적은 복지부에서 담당하는 아이의 법적 입양 수속을 밟기 위해서 였습니다. 남편은 생부모 (biological parent)의 서명, 증인들의 서명, 입양 부모의 재정적 안정 상태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의 발급 (부동산 등기부 등본, 은행계좌, 보험증권 등), 신문에 광고 내기, 변호사 공증, 법원 등의 업무를 보러 동분서주 하면서 .. 2022. 12. 26.
육아#7. 소풍 이야기: 꼬까옷 입고 나들이 가요 삐약이가 태어난 지 이제 1년 5개월이 되었답니다. 녀석이 조금 컸다고 이제 물건을 만지기 전에 엄마, 아빠의 눈치를 보면서 만져도 되는지 안되는지 간 보기도(?) 합니다. 어제는 미역국을 끓이면서 식탁에 액젓을 올려 놓고 잠시 전화통화를 하는 사이에 작은 사단이 났습니다. 그 짧은 시간, 남편이 혼비백산 하면서 저에게 액젓병을 가져왔습니다. 사건의 전말은 제가 지켜보지 못한 사이 그 짜디짠 액젓을 한 모금 원샷하고는 아빠에게 앵하고 달려간 것입니다. 우리는 급히 물을 좀 먹여야 했습니다. 액젓이라서 다행이지 만약 맹독성 화학약품 이라고 생각하면 아찔하기만 합니다. 아기는 아직 사물에 대한 분별력이 없지요. 그래서 미리미리 위험을 예측하고 물건을 배치해야만 합니다. 남편 왈, 얼마 전에 사기그릇을 한 개.. 2022. 10. 28.
육아#3. 출생: 두 아빠의 품 안으로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출산 예정일을 1주일 정도 넘겼으나 아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출산기가 느껴져 출산을 위해 산모가 입원을 하였습니다. 남편, 사촌 누나와 함께 산모를 면회 갔습니다. 병원은 군립병원으로 아주 작았습니다. 시설도 많이 낙후되어 산모와 아가가 걱정 되었습니다. 부디 산모와 아가 모두 무탈하고 건강하게 퇴원 하기를 기도했습니다. 생부모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는 병원 근처 바닷가에 잠시 마실을 나와 거닐고 있었습니다. 하늘 저편에 무지개가 뜬 것을 보았고 ‘아 이내 아기가 나오려나 보다’라고 짐작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정오 즈음에 출산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아기는 강보에 싸여 눈을 감고 새근새근 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나가 아기를 저에.. 2022. 6.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