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1일부터 23일까지의 동인련 워크샵, 그 두 번째 날인 22일에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었다.

2인3각 경기에서 평소에도 콤비라고 불리는 최씨와 같은 팀이 되어 원래 목적인 ‘잘 모르는 사람과 친해지기’를 충분히 달성하지 못한 것 같아 약간은 아쉬웠던 공동체게임이나 물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계속 비명만 질렀던 물놀이, 공동 1위였으나 마지막 문제에서 역전되어 아쉽게 끝난 LGBT퀴즈 등 재밌는 활동들이었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고 진지하게 참여했던 것은 가치경매였다.

가치경매에 함께하는 워크샵 참가자들




가치경매에 대해서는 이미 몇 번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었다. 가상의 돈을 일정량 받고, 그 돈으로 20개의 가치 중 가지고 싶은 것에 입찰하는 것이다. 내가 그동안 참여했던 가치경매는 항상 주어진 가치에 비해 사람이 많아 모든 가치의 낙찰 값이 ‘주어진 돈 전부’였기 때문에 나는 같은 상황이 또 벌어지겠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주어진 가치 목록을 보고 입이 벌어졌다.

“88개?”


진짜 경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주어진 돈이었던 10억을 전부 써야만 살 수 있었던 가치는 ‘무한정 쓸 수 있는 돈’과 ‘뭐든지 치료 가능한 약’ 2개뿐이었다. 나는 정말 사고 싶었던 것들 중 하나를 의외의 싼값에 살 수 있어서 기분이 좋기도 했고, 큰맘 먹고 3억 정도 투자하자, 생각했던 가치는 경쟁자가 많아 사지 못해서 아쉽기도 했다.


   10억의 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전체 88가지 중 13가지의 가치를 살 수 있었다. 20명이 조금 넘는 인원이라 6개정도면 많이 샀다고 할 수 있는 데에 비하면 욕심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모든 가치가 소중해보여서 다른 사람들처럼 한 가지 가치에 큰 돈을 걸 수 없었다. 다음에 또 이런 대규모의 가치경매를 한다고 해도 나는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집에 돌아와서는 워크샵 중에 있었던 일을 정리하며 ‘실제로 구입할 수 있다면 정말 사고 싶은 15가지 가치’를 선택해보았다. ‘죽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삶’, ‘죽을 시기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 등 생명에 관한 것이 가장 많았고, ‘언제나 힘을 쓸 수 있는 체력’이나 ‘사람의 마음을 볼 수 있는 초능력’같은 유용한(?) 능력과 집이나 도서관 같은 시설들, ‘동성애자’로서 항상 바라는 가족구성권과 출산권도 빼놓을 수 없었다.


   워크샵에서 했던 것처럼 15가지를 종합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봤는데, 너무나 간단해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애인과 결혼하여 애 낳고 건강하게 잘 사는 것.’


9월 4일에는 무지개학교 놀토반 학급회의가 있었다. 가치경매를 하자는 의견을 내고 싶었지만, 워크샵에 갔다 온 지 한 달도 안 되었기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도 워크샵에 참여하지 않았던 친구들을 위해, 내가 2학기 반장이 된다면 내년 1월이나 2월 수업에 가치경매 프로그램을 제안할 생각이다. 워크샵에서는 성인 회원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내 또래 친구들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 성인과 청소년이 선호하는 가치가 비슷한지, 아니면 전혀 다른지 알고 싶다.



우주 _ 동성애자인권연대


  1. 평인
    2009.09.16 19:48 [Edit/Del] [Reply]
    그래요, 분명 청소년들의 가치경매 우선순위는 다를지도 몰라요. 궁금한걸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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