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노동권 연속토론회 – 일터의 성소수자들, 노동권을 말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동합니다. 당연히 성소수자도 노동합니다. 그러나 일터에서 성소수자는 보이지 않습니다. 많은 성소수자가 혐오와 차별을 피해 자신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드러내지 않을 뿐 성소수자들은 여전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미세먼지와 같은 혐오와 차별을 마주합니다. 차별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성소수자에게 안전한 일터를 꿈꿉니다. 그래서 이제는 노동자로서 성소수자 노동권을 말하려고 합니다.
성소수자 노동권 연속토론회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차별인지 짚고, 일터 차별의 문제를 공론화하여 성소수자 노동권의 현실과 과제를 정리하는 자리입니다.
 
1회차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행성인에서 진행된 성소수자 노동권 활동을 돌아보며 지금 마주한 과제를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일터의 든든한 언덕은 노동조합입니다. 험난한 일터에서 성소수자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어떤 시도들을 해봤으며, 어떻게 하면 노동과 성소수자가 더 가까이 만날 수 있을지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상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회원)

 

 

정규직으로 다녔던 직장에서는 늘 커밍아웃을 했다. 인사팀 실장이 상근씨는 너무 게이 티 내고 다닌다는 뒷담화를 했다는 얘기도 들었지만(여담이지만 해당 인물은 성추행 문제로 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 딱히 대놓고 차별을 받은 경험은 없었다. 현재 직장에서는 커밍아웃을 못하고 있는 이유가 있지만, 딱히 해야하는 욕망도 사라진 상태이다. 현재로서는 내 정체성을 밝히지 않음으로 불편한 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토론회에 참석한 이유는, 어떻게 성소수자 당사자가 임파워링(Empowering) 받으면서 정체성 문제로 직장에서 문제없이 다닐 수 있을지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보기 위해서였다. 2008년부터 행성인(당시 동성애자인권연대, 동인련)에서 활동을 해왔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활동에 많이 참여하지 못했고, 저조해진 활동 참여 때문에 소위 말해 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보자라는 취지로 유튜브도 해보고 직장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풀어놓는 등 할 수 있는 걸 많이 해봤지만, 다시 한 번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했다.

 

왼쪽부터 곽이경, 이민진, 권수정

 

1회차 토론회에서는 행성인의 성소수자 노동권 관련 연대 활동,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본부 조직부장 이민진, 금속노조 부위원장 권수정,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국장 곽이경 이렇게 세 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주로 노동조합과 관련된 노동권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고, 때문에 아쉬운 점이 있었다. 운동 바깥에서 바라 보자면 대중에게 노동조합은 귀족 노조’, ‘파업’, ‘(철도 파업으로 인한) 교통 대란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더 많이 떠올리게 하는 존재로 다뤄지기 일쑤다. 그리고 노동조합이 노동자 개인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관심이 있지 않는 한 이에 대해 알고자 하는 노력을 취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노동조합이 어떤 운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고, 그것으로 인해 변한 사회적 분위기가 무엇인지도 크게 체감하지 못한다. 때문에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 가는 나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패널들의 이야기가 끝나고 나왔던 질문 중에 이런 내용이 담긴 대목이 있었다. 자신이 겪고 있는, 직장과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런 사소한 차별들에 대해서 사람들이 왜 분노를 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해왔고 차별받는 성소수자가 왜 다른 차별받는 이들을 또 차별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운동의 바깥에서 근로소득 노동자로서의 경험을 쌓아본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말 그것에 관심이 없기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결국 노동조합이든 노동권 운동이든 우리가 이야기 하는 것에 관심을 갖게 하고 그것이 당신의 일이다라는 걸 알리는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운동 조직이 그렇듯이, 사실상 내부를 조직하고 당면한 과제를 처리하는 것만 해도 많은 자원이 소모된다. 특히 자본이 크게 돌지 않는 조직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이 인력을 통해 해결되고 있고, 이는 빠른 소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앞으로의 과제는 포괄적으로 본다면 결국 노동 관련 운동 조직이 소위 말하는 대중들에게 이것은 당신에게 중요한 문제입니다라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운동에서 외치는 메시지와 노동 조합 바깥의 노동자, 차별 받는 노동자, 운동의 메시지가 닿지 않는 곳의 노동자를 조직하고 외연을 넓힐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질의 시간에 질문을 던졌지만, 사실 확실한 결론이 나오기 어려운 질문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다만 현재의 운동 방향에서 이 노동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을까, 이런 것이 궁금했다.

 

1차 토론회였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가 나오지 못한 점과, 실제로 이 이야기에 참여해야 할 운동 밖의 노동자들이 많이 참석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운동의 결과는 작게 시작해 소소한 변화로, 긴 시간 동안 천천히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쓰여지는 글이 어쩌면 당신을 2회차 토론회로 이끌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떤 해답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조직하기 힘든 한 노동자는 이렇게 짧은 글로나마 당신에게 메시지를 보내본다. 아마, 지금이 당신이 움직일 때라고. 

 

향후 토론회 일정

2회차 (7/15) – 노동권과 성소수자

3회차 (9/16) – 노동권과 트랜스젠더
4회차 (11/11) – 노동권과 HIV/AIDS
 
* 참가신청 및 상세한 안내는 추후 공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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