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리(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는 모두를 위한 내일,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를 촉구하며 3.14.부터 4.8.까지 <차별을 끊고 평등을 잇는 2022인 릴레이 단식행동 ‘평등한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평등한끼' 7일차를 맞이하는 3월 22일에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언니네트워크, 한국레즈비언상담소가 함께 단식행동을 이어나갔습니다. 단식 행동은 피켓팅과 이어말하기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어말하기에서 발언한 행성인 활동가들의 발언문을 공유합니다.
발언 1. 웅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상임활동가)
차별금지법 관련해서 무슨 발언을 해야할까 고민했습니다. 지금의 정권과 어떤 추억이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추억이 됐다기엔 아직도 변한게 없네요.
당시 우리는 동성애가 싫다는 대통령후보를 찾아갔지만 나중에 얘기하라는 수모를 들었습니다. 국회 앞마당에 무지개깃발을 들었다고 경찰에게 연행되었습니다. 기획기사를 내고 토론회를 하고 전국의 단체들을 찾아가고, 버스를 대절해서 한반도를 돌고, 미류와 이종걸 활동가는 부산에서부터 서울까지 걸어올라오며 차별금지법을 이야기했습니다. 대선 직전에는 유세단도 꾸렸습니다. 오체투지를 하고 농성을 하고 점거를 하는 건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합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아니, 이제 합의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속이 터지고 한심하기가 그지 없습니다.
이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에 한마디 해야할 것 같습니다. 촛불이 세운 정부라고 말하기가 부끄럽습니다. 촛불을 우리가 들고 나간 건 알고 있을까요. 자리를 지키고 제 사람 지키는 욕심만 보여주는 이 정부는 무엇 하나 이룬 것이 무엇입니까. 허울뿐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고, 차별금지법은 필요하다는 돌림노래만 불렀습니다. 성평등은 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당신들 역시 기득권 엘리트였음을 알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실망만 안기고도 이번 대선에 제가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이번 정권을 지켜야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기가 차더군요. 방향이 바뀌지 않았습니까. 최악을 피하기 위해 자신을 뽑아달라는 것 너무 구차했습니다. 새삼 말하지만 우리는 최악을 갱신해왔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이 10년이 넘었죠. 몇년 전까지만해도 차금법 제정운동은 의제가 너무 어려우니 대중들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떤 고민을 해야할까 많은 논의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5년이 지났습니다. 우리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모았지만 그동안 많은 사람을 일터에서, 군대에서, 재난 속에서 떠나보냈습니다. 아직까지 합의를 말하는 당신을 보고 기도 차지 않아 이제는 우리가 사회라고 주장하게 되었습니다.
속터지는 5년을 보내고 이제 막막한 5년을 우리는 어쨋든 살아내야 합니다. 당신들의 선물이지 싶습니다. 어떻게 살아갈지 깜깜하고 그려지지 않아 그냥 오늘을 열심히 살기로 하지만, 과연 오늘도 잘 살 수 있을지 걱정합니다. 새삼 실감합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감히 최선이 아니라 최악을 면하는 노력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들의 안위만 채우지 마시고, 제발 남은 임기동안 체면을 차리길 바랍니다. 차별금지법은 정말 최소한의 도리이고 체면입니다.
발언 2. 이드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안녕하십니까?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에서 활동하는 이드라고 합니다.
트랜스젠더 인권활동가로 살면서 언론 기자로부터 우리 사회에서 트랜스젠더가 차별받는 것이 무엇이냐고 자주 묻습니다.
말하자면 정말 여러가지 인데요,
저는 성별정정 이슈로 이야기를 시작해보고 싶습니다.
성별정정은 태어나 지정받은 등록부정정상의 성별을 법적으로 변경하는 일입니다. 트랜스젠더의 젠더 정체성이 인정받기위해서 이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이유는, 태아의 성별이 이미 정해져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성별이분법으로 나눠지지 않는 인터섹스 유아는 성별재지정이라는 학대를 받기도 하고요.
그 과정을 거쳐 10대가 됩니다. 성소수자가 무엇인지에 대해 제 나이때만해도 교육받거나 상담받지는 못했던것 같아요. 특히 기독교에서 운영하는 곳들은 말하는 것 자체가 금기가 되기도 할테고요. 나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으로인해 고민을 털어놓거나 지지받을 곳으로 원가족이 상상되면 좋을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몇년 전, 닷페이스라는 매체에서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이들을 위한 1인 부스를 마련했는데, 엄마에게 친구 만난다고 하고 퀴퍼에 나왔거나 여자친구를 정말 '친구'로 말한 케이스가 많았습니다. 내가 관계맺음하는, 하루에 같이 밥 먹고 카페가는 이들이 나와 어떤 사이인지를 말하지 못하는건 사회가 우리에게 가하는 압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를 깨고 나오라고 말하기는 어렵죠. 장벽을 깼을때, 사회적으로 어떠한 안전망이 있는지 최소한으로 알고 있어야 가능할것 같습니다.
다시 청소년기로 돌아갑니다, 많은 트랜스젠더가 아동청소년시기에 이미 자신의 성별 정체성을 인지하고 있거나 위화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정성별에게 주어지는 규범이나 젠더표현에 대한 사회분위기가 트랜스젠더 개인에게 주는 영향은 대단히 큰데요, 그럼에도 청소년 트랜스젠더 개인이 사회로부터 요구할 수 있는 기회가 정말 없습니다. 내가 원하는 이름과 호칭으로 불릴 권리, 원하는 교복을 입고 나로서 존중받을, 괴롭힘에서 자유로울 권리. 이런 것들을 트랜스젠더 단체에서는 말하고 있지만 모두가 인권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니까, 적어도 나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및 의료적 트랜지션의 과정에서 지지받을 수 있다는걸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사회에서 신호를 줘야겠죠. 너의 모습으로 살아도 괜찮다, 네 생각이 맞다라는 것.
그럼에도 얼마 전, 오은영 박사의 금쪽같은 내새끼 방송분을 보며 실망이 컸습니다. 젠더 비순응을 문제시하는 태도, 처방으로 태권도를 다니게 하거나 가족 형태를 문제시하는 방식에서 큰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당사자가 퀴어가 아니라고해도, 우리는 방송을 통해서 재경험을 합니다. 나의 유년시절을 떠올리기도하고 양육자인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죠, 그렇기에 우리의 방송 환경이 퀴어 친화적인가, 퀴어로서 살아가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가 하면 현재로선 아닌것 같습니다.
성인이 된 트랜스젠더라고 하면 좀 다를까요? 그렇지도 않은것 같습니다. 본인의 경제력이나 지지기반이 있다면 모를까. 성별정정에 '필요한' 수술을 하는데에만 최소 2-3천만원이 듭니다. 성별 위화감이 있다 하더래도 이것이 치료의 목적으로서 보험 적용이 되느냐하면 또 이것도 아닙니다. 이쯤되면 자문해보고 싶습니다. 한국 사회는 트랜스젠더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인지, 트랜스젠더인 내가 인정받고 있다 말할 수 있는지요.
법적 성인이 되어 성별정정을 준비합니다. 성별 위화감 검사를 받고, 호르몬 치료를 하고, 외과적 트랜지션을 하는 동안 국가가 하는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호르몬 및 트랜지션도 동네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래서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법원에 성별정정 서류를 넣는다해도 10가지가 넘는 서류를 내고, 재생산 기관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것이 법적으로 제재를 받는게 아니라 성별정정 신청이 들어왔을때 처리하라고 만들어진 대법원 예규상의 기준들입니다. 임의 기준이라는 뜻인데요, 그럼 다시 돌아가서 우리의 성별이 여/남으로 애초에 정해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법원을 통해서 자신의 성별 정체성을 증명하지 않고, 성별을 직접 정할 수 있다면 어땠을까요?
앞서서 한 명의 트랜스젠더가 살아가는 과정을 나열한 것은, 트랜스젠더의 성별정정 관련해서 어떤 차별에 놓여져 있는지를 말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소수자 스스로 자신에게 놓인 차별을 말하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인지되지 못한다는 것은 꽤 위압적으로 다가오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차별금지법의 제정이, 적어도 당사자에게 당신이 느끼는 그 불합리함과 불평등의 감각이 맞는 것이라고, 그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려거든 법적으로 지원받는 방법들이 있다고 사회적으로 공표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20년 실시한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트랜스젠더 591명 중 65.3%(384명)는 지난 12개월간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차별과 혐오표현을 경험한 적 있다고 응답했고 혐오표현은 주로 SNS, 인터넷, 방송·언론, 드라마·영화 등을 통해 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 국가인권위로부터 국가통계조사에서 성소수자 관련 조사 항목을 신설하고 정신장애 분류에서 성전환증을 삭제하란 권고가 나왔습니다.인권위는 "트랜스젠더는 고용이나 교육, 미디어, 행정서비스, 의료시설이나 금융기관 이용 등 일상생활 전반에서 편견에 기반한 차별과 혐오를 경험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그러니 이미 발의되어 법사위에 대기 중인 장혜영 의원의 차별금지법 법안을 국회를 통해 통과시키고, 고용, 서비스, 교육 등에서의 차별을 법적으로 인정받기위해 법제화 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감사합니다.
발언 3. 김모드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소수자노동권팀,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외협력부장)
최근 금속노조에서 7년만에 모범단협안을 개정했습니다. 시대변화를 반영해서 동성가족도 특별휴가나 경조휴가, 돌봄휴가를 차별받지 않고 적용받을 수 있도록 가족과 배우'의 개념을 넓혔습니다. 금속노조 내 모든 사업장들이 개정된 단협안을 참고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신규사업장이 단체협약을 체결할때 개정된 모범단협안을 참고하게 됩니다.
또한 남성노동자들의 육아활동 참여를 사업주가 보장하게 했습니다. 이 외에도 고용 및 노동조건, 노조가입 여부에 따른 차별금지, 폭력/성폭력/일터괴롭힘 같은 물리적/정신적 위해에서 보호 등의 내용도 추가 됐습니다.
금속노조는 조합원 18만명 중 남성이 대다수인 노조입니다. 남성이 94%인 성차별기업들이 있는 곳입니다. 그런 조합원들이 모인 금속노조도,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있습니다. 성별에 구분 없이 모든 노동자들이 차별받지 않는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조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회는 우리들의 노력에 감사하기는 커녕, 소금을 뿌립니다. 민간이 먼저 나서줘서 고맙다, 우리도 열심히 하겠다도 아닙니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는 15년의 요구를 무시하고, 따돌리고, 이용해 먹습니다. 최근 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이제는 정말 평등법 제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제는>이 아닙니다. 15년에도 그랬고, 수많은 노동자들이 작업장에서 산재로 죽어갈때도 그랬고, 성소수자들이 삶에 무게를 견디지 못해 세상을 떠날때도 그랬고, 장애인들이 리프트에서 살인을 당할때도 그랬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컨테이너에서 불타죽을때도 그랬습니다. 지난 15년동안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에 스스로를 깍아내리며, 차별에 익숙해져 가는 시간을 만든 것은 국회이고 정부입니다. 이제는이 아닙니다. 항상 필요합니다. 차별금지법 제정합시다.
이제는 더이상 만들어 낼 새로운 구호도 없습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그때도 옳았고 지금도 옳습니다. 동지들, 차별금지법 제정 함께 이뤄냅시다.
발언 4. 호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상임활동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상임활동가 호림입니다.
저는 성소수자 건강을 연구하는 보건학 연구자이기도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성소수자 연구자로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실 것 입니다. 한국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성소수자들은 정신건강의 측면에서 높은 취약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연구들이 일관된 결과를 보고하고 있습니다. 성인 성소수자 약 두명 중 한명은 우울 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인 동성애자 양성애자 세명 중 한명이, 트랜스젠더는 두명 중 한명이 일년에 한번 이상 자살을 생각합니다. 일반 인구에 비해 성소수자는 우울 증상을 경험할 가능성이 다섯배 이상 높고, 자살 생각의 경우에는 7배 이상 높습니다.
성소수자라는 이유, 그 자체가 정신건강 문제를 유발하지 않는 것은 이미 확립된 과학적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연구 결과들은 성소수자의 정신 건강 상의 취약성을 만들어 내는 구조적인 원인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것들 입니다. 성소수자를 배제하는 사회, 낙인과 혐오를 조장하는 사회, 차별 앞에 침묵하는 사회가 문제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성소수자의 정신건강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구조적 원인을 변화 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차별금지법은 그런 변화를 만드는 물꼬를 틀 수 있습니다.
법이 생기는 만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까? 의구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법의 변화가 사람의 삶과 건강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증거들은 이미 존재합니다. 동성혼 법제화 과정에서 미국에서 진행된 다양한 연구들은 제도의 변화가 인구 수준에서의 건강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2003년, 메사추세츠 주에서 동성혼이 법제화 된 이후 1년동안 게이와 바이섹슈얼 남성의 의료이용을 조사한 연구가 있습니다. 동성혼 법제화 이후 게이와 바이섹슈얼 남성의 우울증으로 인한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이 14%, 의료비 지출이 15% 줄어들었다고 었습니다. 이들의 연애나 혼인 여부와 상관없는 변화였습니다. 동성혼 법제화 이후 청소년의 자살시도가 청소년에서는 7%, 성소수자 청소년에서는 14% 감소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동성혼이 법제화 된다고 당장 결혼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청소년임에도 제도의 변화가 이들의 정신건강을 더 나아지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변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명확합니다. 차별을 개선하기 위한 법제도의 변화는 우리 사회가 평등과 정의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가자는 선언이자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소수자에 대한 낙인과 혐오를 끊어내고, 차별을 경험하는 소수자를 보호하는 사회로 나아갈 것이라는 전망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회에서 소수자들은 더 나은 삶,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기에 소수자 커뮤니티의 정신 건강도 나아질 수있습니다.
그래서, 평등은 밥이기도 하지만 약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사회의 혐오와 낙인, 배제와 폭력, 부정의와 차별을 고쳐내는 차별금지법이라는 약입니다. 지금 자신들이 유예하고 있는 것이 수많은 이들의 건강이자 삶 그 자체라는 사실을 국회는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지금 당장, 지금 여기 모두의 삶과 건강을 위해 더 큰 목소리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합시다.
발언 5. 오소리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상임활동가)
안녕하세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상임활동가 오소리입니다.
이 사회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합니다. 그 중에는 성소수자 가족도 존재합니다. 저는 오늘 성소수자 가족이 어떤 차별 상황에 놓여있고, 성소수자들이 왜 차별금지법 제정에 함께 하는지에 대해 발언하고자 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은 “너희는 가족이 아니야” 라며 제도로부터 배제당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혼인 제도가 그렇습니다. 이성 부부들의 경우 결혼에 아무런 제약이 없으니까 혼인 제도로부터 파생되는 수많은 권리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당연하게 누리는데요. 사실 사회의 생애 주기 정책은 모두 혼인 위주로 마련되어 있고, 그에 따라 혼인으로 인해 생기는 권리들이 정말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신혼부부전세자금 대출, 직장에서의 가족수당, 배우자의 의료정보에 대한 접근권이나 결정권, 배우자 사망 시 유족으로서의 권리 등 노동, 주거, 의료, 복지, 금융, 행정, 상속 등 모든 사회적 영역에 걸쳐 권리가 생기는데요. 그걸 반대로 생각해보면 성소수자 가족들은 그 수많은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는 셈이죠.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 가구넷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요. 동성커플의 권리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법 조항을 조사해본겁니다. 그 결과, 동성혼 불인정으로 인한 동성커플에 대한 간접적인 권리 침해가 무려 약 230여개의 조항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반대하는 사람들이 흔히 ‘너네가 무슨 차별을 받냐’고 따지는데요. 직접 차별만 차별인 것이 아니라 이렇게 제도에서 배제당하고 그로 인해 권리를 누릴 수 없다는 것 부터가 차별인 것이죠.
그리고 또한 그들은 말합니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동성혼이 법제화되고 가족이 해체되지 않냐고요. 그런데 지금의 누군가를 배제하는 이성애/혈연 가족 중심의 체제는 해체되는 게 맞지 않을까요? 물론 아쉽게도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고 해서 동성혼이 법제화되고. 이성애/혈연 가족 중심 체제가 해체되고, 가족 차별이 사라지는 일이 바로 벌어지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면, 제도 밖에 존재하는 가족들이 경험하는 부당한 것들에 대해 ‘차별’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가족으로서의 권리를 찾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간 이성애/혈연 중심의 가족도 해체되지 않을까요.
사실 이미 가족을 구성하고 살아가고 있는 성소수자들에겐 선택지가 없습니다. 저희는 죽을 때까지 가족으로 살아갈텐데, 계속해서 ‘너희는 가족이 아니야’라고 한다면, ‘우리는 가족이 맞아!’라고 계속해서 외칠 수 밖에요.
성소수자들이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에 함께하는 이유입니다. 존재를 부정당하고, 관계를 부정당하는 매 순간이 모두 차별이기에, 성소수자들의 “차별금지법 제정하라”라는 외침은, 더 이상 우리의 존재를, 그리고 관계를 부정하지 말라는 요구이고, 우리도 동등한 권리를 누리겠다는 선언입니다.
이에 성소수자로서 요구합니다. 국회는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차별을 끊고 평등을 잇는 2022인 릴레이 단식행동 '평등한끼'는 4월 8일까지 매주 월-금 11:00-13:00, 국회 정문(2문) 앞에서 진행됩니다. 매주 화수목 20:00-21:00 에는 온라인 평등밥상이 진행됩니다. 오프라인에서 또 온라인에서, 우리가 끊고 싶은 차별, 우리가 잇고 싶은 평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단식행동 ‘평등한끼’ 온라인 평등밥상(줌zoom) https://bit.ly/fast-together 📌 2022인 릴레이 단식행동 ‘평등한끼' 참여하기 https://bit.ly/equality-fast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홈페이지 equalityact.kr 이메일 equalact2017@gmail.com | 카카오채널 @equalityac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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