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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

[특별기획] 트랜스젠더퀴어팀 팀원 서로 인터뷰 - 푸른, 소연

by 행성인 2022. 11. 26.

푸른, 소연(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편집자 주: 트랜스젠더퀴어팀은 올해 팀원 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생애를 묻고 듣는 작업을 통해 각자의 맥락을 살피고, 일상과 활동이 어떻게 이어져왔는지를 알아보는 시간일 텐데요, 그 중 한 편으로 푸른과 소연 님의 인터뷰 내용을 담았습니다. 

 

 

푸른 : 간단하게 자기 소개하고 시작할까요. 저는 푸른입니다.

 

소연: 저는 4월에 들어온 신입회원 이소연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푸른 : 질문지가 있는데 꼭 앞 순서에 좋겠다고 생각한 거를 세 가지 정도 추려봤어요. 그걸 먼저 주고받고 질문지에 있는 것 중에서 상대방한테 궁금하다 싶은 걸 묻고, 아니면 질문지에 없지만 이 사람한테 정말 궁금하다 이거 들어보고 싶다 싶은 거 있으면 자유롭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첫 번째 질문입니다. 행성인에 오게 된 계기는?


소연: 저는 퀴어 운동에 대해서 되게 관심이 많고 저 본인도 퀴어이기 때문에 항상 참여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학교 다닐 때 저희 학교에는 성소수자 모임이 없었어요. 어디 가서 나를 드러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다가 학교를 졸업하고 활동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갑자기 얻어서... 약간 근자감인 것 같아요. 그래서 행성인에 가서 한번 사람들 만나보고 이야기 나누자 해서 가입을 하게 됐습니다.


푸른 : 가입하고 회원 모임 나오셨다가 트랜스 팀을 선택하신 거죠?


소연 : 네네 저 5월 번개에 처음으로 갔었어요. 원래 학교에서도 학생운동 동아리에서 활동을 하다가 좀 안 맞아서 나오고 학교에서 모임 만들고 그랬거든요. 활동에 대해서 되게 관심이 많고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어서 이렇게 팀에도 참여하게 됐습니다.

 

푸른 : 학교에서 했던 활동했던 동아리는 성소수자 관련된 동아리는 아니었나봐요.

 

소연 : 네 아니었어요. 학교에 민주화 운동하다가 산화하신 열사 분 추모사업회 같은 걸 했었어요. 근데 거기는 조금 NL 선배님들이 계셔서, 제가 페미니즘이나 환경 운동에 대해서도 해보고 싶다 이랬더니 그걸 우리 모임에서 하는 거는 좀 아닌 것 같다고 해서 그러면 그냥 나올게요 하고 나왔거든요.

 

푸른 : 아이고

 

소연 : 그랬습니다.

 

푸른 : 저는 성소수자 활동을 하다가 좀 쉬었었어요. 경제적으로 힘들어가지고 몇 년 쉬다가 다시 시작하는 거였는데 그때 이드님이 행성인이라고 성소수자 단체들 중에서 제일 가장 오래된 단체 중에 하나가 있다. 여기서 트랜스 관련된 팀이 없었는데 우리가 좀 가서 만들어보자 제안을 주셔가지고 같이 창립 멤버 같은 느낌으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행성인 회원들 사이도 트랜스 인권에 대한 인지도도 만들었던 것 같고 트랜스 운동에서도 이제는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여건이 된 것 같아서 제가 그때 여기에서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마음 먹은 게 지금 생각하면 잘했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질문으로 가보죠. 자신의 정체성과 그 정체성을 깨닫게 된 계기는? 


소연 : 저는 지금 애인이 있긴 한데 모르겠어요. 그 애인의 성별을 보고 나의 정체성을 판단하면 저는 레즈비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저의 젠더 정체성에 대해서는 알아가는 중인 것 같아요. 계속 생각을 하는 것 같고

 

푸른 : 퀘스쳐너리라고 하는

 

소연 : 네 맞아요. 맞아요.

 

푸른 : 근데 요즘은 워낙에 성적 지향이나 정말 정체성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다양해져서 어느 한 곳에 속한다라고 얘기하는 것도 성급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서

 

소연 : 맞아요.

 

푸른 : 저는 처음 여자 옷을 입었던게 대학을 졸업한 이후였어요. 여자친구가 권해서 입었었는데 그때 크로스드레서라고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남자로 오래 살았기 때문에 내가 여성이라는 확신은 없었고요. 그렇게 몇 년 동안 크로스드레서 커뮤니티 활동을 하다보니까 트랜스 당사자들도 많이 접하게 되더라고요. 그냥 모임 같은 거 할 때 같이 결합도 하고요. 그러다가 트랜스젠더 분들하고 교류를 하다 보니까 그렇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해서 트랜스젠더 커뮤니티도 활동을 같이 했어요. 그땐 트레스젠더 인권 단체가 없었을 때였거든요. 조각보가 생기기 전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운영하던 커뮤니티에서 자주 모임도 하고 그다음에 개명이나 성별 정정 같은 것도 지원도 하고 그랬었죠. 몇 년 동안 하다 보니까 활동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커뮤니티 활동으로 자주 모임을해도 현실이 변하는 게 없으니 이걸 사회운동으로 만들어서 법 제도를 변화시켜야지 되겠다는 생각을 해서 활동까지 옮겨오게 됐죠.

그런데 저는 트랜스젠더 커뮤니티 안에 있으면서 내가 이 친구들이 바라는 일반적인 루트를 별로 원하지 않는다고 깨닫는 과정이 있었어요. 예를 들면 다들 수술을 하고 성별 정정을 하고 싶어 하는데, 저는 그런 욕구가 별로 없었거든요. 지금도 호르몬 치료라든가 수술을 전혀 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고. 그래서 그 친구들하고 좀 다르다고 인지하고 있었는데 당시에는 논바이너리나 젠더퀴어 같은 개념이 별로 없던 때였어요. 그래서 제가 그런 식으로 저 스스로를 정체화를 하지 못했죠. 그렇게 생각을 했지만 용어 같은 건 알지 못해가지고, 제가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쉬었다가 다시 활동에 나올 때 이런 사람들이 있구나 이게 나였구나라는 걸 깨달았죠. 내가 젠더퀴어고 논바이너리에 가까운 사람이었구나 그때 알게 됐어요. 

 

그러면은 마지막 기본 질문 가겠습니다.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무엇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탐구하고 계신가요?


소연 : 제일 관심 있는 거는 페미니즘이에요. 제가 대학교 졸업하고 대학에서 페미니즘 모임을 만들어서 활동했거든요. 근데 공부가 필요하다 생각을 해서 대학원에 진학을 했는데 그게 여성학이었어요. 그래서 거기서 공부도 하고 논문도 쓰면서 우리 사회에 있는 많은 모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가 아닐까 페미니즘이. 성별 이분법이나 이성애 규범으로 인한 성별 분업에 대해서도 되게 관심이 많아서 그런 거를 그냥 혼자, 학교는 졸업했으니까 혼자서 그냥 책 읽고 공부하고 블로그에 글 쓰고 있습니다.


푸른 : 성평등에 관심이 많으시군요!

 

소연 : 사회 구조에 대한 생각도 많아요. 자본주의 체제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푸른 : 제가 정치하는 이유에도 맞닿아 있는 말씀이시라서 공감이 많이 돼요. 저는 소수자 인권에 많이 관심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성소수자 활동을 했는데, 지금 성소수자 운동에서 가장 힘을 많이 쓰고 노력을 하는 게 차별 금지법 운동이고 내가 있는 충남 지역에서 차별 금지법 운동을 하는 사람이 없으니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나서서 만들었던 게 충남 차별금지법제정연대였어요. 지금은 제가 대표고요.

운동을 하다 보니까 이 지역도 청소년 운동하는 분이 있고 장애인 운동을 하는 분이 있고 여성 운동, 이주민 운동도 있어요. 아산 쪽에 당사자가 많아서 다양한 분야 분들하고 같이 하게 되고요. 제가 몰랐던 차별들을 많이 알게 되더라고요. 아산 사는 이주민들의 임금 체불이라든가 근로 환경도 알게 되고, 학생 인권 조례가 생기기 전에 지역이라서 겪는 청소년들의 어려움, 여성도 여러 이슈가 있었죠. 이게 성소자만의 문제가 아니고 인권 의식과 제도적인 문제다,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을 처음에는 의무적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진짜 이 운동이 되게 필요하고 충남에서 내가 좀 더 중심 되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아시겠지만 제가 출마도 했었잖아요. 정치에도 좀 관심이 있습니다. 정치는 이제 이런 것들을 아무리 시민단체에서 주장해봤자 정당과 정치인의 협조가 없으면 현실을 바꿔내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처음부터 정당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활동 다시 시작할 때 정의당에서 시작했는데 출마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때는 작년에 아무도 출마를 안 하는 상황이어서 했었고요, 이제 재작년인가 또 출마를 하고 나니까 내가 좀 전문가적인 능력이 필요하겠다. 제가 말할 때 좀 더 이론적 뒷받침이라든가 전문가로서의 역량이 뒷받침된 상태에서 말하는 것이 더 잘 전달이 돼야겠다라고 생각을 해서 늦게라도 석사 과정을 가보습니다. 석사 과정은 이제 제가 원래 전공이었던 사회복지로. 소연님은 다 마치셨지만 이제 저는 논문을 쓰는 단계입니다. 다음 학기가 4학기여서요.


소연 : 화이팅!

 

푸른 : 그러면은 좀 독특한 질문을 하나 해보겠습니다. 갖고 싶은 초능력이 있다면?

 

소연 : 사실 별로 고민은 안 해봤는데 만약에 가질 수 있다면 약간 타노스처럼 이렇게 손가락 한 번만 튕기면 조금 어떤 인물이 사라지는 거를 한번 갖고 싶다.

 

푸른 : 설마 이름이 와이로 시작하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권력에 많은 사람 아니겠지


소연 : 맞아요. 바로 그 사람이에요. 조금 신중해야 하는 초능력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분을 먼저 시작을 해보고 싶어요.


푸른 : 재밌는 이유로. 그럼 소연님이 저한테 하나 질문해 주세요.

 

소연 : 자신에게 가장 의미 있던 해는 몇 년도였나요?

 

푸른 : 저는 아무래도 총선이 있었던 2020년? 이게 어떻게 보면 제 활동의 터닝 포인트가 되지 않았나. 그전에도 저는 지역에서 활동을 했어요. 하지만 제가 언론을 타더라도 지역 중심으로 타지 메이저 언론이나 방송 같은 걸 탈 일은 별로 없었어요. 물론 그전에도 방송 출연한 경험은 있는데 개인으로서 출연했던 거였기 때문에. 근데 변희수 하사 사건이나 숙명여대 사건이 생기면서 트랜스젠더 이슈에 대해서 대중들이 좀 인지도가 생겼잖아요. 그 시점에 제가 출마를 하게 되니까 방송도 좀 더 많이 출연하게 되고 메이저한 언론에 출연하게 되고.

예전에는 말도 편하게 했는데 이제는 신중하게, 활동에 있어서 책임감이 많이 생겼던 것 같아요. 내가 원하던 원치 않던 트랜스젠더 쪽에서는 대표적인 활동가로 인지되고 있으니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신중하게 역량을 갖춰서 앞으로 해야겠다는 의식을 한 것 같고. 그 때 변희수 하사님 돌아가시고 김기홍 님 돌아가시고 그랬잖아요. 그러면서 부담감이라든가 책임감도 커지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 그 대신 너 혼자서 열심히 하지 말고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 많이 만들면서 열심히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면 제가 질문하겠습니다. 자신만의 힐링 방법은?


소연 : 저는 운동하는 걸 좋아해요. 사회 운동하는 것도 좋아하고 그냥 운동하는 것도 좋아해서. 저는 풋살 모임도 하고 있고 혼자 자전거 타러 가기도 하고. 걷거나 뛰고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 것 같아요.


푸른 : 전 운동하는 거 아주 싫어해요. 사실 저는 운동을 열심히 해야 될 나이거든요. 이렇게 운동 안 하다가 나중에 고생하겠다.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힐링 방법이 운동이라니 참 좋으시겠어요.

 

소연 : 그냥 가만히 누워 있는 것도 좋아하긴 하는데 좀 기분도 같이 쳐지더라고요. 몸이 가만히 있으면 저는 기분도 같이 쳐지는 편이라 좀 움직이려고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푸른님에게 궁금한 거 있었는데, 정당이 여러 군데가 있는데 정의당을 선택하신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으신가요?


푸른 : 더불어민주당도 고려사항 중에 한 곳이었어요. 지금은 더불어민주당 성소수자 위원회 준비위원회 같은 게 있기는 한데 그때는 그것조차 없었고 아무 베이스도 없는 데서 내가 할 정도는 아니다, 제가 지역에서 살다보니 메인으로 하는 것도 어려울 것 같다 싶더라고요. 진보정당 중에서는 정의당이 원내 정당 중에서는 의석이 제일 많고 성소수자 위원회가 존재하니까 기반이 있는 곳에서 조금씩 쌓아 나가보자라는 마음으로 입당을 했죠.

 

소연 : 그렇군요.

 

푸른 : 그럼 저도 여기 없는 질문 하나 해볼까요. 소연님 원래 대학에서도 좀 활동을 하셨는데 트랜스 팀에서 하고싶은 사업이나 프로젝트가 있으면 하나 정도 제안해 주세요.

 

소연 : 트랜스 팀에 들어오게 된 이유는 우리 사회에 너무 가시화되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뭐랄까요, 저항의 힘이 가장 크다고 해야 될까요. 그러니까 우리 사회에 균열을 낼 수 있는 가장 큰 힘을 가진 사람들인데 너무 가시화되지 않아서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진짜 들려주고 싶다. 삶을 한번 알려주고 싶다. 이런 생각을 많이 혼자 했어요. 그래서 약간 초보적이지만 그런 다큐를 한번 찍어봐도 재밌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푸른 : 잘 기획하셔서 연락 주시면 저는 언제든 열려 있으니까.


소연 : 한번 기획을 열심히 해볼게요. 질문목록에는 없는데 질문인데, 가장 재밌게 본 소설 같은 게 있으세요? 


푸른 : 소설 저는 판타지를 좀 좋아하는데, 이영도라는 작가가 있어요. 거의 1세대 판타지 문학 작가라고 생각해 주면 될 것 같아요. ‘드래곤 라자’라는 소설이 아마 가장 유명하긴 할 거예요. 교과서에도 실리고. 주제는 약간 자기 자신과 타자와의 관계성 이런 것들을 주제로 한...다른 사람들이 나를 규정해 주고 관계 속에서 규정되는 거다. 나는 혼자만으로 나간 내가 규정되는 것이 아니다. 오락거리가 아니라 약간 철학을 담아 글을 쓰는 스타일이고, 소설로서도 재미를 잘 갖추고 있어요. 정말 글을 잘 쓴다고 생각을 해서 참 좋아하는 편입니다.
저도 글 쓰는 거에 좀 관심이 있어가지고 소설도 좀 쓰고 싶은 마음이 있거든요. 그냥 가끔 단편만 쓰는 정도지 자체는 공격적으로 쓰지 못하지만,

 

(고양이 봄이 등장)

 

소연 : 너무 귀여워요. 저 진짜 제 평생의 소원이 고양이 키우고 사는 거예요. 봄이 너무 귀여워요.


푸른 : 동네에서 할머니가 밥을 주던 고양이가 있는데, 그 애가 어느 날 임신을 했어요. 임신을 했는데 그 할머니가 그 아이를 데려갈 사람 있으면 데려가라 해서 데려왔어요. 한 달 정도 됐습니다. 고양이 나이는 2개월 3개월 정도 됐을 거예요. 길냥이인데 데려와서 키우는 거니까 좀 힘들어요. 그래도 제가 친구랑 살 때도 고양이를 많이 접했기 때문에 고양이 훈련법이라든가 어떻게 하면은 서로 친밀한 관계를 맞을지 조금 빠삭합니다. 나중에 고양이 키우게 되면 알려드릴게요. 


소연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