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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Ted Jennings 칼럼

동성애자와 기독교인?

by 행성인 2010. 10. 19.

 

막 자정이 지날 무렵부터 오랜 친구들을 비롯해 새로운 친구들이 종로에 모여 함께 먹고 마시며, 이야기와 웃음을 나누면서 길고도 멋진 밤을 보냈다. 새로 사귄 내 친구 한명이 자기처럼 젊은 게이 친구 하나가 동성애자이면서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길, 기독교인이 아닌 자기에게는 그게 큰 이슈는 아니지만, 게이이자 기독교인인 친구는 정말로 큰 고민이라는 것이다.

내가 동성애자이면서 기독교인이 되고자 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서 그러한 질문을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분열감을 느끼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나는 문제 될게 정말로 하나도 없다고 재차 확인시켜 주고 싶었다. 물론 동성애자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동성애혐오적인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게이로 산다는 것은 가끔 외로움을 동반하기도 하고 종잡을 수 없기도 하다. 사실 당신이 동성애자이든 아니든 간에, 성장하는 것 자체만으로 외롭고도 종잡을 수 없는 일이긴 하다.

그리고 기독교인이 되는 것 또한 늘 쉬운 일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기독교인이 되는 것은 서로 다른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과 연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안녕을 돌보는 것, 그리고 관대하고 친절하며 용서하는 마음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특히 타인들에 의해 배제되거나 멸시당하는 가난하고 배고픈 자들을 돌보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측면은 적어도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이 의미하는 좋은 부분이다. 그것은 곧 예수의 길을 따르고자 노력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이반이든 일반이든, 동성애자이든 이성애자이든 누구에게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사실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는 많은 사람들이 타인들, 특히 그들 자신과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에 서툴러 보인다. 심지어 일부는 타인들을 존중하고 아끼려는 노력을 별반 하지 않거나 아예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꾸준히 교회를 다니곤 하지만, 그것은 진정으로 기독교인이 되는 것과는 별로 관련이 없다. 그것은 마치 그들이 교회에 나가거나 설교를 하기 때문에 예수의 가르침을 따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동성애자가 되는 것과 기독교인이 되는 것 사이에는 분명 아무런 모순이 없다. 짐작컨대, 동성애자가 되는 것은 당신이 동성의 다른 누군가의 품 안에서 안식과 동료애, 기쁨과 즐거움을 찾고 싶다는 것을 의미한다. 잠자리나 음식, 대화를 공유하거나, 혹은 정말 중요한 것은 그저 함께 하는 것뿐인지도 모른다: 당신들은 서로에게 관대한가? 당신들은 서로를 존중하는가? 당신들은 서로에게 친절한가? 당신들은 다른 사람에게 정직한가? 당신들은 다른 사람의 행복을 자신의 것만큼 (혹은 훨씬 더) 추구하는가? 당신들은 삶과 사랑과 우정의 기적, 즉 서로 함께 하거나 서로의 손길을 느끼는 기쁨의 기적에 감사하는가? 이와 유사한 질문들은 그 관계가 하루나 일 년, 혹은 평생 지속되는가의 여부를 떠나 적용된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동성인 사람과의 관계를 포함하여)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이런 테스트에 부합하고자 정말 노력한다면, 동성애자가 되는 것과 기독교인이 되는 것 사이에는 절대로 모순이 존재 할 수 없다.

물론, 우리 모두가 스스로에게 정직할 수 있다면 우리가 이런 일에 늘 능숙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우리는 우리가 의도하는 만큼 친절하거나 관대하지는 못하다. 우리는 자신의 이기심을 비롯해 상처받거나 버림받는 것의 두려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충분히 얻지 못하거나 아예 얻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그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곤 한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를 한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러해야만 하는 방식대로 사랑하기 위해서, 그리고 사랑 그 자체이자 우리가 신이라고 부르는 그 권능을 통해 받았던 사랑을 그대로 돌려주기 위해, 힘과 용기와 지혜를 얻기 위한 기도를 한다.

며칠 밤이 지난 후, 서울 어딘가에서 강연을 마친 다음, 객석으로부터 받은 질문들에 대답하며 한두 시간 동안 토론을 벌였다. 그 자리를 떠나려고 할 때, 고등학생이 나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선생님 덕분에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자로 살면서도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 용기를 얻었어요.” 그것은 마치 신이 나에게 천사를 보내 한국에서 우리가 한 일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기독교를 위해서인 척 말하지만, 정작 마음속에는 자신들과 다른 이들에 대한 정직함이나 관대함, 혹은 존중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저들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는 많은 용기와 명확함이 필요하다. 그 고등학생은 이 여행을 함께 할 동료들이 필요할 것이다. 그 같은 마음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그들이 서로를 찾아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줄 것을 나는 기도한다. 아마도 그들은 함께 힘을 모아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한국의 기독교에 가르쳐 줄 것이다.


글 _ 테드 제닝스 (미국 시카고 신학대 교수)
번역_김경태 (동성애자인권연대)



Gay and Christian?

Ted Jennings

 

It was just after midnight and we were beginning what would be a long and wonderful night of talking and laughing, drinking and eating together –old friends and new – in Jongno. My newest friend said that he had a gay friend who was also young and who really was troubled about whether it was possible to be both gay and Christian. It is not a big issue for me, he said, since I am not a Christian, but my friend who is gay and Christian is really worried about it.

It is not the first time that I have heard that question raised by young men and women in Korea who know that they are gay and who want to be Christians. It is heartbreaking that they feel so torn by this question. I would like to reassure them that really there is no real problem here. Of course, it is not easy to be gay –especially in a homophobic society. It is often lonely and bewildering. In fact just growing up is often lonely and bewildering whether you are gay or not.

And it is not always easy to be a Christian either. For being a Christian has something to do with learning to love other people all other people. It means to respect them and to care about their welfare it means to be generous and forgiving and kind . It means to care especially for those who are poor or hungry, excluded or despised by others. That is at least a good part of what it means to be a Christian: to be one who tries to follow the way of Jesus. This is not easy for anyone gay or straight, homosexual or heterosexual. In fact many people who call themselves Christians don’t seem to do at all well in loving other people, especially those who are different from themselves. Some don’t even or even seem to try very hard to be caring and respectful of others however often they may do other things like going to church that have very little to do with what it really means to be a Christian. It is as if they thought that because they go to church, or preach in church they don’t have to follow the way of Jesus.

But there is certainly no contradiction between being gay and being Christian. Being gay, I suppose, means that you hope to find comfort and companionship, joy and pleasure in the arms of another person of the same sex. Whether it is sharing a bed together, or a meal or a conversation, or just being together what really matters is: Are you generous with one another? Do you respect one another? Are you kind to one another? Are you honest with one another? Do you seek the other person’s happiness as much as your own? (Maybe even more?) Do you give thanks for the miracle of life and love and friendship-the miracle of pleasure in one another’s company or touch? The same sorts of questions apply whether the relationship lasts a day or a year or a lifetime. And if you really are trying to measure up to these sorts of tests in your relationships with other people - including your relationships with persons of the same sex - then there is absolutely no contradiction between being gay and being Christian.

Of course all of us, if we are honest with ourselves, realize that we don’t always do a good job at this. We are not as kind and generous as we intend to be. We get distracted by our own selfishness our own fear of being hurt or abandoned, our fear that we will not get enough or that we will not get what we need. So we also pray. We pray for the strength and courage and wisdom to love as we know we ought to love, to love as we have been loved by that power that we call God who we are told is love itself.

A couple of nights later in another part of Seoul I had finished a lecture followed by an hour or two of discussion responding to questions from the audience. As I was leaving, a young high school student came over to me and said: "I want you to know that I now have the courage to be a gay Christian in Korea." It was as if God had sent an angel to tell me that our work in Korea is not in vain. It will take a lot of courage and clarity on his part to stand up against all those who pretend to speak for Christianity but who have no place in their hearts for honesty or generosity or respect for people who are different from themselves. He will need companions on this journey and I pray that there will be many like him and that they will find one another and strengthen one another. Perhaps together they can help Korean Christianity learn what it means to be Chri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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