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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회원 인터뷰

무지개색 만큼 다양한 활동들이 펼쳐지길

by 행성인 2008. 9. 29.
  동인련 웹진 "너, 나, 우리 '랑'" 9월호


 *동인련에서는 회원 간의 이해와 소통의 폭을 더욱 넓히고자 회원 인터뷰 코너를 엮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두 번째 인터뷰는 2000년부터 열심히 동인련 활동을 해온 ‘용띠총각’과의 인터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 인터뷰 및 정리 _ Anima




Anima _ 동인련은 언제 가입하게 되었나?


종철 - 2000~1년 겨울쯤이었던 것 같다. 서울에 98년에 올라왔는데, 그 이후로 홍석천 커밍아웃 사건 등으로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가 친구사이와 동인련을 발견하게 됐는데, 그 때가 마침 인권 캠프에 대해 홍보를 하고 있던 시점이라 준비단으로 참여하게 됐다. 사람들에게 내 정체성을 알릴 때 단순히 남자가 좋다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내 상황을 설명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직접 가보면 무엇을 하는 단체인지도 알 수 있고, 사람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혼자 캠프에 가면 뻘쭘할 것 같아 일부러 준비단에 참여하게 됐다.



Anima _ 뚱가이버라는 별명이 있다. 무엇이든지 잘 고치고 사무실 전기 시설도 수리를 해주는 등 여러 가지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언제 그렇게 배웠나? 요리도 잘 한다고 알고 있다.


종철 - 집 안 내력인 듯하다. 예전에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남자로 태어났으면 자기 집은 못 지어도 집수리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 때문인지 어렸을 때부터 프라모델 조립이나 수리, 분해 등을 좋아했고 전공도 전기전자 쪽으로 가게 됐다.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는데, 이렇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들을 좋아한다. 취미로 하는 일이든 뭐든 ‘잘 한다.’고 보여주기 위해서는 보여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한식 요리사 자격증도 땄고 아마추어 사진전에 출품을 해서 입상을 하기도 했다.

 요리도 취미 생활 중 하나이다. 스스로 입맛이 까다롭기 때문에 내가 만든 음식을 남들에게 먹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사람들이 맛있다고 하는 것 같다.



Anima _ 이주노동자 운동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계기가 있나? 그리고 지난 번 8월 17일 집회에 참여했을 때의 느낌은? 그리고 마숨에게 하고 싶은 말은?


종철 - 어렸을 때 아버지가 큰 공장을 하셨는데 그 때 외국인 노동자가 4명 정도 있었다. 집이 종가집인지라 손님들이 자주 오갔는데, 어느 날 아버지께서 외국인 직원들을 집으로 초대하셨다. 매일 식당에서 밥 먹는 것이 미안해서 집으로 초대하셨다고 했다. 나중에 그 사람들이 비자 문제 때문에 본국으로 가야할 때가 왔을 때 아버지께서 실망을 많이 하셨다. 겨우 쓸 만하게 기술을 가르쳤는데 불법체류자여서 가야만 했으니까 말이다. 그 일 이후로 아버지께서 지금 이주노동자 문제들과 같은 문제들을 고민하기 시작하셨다. 한 번은 내가 고등학생일 때 나와 동갑인 외국인 노동자와 1살 어린 외국인 노동자 친구를 데려 온 적이 있으셨는데, 이 친구들은 아버지가 어떻게 보살펴 줄 수가 없어서 걱정을 많이 하셨다. 그 때 아버지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할 수만 있다면 저 사람들과 계속 일 하고 싶다. 저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거든.”

  그 후로 시간이 흘러서 2003년 다함께에서 주최한 포럼 ‘전쟁과 변혁’에 갔었는데, 그 때 이주노동자들의 고통과 현실을 알게 되었을 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을 느꼈다. 아버지가 그 때 고민하셨던 문제들이 아직까지도 전혀 해결되지 않은 걸 보고서는 가슴 속이 답답했다. 그래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사실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지는 못 하고 있지만 관심은 늘 많이 갖고 있다.


 8월 17일 집회 때는, 오랜만에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그들의 문제가 해결된 것이 없어서 안타깝기도 했다. 그렇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은 많이 바뀐 것 같다. 우리 일자리도 없는데 왜 쟤네까지 데려와서 이러느냐, 하는 시선들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동참하는 사람들이 적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동인련이 함께 참가했기에 거기에 자부심을 많이 느꼈다.


 마숨에게 한 마디 하자면, 한국에서 더러운 꼴 많이 보면서 고생이 참 많다는 말부터 해주고 싶다. 한국 사람들도 그렇지만 외국인 노동자들도 자신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면이 있는 것 같다.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한국 가서 똑같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Anima _ 동인련 지역 사조직 ‘상도 모임’을 이끌고 있다. 수다스러운 3명이 모여서 모임을 하고 있다는데 어떤 이야기들을 하나? 가입 조건이 있나?


종철 - 동인련 사조직이랄 것도 없고, 그냥 주변 거주자 혹은 학교생과 같이 시간을 맞춰 저녁을 먹으며 친목을 나누는 모임이다. 거창한 얘기들을 하는 게 아니라 서로 간의 일상적인 얘기들을 주고받으면서 논다. 특별한 가입 조건은 없고, 저녁 시간에 맞춰서 상도동으로 나올 수 있는 사람이면 된다.



Anima _ 동인련 활동을 오랫동안 지켜보았다. 굴곡이 많은 단체라고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예전과 지금을 한번 비교해서 이야기 해주었으면 좋겠다.


종철 - 시대가 흘렀고 시대에 따라 상황이 바뀌기 때문에 예전과 비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동인련에 바라는 몇 가지가 있다면, 새로운 활동을 끌어갈 때 새로이 참여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기존의 사람들도 자극할 수 있는 안을 만들었으면 한다. 물론 기존의 회원들이 사회생활 때문에 제대로 활동을 할 수 없는 여건에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활동에 참여도가 떨어지는 것은 이미 과거에 나왔던 이야기들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이다. 뭔가 새롭고 신선한 프로그램들이 있었으면 좋겠고, 활동이나 프로그램 때문이 아닌 술자리에서 가족처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리고 사무국 사람들과 지금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쏟고 있는 노력은 정말 보기 좋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지금의 사람들이 고정이 되어 주축이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일도 좀 나눠 가면서 하면서 부담을 줄여야 하지 않을까 한다.



Anima _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종철 - 술 마시는 걸 안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모임 끝나고 술 마시는 것보다 외적인 활동을 공유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회원들끼리 모여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공유했으면 좋겠다. 프라모델 조립이라든가 컴퓨터 수리 배우기, 낚시, 등산 같은 것 말이다. 그리고 뚱들을 사랑하는 회원들이 많이 늘어서 올해 겨울은 외롭지 않게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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