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대51

[오리의 인권이야기]연대하는 이유 본 칼럼은 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 오리가 인권오름에 연재한 글로서 오리와 인권오름의 동의를 얻어 웹진 랑에도 공동연재 합니다. 무지개깃발을 들고 찾아간다. “어디서 왔어요?” “동성애자인권연대요.” 잠시의 머뭇거림 후, 왜 여길 왔나? 하는 표정이다. 나도 뭔가 이유를 찾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된다. 성소수자가 찾아온 이유에 답해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 그것도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만한 대답을 해주고 싶은 마음. 그건 어디서 오는 걸까. 보통 대답은 “우리도 차별과 억압을 받고 있고, 당신들의 투쟁을 지지합니다. 약한 사람들끼리 뭉쳐야 이길 수 있습니다. 함께 합시다.” 정도로 끝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이렇게만 말하면 뭔가 안일하다는 느낌도 든다. 한때는 자본주의의 문제로 혹은 가부장제의 문제로 성소수.. 2012. 9. 24.
[회원인터뷰] 매트릭스 두 개의 알약, 빨간 알약을 먹은 감성청년 학기자 (웹진기획팀) Scene1. 프롤로그 7월 17일 화요일 동인련 노동권팀 회의가 끝난 늦은 시간 형태, 학기자는 사무실에 남아 앉아있다. (허둥지둥) 인터뷰가 처음이라서 많이 어색하네요.진지하게 하세요.…… ^^;; Scene2. 스물아홉 살, 터닝 포인트 연대의 시작, 계기는 무엇이었어요?계기는 정말 별거 아니었어요. 트위터를 하다 보니 연대하는 친구들을 알게 됐어요. 처음에는 연대를 해야겠다 해서 한 건 아니고 친구들이 연대 농성장에 있으니까 그 친구들을 보러 간 거죠. 농성장을 가보면 알지만 거기에 있는 플랜카드, 탄압… 많이 놀랐죠. 어디 어디 연대 했어요?처음 연대를 했던 곳은 카페 마리라는 철거 농성장이었어요. 그 다음이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그 다음이 북아현동.. 2012. 8. 2.
성소수자들은 왜 강정마을에 갔을까? (* 질문의 정답은 글 말미에 나오니 전문을 읽으시면 좋습니다) 달꿈(동성애자인권연대 성소수자노동권팀) 참가단은 3월 31일~4월 2일 동안 강정마을에 들어설 해군기지를 반대하고 강정의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강정마을에 방문했다. 강정마을에 걸 현수막과 여러 성소수자단체와 개인들의 후원금을 가지고 말이다. 이 글은 총 이틀간의 ‘여행’ 같았던, 아주 짧은 견학문일지도 모르겠다. 이틀간의 기억을 나열할 수는 있지만, 그래서 이곳에서 느낀 감응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조금은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가고 싶었지만 함께 가지 못했던 많은 동인련 회원들에게 우리가 강정마을에서 했던 활동들과, 내가 보았던 강정마을의 기억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1. 강정마을 견문기 3월 31일 토요일.이른 시간에 김포공항.. 2012. 5. 6.
연대한다면 ‘버스를 타라’ 김정근(‘버스를 타라’ 감독) 물포가 쏟아지는 밤이었다. 경찰은 무차별로 최루액을 뿌려대고 희망버스 승객들은 억수같은 비를 맞으면서 차벽을 넘을 모래주머니를 부지런히도 쌓았었다. 그 괴로운 장면 저 멀리 무지개 깃발이 보였다. 깃발은 경찰의 조명을 받으며 꽤나 당당히도 넘실거렸던 것 같다. 결국 긴 시간 쌓은 모래주머니를 디디고 차벽을 넘지 못했지만. 2차 희망버스를 편집하면서 내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장면은 어쩌면 함께하는 사람들의 절실한 얼굴들 그리고 수많은 깃발들이었던 같다. 그 무수한 깃발 중에 유독 궁금한 것이 있었다. 반전집회, 노동자 대회 등 수많은 자리 어디서나 보였던, 이제야 궁금해 하는 것이 미안할 만큼 꽤나 자주 눈에 띈 무지개 한가득한 직사각형. 동인련의 깃발임을 안지는 그로부터.. 2012. 5. 6.
<나, 성소수자 노동자> 토론회에서 무슨 이야기 했게?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가 성소수자 노동자를 만나다. 사람들이 많이 오진 않았지만 가슴이 따뜻해진 토론회였다. (토론회에는 쉽게 얻기 힘든) 힘이 불끈불끈 솟았다. 이 글은 2011년 11월 11일에 열렸던 토론회에서 나눈 이야기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가 성소수자 노동자를 만나다. 성소수자 노동권팀에서 발표를 한 후에, 토론자로 와주신 이경옥(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사무처장), 김소연(기륭전자노동조합 분회장)님과 함께 오순도순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경옥님은 자신도 소수자로 사셨다고 했다. 남편이 없는 이야기를 쉽게 하기 못하고, 사람들과 섞이지 못했다고 했다. 별종이라고 할까봐 동정할까봐 할 수 없었다. 동료들이 왜 혼자만 자기 얘기를 안 하냐고 수군거리고, 그럼에도 밝히지 않고 사는 건 너무 괴로운 일이었단다. 혼자라는 생각에 신문.. 2012. 3. 5.
브릿지 오버 트러블드 워터 브릿지 오버 트러블드 워터 나아가요. 은빛소녀에게로. 나아가요. 너의 시대가 밝아올 때까지 너의 모든 꿈들은 제각기 이뤄지고 있어요. 보세요. 그것들이 얼마나 빛나는가를. 오, 네가 친구가 필요하다면 내가 바로 뒤에서 따라갈게. 험한 세상의 다리와 같이 내가 널 쉬게 해줄게. 험한 세상의 다리와 같이 내가 널 쉬게 해줄게.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中- “난 비참한 이야기를 좋아해.” 그녀는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끄며 말했다. 우리는 좋아하는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불이 켜진 오븐레인지에 머리를 집어넣는 방법으로 자살한 실비아 플라스의 이야기를 해주려다 그만두었다. 라디오에서는 사이먼 앤 가펑클의 브릿지 오버 트러블드 워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잔 위로 와인 .. 2011. 5. 17.
내 안의 편견을 한꺼풀 벗겨낸 소중한 시간 내 안의 편견을 한꺼풀 벗겨낸 소중한 시간 안녕하세요. 동성애자인권연대(이하 동인련) 신입회원 조은혜입니다. 제가 이렇게 회원이 되어서 웹진에 글까지 쓰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너무나 고맙게도 인연이 저를 이렇게 좋은 동인련 회원분들과 만나게 해주었네요. 제가 동인련을 처음 알게 된 건 2006년이에요. 비오던 날 ‘다함께’ 진보포럼 '전쟁과 혁명의 시대'에 혼자 가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동인련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을 발견한 거죠. ‘여기다!’하고 찾아가 강의실 뒤에 앉아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때 당시에는 성소수자를 처음 봤다고 생각했었는데요. 그때 느꼈던 감정이 '반가움'이었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설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집에 오자마자 동인련 홈페이지를 검색해서 즐겨찾기 .. 2011. 5. 17.
연대의 우리의 힘! - 이주노동자노동조합 농성투쟁 연대 활동을 함께하며 -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이하 이주노조)은 지난 7월 17일부터 8월 말까지 명동 향린교회에서 ‘G20을 빌미로 한 단속추방 반대 농성’을 벌였다. 정부가 지난 6월부터 G20 정상회의 개최를 빌미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마녀사냥식 단속추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알리고 항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을 잠재적 테러리스트, 범죄자로 몰며 인종차별적 편견을 부추기고 있다. 이주노조 위원장은 30일간 단식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무차별적 단속은 끔찍한 폭력과 인권침해를 낳고 있다. 임신한 여성들도 단속해 막무가내로 추방하려고 하는가 하면, 단속 과정에서 저항한 노동자를 마구 폭행하는 일도 있었다. 주운 지갑을 돌려준 이주노동자를 도둑으로 몰기도 했다. 체불 임금, 퇴직금 문제 등을 제대로 해결하지도 못하고.. 2010. 9. 7.
연대, 붉은 리본과의 연대를 말하다 2008년 11월 9일 일요일, 대학로에서는 전국노동자대회가 있었다. 아침부터 쏟아지는 성가신 빗줄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면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 날 동인련은 ‘한국감염인인권연대 카노스’와 함께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 행사를 위한 모금 활동과 레드리본 페이스 선언을 받기 위해 대학로로 나갔다. 비구름이 조금씩 걷히면서 태양이 보이기 시작했고 무겁게 젖은 무지개 깃발도 바람을 맞으며 펄럭였다. 가판을 만들고 홍보를 시작하면서 다행히 비가 그치기 시작했다.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어나면서 홍보를 담당한 사람들이 홍보물을 나누어 주며 소리쳤다. “HIV/AIDS 감염인의 인권을 지지하는 페이스 선언에 함께 동참해 주세요!” “감염인의 인권 지지와 함께 세상에서 .. 2008. 12. 7.
Part 2. 희망바라기 : 동성애자인권연대 활동이야기 동인련 웹진 "너, 나, 우리 '랑'" 9월호 * 지난 8월부터 웹진 코너를 통해 동성애자인권연대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8월 회원이야기에 이어 9월은 Part 2. 활동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세세한 활동을 소개하기보다 성소수자 운동을 한다는 것의 의미를 재구성해보고 모순이 넘치는 사회를 성소수자 시각에서 어떻게 분석해 낼 것인지를 초점에 두었습니다. 활동만을 놓고 본다면 이것만큼 진부하고 재미없는 것이 또 있을까 싶다. 쉽게 접근하기도 힘들고 가끔 보면 특정한 누군가의 독점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활동이 우리 삶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그것은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봉사정신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도전정신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2008. 9. 29.
[한기연 www.sallim.or.kr] 여러분들이 꿈꾸는 세상이 하나님 나라입니다. _ 6월 호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 '너, 나, 우리 "랑"' 손잡기는 동인련과 함께 연대하는 단체들의 소중한 글을 싣습니다. 이번 6월호에서는 레인보우 깃발을 들고 거리로 나서면 만날 수 있는 성소수자들의 친구 한기연을 글로 만나봅니다. 한기연 _ www.sallim.or.kr 첫 만남 가슴 아픈 사실이지만, 동인련과 한기연을 이어줬던 것은 다름 아닌 육우당의 죽음이었습니다. 육우당의 소식을 전해들은 우리는 좀 더 일찍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자책 그리고 고인에 대한 미안함으로 괴로워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괴로움 속에서,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 할 수 밖에 없는 일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성소수자들을 정죄하는 목소리에 맞서, 모든 존재는 있는 모습 그대로 하나님.. 2008.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