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차별금지법제정연대 전략조직팀)

 

2019년 6월 1일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서울 곳곳은 다양한 색의 깃발이 나부끼며 불평등과 차별에 맞서는 수만 명의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행사의 백미인 퀴어퍼레이드에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제로 환상의 꼴라보를 이루어 행진했다. 여기에는 15개의 시민사회인권단체가 공동행진단으로 함께 했다.

 

공동행진단이 거리를 나서기까지 많은 과정을 거쳤다. 행성인과 차제연이 만나 공동행진단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논의하였다. 논의 과정에 있어 부문별 주요한 의제들로 트럭을 꾸밀지 고민하기도 했지만 주요 의제는 함께 외칠 구호로 정리하였고, 트럭은 차별금지법제정을 토대로 다양한 문구를 배치하고 여러 나라말로 차별 금지를 표시하였다. 행성인과 차제연 외 다른 단체에게 공동행진단 참여를 제안하고, 상암동 주차장에 모여 트럭을 꾸미고, 안무와 외칠 구호들을 연습했던 날들은 평등한 세상을 염원하는 우리들의 소중한 연대의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연대 즉 서로 다른 우리가 함께 모여 움직인다는 것을 준비하는 기간 내내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정리된 구호와 문구를 살펴보며 얼마나 다양한 이들이 함께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고, ‘분명히 존재하지만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이들’이 한군데 모여 행진하는 모습이 자연스레 떠올려지기도 하였다.

 

 

서울퀴어퍼레이드 당일, 많은 이들이 공동행진단 트럭에 모였다. 준비한 피켓을 함께 들고 행진하며 우리의 존재를 드러냈다. 행진하는 내내 우리는 여기 있고, 우리의 존재와 목소리를 함부로 지우지 말라는 저항의 몸짓과 외침을 하였다. 공동행진단으로 함께 한 우리는 비록 속도도, 목소리도, 몸짓도 각기 달랐지만 차별과 혐오에 저항하며, 평등한 사회를 앞당기고자 하는 소망은 동일하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어느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사회를 꿈꾸며 춤을 추고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긴 시간을 도로에서 함께 했다.

 

행진하며 거리에 있는 시민들은 공동행진단을 향해 적극적인 환대를 해주기도,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도, 차별의 언어를 내뱉기도 하였다. 물론 차별과 혐오의 언어들이 쉽게 잊혀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날 우리가 함께 모여 거리로 나왔고 곁에 있는 동료들이 있었기에 두려움이 앞서기보다 행진단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었던, 서울퀴어퍼레이드를 지지하는 현수막이 더욱 소중하고 이 공간은 안전하다고 생각되기도 했다. 그 날의 행진은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해방감을 만끽하는 시간이었다.

 

더욱이 소중한 것은 성소수자 자긍심의 날, 성소수자 뿐만 아니라 여성, 장애, 이주민, 빈곤, 노동, 청소년, 홈리스 등 다양한 이들이 함께 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고 곁에 있는 이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다양한 이들의 연대가 큰 힘이고 서로의 존재가 소중함을 상기할 수 있었다. 이것은 이후 지속될 반차별운동, 차별금지법제정운동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불온한 우리가 함께 행진했던 그 날, 우리가 누볐던 거리마다 힘껏 외쳤던 구호들을 기억해본다. 2019년 6월 1일은 평등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나갈 소중한 동료들을 확인한 날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불온한 우리의 연대는 앞으로도 한여름 폭염보다 더 뜨겁고 열정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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