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현(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노들야학 활동가)
* 지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비롯한 장애인 운동단체와 시민들은 장애인권리예산과 권리입법 쟁취뿐 아니라, 이동권 투쟁, 서울시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살리기 위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행성인 회원이자 노들야학에서 활동하는 창현님도 투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원고는 그가 투쟁현장에서 발언한 내용을 각색한 글임을 밝힙니다.
저는 노들야학에서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전담인력으로 일하고있는 창현입니다. 노들야학에서 일한지는 3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년 1월1일이 되면 해고자가 됩니다. 오세훈시장님 덕분입니다.
서울형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2020년 서울시에서 최중증장애인을 우선으로 고용하는 일자리입니다. 노동자들 중에는 최중증장애인 400명이 있습니다. 장애인시설에서 평생 갇혀살다 반세기만에 탈시설해서 노동하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시민이 있습니다. 노동을 하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현장은 장애인 투쟁의 성과이지만 함께 살아가기 위한 서울시의 진일보한 걸음이기도 했습니다. 그저 '노동능력이 없는' 최중증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수혜적인 제도 너머, 장애와 손상의 상태를 고려하며 함께 일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노동의 정의를 다시 내리고 정책을 바꿔나가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 제도의 의미를 알고 있다면, 적어도 우리의 삶을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당신은 노동자들을 단칼에 해고하지는, 삶을 빼앗고 부셔버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서울시장은 약자와 동행한다고 외쳤지만, 정작 저와는 악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1년 저는 스무살이었습니다. 무상급식이 시행하기 직전까지 고등학교를 다녔죠. 저는 기초생활수급자였습니다. 학교급식을 먹는 건 남의 일이었습니다. 서울시가 무상급식을 시행한다고 할때, 당시 오세훈 시장은 무상급식이 무상복지 포퓰리즘이라고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민은 당신의 편에 서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성소수자입니다. (아실 분들은 알겠지만, 발언을 통해 많은 사람 앞에 커밍아웃 한 건 처음입니다) 오세훈 시장은 2023년 6월 13일 ’약자와의 동행‘ 행사에서 성소수자가 포함돼 있느냐는 질문에 ’성소수자라고해서 성소수자가 하는 모든 행사가 약자로서의 배려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동성애에 찬성할 수 없고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라고 답을 했습니다. 세상이 저만치 변하고 있는데도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오세훈 시장은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전담인력으로 일하고 있는 가난한 이들의 노동권을, 중증장애인 동료들의 생계를 빼앗겠다고 합니다.
약자와 동행한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저를 비참하게 만들고 존재를 부정하더니 이번에는 삶을 빼앗아갑니다. 저의 권리를, 최중증장애인의 노동의 권리를, 시민의 권리를 갈라치기 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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