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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성소수자

청소년 성소수자 20명의 이야기를 담다! - 인터뷰 책을 출간하며.

by 행성인 2011. 12. 22.

 
청소년 성소수자 20명의 이야기를 담다!

- 인터뷰 책을 출간하며.

 



2008년도 2월 일거에요. 제가 처음으로 ‘인터뷰’를 한 경험은. 당시 동인련에 활동하는 선배가 청소년 성소수자 관련한 인터뷰가 필요해서 요청했었죠. 그 때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게이라고 늘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게이’라는 주제로 뭔가 나에게 다가온 건 조금 두렵기도 했으니깐요. 하겠다고 확신이 잘 안서더라고요. 제가 기억하는 그때 당시의 저는 열심히 방황하던 철없는 고등학생이었어요. 그래도 뭔가 이끌리는 마음에 결국 인터뷰를 하게 되었죠. 인터뷰 하는 장소까지 마음이 두근세근 거리고, 혹시 나쁜 건 아닐까 걱정도 많이 하고 그랬어요. 다행히 인터뷰를 진행하시는 분은 친절하신 대학 교수님이셨는데, 그 때 느낌은 정말 어지럽고 방황하던 내 삶이 조금은 차곡차곡 정리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동인련에 나와서 청소년 자긍심팀에서 활동을 해오면서 마침내 올해 2011년도에는 20명의 목소리를 담긴 책을 함께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를 당하는 입장이 아닌, 인터뷰를 하는 입장이 되니 오히려 더 떨리더라고요. 처음에는 많이 버벅되고, 어떤 식으로 잘 말해야할까, 어떤 식으로 인터뷰의 흐름을 잡아야할까, 인터뷰는 정말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많이 해보면 늘겠지만, 여전히 저는 버벅거리는 초보 인터뷰어 같네요. 인터뷰하는 청소년들은 얼마나 더 떨릴까요? 저도 처음에는 저렇게 떨었는데,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다들 처음에는 쑥스럽고 떨려서 말도 못했지만, 모두들 나중에는 이야기를 술술 자신 있게 해주어서 고마웠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세세하게 모든 것을 짜기도 했어요. 처음 인터뷰를 하기 전에는 인터뷰이를 배려하기 위해서 인터뷰이가 말하기 쉽고, 속마음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도록 인터뷰어를 선택하게 했죠. 예를 들면, 인터뷰어가 자신과 같은 또래 나이의 여성인 분과 인터뷰를 하고 싶다면, 팀원에서 그 조건에 맞는 인터뷰어가 나가기로 했어요. 물론 처음에는 순조로웠지만 어느 순간 우리가 너무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정말 우리가 중요한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건데, 그 사람이 여성이던 남성이던 나이가 많던 적던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앞에는 제가 제안한 건데, ‘중요한건 사람인데’ 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뭔가 머리를 쿵 치는 느낌이 들더군요. 너무 내가 프로젝트만 보고 달린 건 아닌가? 내 스스로가 그냥 책만 내면 끝이라고 생각이 들었던 건 아닐까?


청소년 성소수자 20명의 이야기가 담긴 인터뷰 책. 이 책이 나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세상에 우리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보여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또 청소년들이 직접 청소년들을 만나서 인터뷰 했다는 점이 대한민국에서는 최초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죠. 요즘 학생인권조례에서도 성적지향이나 성소수자에 관한 모든 항목을 넣느냐 마느냐로 시끌벅적 합니다. 보수 기독교단체들이나 몇몇 사람들은 저희 존재 자체마저도 무시하는 거죠. 그런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면, 주변 사람들도 ‘아, 그렇구나’라고 수긍하게 됩니다.


이 인터뷰 책을 냄으로써 우리의 존재를 확실히 알리고, 지금 청소년 성소수자의 현실에 대해서 꾸밈없이 알려야합니다. 인터뷰 책 안에는 정말 다양한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있습니다. 게이나 레즈비언뿐만 아니라,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 범성애자, 에이섹슈얼, 젠더퀴어 퀘스쳐너리 등 하나하나의 개성이 뚜렷한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이 책은 꾸밈없이 나올 겁니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현실과 아픔, 이러한 것들부터 시작해서 겪고 있는 고민과 연애 등 숨기지 않고 모두 적어야죠.


너무나 고마운 점은 인터뷰한 친구들 모두 저에게 고맙다고 한 점이에요. 저는 사실 인터뷰밖에 한 게 없는데 다들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는 점이 많이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혐오하는 세상에서 헤쳐 나가고 커가야 하는 청소년인데, 한편으로는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책이름은 <작은 무지개들의 비밀일기>입니다. 작은 무지개는 청소년 성소수자를 귀엽게 표현한 말이고, 비밀일기는 함부로 말할 수 없는 20명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담은 인터뷰 책이기에 그렇게 지었습니다. 앞으로 나올 인터뷰 책을 많이 기대해주세요!


은찬_ 동성애자인권연대 청소년자긍심팀